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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고법 2001. 5. 23. 선고 2000나37779 판결 : 상고

[가처분이의][하집2001-1,482]

판시사항

상가 최초분양시 지정된 업종을 변경하기 위하여 집합건물의소유및관리에관한법률에 따른 소유자총회 및 변경할 업종의 구분소유자의 동의가 필요한지 여부(소극) 및 업종변경을 허용하기 위한 판단기준

판결요지

업종제한약정은 당사자 간의 합의 내지 관리규정으로 정한 것일 뿐이고, 구분소유권과 관련하여 집합건물의소유및관리에관한법률에 따라 규약으로 정한 것이라고 볼 아무런 증거가 없으므로, 업종변경을 위한 승인을 얻기 위하여는 당사자 간의 합의 내지 관리규정에서 정한 절차에 따라야 할 것이고, 이와 달리 그 승인행위만을 위 업종제한약정과 분리하여 구분소유자 상호간의 규약을 설정·변경·폐지하는 것으로 보아 집합건물의소유및관리에관한법률에서 정한 절차에 따라 소유자총회 또는 구분소유자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소비자의 편익을 도모하고 상가의 균형 있는 발전을 위한다는 취지에서 지정업종의 변경을 허용한다 하더라도 다수의 점포가 밀집해 있는 상가에서 그 상거래질서나 상가기능의 원활한 조절을 위하여는 당초 지정된 업종을 변경하여 인근의 점포와 동종의 영업을 할 경우 기존의 점포에 대하여 손해를 가할 염려가 있으므로 위 두 가지의 이익을 비교형량하여 상가관리의 목적이나 상가의 규모 등에 비추어 기존의 점포에 현저한 손해가 발생하지 아니하는 경우에 그 변경을 허용함이 상당하다.

신청인,항소인

허준 외 1인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학만)

피신청인,피항소인

주식회사 도가약국 (소송대리인 변호사 박준수)

주문

1. 신청인들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신청인들의 부담으로 한다.

신청취지및항소취지

1. 신청취지

신청인:신청인들과 피신청인 사이의 서울지방법원 동부지원 99카합1654 약국영업금지가처분 신청사건에 관하여 위 법원이 1999. 8. 31.에 한 가처분결정을 인가한다.

피신청인:신청인들과 피신청인 사이의 서울지방법원 동부지원 99카합1654 약국영업금지가처분 신청사건에 관하여 위 법원이 1999. 8. 31.에 한 가처분결정을 취소하고, 신청인들의 이 사건 가처분신청을 기각한다.

2. 항소취지

원심판결을 취소하고, 신청인의 신청취지와 같은 판결을 구하다.

이유

1. 가처분결정

신청인들이 피신청인을 상대로 한 서울지방법원 동부지원 99카합1654호 약국영업금지가처분 신청사건에서 위 법원이 1999. 8. 31. "피신청인은 서울 강동구 명일동 48. 주양쇼핑센터 1층 1019호 점포(83.29㎡, 이하 '이 사건 점포'라 한다)에서 스스로 약국을 개설하여 영업을 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약국을 개설하여 영업을 하게 하여서는 아니된다. 피신청인은 위 점포 내에 있는 약국영업용품 일체에 대한 점유를 풀고, 신청인들이 위임하는 집행관에게 그 보관을 명한다. 집행관은 위 명령의 취지를 적당한 방법으로 공시하여야 한다."는 내용의 가처분결정을 한 사실은 이 법원에 현저하다.

2. 피보전권리의 존부에 관한 판단

가. 인정되는 사실

아래와 같은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소갑 제1호증, 소갑 제3호증, 소갑 제4호증의 1, 2, 소갑 제5 내지 8호증, 소갑 제12호증, 소갑 제14호증의 1, 2, 소갑 제15호증의 1, 2, 소갑 제17호증, 소갑 제20호증, 소을 제1호증의 1, 2, 소을 제2호증, 소을 제3호증의 1, 2, 소을 제5호증, 소을 제7호증의 1, 2, 소을 제8호증, 소을 제10호증, 소을 제17호증의 1, 2, 3의 각 기재와 당심증인 최창남의 증언 및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여 이를 인정할 수 있고 이에 반하는 당심증인 신점남의 일부 증언은 믿지 아니하며 달리 반증이 없다.

(1)신청외 주식회사 주양산업(이하 '주양산업'이라 한다)은 서울 강동구 명일동 48 소재 주양쇼핑센터 상가 건물(이하 '이 사건 상가'라 한다)을 건축하여 각 점포별로 개설업종을 정하여 분양하면서, 수분양자들과 "위 주양산업이 업종을 지정하여 분양한 점포와 유사한 점포는 개점할 수 없다. 위 주양산업이 업종을 지정하여 분양한 업종은 임의변경할 수 없다. 위 주양산업이 지정하여 분양한 업종 이외의 업종은 제 관계 법규 및 위 주양산업과 협의하여 개점할 수 있다. 수분양자가 분양받은 점포를 임대할 경우에도 수분양자는 위 내용을 준수하여 임대차계약을 체결하여야 한다."(분양계약서 제4조), "본 상가의 관리주체와 관리지침은 주양산업이 별도로 정하는 관리규정에 의한다. 수분양자는 상가의 관리규정을 철저히 준수하여야 한다."(분양계약서 제16조)는 내용이 포함된 분양계약을 체결하였다.

(2)이 사건 상가의 관리는 구 도소매업진흥법(1993. 3. 6. 법률 제454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에 따라 시장개설자로서의 지위를 취득한 위 주양산업에 의하여 이루어졌는데, 위 주양산업은 이 사건 상가의 관리운영을 위한 운영관리규정(이하 '관리규정'이라 한다)에 "피분양자 및 점포임차인들은 주양산업과 계약한 지정업종 및 품목에 준한다. 피분양자 및 점포임차자들은 업종을 변경 또는 추가할 경우에는 문서로써 주양산업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관리규정 제18조)는 조항을 두고 있었다.

(3)그 후 위 주양산업이 1992. 10. 31.경 부도처리되자, 주식회사 선일유통이 주양산업의 이 사건 상가 관리자로서의 권리의무를 승계하여 이 사건 상가의 관리업무를 수행하였으나, 1997. 7. 1. 구 도소매업진흥법의 폐지와 유통산업발전법(1997. 4. 10. 법률 제5327호로 제정)의 시행에 따라, 1998. 12. 24. 입점상인 2/3 이상의 동의를 얻어 설립된 주양쇼핑시장사업협동조합(이하 '시장조합'이라 한다)이 위 유통산업발전법(1999. 2. 8. 법률 제583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에 따른 대규모점포개설자로서의 지위를 취득하여 위 주양산업의 관리규정과 동일한 내용의 관리규정을 두고 이 사건 상가의 관리업무를 수행하였다.

(4)신청인 허준은 1990. 3. 28.경 위 주양산업과 개설업종이 약국으로 정하여진 위 상가 건물 1017호 점포에 관한 분양계약을 체결하고, 1992. 10.경부터 위 점포에서 약국을 개설하여 영업을 하다가 1994. 8.경부터 신청인 조영준에게 이를 임대하여 현재는 신청인 조영준이 '주양약국'이라는 상호로 약국을 운영하고 있다.

(5)신청외 이문의는 1992. 9. 4.경 위 주양산업과 개설업종이 '구두'로 정하여진 이 사건 점포(1019호)에 관한 분양계약을 체결하였으나, 1993. 10. 23.경 이 사건 점포를 신청외 주남경에게 양도하였고, 위 주남경은 1999. 5.경 이를 제1심 공동피신청인 김종달에게 양도하였는바, 피신청인은 1999. 3. 16.경 대표자인 신청외 안경환이 당시 이 사건 점포의 소유자이던 위 주남경과 이 사건 점포에 관한 임대차계약을 체결하고, 1999. 4. 20. 이 사건 상가의 관리업무를 수행하고 있던 시장조합으로부터 문서(소을 제10호증)로 업종변경을 승인받아 그 무렵부터 이 사건 점포에서 주식회사 도가약국이라는 상호로 약국을 개설하여 운영하고 있는데 위 임대차계약에 의하면 피신청인은 위와 같이 이 사건 점포를 임차함에 있어 이 사건 상가를 관리하고 있던 시장조합과 상가 내에서의 모든 행위는 시장조합의 관리규정에 따르기로 약정하였다.

나. 신청인들의 주장

신청인들은 이 사건 신청원인으로, 피신청인은 소유자로부터 이 사건 점포를 임차하면서 이 사건 상가의 다른 입점자들에 대한 관계에서 최초 분양계약 당시 약정하였던 업종제한 등의 의무를 수인하기로 동의하였으므로 업종제한약정을 준수할 의무가 있는바 피신청인이 일방적으로 신청인들과 동종의 영업으로 변경한 것은 유효성이 없는 것이며, 분양된 점포의 지정업종을 변경할 경우에도 이는 다른 구분소유권의 가치에 영향을 미치므로, 지정업종을 변경하기 위하여는 집합건물의소유및관리에관한법률(이하 '집합건물법'이라 한다)에 따라 소유자총회의 승인은 물론 특정구분소유자 개인의 승낙을 요하는 것인데 피신청인은 위와 같은 업종변경에 대한 적법한 승인이나 동의를 받은 바 없이 이 사건 점포에서 약국영업을 함으로써 동종의 영업을 하고 있는 신청인들의 영업상의 이익이 침해될 우려가 있으므로 그 침해의 배제를 구하기 위하여 피신청인의 약국영업금지를 내용으로 한 가처분결정을 구한다고 주장한다.

다. 판 단

살피건대, 앞서 인정한 사실관계를 종합하면, 이 사건 상가의 수분양자들은 분양계약 당시의 약정과 주양산업의 관리운영규정에서 정한 바에 따라 위 업종제한약정을 준수할 의무가 있다 할 것이고, 구 도소매업진흥법에 따라 이 사건 상가에 관한 시장개설자 또는 시장관리자로서의 자격을 취득하였던 위 주양산업이나, 위 법률이 폐지된 이후에 유통산업발전법에 따라 이 사건 상가의 대규모점포개설자로서의 업무를 수행할 자격을 취득한 시장조합으로서는 위 각 법률에 따라 상거래질서의 확립, 소비자의 보호 및 편익증진, 원활한 상가기능조성 기타 시장의 유지, 관리를 위하여 필요한 사항에 관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 할 것이며, 이에 기하여 마련된 관리규정에서 업종제한조항을 둔 것 역시 위와 같은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합리적인 필요에서 나온 것이라 할 것인데 피신청인도 앞서 본 것과 같이 이 사건 상가양수인과의 임대차계약체결시에 위 관리규정을 따르기로 약정한 이상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에 따른 업종제한약정을 준수할 의무가 있다 할 것인바, 한편 위 업종제한약정에 따르면, 이 사건 상가의 점포분양 당시에 지정된 업종을 변경하기 위하여는 문서로써 위 주양산업의 승인을 얻도록 하고 있으므로 일정한 경우 위 규정에 의한 업종변경이 가능하다 할 것인데, 피신청인은 이 사건 점포의 지정업종이 아닌 약국을 개설·운영함에 있어 당시 이 사건 상가의 대규모점포개설자로서 위 주양산업의 관리규정을 이어받아 관리업무를 수행하고 있었던 시장조합으로부터 1999. 4. 20. 업종변경의 승인을 얻은 사실은 앞에서 본 바와 같으므로, 결국 피신청인의 업종변경행위는 위 업종제한약정에 따른 것이라고 봄이 상당하다 할 것이다.

또한, 위 업종제한약정은 앞서 본 것과 같이 당사자 간의 합의 내지 관리규정으로 정한 것일 뿐이고, 구분소유권과 관련하여 집합건물법에 따라 규약으로 정한 것이라고 볼 아무런 증거가 없으므로, 업종변경을 위한 승인을 얻기 위하여는 당사자 간의 합의 내지 관리규정에서 정한 절차에 따라야 할 것이고, 이와 달리 그 승인행위만을 위 업종제한약정과 분리하여 구분소유자 상호간의 규약을 설정·변경·폐지하는 것으로 보아 집합건물법에서 정한 절차에 의하여야 한다고 볼 수도 없다 할 것이어서, 업종변경승인을 얻기 위하여는 집합건물법에 의한 절차에 따라 소유자총회 또는 신청인들의 승인을 받지 아니하는 한 대항할 수 없다는 취지의 신청인들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할 것이다.

다만, 소비자의 편익을 도모하고 상가의 균형 있는 발전을 위한다는 취지에서 지정업종의 변경을 허용한다 하더라도 다수의 점포가 밀집해 있는 위와 같은 상가에서 그 상거래질서나 상가기능의 원활한 조절을 위하여는 당초 지정된 업종을 변경하여 인근의 점포와 동종의 영업을 할 경우 기존의 점포에 대하여 손해를 가할 염려가 있으므로 위 두 가지의 이익을 비교·형량하여 상가관리의 목적이나 상가의 규모 등에 비추어 기존의 점포에 현저한 손해가 발생하지 아니하는 경우에 그 변경을 허용함이 상당하다 할 것인바, 앞서 나온 각 증거와 소을 제15, 16호증의 1, 2의 각 기재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이 사건 상가건물은 서울시 강동구 명일동의 인구밀집지역에 건축된 지하 4층, 지상 8층의 건물로서 그 중 위 주양산업이 시장개설허가를 받은 부분은 지하 1층 및 지상 1, 2, 3층과 지상 4층 중의 일부인데 그 부분에 설치된 점포는 모두 353개에 달하는 사실, 한편, 이 사건 점포가 위치한 지상 1층에는 106개의 점포가 있는데 그 중 최초분양시에 업종이 약국으로 지정된 점포는 신청인들이 영업하고 있는 정문쪽 1017호 외에 반대편 북문쪽의 1003호가 있었는데 위 1003호는 약국이 아닌 다른 업종으로 변경하여 영업하고 있는 사실, 그 외에도 상당수의 점포가 당초의 지정업종을 변경하여 영업중인 사실 등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위 인정 사실에 나타난 이 사건 상가의 규모, 동종 점포의 수 등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점포에서 피신청인으로 하여금 제화점에서 약국으로 업종을 변경하여 영업하게 하는 것이 신청인들에 대하여 현저한 손해를 가하는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할 것이다.

3. 결 론

그렇다면 신청인들의 이 사건 신청은 그 피보전권리에 대한 소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 할 것이므로 그 피보전권리가 있음을 전제로 한 위 가처분결정은 부당하여 이를 취소하고 신청인들의 이 사건 가처분신청은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여야 할 것인바, 원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 하여 정당하므로 신청인들의 항소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별지 생략]

판사 권남혁(재판장) 김용석 성열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