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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지법 2000. 6. 7.자 2000카합95 결정 : 이의신청취하

[가처분][하집2000-1,170]

판시사항

첨단기술 분야에 종사하면서 특정한 연구개발을 수행하던 근로자가 소속 회사와 사이에 퇴직 후 1년 동안 경쟁업체에 취업하지 않고 영업비밀을 제3자에게 공개하거나 직접 사용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약정을 체결한 경우, 그 경업금지약정이 헌법상 개인의 직업선택의 자유를 부당하게 제한하는 것이라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유효하고, 그 경업금지의무 및 영업비밀의무의 존속기간은 퇴직 후 1년까지로 인정함이 상당하다고 한 사례

결정요지

첨단기술 분야에 종사하면서 특정한 연구개발을 수행하던 근로자가 소속 회사와 사이에 퇴직 후 1년 동안 경쟁업체에 취업하지 않고 영업비밀을 제3자에게 공개하거나 직접 사용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약정을 체결한 경우, 그 경업금지약정이 헌법상 개인의 직업선택의 자유를 부당하게 제한하는 것이라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유효하고, 그 경업금지의무 및 영업비밀의무의 존속기간은 퇴직 후 1년까지로 인정함이 상당하다고 한 사례.

채권자

삼성전자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광장 담당변호사 서정우 외 4인)

채무자

채무자 1 외 3인 (소송대리인 변호사 박헌권)

주문

1.채권자가 이 결정을 고지받은 날로부터 7일 이내에 보증으로 채무자 1을 위하여 금 24,000,000원, 채무자 2를 위하여 금 12,000,000원, 채무자 3을 위하여 금 27,000,000원, 채무자 4를 위하여 금 27,000,000원을 각 공탁하거나 위 각 금액을 보험금액으로 하는 지급보증위탁계약체결문서를 제출하는 것을 조건으로,

가. (1) 채무자 1은 2001. 2. 17.까지

(2) 채무자 2는 2000. 10. 11.까지

(3) 채무자 3은 2001. 3. 8.까지

(4) 채무자 4는 2001. 3. 8.까지

각 신청외 주식회사 넥스컴에 취업하여서는 아니된다.

나.(1) 채무자 1은 2001. 2. 17.까지 별지목록 제1항 기재 영업비밀을

(2) 채무자 2는 2000. 10. 11.까지 별지목록 제2항 기재 영업비밀을

(3) 채무자 3은 2001. 3. 8.까지 별지목록 제3항 기재 영업비밀을

(4) 채무자 4는 2001. 3. 8.까지 별지목록 제4항 기재 영업비밀을

각 채권자 이외의 자에게 공개하거나 이를 사용하여서는 아니된다.

2. 채권자의 채무자들에 대한 나머지 신청을 각 기각한다.

채무자 1은 2003. 2. 17.까지, 채무자 2는 2002. 10. 11.까지, 채무자 3은 2003. 3. 8.까지, 채무자 4는 2003. 3. 8.까지 각 신청외 주식회사 넥스컴에 취업하여서는 아니된다. 채무자 1은 별지목록 제1항 기재 영업비밀을, 채무자 2는 별지목록 제2항 기재 영업비밀을, 채무자 3은 별지목록 제3항 기재 영업비밀을, 채무자 4는 별지목록 제4항 기재 영업비밀을 각 채권자 이외의 자에게 공개하거나 이를 사용하여서는 아니된다.

이유

1. 경업금지의무 및 영업비밀준수의무의 발생

이 사건 기록에 의하면, 채무자들이 전자기계, 통신기계 및 그 부품 등의 제조 판매업을 영위하는 채권자 회사에 입사하여 동 회사의 무선개발팀에서 무선단말기의 개발에 관한 연구원 등으로 근무하면서 적게는 1개월, 많게는 6개월 가량의 직업훈련, 현장실습 및 입문교육연수 등을 받아 오던 중 채무자 1은 2000. 2. 18., 채무자 2는 1999. 10. 12., 채무자 3은 2000. 3. 9., 채무자 4는 2000. 3. 9. 각 퇴직한 사실, 채무자들은 퇴직 당시 채권자 회사에 대하여 퇴직 후 1년 동안은 채권자 회사와 경쟁관계에 있는 회사에 취업하지 않을 것이며 별지목록 기재 영업비밀을 제3자에게 공개하거나 이를 직접 사용하지 않겠다는 취지로 약정(이하 '이 사건 경업금지약정'이라고 한다)한 사실, 그런데 채무자들은 채권자 회사를 퇴직한 직후 통신기계 및 그 부품 등의 제조 판매업을 영위하는 회사로서 무선단말기 등의 개발 및 판매를 주력 업종으로 하는 신청외 주식회사 넥스컴에 입사하여 현재까지 근무하여 오고 있는 사실이 각 인정된다.

위 인정 사실에 의하면, 채무자들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채권자 회사와 경쟁관계에 있는 신청외 주식회사 넥스컴에 취업하지 말아야 할 의무 및 채권자 회사의 별지목록 기재 영업비밀을 채권자 이외의 자에게 공개하거나 이를 직접 사용하지 말아야 할 의무가 있다.

2. 경업금지약정의 효력에 관한 주장 및 판단

채무자들은, 이 사건 경업금지약정이 헌법에서 보장하고 있는 개인의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으로서 무효라고 주장하므로 살피건대, 이 사건 경업금지약정의 목적은 채무자들로 하여금 동인들이 취업기간 중 알게 된 무선단말기의 제조 방법 등에 관한 정보 등을 이용하여 퇴직 후 동종의 영업분야에서 일하거나 다른 경쟁업체에 취업함으로써 결국 채권자 회사에 손해를 끼치는 행위 즉, 위법한 영업비밀 침해행위를 막기 위한 것으로서, 기업의 연구개발을 촉진하고 기업 간의 건전한 경쟁질서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기업이 많은 시간과 비용을 투자하여 이루어 낸 연구개발의 성과가 개인의 전직 과정을 통하여 다른 경쟁업체에 함부로 유출되지 않도록 보호하여야 할 필요성이 인정되는 점, 이 사건 경업금지약정에서 정한 금지기간은 1년으로서 비교적 단기간이고 그 제한 범위에 있어서도 채권자 회사와 경쟁관계에 있는 회사로 한정되어 있어 채무자들에게 과도한 제약이 된다고 보여지지 아니하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경업금지약정이 헌법에서 보장하고 있는 개인의 직업선택의 자유를 부당하게 제한하는 것이라고 볼 수 없으므로, 채무자들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채무자들은 다시, 이 사건 경업금지약정이 채권자 회사의 강요에 의하여 이루어진 것으로서 무효라고 주장하므로 살피건대, 채권자 회사가 채무자들에 대하여 이 사건 경업금지약정의 체결을 강요하였음을 인정할 자료가 없으므로, 채무자들의 위 주장도 이유 없다.

3. 경업금지의무 및 영업비밀준수의무의 존속기간

나아가 채무자들의 경업금지의무 및 영업비밀준수의무의 존속기간에 관하여 살피건대, 영업비밀이 경업금지약정이나 부정경쟁방지법 등에 의하여 보호되는 시간적 범위는 침해자가 침해행위에 의하여 공정한 경쟁자보다 유리한 출발, 즉 시간 절약이라는 부당한 이익을 취하지 못하게 함으로써 공정하고 자유로운 경쟁을 보장하는 데에 필요한 시간적 범위 내로 제한되어야 할 것인바, 이 사건 경업금지약정이 체결될 당시 채권자 회사는 무선단말기 분야의 기술개발 속도가 매우 빠른 점 등을 감안하여 이에 관한 채무자들의 경업금지기간을 1년으로 한정하였던 점, 다른 공정한 경쟁자가 독자적인 개발, 선진기업과의 기술제휴, 역설계 등의 합법적인 방법으로 채권자 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무선단말기의 제조 방법 등에 관한 기술정보를 취득하더라도 현재의 기술개발 속도에 비추어 볼 때 위 경업금지기간을 훨씬 초과할 정도로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는 보여지지 아니하는 점, 기업과 근로자 사이의 경업금지약정 등의 존속기간을 지나치게 확장하는 경우 경제적 약자인 근로자의 직업선택의 자유와 영업의 자유 등을 과도하게 제한함으로써 그 생존을 위협할 우려가 있으며 경쟁의 제한에 의한 부당한 독점상태를 초래할 가능성도 있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채무자들의 경업금지의무 및 영업비밀준수의무의 존속기간은 이 사건 경업금지약정상의 기간만료일인 퇴직 후 1년까지만 인정함이 상당하다.

4. 결 론

그렇다면 이 사건 가처분 신청은 그 피보전권리로서 채권자가 채무자들에 대하여 이 사건 경업금지약정에 의한 각 퇴직 후 1년 동안의 경업금지청구권과 영업비밀침해금지청구권을 갖고 있다는 점 및 그 보전의 필요성으로서 채무자들이 채권자 회사의 영업비밀과 관련된 경쟁업체에 취업함으로써 채권자 회사에 대하여 현저한 손해를 입게 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 각 소명되므로, 채권자의 채무자들에 대한 이 사건 신청은 위 소명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각 인용하고, 나머지 부분은 이유 없어 이를 각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판사 이성호(재판장) 김동진 김동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