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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0. 11. 23. 선고 90다카17290 판결

[소유권이전등기][공1991.1.15.(888),168]

판시사항

채증법칙을 위반하여 수권행위의 철회를 인정함으로써 사실오인의 위법을 저질렀다고 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한 사례

판결요지

채증법칙을 위반하여 수권행위의 철회를 인정함으로써 사실오인의 위법을 저질렀다고 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한 사례

원고, 상고인

정인용 외 2인 원고들 소송대리인 변호사 윤일영

피고, 피상고인

김진원 외 2인 소송대리인 변호사 이상중 외 2인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원고들 소송대리인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원심은 피고들이 1986.8.27. 이 사건 토지의 공유자인 제1심 피고 김낙온에게 위 토지 중 피고들의 4분의 3 공유지분에 대한 매매계약체결 등의 권한을 위임하면서 위 김낙온이 매수인으로부터 매매대금을 수령하면 지분비율에 따라 피고들에게 분배하기로 합의하고, 피고들 명의의 각 위임장, 각 위임용 인감증명서를 교부한 사실, 원고들이 1988.3.25. 위 김낙온으로부터 위 토지를 대금 1억 2천 6백만원에 매수한 사실을 인정하고 나서, 피고들이 이 사건 토지를 평당 대금 45,000원에 매도하기로 하여 김낙온에게 매매계약체결에 관한 대리권을 수여하였는데, 당시 부동산중개인이 중개비로 평당 금 5천원을 요구하여 그 중개비 관계로 위 토지의 매매가 성사되지 아니하자 피고들을 대표한 피고 김진원이 같은 해 9.7.경 위 김낙온에게 그에 대하여 교부한 위임장의 반환을 요구한 사실을 인정하고, 이에 의하면 피고들은 위 김낙온에 대하여 한 대리권 수여행위를 유효하게 철회한 것이며, 대리권이 소멸한 후 김낙온이 체결한 원고들과의 위 매매계약은 무권대리로서 피고들에 대하여 효력이 발생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원심이 위와 같은 사실을 인정하면서 채용한 증거를 보면, 을제1호증의7 내지 9, 을제2호증의3, 을제4호증의9의 각 기재와 원심증인 임창달의 증언 및 제1심의 피고 김진원에 대한 본인신문결과 등이다.

그런데 위의 서증은 어느 것이나 피고들의 수사기관에서의 진술조서이고, 증인 임창달의 증언은 그가 경험한 것이 아니라 피고 김진원으로부터 전해 들은 것을 그 내용으로 하고 있다. 결국 원심은 당사자의 진술만으로 당사자의 주장사실 인정한 셈이 된다.

더욱 위 서증의 기재에 의하면 피고 김진호, 피고 김진옥은 피고 김진원에게 위 김낙온으로부터 위임장을 찾아오라고 시켰다는 것이므로(다만 을제1호증의9의 기재에 의하면 김진옥은 자신이 직접 김낙온을 만나서 혹은 전화로 위임장의 반환을 요구하였다고 했으나 을제2호증의3의 기재를 보면 김진원에게 찾아오라고 시킨 것으로 진술하고 있다) 원심은 결국 피고 김진원의 진술만으로 이 사건 수권행위의 철회를 인정한 셈이 된다고 할 수 있다.

한편 원심이 배척한 증거를 보면, 갑제11호증의2, 갑제13호증의7은 김낙온의 진술을 기재한 검사의 피의자신문조서 또는 경찰의 진술조서인바, 동인은 피고들로부터 위임장의 반환을 요구받은 일이 없기 때문에 계속 자기에게 대리권이 있다는 것이고, 김낙온에 대한 제1심의 본인신문결과에 의하면, 자기는 피고들로부터 위임장의 반환요구를 받은 일이 없다는 것이며, 원심이 배척하지 아니한 을제2호증의6(김낙온에 대한 배임피고사건의 공소장)은 위 김낙온에게 대리권이 유효하게 존속함을 전제로 한 것이라 아니할 수 없다.

그리고 원심은 피고들이 이 사건 토지를 평당 금 45,000원에 매도하기로 하여 그 매매계약체결의 대리권을 위 김낙온에게 수여하였다가 매매가 성사되지 아니하자 그 수권행위를 철회한 사실을 인정하였으나, 을제1호증의6(합의각서)의 기재에 의하면 피고들이 김낙온에게 매매에 관한 권한을 위임하면서 매매대금의 분배방법까지 구체적으로 약정하면서도 매매가격에 관하여서는 아무 언급이 없는바, 만일 대리권의 내용이 위 토지를 평당 금 45,000원에 매도하는 제한적인 것이라면 응당 그 내용을 위 합의각서나 위임장에 기재하는 것이 순리일 것이다. 따라서 매매가격의 제한을 두지 아니한 대리권의 수여라고 한다면 당초에 논의되던 평당 가액에 의한 매매가 성사되지 아니하였다 하여 바로 수권행위를 철회한다는 것은 이례에 속하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이와 같이 원심이 이 사건 수권행위의 철회를 인정한 조치는 채증법칙위배로 인한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다. 논지는 이 점을 지적하고 있어 이유 있다.

이에 더 나아가 판단할 것 없이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윤영철(재판장) 박우동 이재성 김용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