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감소 무효확인의 소][미간행]
원고(선정당사자)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젠 담당변호사 이성철)
주식회사 호반산업의 소송수계인 주식회사 호반건설산업 (소송대리인 변호사 구동윤 외 1인)
2018. 1. 11.
1. 원고(선정당사자)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선정당사자)가 부담한다.
피고가 2016. 12. 8. 행한 자본액 21,546,045,000원을 21,500,000,000원으로 하는 자본금감소를 무효로 한다.
1. 기초사실
가. 당사자들의 지위
울트라건설 주식회사(이하 ‘울트라건설’라 한다)는 토목, 건축 공사업 등을 목적으로 하는 주식회사였는데, 2014. 10. 7. 서울중앙지방법원(이하 ‘회생법원’이라 한다)에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이하 ‘채무자회생법’이라 한다)에 따른 회생절차 개시신청을 하여 2014. 10. 22. 회생법원으로부터 회생절차 개시결정을 받았다(위 개시결정에 따른 회생절차를 ‘이 사건 회생절차’라 한다). 울트라건설은 상장 회사였으나 2015. 4. 13. 상장이 폐지되었다.
2016. 10. 11.을 기준으로, 원고(선정당사자, 이하 ‘원고’라고만 한다)는 울트라건설 주식회사의 보통주 47주, 우선주 115주, 선정자 소외 1은 위 회사의 보통주 147주, 우선주 31주, 선정자 소외 2는 위 회사의 보통주 10주, 우선주 21주를 각 보유하였다(이하 원고와 선정자 소외 1, 소외 2를 통칭하여 ‘원고 등’이라 한다).
나. 이 사건 회생절차에서 울트라건설의 주식 병합에 의한 자본 감소
이 사건 회생절차에서 2015. 7. 1. 회생법원으로부터 인가된 울트라건설에 대한 회생계획(이하 ‘이 사건 최초 회생계획’이라 한다)에는 이 사건 최초 회생계획 인가결정 전의 발행된 보통주 및 우선주에 대하여 액면가 5,000원의 주식 4주를 액면가 5,000원의 1주로 병합하여 자본을 감소시키고, 회생채권 5,000원을 액면가 5,000원의 주식 1주로 전환하며, 위 자본 감소 및 회생채권의 출자 전환을 완료한 후 울트라건설의 자본 규모의 적정화를 위하여 잔여 주식 전체를 5,000원의 주식 5주를 액면가 5,000원의 1주로 재병합하는 내용이 들어 있었다.
울트라건설은 회생법원과 협의하여 2016. 1. 6. M&A 매각 공고를 하는 등 M&A를 추진하여 2016. 3. 21. 주식회사 호반건설(이하 ‘호반건설’이라 한다)과 사이에 호반건설이 울트라건설에 208억 4,200만 원을 납입하고 울트라건설의 보통주 4,168,400주를 인수하며 인수 대금의 납입기일은 회생계획에서 정하는 날로 하고 신주는 신주인수대금 납입기일의 익일에 효력이 발생하기로 하며, 회생법원의 허가를 얻은 때로부터 계약의 효력이 발생하기로 정하는 투자계약(이하 ‘이 사건 투자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이 사건 회생절차에서 울트라건설은 2016. 7. 20. 위 법원으로부터 이 사건 투자계약 및 울트라건설의 보통주 및 우선주를 액면가 5,000원의 주식 4주를 액면가 5,000원의 1주로 병합하고, 병합 후 주식에 대하여 액면가 5,000원의 주식 32주를 액면가 5,000원의 1주로 재병합(주식 병합 비율을 모두 곱하면 2,560 : 1이다) 하는 내용으로 이 사건 최초 회생계획을 변경하는 변경회생계획(이하 ‘이 사건 변경 회생계획’이라 한다)을 인가받았다.
울트라건설은 이 사건 회생계획에 따라 주식 병합을 진행하였다.
다. 이 사건 회생절차 후 울트라건설의 주식 병합에 의한 자본 감소
1) 울트라건설은 2016. 9. 26. 이사회를 개최하여 2016. 11. 4. 임시주주총회(이하 ‘이 사건 주주총회’라 한다)를 개최하기로 하였다. 이사회에서는 이 사건 주주총회의 의안을 별지 표 기재와 같은 ‘주식 액면 병합 및 이에 부수한 자본 감소 승인의 건’ 및 울트라건설의 정관 제6조의 울트라건설이 발행하는 주식의 1주당 금액을 5,000원에서 5,000만원으로 변경하는 의안(이하 ‘이 사건 의안’이라 한다)으로 결정하였고, 울트라건설은 원고 등 울트라건설의 주주들에게 이 사건 의안을 기재하여 이 사건 주주총회 소집 통지를 하였다.
2) 이 사건 주주총회는 2016. 11. 4. 개최되었다. 당시를 기준으로 울트라건설의 발행 주식의 수는 보통주 4,308,776주, 우선주 433주로 총 4,309,209주였고, 위 우선주식도 보통주식과 마찬가지로 의결권이 부여되었는데, 의결권 있는 주주의 총수는 980여 명이었다. 그 중 호반건설이 4,168,400주를 보유하고 있어 총 발행 주식의 96.73%를 보유한 상태였다. 이 사건 주주총회에는 위 4,309,209주 중 4,180,664주가 참석하였고, 이 사건 의안이 그대로 가결되었다.
3) 울트라건설은 이 사건 주주총회 결의사항과 같이 주식 병합(이하 ‘이 사건 주식 병합’이라 한다)의 방법으로 자본 감소(이하 ‘이 사건 자본 감소’라 한다)를 실시하여 주식 수, 주식 액면가, 자본금이 위에서 본 이 사건 의안과 같이 변동하였다. 그 결과, 울트라건설의 주주는 980여 명에서 호반건설 등 3명이 되었고, 원고 등은 울트라건설에 대한 주식을 1주도 보유하지 못하게 되었다. 다만, 이 사건 주식 병합으로 인하여 위 주식 병합 결과 1주 미만이 되는 주식에 대하여는 보통주식 및 우선주식을 불문하고 1주당 그 액면가인 5,000원으로 계산하여 그에 해당하는 현금이 지급되었고, 원고 등도 이를 수령하였다.
라. 울트라건설과 피고와의 관계
울트라건설은 2017. 4. 20. 상호를 주식회사 호반산업으로 변경하였고, 주식회사 호반산업은 2017. 8. 31. 주택건설 및 주택관리업 등을 목적으로 하는 주식회사인 피고에게 흡수합병되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 4호증, 을 제1 ~ 3, 9, 10, 13, 14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의 주장
이 사건 주식 병합에 의할 경우 기존 우선주주들은 보통주주들과 달리 보유한 모든 주식을 상실하는 결과가 발생하므로, 기존 우선주주들로 구성된 종류주주총회의 승인을 받아야 함에도 불구하고 피고가 종류주주총회를 개최하지 아니하였으므로 이 사건 자본 감소는 무효다.
이 사건 주주총회에서는 원고 등 소수주주의 의견을 전혀 반영되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이 사건 주식 병합 및 자본 감소결정을 한 후 주식 병합 절차를 진행하였고 그 결과 소수주주는 모두 없어지고 대주주만 남게 되었던 바, 이는 주주평등의 원칙에 반하므로 위법하다.
이미 이 사건 회생절차에서 주식 병합 및 자본 감소가 이루어졌음에도 재차 10,000 : 1의 이 사건 주식 병합 및 자본 감소를 결정하였던 바, 이는 구체적이고 명백한 경영상의 필요성이 없이 오로지 소수주주의 축출을 목적으로 한 것이므로 신의성실의 원칙 및 권리남용금지의 원칙에 위배된다.
3. 판 단
가. 종류주주총회 결의를 결여한 점에 관하여
1) 관련 법리
가) 회사가 종류주식을 발행하는 때에는 정관에 다른 정함이 없는 경우에도 주식의 종류에 따라 주식의 병합으로 인한 주식의 배정에 관하여 특수하게 정할 수 있다( 상법 제344조 제3항 ). ( 상법 제344조 제3항 에 따라 주식의 종류에 따라 특수하게 정하는 경우와 회사의 분할 또는 분할합병, 주식교환, 주식이전 및 회사의 합병으로 인하여 어느 종류의 주주에게 손해를 미치게 될 경우에는 종류주식 주주 총회(이하 ‘종류주주총회’라 한다)의 결의가 있어야 한다( 상법 제436조 ).
위 제436조 에 의하면, 제344조 제3항 에 따라 주식의 종류에 따라 특수하게 정하는 경우, 즉 정관에 정함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회사가 주식의 종류별 특수한 정함을 한 경우에는 그로 인하여 어느 종류주식의 주주에게 손해가 발생하였는지를 불문하고 무조건 종류주주총회를 개최하여야 하는 것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그러나 특수한 정함으로 인하여 종류주식의 주주에게 아무런 손해가 없거나 이익이 있는 경우까지 종류주주총회 결의를 요구하는 것은 무의미할 뿐만 아니라 종류주주의 기회주의적 행동을 조장할 우려가 있으므로 손해가 발생하는 경우에 한해 종류주주총회의 결의가 필요하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따라서 결국 종류주주총회의 결의가 필요한지 여부는 회사가 어떠한 행위를 함에 있어서 종류주식의 주주에게 손해가 발행하였는지 여부로 결정되어야 한다. 이 사건에서는 이 사건 주식 병합 및 자본 감소로 원고 등 우선주주에게 손해가 발행하였는지 여부로 종류주주총회 결의가 필요한지 여부가 결정될 것이다(더구나, 울트라건설은 우선주식에 관하여만 특정한 정함을 한 것이 아니라 보통주식 및 우선주식에 대하여 동일한 병합 비율을 적용하였다).
만일 이 사건 자본 감소에 원고 등 우선주주로 구성된 종류주주총회 결의가 필요하다고 본다면, 종류주주총회의 결의는 이 사건 자본 감소의 법률효과가 발생하기 위한 하나의 특별요건이므로, 종류주주총회의 결의가 없었던 이 사건 주식 병합 및 자본 감소의 효력은 아직 발생하지 아니한 것이 되어 원고의 청구가 이유 있다는 판단을 받게 된다.
나) 종류주주총회의 결의가 필요한 ‘어느 종류의 주주에게 손해를 미치게 될 때’라는 요건은, 어느 종류의 주주에게 직접적으로 불이익을 가져오는 경우는 물론이고, 외견상 형식적으로는 평등한 것이라고 하더라도 실질적으로는 불이익한 결과를 가져오는 경우에도 충족된다( 대법원 2006. 1. 27. 선고 2004다44575 판결 참조).
주식 병합에 의한 자본 감소는 그 병합 비율을 정하여 복수의 주식이 더 적은 수의 주식으로 합쳐지는 것인바, 그 병합 비율에 따라 병합에 적당하지 아니한 수의 주식(이하 ‘단주’라 한다)이 발생하는 경우가 있다. 회사가 수종의 주식을 발행한 경우 이와 같이 단주가 발생하였을 때에는 그 병합 비율을 동일하게 적용하였다고 하더라도 어떤 종류의 주식이 다른 종류의 주식에 비하여 보다 많은 비율의 단주가 발생할 수는 있다.
그러나, 단지 많은 비율의 단주가 발생한다고 하여 일률적으로 그 많은 비율의 단주가 발생하는 종류주식의 종류주주총회 결의가 필요하다고 볼 수는 없다. 단주에 대하여 일정한 보상이 주어지고 그와 같은 보상이 적정한 경우에는 단주가 많은 비율로 발생한 종류주식이 다른 주식에 비하여 불리하다고 볼 수 없기 때문이다. 또한, 수 종의 주식이 발행된 대부분의 경우 주식 병합 과정에서 단주 발생 비율은 차이가 나게 마련인데, 동일한 병합 비율이 적용되는 경우에도 단주 발생 비율에 차이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단주가 많이 발생하는 종류 주식의 종류주주총회 결의가 필요하다고 해석한다면, 단주가 조금이라도 많은 비율로 발생하는 종류주식의 반대 때문에 회사에 일정한 도움이 되는 자본 감소 및 주식 병합 제도를 이용할 수 없게 되는 결과에 이를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종류주주총회의 결의가 필요한 주식 병합 및 자본 감소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동일한 주식 병합의 비율을 적용하였는지 여부, 단주에 대한 보상, 주식 병합 및 자본 감소의 목적, 주식 병합의 결과 등을 종합하여 어느 종류의 주주에게 실질적으로 불이익하다는 점이 명백하여야 한다.
2) 판단
가) 이 사건 주식 병합은 동일한 주식 병합의 비율, 즉 울트라건설의 보통주식 및 우선주식에 대하여 모두 10,000 : 1의 병합 비율을 적용하여 이루어졌다.
나) 단주에 대한 보상에 관하여 본다. 이 사건 주식 병합 및 자본 감소로 인하여 생긴 단주에 대한 보상은 우선주와 보통주를 가리지 아니하고 1주 당 액면가인 5,000원에 이루어졌다. 을 제3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신아회계법인은 2016. 9. 30. 기준 울트라건설의 주식 1주당 가치는 3,812원으로 산정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 점, 원고도 울트라건설 주식 1주 당 5,000원의 보상을 받은 것에 대하여 부당하다는 취지의 주장을 하지 아니하고 있고, 위 주식 1주의 가치가 5,000원을 초과한다고 주장하지도 아니하는 점 등에 비추어 위 보상의 정도는 충분한 것으로 판단된다.
다) 이 사건 주식 병합 및 자본 감소의 결과, 원고 등 우선주주는 1주의 주식도 갖게 못하여 주주의 지위를 유지하지 못하였다. 이에 더하여, 이 사건 주식 병합 및 자본 감소의 결과, 울트라건설의 주주는 980여 명에서 3명으로 감소하였으며, 이 사건 자본 감소의 정도는 약 0.21%[{(21,546,045,000원 - 21,500,000,000원) / 21,546,045,000원} × 100%]에 불과하고, 이 사건 의안도 이 사건 자본 감소는 이 사건 주식 병합에 부수한다고 표현하고 있으며, 피고도 이 사건 주식 병합 및 자본 감소의 목적을 주주의 수를 줄여 주식 사무 비용을 줄이고 과도한 공시 의무에서 벗어나고자 한다고 주장하였으므로, 이 사건 주식 병합 및 자본 감소는 자본 감소보다는 주식 병합을 통한 소수주주를 배제하기 위한 목적으로 이루어졌다고 봄이 상당하다.
이와 같은 이 사건 주식 병합 및 자본 감소의 결과와 목적에도 불구하고, ① 울트라건설은 이 사건 회생절차를 종료하였으므로 그 비용을 감소시키는 것이 중요하였고, 을 제4, 5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실제로 그에 따른 효과도 일정 부분 있었던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며, 더 나아가, 을 제6 ~ 8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이 사건 주식 병합 및 자본 감소가 진행되던 2016. 12. 5. 호반건설을 인수인으로 한 제3자 배정방식의 신주발행으로 200억 원의 유상증자, 그 후인 2017. 3. 27. 500억 원의 유상증자를 하였던 사실, 울트라건설의 신용등급이 상승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이 사건 주식 병합 및 자본 감소는 위 유상증자 등과 함께 울트라건설의 재무상태를 개선시키기 위한 일련의 절차로 볼 수 있는 점, ② 위에서 본 바와 같이 1주 당 보상은 당시 1주 당 주가의 약 131%[(5,000원 / 3,812원) × 100%]에 달하는 점, ③ 주식회사의 발행 주식 총수의 95/100 이상을 자기의 계산으로 보유하고 있는 주주(이하 ‘지배주주’라 한다)가 있는 경우에는 상법 제360조의24 에 의하여 회사의 경영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는 소수주주에게 그 보유 주식의 매도를 청구할 수 있고 이 때에는 주주총회 결의는 별론으로 하더라도 적어도 종류주주총회는 불필요하다고 해석되는바, 이와 같이 지배주주의 매수청구권이 있는 이상, 이 사건에서도 이 사건 주식 병합 및 자본 감소에 찬성한 호반건설은 원고 등에게 주식매수청구를 할 수 있었고, 그와 같은 경우 동일한 결론에 이르렀을 것인 점 등에 비추어, 원고 등 울트라건설의 우선주주에게 실질적으로 불이익한 결과를 가져오는 경우라고 볼 수도 없다.
라) 위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주식 병합 및 자본 감소에는 원고 등으로 구성된 종류주주총회의 결의가 필요하지 아니하다고 판단된다. 이 부분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나. 주주평등의 원칙, 신의성실의 원칙 및 권리남용금지의 원칙 위반 여부
원고의 주장과는 달리 이 사건 주주총회에서 원고 등 소수주주에게도 의결권이 부여되었던 점, 이 사건 주식 병합 및 자본 감소의 결과 소수주주는 모두 없어지게 되었으나, 앞에서 본 바와 같이 울트라건설의 경영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것이었던 점, 이 사건 회생절차에서 자본 감소가 이루어졌음에도 재차 10,000 : 1의 자본 감소를 하였음은 사실이나, 이 사건 주식 병합 및 자본 감소는 별다른 경영상 목적을 달성할 수 없음에도 오로지 소수주주의 축출을 목적으로 한 것이라는 사실을 인정할 증거가 없는 점, 원고 등에게 충분한 보상이 이루어진 점 등에 비추어 주주평등의 원칙, 신의성실의 원칙 및 권리남용금지의 원칙에 위반된다고 보기 어렵다. 이 부분 원고의 주장도 이유 없다.
4.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별지 생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