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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2. 7. 14. 선고 92누2912 판결

[견책처분취소][공1992.9.1(927),2428]

판시사항

징계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소에서 징계사유가 될 수 없다고 판결한 사유와 동일한 사유를 내세워 다시 징계처분할 수 있는지 여부(소극)

판결요지

징계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소에서 징계사유가 될 수 없다고 판결한 사유와 동일한 사유를 내세워 행정청이 다시 징계처분을 한 것은 확정판결에 저촉되는 행정처분을 한 것으로서, 위 취소판결의 기속력이나 확정판결의 기판력에 저촉되어 허용될 수 없다.

원고, 상고인

원고

피고, 피상고인

서울특별시장 소송대리인 변호사 민경택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1. 원심이 확정한 사실에 의하면, 피고는 원고가 서울특별시 교통국 운수1과 행정주사보로서, (1) 1985.7.23. 주식회사 고려여행사가 피고에게 차고의 변경인가신청을 하여옴에 따라 그 새 차고의 적법여부를 조사, 확인하여 보고함에 있어 허위복명을 함으로써 이를 믿은 피고로 하여금 위 차고의 사업계획변경인가를 하게 하였고, (2) 1986.6.12. 한도통상주식회사로 부터 택시운송부대시설인가신청을 받고 이를 처리함에 있어 그 부대시설의 신청지는 이미 동양교통주식회사의 시내버스 차고지로 인가된 곳임에도 이를 묵인하고 시설기준에 적합한 것으로 허위복명을 하여, 시내버스 차고지로 인가된 곳에 택시운송부대시설이 중복인가되게 하였고, (3) 1985.1.경 위조되어 접수된 개인택시운송사업면허신청의 합격여부를 사전에 확인하여 주는데 대한 사례비로 소외인 등으로 부터 합계 금 6,100,000원의 금품을 수수한 사실로 구속기소 되었다가 법원에서 무죄의 확정판결을 받았지만 그로 인하여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는 등 지방공무원법 제48조 소정의 성실의무를 위반하였다는 이유로, 같은법 제69조 제1항 제2호 를 적용하여 1990.6.20. 견책의 징계처분을 하였는데 피고가 징계사유로 삼은 위의 사유 중 위 (2) (3)의 두가지 사유는 피고가 증거자료 없이 징계사유로 잘못 인정하였다는 것이고, 또 원심이 인정한 사실에 의하면 피고는 1987.11.19. 위 (3)의 사유는 이 사건 징계에서와는 달리 실제로 금품을 받은 것으로 인정하고 이 사건 징계처분에서의 징계사유와 동일한 사유로 원고를 파면하는 징계처분을 한바 있었는데, 원고가 이에 불복하여 제기한 행정소송에서 위 파면을 취소하는 판결이 선고되어 확정되었다는 것이다.

2.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나아가, 위 (1)의 징계사유는 사실이라고 인정하고 이는 차고지의 적법성여부 확인업무를 성실히 수행하여야 할 공무원으로서의 의무를 위배한 것으로서 징계사유에 해당하고, 견책은 지방공무원법 제70조 , 제71조 의 규정에 의한 징계 중 가장 가벼운 것이므로 피고가 견책처분을 한 것을 가지고 징계의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할 수 없다고 판단하여, 위 징계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원고의 청구를 배척하였다.

3. 그러나 원고가 전에 징계처분을 받고 행정소송을 제기하여 승소하였다는 판결(을 제2호증의 1)에 의하면, 그 파면처분에서의 징계사유 중 (3) 뇌물수수의 점은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고 오히려 원고가 무죄판결을 받아 확정되었기 때문에 징계사유로 삼을 수 없고, (1), (2) 의 허위복명의 점은 이를 인정할증거가 없을 뿐만 아니라, 가사 그러한 사실이 인정된다 하더라도 징계양정이 너무 무거워 위법하다는 이유로 그 징계처분을 취소한 것임을 알 수 있는바, 결국 위 취소판결의 주위적 이유는 그 징계처분에서의 징계사유가 없다는 데에 있다고 볼 것이고, 가정적 판단은 불필요한 판단을 한 것이라고 할 것이다.

그렇다면 피고가 이 사건에서 위의 취소판결에서 이미 징계사유가 될수 없다고 판단한 것과 동일한 (1)의 사유를 내세워 징계처분을 한 것은 그 사실여부는 별론으로 하고 확정판결에 저촉되는 행정처분을 한 것으로서, 위 취소판결의 기속력이나 확정판결의 기판력에 저촉되어 허용될 수 없다 고 아니할 수 없다.

4. 따라서 논지는 이 범위 안에서 이유 있으므로 상고이유의 나머지 부분에 대한 판단을 할 것 없이,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석수(재판장) 이회창 배만운

심급 사건
-서울고등법원 1992.1.16.선고 91구70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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