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정문]
【당 사 자】
청 구 인 ○○제지주식회사
대표이사 변○을
대리인 변호사 이해동
대법원 99두12090 등록세등부과처분취소
구 지방세법(1995. 12. 6. 법률 제499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11조 제7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1. 사건의 개요와 심판의 대상
가. 사건의 개요
(1)청구인은 1990. 3. 15. 대전광역시 공영개발사업단으로부터 공장 신축부지로 대전 대덕구 문평동 소재 공장용지를 매수하였고, 대전광역시 대덕구청장은 이 공장용지에 대하여 등록세와 교육세를 부과하였다.
(2)이에 청구인은 건설자금이자를 위 공장용지에 대한 취득가액에 산입하여 등록세 등의 과세표준액으로 삼은 것은 위법하다는 등의 주장을 하면서 부과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였으나 기각되고(대전고등법원 99누682), 대법원에 상고하면서 구 지방세법 제117조 제7항에 대하여 위헌제청신청을 하였으나 기각되자(대법원 2000아2), 2001. 5. 17.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2항에 따라 이 사건 헌법소원을 청구하였다.
나. 심판의 대상
이 사건 심판의 대상은 구 지방세법(1995. 12. 6. 법률 제499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지방세법”이라 한다) 제111조 제7항(이하 “이 법률조항”이라 한다)의 위헌여부로서, 이 법률조항과 관련조항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제111조(과세표준)①취득세의 과세표준은 취득당시의 가액으로 한다. 다만, 연부로 취득하는 경우에는 연부금액으로 한다.
②제1항의 규정에 의한 과세표준액은 조례로 정하는 바에 따라 취득자의 신고에 의한다. 다만, 신고 또는 신고가액의 표시가 없거나 그 신고가액이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의한 과세시가표준액(이하 이 절에서 “시가표준액”이라 한다)에 미달하는 때에는 시가표준액에 의한다.
③건축물을 증축한 경우 또는 건축물의 개축과 대통령령이 정하는 선박·차량 및 건설기계의 종류변경 또는 토지의 지목을 사실상 변경한 경우에는 그 증축에 소요되는 금액 또는 개축과 종류변경이나 지목변경으로 인하여 증가한 가액을 각각 과세표준으로 한다. 이 경우에 있어서 제2항의 신고 또는 신고가액의 표시가 없거나 신고가액이 부당하다고 인정되는 때에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의한다.
④ (생략)
⑤ 다음에 게기하는 취득(증여·기부 기타 무상취득을 제외한다)에 대하여는 제2항 단서 및 제3항의 규정에 불구하고 사실상의 취득가격 또는 연부금액에 의한다.
1.국가·지방자치단체 및 지방자치단체조합으로부터의 취득
2. 외국으로부터의 수입에 의한 취득
3.판결문·법인장부중 대통령령이 정하는 것에 의하여 취득가격이 입증되는 취득
4. 공매방법에 의한 취득
⑥공정증서·계약서 기타 증서중 대통령령이 정하는 것에 의하여 취득가격이 입증되는 경우에는 제2항 단서 및 제3항의 규정에 불구하고 그 취득가격을 과세표준으로 한다. 다만, 그 취득가격이 시가표준액에 미달하는 경우에는 시가표준액을 과세표준으로 한다.
⑦제1항 내지 제6항의 규정에 의한 취득세의 과세표준이 되는 가액·가격 또는 연부금액의 범위와 취득시기에 관하여는 대통령령으로 정한다.
2. 청구이유, 법원의 위헌제청신청 기각이유
가. 청구이유
이 법률조항은 과세요건을 불명확하게 규정함으로써 조세법률주의에 위배되고, 취득세의 과세표준인 취득가액 또는 가격에 관하여 구체적인 기준을 정하지 아니한 채 대통령령에 포괄위임함으로써 포괄위임입법금지원칙에도 위배된다.
나. 법원의 위헌제청신청 기각이유
취득세의 과세표준에 관한 구 지방세법 제111조 제1항 내지 제6항의 전반적인 체계나, 여기에 규정된 ‘취득당시의 가액’, ‘사실상의 취득가격’이라는 용어의 의미에 비추어 보면 이 법률조항에서 말하는 ‘취득세의 과세표준이 되는 가액·가격’의 내재적인 위임의 범위나 한계를 알 수 있으므로 조세법률주의나 포괄위임입법금지원칙에 위배된다고 할 수 없다.
3. 판 단
가.헌법은 제38조에서 “모든 국민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납세의 의무를 진다”라고 규정하고, 제59조에서 “조세의 종목과 세율은 법률로 정한다”라고 규정하여 조세법률주의를 선언하고 있으며, 또한 제75조에서 “대통령은 법률에서 구체적으로 범위를 정하여 위임받은 사항……에 관하여 대통령령을 발할 수 있다”고 규정함으로써 위임입법의 근거를 마련함과 동시
에 위임은 ‘구체적으로 범위를 정하여’ 하도록 하여 그 한계를 제시하고 있다.
조세법률주의는 과세요건법정주의와 과세요건명확주의를 그 핵심적 내용으로 하고 있으므로 과세요건은 법률로 명확히 규정하여야 하고(헌재 1992. 12. 24. 90헌바21 , 판례집 4, 890, 899-900; 1998. 3. 26. 96헌바57 , 판례집 10-1, 255, 265), 조세에 관한 입법을 위임할 경우에는, 법률에 대통령령 등 하위법규에 규정될 내용 및 범위의 기본사항이 가능한 한 구체적이고도 명확하게 규정되어 있어서 누구라도 당해 법률 그 자체로부터 대통령령 등에 규정될 내용의 대강을 예측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하는데, 그 예측가능성의 유무는 당해 특정조항 하나만을 가지고 판단할 것은 아니고 관련 법조항 전체를 유기적·체계적으로 종합판단하여야 하며, 각 대상법률의 성질에 따라 구체적·개별적으로 검토하여야 한다(헌재 1995. 11. 30. 91헌바1 등, 판례집 7-2, 562, 589-591; 1998. 7. 16. 96헌바52 등, 판례집 10-2, 172, 196-197).
나. 구 지방세법 제111조 제1항은 취득세의 과세표준에 관하여 “취득세의 과세표준은 취득당시의 가액으로 한다. 다만 연부로 취득하는 경우에는 연부금액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위 취득당시의 가액은 원칙적으로 취득자의 신고가액에 의하도록 하면서(동조 제2항 본문) 다만, 취득신고를 하지 않거나 취득신고를 한 경우라도 취득가액을 표시하지 않거나 신고가액이 과세시가표준액에 미달하는 경우에는 과세시가표준액을 과세표준으로 하고 있다(동항 단서). 한편, 구 지방세법 제111조 제3항은 건축물의 증·개축, 토지의 지목변경 등의 경우에 증축에 소요되는 금액 또는 개축, 지목변경 등으로 인하여 증가한 가액을 과세표준으로 삼고 있으며, 동조 제5항, 제6항의 요건이 충족된 경우에는 신고유무 등에 관계없이 사실상의 취득가격 또는 공정증서 등에 의하여 입증된 취득가격을 과세표준으로 삼고 있다. 이 법률조항에서는 그와 같이 과세표준이 되는 가액·가격 또는 연부금액의 범위, 취득시기에 관한 보다 상세한 사항을 대통령령에 위임하고 있는바, 여기에 청구인이 주장하는 바와 같이 조세법률주의나 포괄위임입법금지원칙에 위반되는 점이 있는지 함께 본다.
다.먼저, 이 법률조항 중 “연부금액의 범위”, “취득시기”에 관하여 대통령령에 위임한 부분에 관하여 보건대, 연부로 취득하는 경우의 과세표준인 연부금액에 관하여 “연부금액의 범위”, 과세표준 산정의 기준시점과 관련하여 “취득시기”라고 분명히 규정한 다음 대통령령에 위임하고 있어 누구라도 그로부터 대통령령에 규정될 사항의 대강을 예측할 수 있다.
라.다음으로, 이 법률조항 중 “취득세의 과세표준이 되는 가액·가격”부분에 관하여 보건대, 취득세의 본질, 취득당시의 가액을 과세표준으로 명정한 구 지방세법 제111조 제1항의 취지, 동조 제3항, 제5항, 제6항 등의 관련조항을 종합하여 보면 이 법률조항 부분의 의미와 위임범위의 대강을 파악할 수 있다.
취득세는 재산의 이전이라는 사실 자체를 포착하여 거기에 담세력을 인정하고 세금을 부과하는 유통세이자 취득행위를 과세객체로 하여 세금을 부과하는 행위세로서, 취득행위가 이루어진 경우 취득당시의 과세물건의 가치를 과세표준으로 하여 세금을 부과하는 조세이다. 따라서 그 과세표준은 취득재산의 객관적인 가치를 기준으로 설정되어야 한다(헌재 1999. 12. 23. 99헌가2 , 판례집 11-2, 686, 696). 이러한 법리에 비추어 보면 구 지방세법 제111조 제1항에서 말하는 “취득당시의 가액”이라 함은 취득당시의 과세물건의 객관적 가치를 금전적으로 환산한 가액이라 할 것이다.
그런데 취득재산의 가치를 절대적으로 완벽하게 객관화하여 환산하는 것은 조세기술상 그리고 조세행정상 기대하기 어렵다. 또한 취득세에 있어 취득행위의 대상이 되는 물건은 매우 다양하고, 취득행위의 유형도 매우 다양하다. 그렇다면 이 법률조항 부분에 따라 대통령령에 규정될 사항은 취득대상 물건의 성격 또는 취득행위의 유형에 상응하여 과세물건의 객관적 가치를 합리적이고도 적정하게 나타낼 수 있는 여러 가지 세부적 평가방법 내지 산정방식이 될 것임을 알 수 있다.
한편 위에서 본 바와 같이, 구 지방세법 제111조 제3항은 건축물의 증·개축, 토지의 지목변경 등의 경우에 증축에 소요되는 금액 또는 개축, 지목변경 등으로 인하여 “증가한 가액”을, 동조 제5항은 그 각호에 게기된 경우에는 “사실상의 취득가격”을, 동조 제6항은 공정증서 등에 의하여 취득가격이 입증되는 경우에는 그 취득가격을 각 과세표준으로 하도록 규정하고 있고, 이 법률조항은 “제1항 내지 제6항의 규정에 의하여” 과세표준이 되는 가액·가격에 한정하고 있다. 이와 같이 관련조항을 통하여 위임입법의 방향과 범위를 제시하고 있어서 대통령령에 규정될 사항의 대강을 예측할 수 있다 할 것이다.
나아가 살피건대, 위임입법에 있어 위임의 구체성·명확성의 요구 정도는 그 규율대상의 종류와 성격에 따라 달라지는바, 규율대상이 지극히 다양하거나 수시로 변화하는 성질의 것일 때에는 위임의 구체성·명확성의 요건이 완화된다(헌재 1994. 6. 30. 93헌가15 등, 판례집 6-1, 576, 584-586; 1998. 2. 27. 95헌바59 , 판례집 10-1, 111-112). 또한 사회현상의 복잡다기화와 국회의 전문적·기술적 능력의 한계 및 시간적 적응능력의 한계로 인하여 조세부과에 관련된 모든 법규를 예외없이 형식적 의미의 법률에 의하여 규정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실제에 적합하지도 아니하기 때문에, 경제현실의 변화나 전문적 기술의 발달에 즉시 대응하여야 할 필요 등 부득이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법률로 규정하여야 할 사항에 관하여 국회 제정의 형식적 법률보다 더 탄력성이 있는 행정입법에 위임함이 허용된다(헌재 1996. 6. 26. 93헌바2 , 판례집 8-1, 525, 532-533; 1998. 7. 16. 96헌바52 등, 판례집 10-2, 172, 196).
그런데 취득세에 있어 취득행위의 대상이 되는 물건은 매우 다양하고, 취득행위의 유형 또한 다양하다. 취득세의 과세대상 물건은 토지, 건축물, 차량, 건설기계, 입목, 항공기, 선박, 광업권, 어업권, 골프회원권, 콘도미니엄회원권, 종합체육시설이용회원권으로서(구 지방세법 제105조 제1항), 이들은 그 형태와 성질이 많이 다르다. 이와 같이 취득물건이 다양한 것에 더하여 과세객체로서의 취득행위 또한 다기하다. 매매, 교환, 증여 등을 통한 소유권 취득을 위시하여 법인에 대한 현물출자, 건축물의 신축·증축·개축, 공유수면의 매립, 간척에 의한 토지의 조성, 선박·차량·건설기계의 종류의 변경, 토지지목의 변경 등 서로 상이한 행위유형들이 포괄되어 있고, 법률상의 형태로는 원시취득, 승계취득, 유상취득, 무상취득을 가리지 아니한다(구 지방세법 제104조 제8호 내지 제11호, 제105조 제5항, 제6항, 제8항).
이와 같이 취득물건의 종류와 취득행위 개념이 다기·다양하므로 취득가액·취득가격을 단일한 기준에 따라 산정하는 것은 쉽지 않고, 각 취득물건이나 취득행위의 속성에 상응하여 산정기준을 개별화할 필요성이 크다. 그리고 그러한 규율은 그 성질상 전문적·기술적 사항을 다분히 포함하지 않을 수 없다. 그렇다면 그와 같이 다양하고 통일성이 없는 과세대상에 대하여 일일이 그 취득가액의 세부적 산정기준을 국회제정의 형식적 법률로 규정한다는 것은 매우 부적
절하다.
구 지방세법 제111조 제1항 내지 제6항을 통하여 취득세의 과세표준이 취득당시의 가액이고, 그 가액은 신고가액, 과세시가표준액, 증가가액, 사실상의 취득가격 등에 의하여 산정되도록 규정함으로써 가액산정의 원칙과 주요한 경우의 산정방식을 제시한 이상, 그 틀 안에서 보다 세부적이고 기술적인 산정방식을 탄력적 규율이 가능한 행정입법에 위임하는 것은 헌법적으로 금지되지 않는다고 할 것이다.
마.결론적으로 이 법률조항은 조세법률주의나 포괄위임입법금지원칙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4. 결 론
구 지방세법 제111조 제7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하므로 관여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에 따라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재판관 윤영철(재판장) 한대현(주심) 하경철 김영일 권 성
김효종 김경일 송인준 주선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