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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죄
대구지법 2012. 6. 8. 선고 2011고합686 판결

[강제추행] 항소[각공2012하,883]

판시사항

[1] 폭행행위 자체가 추행으로 인정되는 이른바 ‘기습추행’의 경우, 강제추행죄가 성립하기 위한 요건

[2] 피고인이 골프장에서 함께 근무하는 여직원 갑의 쇄골 바로 아래 가슴 부분을 손가락으로 한 번 찌르고 갑의 어깻죽지 부분을 손으로 한 번 만져 강제추행으로 기소된 사안에서, 피고인이 접촉한 갑의 신체 부위 및 정도, 갑의 태도, 피고인과 갑의 관계, 당시 상황 등 제반 사정을 종합할 때 민사책임은 별론으로 하고 위 행위가 형사상 강제추행에까지 이른 것으로 평가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한 사례

판결요지

[1] 폭행행위 자체가 추행으로 인정되는 이른바 ‘기습추행’을 강제추행에 포함시킨다고 하더라도, 강제추행죄의 구성요건이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에 대하여 추행한 자’라고 규정되어 있는 이상 행위자가 행한 거동이나 행태가 상대방에 대한 유형력의 행사라고 볼 수 있는 행위에 해당하고, 그러한 행위 자체가 성욕의 흥분, 자극 또는 만족을 목적으로 하는 행위로서 건전한 상식 있는 일반인이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 감정을 느끼게 하는 것이라고 볼 만한 징표를 가지는 것이어서 폭행행위와 추행행위가 동시에 피해자의 부주의 등을 틈타 기습적으로 실현된 것이라고 평가할 수 있는 것이어야 하며, 주관적으로 그러한 행위를 통하여 성욕을 충족하려는 의도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라 하더라도 적어도 상대방에게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야기할 만한 행위를 행한다는 인식하에 일반적인 입장에서 성욕의 자극이나 만족을 구하려는 행태로 볼 만한 경향성이 드러나 상대방의 성적 자유(성적 자기결정권)를 폭력적 행태에 의하여 침해한 경우라고 평가할 수 있는 경우에야 비로소 형사책임의 영역에서 취급되는 강제추행죄의 죄책이 성립한다.

[2] 골프장 직원인 피고인이 골프장 내 골프용품 매장에서 근무하는 여직원 갑의 쇄골 바로 아래 가슴 부분을 손가락으로 한 번 찌르고 갑의 어깻죽지 부분을 손으로 한 번 만져 강제추행하였다는 내용으로 기소된 사안에서, 피고인이 만진 갑의 어깻죽지 부분은 일반적으로 이성 간에도 부탁, 격려 등의 의미로 접촉 가능한 부분이고, 피고인이 찌른 부분은 젖가슴보다는 쇄골에 더 가까워 상대방의 허락 없이 만질 수 있는 부분은 아니더라도 젖가슴과 같이 성적으로 민감한 부분은 아니며, 피고인의 행위는 1초도 안 되는 극히 짧은 순간 이루어져 갑이 성적 수치심을 느끼기보다는 당황하였을 가능성이 더 높고, 갑이 피고인의 행위로 인해 내심 불쾌감을 느꼈더라도 외부적으로 특별한 변화 없이 웃는 인상을 지으며 피고인과 대화를 이어가고 자기 업무를 계속한 점 등 제반 사정을 종합할 때, 피고인의 행위로 인해 갑에 대한 민사상 손해배상책임이 발생하는 것은 별론으로 하고, 그러한 행위가 객관적으로 일반인에게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게 하고 선량한 성적 도덕관념에 반하는 행위로서 피해자의 성적 자유(성적 자기결정권)를 폭력적으로 침해한 행위태양에까지 이른 것으로 평가하기 어렵고, 피고인에게 강제추행의 고의를 인정하기도 어렵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한 사례.

참조판례
피 고 인

피고인 1 외 1인

검사

소정수 외 2인

변 호 인

변호사 배진권

주문

1. 피고인 1에 대한 공소를 기각한다.

2. 피고인 2는 무죄.

이유

1. 피고인 1에 대한 판단

가.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 골프장의 직원으로 근무하는 사람이고, 피해자 공소외인(여, 20세)은 위 골프장 내 골프용품 매장의 직원으로 근무하던 사람이다.

피고인은 2011. 9. 3. 19:01경부터 같은 날 19:22경까지 위 골프용품 매장에서, 카운터 앞에 서 있는 피해자를 보고 추행할 것을 마음먹은 후 피해자를 뒤에서 강제로 껴안고, 발기된 자신의 성기를 피해자의 엉덩이에 비비고, 자신의 얼굴을 피해자의 얼굴 부분으로 갖다 대며 양손으로 피해자의 가슴을 움켜쥐어 피해자를 강제로 추행하였다.

나. 판단

살피건대, 이는 형법 제298조 에 해당하는 죄로서 형법 제306조 에 의하여 피해자의 고소가 있어야 공소를 제기할 수 있는 사건인 바, 공판기록에 편철된 공소외인 작성의 합의서의 기재에 의하면 고소인 공소외인은 이 사건 공소제기 후인 2012. 2. 8. 피고인에 대한 고소를 취소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27조 제5호 에 의하여 피고인에 대한 공소를 기각한다.

2. 피고인 2에 대한 판단

가.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경북 칠곡군 왜관읍 매원리 (지번 생략)에 있는 ○○○○ 골프장의 직원으로 근무하는 사람이고, 피해자 공소외인(여, 20세)은 위 골프장 내 골프용품 매장의 직원으로 근무하던 사람이다.

피고인은 2011. 9. 3. 18:55경부터 같은 날 19:19경까지 위 골프용품 매장에서, 카운터 밖에 서 있는 피해자를 보고 추행할 것을 마음먹은 후 왼손 손가락으로 피해자의 왼쪽 가슴을 찌르고, 왼손으로 피해자의 등을 쓰다듬고 피해자의 오른쪽 팔을 만지고 피해자의 가슴을 만져 피해자를 강제로 추행하였다.

나.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

피고인 및 변호인은, 위 골프용품 매장에 수차례 들어가 피해자와 농담을 나누던 중 피해자와 어떠한 신체접촉이 있었는지 자세한 기억은 없으나,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성적 흥분이나 만족 등을 일으키게 하는 태양의 신체접촉을 한 적이 없고, 피해자를 추행할 의도를 가지고 피해자의 가슴을 찌르는 등 신체접촉 행위를 한 것이 아니므로, 강제추행죄의 죄책이 성립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다. 판단

1) 피고인의 행위 확정

가) 먼저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피고인이 피해자의 왼쪽 가슴을 찌른 부분에 대하여, 피고인 및 변호인은 피고인이 왼손 손가락으로 피해자의 왼쪽 가슴 쇄골 부분 아니면 쇄골 윗부분을 찌른 것에 불과하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이 사건 당시 골프용품 매장에 설치되어 있던 폐쇄회로화면(CCTV) 동영상에 의하면, 피고인이 2011. 9. 3. 19:00:00경 왼손 검지로 피해자의 왼쪽 쇄골 바로 아랫부분을 한 번 찌른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이 부분은 넓은 의미의 가슴, 즉 배와 목 사이의 앞부분을 의미하는 가슴에 해당하므로, 피고인의 이 부분 공소사실 기재 행위가 있었다고 볼 수 있다. 다만 피고인과 변호인의 위 주장은 젖가슴을 찌른 것은 아니라는 취지로 해석한다면 이유 있고, 이를 전제로 아래에서 살펴본다.

나) 다음으로,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피고인이 왼손으로 피해자의 등을 쓰다듬은 부분에 대하여, 피고인 및 변호인은 피고인이 왼손바닥을 피해자의 어깻죽지 부분에 가볍게 댄 것에 불과한 것이라고 주장하므로 살피건대, 위 폐쇄회로화면(CCTV) 동영상에 의하면, 피고인이 같은 날 19:19:09경 왼손으로 피해자의 오른쪽 어깻죽지 부분에 손을 대고, 피해자가 피고인 쪽으로 몸을 돌리자 손을 뗀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쓰다듬다’는 사전적으로 ‘손으로 살살 쓸어 어루만지다’는 의미인바, 피고인의 행위를 쓰다듬은 것으로 평가하기는 어려우므로,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은 이유 있다. 다만 아래에서 이 부분은 어깻죽지 부분을 만진 것으로 보아 이 행위에 대하여 평가한다.

다) 마지막으로,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피고인이 피해자의 오른쪽 팔을 만지고, 피해자의 가슴을 만진 부분에 대하여, 피고인 및 변호인은 피고인이 피해자의 팔이나 가슴을 만진 사실이 없다고 주장하므로 살피건대, 위 폐쇄회로화면(CCTV) 동영상에 의하면, 피고인이 같은 날 19:19:14경 왼팔을 피해자의 가슴 부분으로 올리는데 피해자가 쳐다보자, 왼손으로 피해자의 등을 두 번 툭툭 치는 장면이 녹화되어 있을 뿐, 피고인이 피해자의 가슴을 만지거나, 그 직전에 피해자의 팔을 만지는 장면은 녹화되어 있지 않은 점, 피해자는 수사기관에서 피고인이 왼손으로 피해자의 가슴을 만졌다고 진술하였으나, 이 법정에서는 피고인의 손등으로 피해자의 가슴을 쳤다고 진술하고 있는데, 가슴을 ‘손으로 만진 것’과 ‘손등으로 친 것’은 이에 따른 피해자의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에 큰 차이를 가져올 수 있는 것이어서 이를 구분하는 것이 어렵지 않을 것임에도 피해자의 진술이 위와 같이 번복되는 것으로 보아 피고인이 가슴을 만졌다는 피해자의 수사기관에서의 진술은 처벌 의지적 동기로 인해 과장되어 표현되었을 가능성이 큰 점, 피고인이 피해자의 가슴 쪽으로 왼팔을 올린 각도에 비추어 피해자의 가슴을 만지기는 어려운 자세였고, 피고인이 왼팔을 올린 다음 내릴 때까지 시간적 간격이 짧은 점, 피해자는 피고인이 가슴을 만진 부분에 대하여만 고소하였을 뿐 그 직전에 피해자의 팔을 만졌다는 내용은 피해자가 수사기관에 제출한 고소장에 포함되어 있지 않은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위 폐쇄회로화면(CCTV) 동영상과 피해자의 진술만으로는 피고인이 피해자의 팔과 가슴을 의도적으로 만진 사실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주1) .

라) 결국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피고인이 2011. 9. 3. 19:00:00경 왼손 손가락으로 피해자의 쇄골 바로 아래의 가슴 부분을 한 번 찌르고, 19:19:09경 왼손으로 피해자의 어깻죽지 부분을 한 번 만진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2) 관련 법리에 대한 검토(성희롱과의 구별)

가) 대법원은 “피해자와 춤을 추면서 순간적으로 피해자의 유방을 만진 행위”가 강제추행에 해당한다고 밝히면서, 강제추행죄는 상대방에 대하여 폭행 또는 협박을 가하여 항거를 곤란하게 한 뒤에 추행행위를 하는 경우뿐만 아니라 폭행행위 자체가 추행행위라고 인정되는 경우도 포함되는 것이며, 이 경우에 있어서 폭행은 반드시 상대방의 의사를 억압할 정도의 것임을 요하지 않고 상대방의 의사에 반하는 유형력의 행사가 있는 이상 그 힘의 대소강약을 불문하고, 추행이라 함은 객관적으로 일반인에게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게 하고 선량한 성적 도덕관념에 반하는 행위로서 피해자의 성적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할 것인데, 이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피해자의 의사, 성별, 연령, 행위자와 피해자의 이전부터의 관계, 그 행위에 이르게 된 경위, 구체적 행위태양, 주위의 객관적 상황과 그 시대의 성적 도덕관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신중히 결정되어야 한다( 대법원 2002. 4. 26. 선고 2001도2417 판결 등 참조)고 판시한 바 있다.

나) 그런데 위와 같이 폭행행위 자체가 추행행위라고 인정되는 소위 ‘기습추행’을 강제추행에 포함시킨다고 하더라도, 강제추행죄의 구성요건이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에 대하여 추행한 자”라고 규정되어 있는 이상 행위자가 행한 거동이나 행태가 상대방에 대한 유형력의 행사라고 볼 수 있는 행위에 해당하고, 그러한 행위 그 자체가 성욕의 흥분, 자극 또는 만족을 목적으로 하는 행위로서 건전한 상식 있는 일반인이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의 감정을 느끼게 하는 것이라고 볼 만한 징표를 가지는 것이어서 폭행행위와 추행행위가 동시에 피해자의 부주의 등을 틈타 기습적으로 실현된 것이라고 평가할 수 있는 것이어야 하며, 주관적으로 그러한 행위를 통하여 성욕을 충족하려는 의도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라 하더라도 적어도 상대방에게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야기할 만한 행위를 행한다는 인식하에 일반적인 입장에서 성욕의 자극이나 만족을 구하려는 행태로 볼 만한 경향성이 드러나 상대방의 성적 자유(성적 자기결정권)를 폭력적 행태에 의하여 침해한 경우라고 평가할 수 있는 경우에야 비로소 형사책임의 영역에서 취급되는 강제추행죄의 죄책이 성립한다 할 것이다.

다) 한편 본인의 의사와 관계없는 다른 사람의 거동이나 언사에 의하여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의 감정, 불쾌감이나 굴욕감 등을 겪는 피해를 입은 경우라 하더라도, 그러한 거동 그 자체가 폭력적 행태를 띄는 것이라고 보기 어렵거나, 건전한 상식 있는 일반인의 관점에서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의 감정을 느끼게 하는 행태라고 곧바로 단정하기 어렵고, 행위자에게 성욕의 자극과 만족이라는 경향성이 드러나지 아니하여 그러한 행위를 행하는 행위자에게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야기할 만한 행위라는 인식이 있었다고 평가하기 어렵다고 한다면, 이러한 거동이나 언사는 민사책임의 영역에서 취급되는 성희롱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문제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할 것이고, 이러한 준별 없이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의 감정, 불쾌감 등 정신적 침해결과나 정서적 피해감정에 기초하여 그러한 결과와 직접적 견련성 여부를 따지지 아니한 채 이성 간의 신체접촉이 있었던 사태를 사후적으로 추출한 후 상대방의 신체동작이나 거동을 유형력의 행사라는 개념에 포섭시키고, 유형력의 행사에는 힘의 대소강약을 불문한다는 표지에 따라 형사책임을 규정한 구성요건이 정하고 있는 개념의 외연을 무한정 확장하여 그러한 모든 행위를 형사책임의 영역에서 다루는 것은 성에 대한 관념이나 이성과의 신체접촉에 대한 주관적 태도에 따라 다양한 양태로 나타날 수밖에 없는 사회적 행위를 규율함에 있어 전제되는 윤리적 책임과 법적 책임의 구분, 민사적 책임과 형사적 책임의 구분을 모호하게 하는 것이라 할 것이고, 형사책임의 영역에 있어서도 의제강제추행, 위계·위력에 의한 추행, 폭행·협박에 의한 추행, 특수강제추행이나 다른 범죄와 결합된 형태의 강제추행 등 추행행위의 수단적 행태에 따라 죄책의 크기를 달리 취급하고 있는 형사법의 전체적인 규율체계와도 부합하지 아니한다 할 것이다.

3) 죄책의 성립 여부에 대한 평가

관련 법리를 검토한 내용에 비추어 이 사건에 대하여 살피건대, ① 피고인이 만진 피해자의 어깻죽지 부분은 일반적으로 이성 간에도 부탁, 격려 등의 의미로 접촉이 가능한 부분이고, 피고인이 찌른 피해자의 가슴 부분은 젖가슴보다는 쇄골에 더 가까운 곳으로서 상대방의 허락 없이 만질 수 있는 부분은 아니라고 하더라도 젖가슴과 같이 성적으로 민감한 부분은 아니며, 피고인의 행위는 1초도 안 되는 극히 짧은 순간 이루어졌기 때문에 피해자가 이로 인하여 성적 수치심을 느끼기보다는 당황하였을 가능성이 더 높고, 그 동작에 이어진 피해자의 태도가 피고인의 행위로 인해 내심 불쾌감을 느꼈다 하더라도 외부적으로 특별한 행태 변화 없이 웃는 인상을 지으며 피고인과 대화를 이어가고 자기 업무를 계속하는 양상이었으므로, 그러한 행위태양이 피해자의 신체의 자유를 침해하는 측면이 있다 하더라도 성년의 나이였던 피해자의 성적 자유(성적 자기결정권)를 침탈하는 양상이라고까지 평가하기는 어려운 점, ② 피해자는 수사기관에서 피고인이 상피고인 1과 함께 있으면서 피해자에게 “나랑 한번 사귀어볼래.”라는 취지의 말을 했고, 외모 이야기를 하다가 상피고인 1이 “피고인은 키도 훤칠하다.”는 식으로 이야기하니까, 피고인이 “얘는 내가 찍었어.”라고 말하면서 피해자의 가슴을 찔렀다고 진술하고 있는바, 이러한 당시 상황에 비추어 보면 위와 같은 피고인의 행위는 피고인이 추행하기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젊은 피해자에게 추근거리면서 수작을 거는 등으로 희롱행위를 한 것이라고 보는 것이 더 적절하여 형사책임에서 논의되는 강제추행이라고 하기보다는 전형적인 성희롱의 양태에 해당한다 할 것이고, 피해자 역시 당초 법적 분쟁을 제기하면서 피고인의 행태에 대하여는 성희롱으로 인한 모욕감을 주로 호소하였던 점, ③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이 피해자의 가슴을 만진 사실을 인정할 만한 증거는 없으나, 피해자의 진술과 같이 피고인의 손등이 피해자의 가슴 부분에 접촉된 적이 있다 하더라도 극히 짧은 시간에 이루어진 순간적인 접촉이었고, 사람들이 정상적인 사회활동 중에도 이성의 성적으로 중요한 부위에 우연히 접촉하기도 하는 경우도 있고, 여러 대화가 오가는 과정에 손등으로 피해자의 가슴 아래 부위를 순간적으로 접촉하는 행태로 인하여 성적 만족이나 자극, 흥분 등의 경향성이 뚜렷이 드러난 것이라고 평가하기도 어렵다 할 것이므로, 상당한 시간 일정한 공간 안에 있었던 이성들 사이에 순간적인 신체접촉이 이루어진 부위가 성적으로 민감할 수 있는 부위라는 이유만으로 손등으로 가슴 아랫부분 쪽을 순간적으로 접촉하는 양태의 거동을 곧바로 강제적 형태의 추행행위라고 평가하는 것은 무리하다고 보이는 점, ④ 피해자는 이 사건 이전뿐 아니라 이후에도 오랜 시간 동안 피고인과 이야기를 나누었고 골프용품 매장에서 문을 닫을 때까지 정상적으로 근무하였으며, 피고인을 상대로 하여 상피고인 1과 함께 형사책임을 묻는 법적분쟁을 제기하고 난 다음 피고인의 그날 있었던 여러 행위들 중에서 상피고인 1의 노골적인 신체접촉 행태에 대하여 옆에 있던 피고인이 수수방관하면서 웃는 등의 행동을 함으로 인하여 피해감정을 가장 많이 가지게 된 것이라고 밝힌 바 있는데, 피해자가 피고인의 그러한 행태로 인하여 성적 수치심이 더욱 깊어진 측면이 있다 하더라도 그러한 피고인의 행위양태에 대하여 사회윤리적 비난을 가할 수 있을지언정 따로 형사책임을 묻기는 어렵고, 그러한 피해자의 피해감정에 기초하여 사후적으로 확인한 여러 다양한 행태들 중에서 시간적 간격을 두고 드문드문 있었던 이성 간의 신체접촉 행태를 접촉 부위에 터잡아 추출한 다음 행위자의 의도와는 무관하게 일련의 연속된 단일한 행위태양으로 파악하여 폭행행위와 추행행위가 동시에 실현된 유형력의 행사라고까지 평가하는 것도 무리라고 보이는 점, ⑤ 이 사건이 발생한 골프용품 매장은 누구든지 들어올 수 있도록 개방된 공간으로 외부에서도 내부를 관찰할 수 있었고, 당시 영업 중이었으며, 상당한 시간 동안 수차례에 걸쳐 피고인과 피해자가 대면하여 대화를 나누는 등 접촉을 하는 과정에 이성 간 강제추행의 행위태양으로 논할 수 있을 만한 접촉행태가 공소사실 기재 행위 중 앞서 인정한 행위나 양태로 축소되어 인정되는 상황이고, 피해자가 법적 분쟁을 제기하면서 그러한 행위태양이 구체적으로 특정된 것이 상피고인 1의 노골적인 신체접촉에 의한 강제추행에 대한 피해감정과 아울러 그러한 행위를 방관하거나 그에 더하여 성희롱성 언사나 거동을 하였던 피고인의 행태에 대한 피해감정의 증폭에 의한 것이었다고 한다면, 피고인의 행위에 대한 윤리적·사회적 비난과 성희롱 행위에 대한 민사상 책임을 논할 수 있을지언정 그 당시 피고인에게 강제추행의 주관적인 범의까지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려운 점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당일 있었던 피고인의 행위로 인해 피해자에 대한 민사상 손해배상책임이 발생하는 것은 별론으로 하고, 그러한 행위가 객관적으로 일반인에게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게 하고 선량한 성적 도덕관념에 반하는 행위로서 피해자의 성적 자유(성적 자기결정권)를 폭력적으로 침해한 행위태양에까지 이른 것이라고 평가하기는 어렵고, 앞서 인정한 행위를 함에 있어 피고인에게 강제추행의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 할 것이며, 달리 피고인이 강제추행의 의사로 공소사실 기재와 같은 강제추행의 행위태양으로 평가하기에 충분한 행위를 한 것이라고 인정할 만한 다른 증거가 없다.

라.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에 대한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한다.

이상의 이유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경철(재판장) 전명환 박주영

주1) 피고인이 피해자의 등을 두 번 툭툭 친 부분은 공소사실 기재 행위의 순서에 비추어 공소사실에 포함되어 있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