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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4. 5. 13. 선고 93다56213 판결

[부당이득금반환][공1994.6.15.(970),1674]

판시사항

토지소유자의 보상금 지급요구에 대하여 시가 추후 소방도로를 개설할 때 보상대책을 검토하겠다는 취지의 회신을 하고 시의회에서 향후 예산이 확보되는 대로 매수할 계획이라는 취지의 회신을 한 것만으로 시가 취득시효이익을포기하였다고 보기 어렵다고 한 원심의 조치를 수긍한 사례

판결요지

토지소유자의 보상금 지급요구에 대하여 시가 추후 소방도로를 개설할 때보상대책을 검토하겠다는 취지의 회신을 하고 시의회에서 향후 예산이 확보되는 대로 매수할 계획이라는 취지의 회신을 한 것만으로 시가 취득시효이익을 포기하였다고 보기 어렵다고 한 원심의 조치를 수긍한 사례.

원고, 상고인

원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서병길

피고, 피상고인

경주시 소송대리인 변호사 최명효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원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1. 제1점에 대하여

취득시효에 있어서의 자주점유의 요건인 소유의 의사는 객관적으로 점유권원의 성질에 의하여 그 존부를 결정하는 것이나 다만 그 점유권원의 성질이 분명하지 않을 때에는 민법 제197조 제1항에 의하여 자주점유로 추정되고, 위와 같은 자주점유의 추정은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점유하는 도로의 경우에도 적용되는 것이고 그 도로개설 당시 도로법이나 도시계획법 등 관계법령에 규정된 절차에 따라 적법하게 점유권원을 취득한 사실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이런 사실만으로 자주점유의 추정이 번복되어 그 점유권원의 성질상 타주점유라고 볼 수는 없는 것이다(당원 1992.6.9. 선고 92다8446 판결 등 참조).

원심은 피고가 1958.12.20.경부터 이 사건 토지를 도로부지로 점유·사용하여 온 사실 등을 인정한 다음, 피고는 이 사건 토지를 소유의 의사로 점유하여 온 것으로 추정되므로 1958.12.20.부터 20년이 경과함으로써 취득시효가 완성되었다고 판단하였는바, 기록에 의하여 살펴 보면 원심의 인정판단은 위와 같은 견해에 입각한 것으로 보여 옳게 수긍이 가고, 거기에 소론과 같이 자주점유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 할 수 없으며, 소론 판례들은 사안을 달리하여 이 사건에 적절한 선례가 되지 아니한다. 논지는 이유 없다.

2. 제2점에 대하여

원심은 원고의 시효이익 포기의 주장에 대하여, 갑제4 내지 6호증의 각 기재와 증인 소외인의 일부 증언에 의하면, 원고가 1990. 4. 23.경 피고에게 이 사건 토지에 대한 보상금의 지급을 요구하는 최고서를 제출하자 피고는 같은 해 5. 1. 이 사건 토지가 도시계획상 소방도로계획선에 포함되어 있어 추후 소방도로를 개설할 때 보상대책을 검토하겠다는 취지의 회신을 하고, 경주시의회에서는 1992. 3. 19. 원고에게 향후 예산이 확보되는 대로 매수할 계획이라는 취지의 회신을 보낸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나, 위와 같은 사실만으로 피고가 그 점유로 인한 취득시효의 이익을 포기하였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였다.

위 각 회신의 내용이 원심이 확정한 바와 같다면, 이는 반드시 이 사건 토지에 대한 원고의 소유권을 승인한다는 것이 아니라, 이 사건 토지가 보상대상에 해당한다면 보상을 하겠다는 방침을 회시한 취지로도 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더구나 경주시의회의 회신은 포기권한 없는 자의 답변에 불과한 것이고, 한편 기록에 의하여 살펴 보면 원심이 소론 주장과 같이 원고 등이 피고시의 담당자를 수시로 방문하여 보상을 요구할 때마다 그 담당자가 보상해 주겠다고 답변하였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아니한 조치도 수긍이 가는데다가, 피고가 달리 시효완성에 따른 등기청구권을 포기하겠다는 등의 적극적인 의사표시를 하였다고 볼 만한 증거도 찾아 볼 수 없는바, 사정이 이러하다면 원고의 시효이익 포기의 주장을 배척한 원심의 결론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소론이 지적하는 바와 같이 채증법칙에 위배하거나 석명권을 적절히 행사하지 아니하고 심리를 다하지 아니한 위법이 있다 할 수는 없다. 논지도 이유 없다.

3.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의 부담으로 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윤영철(재판장) 김상원 박만호 박준서(주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