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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고등법원 2023. 7. 11.자 2022라21183 결정

[파산선고][미간행]

신청인(채권자),상대방

주식회사 웅진플레이도시 (소송대리인 법무법인(유한) 신원 담당변호사 김학재 외 1인)

채무자,항고인

주식회사 타이거월드 (소송대리인 법무법인(유한) 대륙아주 담당변호사 조용기 외 1인)

제1심결정

서울회생법원 2022. 11. 4.자 2013하합104 결정

주문

1. 이 사건 항고를 기각한다.

2. 항고비용은 채무자가 부담한다.

1. 신청취지

채무자에 대하여 파산을 선고한다.

2. 항고취지

제1심결정을 취소한다. 이 사건을 서울회생법원에 환송한다[즉시항고장에는 이 부분과 관련하여 ‘신청인의 신청을 기각한다.’라고 기재되어 있으나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이하 ‘채무자회생법’이라 한다) 제316조 제5항 에 따라 이와 같이 선해한다].

이유

1. 제1심결정의 경과

기록 및 심문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다음 사실이 인정된다.

가. 채무자(명칭은 ‘주식회사 정인코아’, ‘이도랜드 주식회사’를 거쳐 현재의 명칭으로 변경되었다)는 1996. 4. 4. 오락, 문화 및 운동관련서비스업 및 컨설팅업 등을 목적으로 하여 설립되어, 2007. 7.경부터 부천시 (주소 생략) 지상에서 실외 골프연습장, 실내스키장 및 워터파크 등을 포함한 스포츠시설(이하 ‘이 사건 스포츠센터’라 한다)을 운영하였던 주식회사이다.

나. 신청인은 2013. 6. 28. 서울회생법원에, ‘채무자에 대하여 1,743,146,877원의 구상금 등 채권을 보유하고 있는데 채무자의 부채 총액이 자산 총액을 초과하여 파산의 원인이 있다’는 이유로 채무자에 대한 파산을 신청(이하 ‘이 사건 파산신청’이라 한다)하였다.

다. 서울회생법원은 2022. 11. 4. ‘신청인의 채무자에 대한 채권이 소명되고, 채무자에게는 지급불능 또는 부채초과의 파산원인 사실이 있다’고 보아 채무자회생법 제305조 제306조 에 따라 채무자에 대하여 파산을 선고하는 결정(제1심결정)을 하였다.

라. 채무자는 제1심결정에 불복하여 즉시항고하였다.

2. 항고이유의 요지

가. 신청인 채권 및 파산원인의 부존재 등

신청인이 채무자에 대하여 보유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구상금 등 채권은 그 존재가 소명되지 않았고, 해당 채권이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다. 그뿐 아니라 채무자가 신청인에 대하여 보유하고 있는 컴퓨터 프로그램 사용료 청구권, 부가가치세 징수 채권, 사업권 사용료 청구권 등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상계의 의사표시를 하였으므로, 신청인의 채무자에 대한 채권은 소멸되어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신청인은 채무자에 대하여 채권을 가지고 있지 않으므로 파산신청을 할 수 있는 지위에 있지 않은 데다가, 채무자는 위와 같이 신청인에 대한 컴퓨터 프로그램 사용료 청구권, 부가가치세 징수 채권, 사업권 사용료 청구권 등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파산원인에 해당하는 사실이 소명되었다고 볼 수도 없다.

나아가 신청인이 이 사건 파산신청을 한 목적은 조세를 포탈하고 채무의 이행을 면탈하기 위한 것에 불과하여 파산절차의 남용에 해당한다. 주1)

나. 절차상 하자

제1심 법원은 이 사건 파산신청이 있은 때로부터 9년이 경과하였고, 최종 심문기일로부터 2년 6개월이 지나도록 아무런 결정을 하지 않고 있다가 갑자기 파산선고 결정일 전날 채무자의 소송대리인에게 출석을 통보한 뒤 파산을 선고하였는바, 제1심결정에는 중대한 절차상 하자가 있다.

3. 판단

가. 신청인의 채권 및 파산원인의 존부에 관한 판단

1) 구상금 등 채권의 존부에 관한 판단

가) 인정 사실

기록 및 심문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다음 사실이 인정된다.

(1) 이 사건 스포츠센터의 준공 및 대출약정과 신탁계약의 체결

(가) 채무자는 2005. 1. 11. 이 사건 스포츠센터를 신축하여 분양·운영하는 시행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극동건설 주식회사(이하 ‘극동건설’이라 한다)와 공사도급계약을 체결하였다.

(나) 극동건설은 2007. 7. 4.경 이 사건 스포츠센터를 준공하였다.

(다) 채무자는 이 사건 스포츠센터와 관련한 기존의 차입금 상환, 공사대금 지급, 수분양자 중도금대출 상환 등을 위한 자금이 필요하게 되자, 2007. 10. 16. 주식회사 하나은행(이하 ‘하나은행’이라 한다), 농업협동조합중앙회, 동양종합금융증권 주식회사(이하 통틀어 ‘대주단’이라 한다) 및 극동건설과 사이에, 대주단이 채무자에게 1,300억 원(이하 ‘이 사건 대출금’이라 한다)을 대출하여 주되, 극동건설은 대주단에게 채무자에 대한 채무불이행 사유가 발생하는 경우에는 위 대출금 채무를 인수하기로 하는 약정(이하 ‘이 사건 대출약정’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라) 채무자는 같은 날 담보 목적으로 이 사건 스포츠센터 내 채무자 소유의 토지 및 건물을 한국자산신탁 주식회사(이하 ‘한국자산신탁’이라 한다)에 신탁하고, 대주단을 제1순위 우선수익권자로 하는 신탁계약(이하 ‘이 사건 신탁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2) 공매절차를 통한 신청인의 이 사건 스포츠센터의 취득

(가) 채무자가 자금사정의 어려움을 겪다가 이 사건 대출금 중 일부인 700억 원의 상환일까지 이를 변제하지 못하게 되자, 하나은행은 2009. 1. 19. 극동건설에 채무자가 대출금 채무를 이행하지 못하여 기한의 이익을 상실하였으므로 극동건설은 이 사건 대출약정에 따라 이 사건 대출금 채무를 확정적·중첩적으로 인수하였음을 통지하였다.

(나) 극동건설은 2009. 6. 25. 대주단과 사이에 대주단의 이 사건 신탁계약상 1순위 우선수익자 지위를 양수하기로 하는 계약을 체결하고, 같은 날 신청인과 사이에 이 사건 대출채무를 극동건설이 변제함으로써 취득하게 되는 구상금 채권 136,287,351,610원과 위와 같이 대주단으로부터 양수한 이 사건 신탁계약상 1순위 우선수익권 등 이 사건 대출금 채무를 담보하기 위한 권리를 모두 신청인에게 양도하기로 하는 계약을 체결하고 이를 채무자에게 통지하였다. 위 각 계약 직후 신청인은 2009. 6. 26. 극동건설이 지정하는 대주단의 대리은행인 하나은행에 136,287,351,610원을 지급하였다.

(다) 한편 한국자산신탁에 의하여 이 사건 스포츠센터 내 토지 및 건물 등에 대하여 공매절차가 진행되었는데(이하 ‘이 사건 공매절차’라 한다), 신청인은 2009. 8. 21. 이 사건 공매절차에서 낙찰대금 2,210억 원으로 이 사건 스포츠센터 내 토지 및 건물 등을 낙찰받았다. 그 후 신청인은 2009. 8. 28. 한국자산신탁과 사이에 위 부동산에 관하여 매매대금을 총 2,190억 7,900만 원(부가가치세 별도)으로 정하여 매매계약(이하 ‘이 사건 매매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3) 신청인의 대금 정산

(가) 한국자산신탁은 2009. 8. 4. 신청인으로부터 낙찰대금 중 10%에 해당하는 221억 원을 이 사건 매매계약의 계약금으로 지급받은 뒤, 2009. 9. 9. 신청인에게 이 사건 신탁계약상 1순위 우선수익권의 피담보채권 74억 원을 지급하고, 극동건설에 3,905,597,900원을 부가가치세 명목의 금원으로 송금하였다.

(나) 이어서 한국자산신탁은 2009. 9. 29.을 기준으로 신청인으로부터 지급받아야 할 이 사건 매매계약상 잔대금 1,989억 원과 부가가치세 3,905,597,900원 합계 202,805,597,900원을 ① 한국자산신탁이 신청인에게 지급하여야 할 이 사건 스포츠센터 관련 수익금 1,901,790,000원, ② 1순위 우선수익권의 피담보채권 중 127,985,561,610원과 ③ 신청인과 극동건설 사이의 합의에 따라 신청인의 권리로 인정받은 2·3순위 우선수익권의 피담보채권 중 72,918,246,290원 합계 202,805,597,900원(= ① + ② + ③)과 상계하여 정산하였다.

(다) 그 후 2009. 10. 26. 신청인이 낙찰받은 이 사건 스포츠센터 내 토지 및 건물 등에 관하여 신청인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가 마쳐졌다.

(4) 신청인과 채무자의 합의 및 권리·의무 승계 신고

(가) 신청인과 채무자는 2009. 12. 8. 이 사건 스포츠센터의 점유를 이전하고 위 스포츠센터와 관련한 채권·채무를 정리할 목적으로 ‘채무자는 신청인의 이 사건 스포츠센터의 점유를 인정하고, 신청인은 채무자가 부담하는 이 사건 스포츠센터의 골프장을 이용하는 회원들에 대한 권리·의무를 승계하였음을 확인한다’는 내용을 포함한 이 사건 스포츠센터의 인수와 인도에 관한 합의서를 작성하였다.

(나) 그 후 신청인은 부천시 ○○구청장에게, 체육시설업에 대한 권리·의무 승계 및 유원시설업에 대한 권리·의무 승계 신고를 하였고(이하 위 각 신고를 통틀어 ‘이 사건 1차 신고’라 한다) 이에 부천시 ○○구청장이 위 각 신고를 수리하였는데, 채무자는 부천시 ○○구청장이 이 사건 1차 신고를 수리함에 있어 행정절차법에 따른 사전통지 및 의견진술 기회를 부여하지 않았다는 등의 이유로 위 신고 수리의 취소를 구하는 소( 인천지방법원 2010구합1785 )를 제기하였다. 이에 대하여 위 법원은 2010. 12. 16. 소 각하 판결을 선고하였고 이에 대하여 채무자가 항소하였는바, 항소심( 서울고등법원 2011누4222 )은 2011. 11. 2. 채무자의 위 주장을 받아들여 위 판결을 취소하고 채무자의 청구를 인용하여 이 사건 1차 신고 수리처분을 취소한다는 판결을 선고하였다. 부천시 ○○구청장 등이 이에 대하여 상고하였으나 2012. 12. 13. 상고기각 판결( 대법원 2011두29144 )이 선고되어 위 판결이 확정되었다.

(다) 한편 신청인은 위 소송이 진행 중이던 2012. 2. 21. 부천시 ○○구청장에게 이 사건 1차 신고와 동일한 내용으로 체육시설업에 대한 권리·의무 승계신고 및 유원시설업에 대한 권리·의무 승계신고(이하 위 각 신고를 통틀어 ‘이 사건 2차 신고’라 한다)를 하였고, 부천시 ○○구청장은 2012. 12. 13. 이 사건 1차 신고에 대한 수리처분을 취소하고, 2012. 12. 14. 이 사건 2차 신고를 수리하였다.

(라) 채무자는 다시 이 사건 2차 신고 수리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소( 인천지방법원 2013구합561 )를 제기하였으나, 위 법원은 2013. 9. 6. 채무자의 청구를 기각하는 판결을 선고하였는데, 이에 대한 항소( 서울고등법원 2013누47797 )가 2014. 5. 14. 기각되었고, 상고( 대법원 2014두37450 ) 또한 2014. 9. 24. 기각되어 위 판결이 확정되었다.

(5) 이 사건 컴퓨터 프로그램에 관한 분쟁 및 관련 판결의 확정

(가) 한편 채무자는 2006. 10. 25. 주식회사 유솔비넷과 개발비를 989,758,600원으로 하고, 지식재산권은 채무자가 가지는 것으로 정하여 상품등록, 매출관리, 회원등록, 회계처리 등의 업무를 수행하는 TIS(Tigerworld Information System) 컴퓨터 프로그램(이하 ‘이 사건 컴퓨터 프로그램’이라 한다) 개발을 위한 용역계약을 체결하고, 그 후 위 회사가 개발한 이 사건 컴퓨터 프로그램을 이 사건 스포츠센터의 전산실 서버 등에 설치하여 사용하였다.

(나) 그 후 신청인은 2009. 11. 4. 이 사건 컴퓨터 프로그램이 설치되거나 저장된 컴퓨터, 서버 등 동산에 관한 경매절차( 인천지방법원 부천지원 2009본1945 )에서 이를 낙찰받아 대금을 완납하였고, 이후 이 사건 스포츠센터를 영업하면서 이 사건 컴퓨터 프로그램을 사용하여 왔다.

(다) 채무자는, 이 사건 스포츠센터의 미화, 보안, 주차관리 등 시설관리를 담당한 신천개발 주식회사(이하 ‘신천개발’이라 한다)에 용역대금을 지급하지 못하자, 2009. 12. 2. 신천개발 외 2인과 사이에 용역대금채무 등을 담보하기 위하여 이 사건 컴퓨터 프로그램 등에 관한 일체의 권리를 신천개발에 양도하는 계약(이하 ‘이 사건 양도담보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그 후 신천개발은 2013. 7. 4. 신청인에게 이 사건 양도담보계약에 따라 보유한 일체의 권리 및 양도담보권자로서의 지위를 양도하고, 2013. 7. 30. 이를 채무자에게 통지하였다.

(라) 한편 채무자 대표이사 소외인은 2012. 9. 26. 신청인을 상대로 이 사건 컴퓨터 프로그램의 소스코드 등을 채무자에게 인도하라는 소를 제기하였는데( 인천지방법원 부천지원 2012가합7433 ) 위 법원은 2013. 8. 30. 소외인의 신청인에 대한 이 부분 청구를 인용하였으나, 항소심( 서울고등법원 2013나64788 )은 2017. 5. 24. ‘채무자가 신청인에게 이 사건 컴퓨터 프로그램을 이용할 권한을 부여하였고 신청인은 이 사건 컴퓨터 프로그램에 대한 적법한 양도담보권 역시 보유하고 있다’고 판단하여 위 1심 판결 중 신청인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소외인의 청구를 기각하는 판결을 하였다. 위 판결에 대하여 소외인이 상고하였으나 2019. 6. 13. 상고기각 판결( 대법원 2017다21732 )이 선고되어 확정되었다.

(6) 채무자의 한국자산신탁을 상대로 한 정산금 등 청구 및 패소 판결의 확정

(가) 채무자는 2019. 10. 24. 한국자산신탁을 상대로, 이 사건 신탁계약상의 정산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이유로 한 정산금, 수탁자로서의 주의의무 등을 위반하였음을 이유로 한 손해배상, 정산금 미지급을 이유로 한 부당이득반환 등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다( 서울중앙지방법원 2019가합574938 ).

(나) 위 소송에서 신청인이 한국자산신탁(위 소송의 피고)을 위하여 보조참가하였는바, 위 법원은 2021. 9. 30. 채무자의 위 각 청구가 모두 이유 없다고 판단하여 채무자의 청구를 기각하는 판결을 선고하였다.

(다) 채무자가 위 판결에 항소( 서울고등법원 2021나2040509 )하였으나 2022. 9. 7. 항소를 각하하는 판결이 선고되었고 위 판결은 2021. 10. 16. 확정되었다.

나) 판단

(1) 구상금 등 채권의 존부에 관한 판단

앞서 본 인정사실에 의하면, 신청인이 2009. 6. 26. 극동건설이 지정하는 대주단의 대리은행인 하나은행에게 136,287,351,610원을 지급함으로써 신청인의 극동건설에 대한 구상금 채권 등 양수도계약에 따른 매매대금의 지급과 이 사건 대출금 채무를 인수한 극동건설의 대주단에 대한 대출금 채무의 변제가 단축된 급부의 형태로 이루어졌다고 볼 수 있다[채무자가 한국자산신탁을 상대로 제기한 정산금 사건( 서울중앙지방법원 2019가합574938 )에서도 위와 같은 판단이 이루어졌고 그 판결이 확정된 바 있다]. 그렇다면 극동건설의 채무자에 대한 구상금 채권이 성립하였다고 할 것이고 신청인은 위 구상금 채권 및 신탁부동산에 대한 제1순위 우선수익권을 양수하였으므로, 결국 신청인은 채무자에 대하여 가지는 위와 같은 구상금 채권에서 한국자산신탁이 신청인에게 지급하거나 상계하는 방식으로 정산한 금액을 공제한 나머지 금액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 상당의 채권(합계 약 1,743,146,877원 상당)을 보유하고 있음이 소명된다.

(2) 소멸시효 항변에 관한 판단

채무자는 신청인의 구상금 등 채권이 시효로 소멸하였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소멸시효는 청구로 인하여 중단되고( 민법 제168조 제1호 ), 파산절차참가에는 시효중단의 효력이 있다( 채무자회생법 제32조 제2호 ). 채권자는 채무자에 대하여 파산을 신청할 수 있는데( 채무자회생법 제294조 제1항 ), 파산절차는 회생이 어려운 채무자의 재산을 공정하게 환가·배당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절차이므로( 채무자회생법 제1조 참조), 파산채권자의 파산신청은 파산채무자의 재산을 보전하여 공평하게 채권의 변제를 받는 절차를 실시하여 달라는 것으로서, 파산절차참가보다 더 강력한 권리실행방법이라고 봄이 상당하다. 또한 파산채권자가 파산신청을 하는 때에는 그 채권의 존재를 소명하여야 하고( 채무자회생법 제294조 제2항 ), 파산신청서에 채권의 액과 원인을 기재하여야 하므로( 채무자회생법 제302조 제1항 제9호 ), 파산신청으로 인하여 소멸시효가 중단되는 채권의 범위를 특정할 수 없는 것도 아니다. 따라서 파산채권자의 파산신청은 민법 제168조 제1호 또는 채무자회생법 제32조 제2호 에 의하여 시효중단의 효력이 있다고 봄이 상당하다.

이 사건으로 돌아와 보건대, 신청인이 취득한 구상금 등 채권에 대한 일부 변제 내지 상계가 이루어진 2009. 9. 29.로부터 기산하여 시효기간이 도과하기 전인 2013. 6. 28.에 신청인이 구상금 등 채권을 파산채권으로 기재하여 이 사건 파산신청을 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결국 신청인의 구상금 등 채권의 소멸시효는 중단되었다고 할 것이다. 결국 채무자의 이 부분 항변은 이유 없다.

(3) 상계 항변에 관한 판단

(가) 이 사건 컴퓨터 프로그램 사용료 청구권 부분

채무자는 신청인에 대하여 이 사건 컴퓨터 프로그램 사용료 청구권이 있으므로 이를 자동채권으로 삼아 신청인의 채권을 상계한다고 주장한다.

이 사건 컴퓨터 프로그램은 저작권법 제4조 제1항 제9호 에 의한 저작물로서 채무자가 그 저작권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 종전 관련 판결( 서울고등법원 2013나64788 , 대법원 2017다21732 )에서 인정된 바 있기는 하다. 그러나 기록 및 심문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채무자는 2009. 12. 8. 작성한 합의서를 통하여 이 사건 스포츠센터에 대한 신청인의 점유 및 영업을 승인하였다고 할 것인데 이 사건 컴퓨터 프로그램은 이 사건 스포츠센터의 영업을 위하여 필요한 프로그램이고 이 사건 컴퓨터 프로그램은 이 사건 스포츠센터의 운영과정에서 계속 업데이트나 보완이 이루어졌으며 이 사건 스포츠센터 외에서는 그 사용이 거의 불가능하다고 보이는 점, ② 신천개발이 이 사건 양도담보계약에 기하여 이 사건 컴퓨터 프로그램에 대한 양도담보권을 취득하였고 신청인이 신천개발로부터 이 사건 양도담보계약에 기한 권리를 적법하게 양수하였으므로 신청인은 이 사건 컴퓨터 프로그램에 대하여 양도담보권도 가진다고 볼 수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신청인이 이 사건 컴퓨터 프로그램을 법률상 원인 없이 이용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위 서울고등법원 2013나64788 , 대법원 2017다21732 판결 역시 채무자에게 이 사건 컴퓨터 프로그램의 저작권이 있음을 인정하면서도 신청인이 이 사건 컴퓨터 프로그램을 법률상 원인 없이 이용하고 있다고는 볼 수 없다고 판시한 바 있다). 따라서 채무자가 신청인에게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 소명되었다고 볼 수 없고, 그 밖에 신청인이 채무자에게 이 사건 컴퓨터 프로그램의 이용에 따른 대가를 지급하기로 약정하였다는 점을 뒷받침할 만한 자료 또한 보이지 않는다. 결국 채무자가 주장하는 이 사건 컴퓨터 프로그램의 사용료 청구권이 존재한다는 점이 충분히 소명되었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채무자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나) 부가가치세 징수 채권 부분

채무자는, 한국자산신탁과 채무자 사이의 이 사건 신탁계약이 종료됨으로써 채무자에게 이 사건 매매계약에 따른 부가가치세를 과세관청에 납부할 책임이 있고, 그 부가가치세는 재화를 공급받는 자로부터 징수하여야 하므로( 부가가치세법 제31조 ), 채무자는 이 사건 매매계약의 목적물인 이 사건 스포츠센터를 공급받은 신청인으로부터 부가가치세를 징수할 채권이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기록 및 심문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채무자가 과세관청에 이 사건 매매계약에 따른 부가가치세를 납부했다거나 과세관청으로부터 위 부가가치세를 납부할 것을 요구받았다는 점에 대한 별다른 자료가 없는 점, ② 한국자산신탁은 극동건설에 부가가치세액 상당 금액을 교부하고, 이를 신청인이 한국자산신탁에게 지급하여야 할 1순위 우선수익권 중 동액 상당 금액과 상계하였는바 이처럼 신청인은 한국자산신탁을 통하여 극동건설에 부가가치세액 상당 금액을 지급한 것으로 볼 수 있는 점, ③ 과세관청 역시 신탁부동산의 처분에 따른 부가가치세를 수익자인 극동건설로 하여금 납부하도록 하였고 극동건설은 위와 같은 과세관청의 의견에 따라 신청인을 공급받는 자로 한 세금계산서를 발행한 후 위 금액을 매출세액으로 반영한 부가가치세를 납부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채무자의 주장이나 제출 자료만으로는 채무자가 주장하는 부가가치세 징수 채권의 존재가 소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채무자의 이 부분 주장 역시 받아들이지 않는다.

(다) 사업권 사용료 청구권 부분

채무자는, 신청인이 이 사건 스포츠센터의 운영을 실제로 시작하였을 때부터 이 사건 스포츠센터와 관련한 권리·의무 승계 신고가 적법하게 수리될 때까지의 기간 동안은 이 사건 스포츠센터의 사업권이 채무자에게 귀속하므로 채무자는 신청인에 대하여 위 시기에 해당하는 기간 동안의 사업권 사용료 청구권을 보유하고 있고 이를 자동채권으로 삼아 신청인의 채권과 상계한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신청인이 이 사건 스포츠센터의 소유권을 취득하였고, 채무자 역시 2009. 12. 8. 합의서의 작성을 통하여 신청인의 이 사건 스포츠센터에 대한 점유 및 영업을 승인하였음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이 사건 스포츠센터의 사업권은 그 무렵부터 채무자가 아니라 신청인에게 귀속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채무자는 이에 대하여 이 사건 2차 신고가 수리되기 전까지의 기간 동안은 신청인이 채무자에게 이 사건 스포츠센터의 사업권을 사용한 대가를 지급하여야 한다고 주장하나, ① 신청인이 부천시 ○○구청장에게 한 지위승계신고의 수리는 공법상의 지위 변경과 관련된 것일 뿐이고 채무자가 주장하는 사업권 사용료는 채무자와 신청인 사이의 사법상의 법률관계에 따라 판단되어야 하는 점, ② 이 사건 1차 신고의 수리가 적법하지 않다고 판단된 것은 채무자에게 행정절차법상 사전통지를 하거나 의견제출의 기회를 제공하지 않았다는 것에 이유가 있었던 것이지 채무자가 신청인에게 이 사건 스포츠센터의 영업권을 양도한 사실이 없다는 것을 이유로 한 것은 아닌 점, ③ 그 후 이 사건 2차 신고에 대한 수리가 재차 이루어졌고, 그 수리를 취소해달라는 채무자의 청구가 기각되어 그대로 확정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채무자의 주장 및 제출 자료만으로는 채무자가 신청인에 대하여 사업권 사용료 청구권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 소명되었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채무자의 이 부분 주장 역시 이유 없다.

다) 소결론

따라서 신청인의 채무자에 대한 구상금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 등 채권(합계 약 1,743,146,877원 상당)의 존재가 소명되는 반면, 위 채권이 소멸시효의 완성이나 상계로 소멸하였다는 채무자의 항변은 모두 이유 없다.

2) 그 밖의 채권의 존부에 관한 판단

한편 신청인의 채무자에 대한 위 구상금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 등 채권 외에도, 기록 및 심문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신청인은 최소한 채무자에게 104,653,785원 상당의 소송비용액 상환청구권을 보유하고 있음이 소명된다( 서울고등법원 2020. 9. 22.자 2022라20926 결정 에 따른 24,024,746원, 서울중앙지방법원 2023. 1. 27.자 2022카확38081 결정 에 따른 44,018,727원, 서울서부지방법원 2023. 2. 16.자 2022카확6328 결정 에 따른 36,610,312원).

3) 파산원인의 존부에 관한 판단

앞서 본 바와 같이 신청인의 채무자에 대한 채권의 존재가 충분히 소명되는 한편, 채무자가 자산으로서 주장하는 각 청구권의 존재는 소명되었다고 보기 어려운 데다가 그 밖에 채무자에게 다른 자산이 있다고 보이지도 않으므로, 채무자는 파산의 원인인 채무초과 상태에 있는 점이 소명된다. 나아가 신청인에 대하여 위 채권을 현재까지 변제하고 있지 못한 점에 비추어 볼 때 채무자가 지급불능의 상태에 있는 것으로도 볼 수 있다.

결국 채무자에게 파산원인이 존재한다는 점 역시 소명되었다고 할 것이다.

4) 파산절차 남용 여부에 관한 판단

파산절차 남용 주장에 관하여 보건대, 채무자회생법 제309조 제2항 은 법원이 파산을 선고하여서는 아니 되는 사유를 개별적으로 규정하는 제309조 제1항 과는 별도로 그 신청이 ‘파산절차의 남용에 해당하는 때’에는 일반적으로 파산신청을 기각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다. 위 제309조 제2항 이 규정하는 바는 권리남용금지원칙의 한 표현으로서, 파산신청이 ‘파산절차의 남용’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다른 일반조항에서와 마찬가지로 그 권리의 행사에 관련되는 제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되어야 한다( 대법원 2011. 1. 25.자 2010마1554, 1555 결정 등 참조).

채무자는 이 사건 파산신청이 파산절차의 남용에 해당한다는 취지로 주장하므로 살피건대, 채무자가 주장하는 바와 같이 신청인이 조세를 포탈하고 채무의 이행을 면탈하기 위한 부당한 목적에서 이 사건 파산신청을 하였다는 점에 관하여 이를 뒷받침할 구체적이고 객관적인 자료가 있다고 보기 어렵고, 기록과 심문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신청인과 채무자 사이의 관계, 채무자가 변제하지 못한 채무의 액수, 채무자의 영업 중단 기간 등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이 사건 파산신청이 파산제도의 목적이나 기능을 벗어난 것으로 파산절차를 남용한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

5) 소결론

그렇다면 채무자의 주장은 모두 이유 없고, 기록 및 심문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신청인의 채권 및 채무자에 대한 파산원인이 소명되었다고 할 것인바, 결국 이 부분에 관한 제1심결정은 정당하다.

나. 절차상 하자 주장에 관한 판단

다음으로 제1심결정에 중대한 절차상 하자가 있다는 주장에 대하여 본다.

기록 및 심문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① 제1심 법원은 세 차례의 심문기일을 열어 신청인과 채무자의 의견을 청취한 사실, ② 심문종결 후 제1심 법원은 2022. 9. 29. 신청인과 채무자에게 파산절차 진행에 관한 의견, 신청인의 채권, 채무자의 파산원인 등에 대해 추가로 주장할 내용을 보정하라는 보정명령을 내린 사실, ③ 채무자는 2022. 10. 19. 위 명령에 따라 준비서면을 제출하여 파산채권의 부존재 및 반대 채권과의 상계를 주장하였고 신청인 역시 2022. 10. 20. 파산절차 진행에 관한 의견과 채무자에게 파산선고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의견을 밝힌 사실, ④ 제1심 법원은 위와 같은 절차에 따라 신청인과 채무자의 의견을 청취하고 2022. 11. 4. 이 사건 파산신청을 받아들여 채무자에 대하여 파산을 선고하는 제1심결정을 한 사실이 인정된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특별한 심리나 절차 없이 갑자기 파산선고 결정일 전날 채무자의 소송대리인에게 출석을 통보한 뒤 파산을 선고하였다는 채무자의 주장은 이유 없고 그 밖에 제1심결정에 중대한 절차상의 하자가 있다고 볼 만한 자료도 없다.

따라서 채무자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제1심결정은 정당하므로 이 사건 항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판사   배형원(재판장) 심승우 유제민

주1) 이 부분에 관한 채무자의 주장 취지가 분명하지 않으나 이와 같이 선해한다.

본문참조판례

인천지방법원 2010구합1785

서울고등법원 2011누4222

대법원 2011두29144

인천지방법원 2013구합561

서울고등법원 2013누47797

대법원 2014두37450

인천지방법원 부천지원 2009본1945

인천지방법원 부천지원 2012가합7433

서울고등법원 2013나64788

대법원 2017다21732

서울중앙지방법원 2019가합574938

서울고등법원 2021나2040509

서울중앙지방법원 2019가합574938

서울고등법원 2013나64788

대법원 2017다21732

서울고등법원 2013나64788

대법원 2017다21732

서울고등법원 2020. 9. 22.자 2022라20926 결정

서울중앙지방법원 2023. 1. 27.자 2022카확38081 결정

서울서부지방법원 2023. 2. 16.자 2022카확6328 결정

대법원 2011. 1. 25.자 2010마1554, 1555 결정

본문참조조문

-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316조 제5항

-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305조

-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306조

- 민법 제168조 제1호

-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32조 제2호

-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294조 제1항

-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1조

-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294조 제2항

-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302조 제1항 제9호

- 저작권법 제4조 제1항 제9호

- 부가가치세법 제31조

-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309조 제2항

-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309조 제1항

원심판결

- 서울회생법원 2022. 11. 4.자 2013하합104 결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