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약금][미간행]
당사자가 표시한 문언에 의하여 객관적 의미가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는 경우 법률행위의 해석 방법 및 이러한 법리가 소송당사자 사이에 조정이 성립한 후 조정조항의 해석에 관하여 다툼이 있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되는지 여부(적극)
원고
으뜸통신 주식회사
피고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상고이유에 대하여 판단한다.
1.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채택 증거를 종합하여 원·피고 사이의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한 매매계약 및 임대차계약 체결 경위와 내용, 그 후 피고가 원고를 상대로 제기한 부동산인도청구 소송에서 이 사건 조정이 이루어진 경위 등에 관한 그 판시와 같은 사실을 인정한 다음, 이 사건 조정조항 제1항은 원고와 피고 쌍방이 2011. 1. 31.까지 그 조정조항의 내용대로 의무를 이행하면 이 사건 매매계약과 임대차계약에 따른 쌍방의 법률관계를 모두 종료시키기로 하는 의미이고, 조정조항 제2항은 원고가 2011. 1. 31.까지 위 조정조항 제1항에 기재된 의무를 불이행하더라도 이 사건 매매계약 및 임대차계약은 조정조항에서 별도로 정한 부분을 제외하고는 당초 약정 그대로 계속 존속시키기로 하는 의미라고 해석함이 상당하므로, 원고와 피고 쌍방이 2011. 1. 31.까지 위 조정조항 제1항에서 정한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상태에서 그 이후에 피고가 이 사건 부동산을 제3자에게 처분한 것은 피고의 귀책사유로 이 사건 매매계약을 이행불능에 이르게 한 것이라고 판단하였다.
2. 그러나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수긍할 수 없다.
가. 당사자가 표시한 문언에 의하여 법률행위의 객관적인 의미가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는 경우에는 그 문언의 내용과 법률행위가 이루어진 동기 및 경위, 당사자가 그 법률행위에 의하여 달성하려는 목적과 진정한 의사, 거래의 관행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사회정의와 형평의 이념에 맞도록 논리와 경험의 법칙, 그리고 사회 일반의 상식과 거래의 통념에 따라 합리적으로 해석하여야 하고, 이러한 법리는 소송의 당사자 사이에 조정이 성립한 후 그 조정조항의 해석에 관하여 다툼이 있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되어야 할 것이다 ( 대법원 2009. 9. 10. 선고 2009다31550 판결 등 참조).
나. 원심판결 이유 및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 수 있다.
(1) 원고와 피고는 2010. 3. 19. 원고가 피고로부터 이 사건 부동산을 대금 4억 9,000만 원에 매수하기로 하는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원고가 계약금 4,500만 원을 지급하면서, 잔금 4억 4,500만 원의 지급기일을 2010. 5. 18.로 정하여 그 때까지 원고가 잔금을 지급하지 않으면 계약금 반환을 포기하기로 약정하였다.
(2) 위 매매계약 체결일에 원고와 피고는 이 사건 부동산 관하여 보증금 4,000만 원, 기간 2010. 5. 18.까지, 월차임 200만 원으로 정하여 임대차 계약을 체결하고, 원고는 피고에게 보증금 4,000만 원을 지급한 다음 이 사건 부동산에 입주하였다.
(3) 원고가 2010. 5. 18.까지 약정 차임을 지급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매매잔금도 지급하지 아니하자, 피고는 원고를 상대로 하여 서울북부지방법원 2010가단36763호 로 이 사건 부동산의 인도를 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여 2010. 12. 7.에 조정이 성립되었는데, 그 조정조항은 “1. 2011. 1. 31.까지, 가. 피고는, 원고로부터 4억 2,500만 원을 지급받음과 동시에, 원고에게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하여 2010. 3. 19. 매매를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절차를 이행하고, 나. 원고는, 피고로부터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하여 소유권이전등기절차를 이행받음과 동시에, 피고에게 위 가.항 기재 금원을 지급한다. 2. 원고가 위 1의 나.항 기재 의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원고는 피고에게 이 사건 부동산을 즉시 인도하고 2010. 3. 19.부터 이 사건 부동산의 인도완료일까지 월 200만 원의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한다.”는 내용으로 되어 있다.
(4) 이 사건 조정조항 제1항에서 원고가 지급하기로 한 매매대금 4억 2,500만 원은 이 사건 매매계약에 따른 매매대금 4억 9,000만 원에서 매매계약의 계약금 4,500만 원과 임대차계약의 임대차보증금 4,000만 원을 공제하고, 2010. 3. 19.부터 2011년 1월까지의 연체 차임 합계 2,000만 원을 더한 금액으로 보이는데, 피고가 인감증명 등 소유권이전등기에 소요되는 서류를 준비하고 잔금지급을 요구하였음에도 원고는 2011. 1. 31.까지는 물론 그 이후에도 이 사건 조정조항 제1항에 따른 금액을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5) 그 후 2011. 5. 2.에 이르러 원고는 이 사건 조정조항에서 정한 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한 채 원고보조참가인과 사이에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하여 매매예약을 체결하였고, 피고는 2011. 8. 26. 소외인과 사이에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한 매매계약을 체결한 다음 이 사건 조정조항 제2항에 대하여 법원사무관으로부터 집행문을 부여받아 2011. 9. 8. 이 사건 부동산의 인도 집행을 하고 그 다음날 소외인에게 이 사건 부동산을 인도하였다.
다. 위와 같은 사실관계를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조정조항은 ① 2011. 1. 31.까지 원고와 피고 쌍방이 조정조항 제1항에서 정한 의무를 이행하면 원고가 지급한 계약금 및 임대차보증금은 이 사건 매매계약에서 정한 매매대금의 일부를 지급한 것으로 처리하여 위 계약금 및 임대차보증금의 원상회복을 포함한 이 사건 매매계약 및 임대차계약과 관련된 모든 법률관계를 종료시키되, ② 원고가 2011. 1. 31.까지 조정조항 제1항에서 정한 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할 경우에는 이 사건 매매계약 및 임대차계약에 기한 약정상의 권리의무가 소멸되어 원고는 즉시 이 사건 부동산을 피고에게 인도하기로 하는 의미라고 해석함이 상당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이와 달리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원고가 이 사건 조정조항 제1항에서 정한 의무를 위반한 경우에도 이 사건 매매계약상 법률관계가 당초의 약정대로 존속한다고 해석하였으므로, 이러한 원심판결에는 조정조항의 해석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 주장에는 정당한 이유가 있다.
3. 그러므로 피고의 나머지 상고이유에 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