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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2. 10. 11.자 2010마2066 결정

[가처분이의][미간행]

판시사항

[1] 자금난으로 사업을 계속 추진하기 어려운 상황에 처한 채무자가 자금을 융통하여 사업을 계속 추진하는 것이 채무변제력을 갖게 되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생각하고 부득이 부동산을 특정 채권자에게 담보로 제공하거나 신탁하고 신규자금을 추가로 융통받은 경우, 채무자의 담보권 설정 또는 신탁행위가 사해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소극)

[2] 채무자의 사해의사 유무를 판단하면서, 사해행위라고 주장되는 행위에 이르게 된 경위와 이후 채무자의 변제 노력 등을 고려할 수 있는지 여부(적극)

[3] 갑 회사가 사업부지를 구입하여 리조트를 신축·분양하는 사업을 추진하면서 금융기관으로부터 자금을 융통하기 위하여 신탁계약을 체결한 사안에서, 위 신탁계약이 사해행위에 해당한다고 본 원심결정에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한 사례

채권자,상대방

원고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한별 담당변호사 현인혁 외 1인)

채무자,재항고인

대한토지신탁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법무법인(유한) 한결 담당변호사 여영학 외 1인)

주문

원심결정을 파기하고, 사건을 수원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유

1. 채무초과상태에 있는 채무자가 그 소유의 부동산을 채권자 중의 어느 한 사람에게 채권담보로 제공하는 행위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다른 채권자들에 대한 관계에서 사해행위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나, 자금난으로 사업을 계속 추진하기 어려운 상황에 처한 채무자가 자금을 융통하여 사업을 계속 추진하는 것이 채무변제력을 갖게 되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생각하고 자금을 융통하기 위하여 부득이 부동산을 특정 채권자에게 담보로 제공하거나 신탁하고 그로부터 신규자금을 추가로 융통받았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채무자의 담보권 설정 내지 신탁행위는 사해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할 것이다 ( 대법원 2001. 5. 8. 선고 2000다50015 판결 , 대법원 2003. 12. 12. 선고 2001다57884 판결 등 참조). 그리고 채무자의 사해의사를 판단함에 있어 사해행위 당시의 사정을 기준으로 하여야 할 것임은 물론이나, 사해행위라고 주장되는 행위에 이르게 된 경위, 그 행위 이후의 채무자의 변제 노력 등도 사해의사의 유무를 판단함에 있어 다른 사정과 함께 고려되어야 하는 경우가 있다 ( 대법원 2000. 12. 8. 선고 99다31940 판결 , 대법원 2003. 12. 12. 선고 2001다57884 판결 등 참조).

2. 기록에 의하면, 신청외 회사는 이 사건 사업부지를 구입하여 그 지상에 이 사건 리조트를 신축하여 분양하는 사업을 추진하면서 금융기관으로부터 자금을 융통하기 위한 방편으로 이 사건 1, 2신탁계약의 체결에 이르게 된 사실, 신청외 회사는 위 각 신탁계약에 따라 이 사건 사업부지와 리조트의 소유 명의를 순차로 수탁자인 채무자에게 이전하게 되나 이를 통해 융통한 자금으로 리조트 신축을 계속할 수 있게 되고 리조트가 완공된 후에는 채무자의 사전승낙하에 이를 분양함으로써 위와 같이 융통한 자금의 상환과 일반 채권자에 대한 변제자력의 회복을 기대할 수 있게 되는 사실, 만일 이 사건 1신탁계약 체결 당시에 장차 완공될 이 사건 리조트가 담보신탁의 목적물로 추가되거나 종전의 신탁목적물을 대체하는 것이 전제되지 않았다면 처음부터 위와 같은 자금융통을 통한 리조트신축공사의 계속은 불가능하였던 사실, 신청외 회사는 이 사건 1신탁계약 체결 후에도 이 사건 2신탁계약 체결 전까지 건물신축공사의 계속을 위하여 상당한 자금을 추가로 제공받았는데 이 역시 이 사건 2신탁계약의 체결을 전제하지 않고서는 불가능하였던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이 사건 리조트는 처음부터 신청외 회사가 스스로의 자력으로 소유하고 있던 재산이 아니라 위 일련의 신탁계약과 이를 통해 융통한 자금으로 만들어진 것이라고 할 수 있으므로 이러한 전체적 취득과정을 도외시한 채 이 사건 2신탁계약을 분리해 내어 그 직전과 직후의 일반 채권자의 지위를 비교하는 것만으로 사해행위성을 판단하는 것은 타당하다고 볼 수 없다. 그럼에도 원심은 이 사건 2신탁계약이 이 사건 1신탁계약과 별개의 계약이라는 점에만 주목하여 양자 사이의 관계나 그를 전후하여 연속적으로 이루어진 자금 융통의 과정, 이를 통한 사업의 계속 등의 사정은 고려하지 않은 채, 신청외 회사가 채권자에 대하여 약정금 채권을 부담하고 있는 상태에서 유일한 부동산인 이 사건 리조트에 관하여 채무자와 사이에 이 사건 2신탁계약을 체결하고 그에 따라 이 사건 등기를 마쳐주었다는 이유만으로 이 사건 2신탁계약이 사해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으니, 이러한 원심결정에는 사해행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결론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고, 이를 지적하는 재항고이유에는 정당한 이유가 있다.

3. 그러므로 원심결정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대법관 김신(재판장) 민일영 이인복(주심) 박보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