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한 피해자의 주도하에 찍은 피고인과 피해자의 나체사진은 둘이 함께 등장하는 것이거나 피해자의 얼굴이 나오지 않는 사진이었던 점, 피해자가 이 사건 사진의 존재를 알고 피고인에게 삭제를 요청하였으나 피고인이 이에 응하지 않은 점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은 촬영 당시에 피해자의 묵시적 내지 추정적 승낙이 없었음을 미필적으로나마 인식하였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이 사건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2. 판단 기록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피고인이 피해자의 신체를 그 의사에 반하여 촬영하였음이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으므로 검사의 주장은 이유 없다.

① 피고인과 피해자는 연인 사이로서 서로의 나체나 성관계를 촬영한 사진을 공유하여 왔고 언제든지 상대방의 휴대전화에 저장된 사진 등을 자유롭게 보아왔다.

② 이 사건 각 사진은 피고인과 피해자의 관계가 원만하던 시기에 촬영된 것으로 그로부터 수개월이 지난 2017. 12.경 피해자가 위 사진들을 발견하였을 때 피고인은 피해자가 예뻐서 찍은 것인데 문제가 되냐는 반응을 보였고 피해자의 삭제요구를 받고 삭제하였는바(피해자의 법정진술), 피고인에게 위 각 사진의 촬영 당시 피해자의 의사에 반한다는 고의가 있었음을 쉽게 인정하기 어렵다.

③ 피해자는 피고인과 피해자가 동시에 나오거나 피해자의 얼굴이 나오지 않는 나체 사진만을 남기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