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갈·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보호감호][공1983.11.1.(715),1544]
재물의 타인성을 오신한 취거행위와 절도죄에 있어서의 범의
절도죄에 있어서 재물의 타인성을 오신하여 그 재물이 자기에게 취득(빌린 것)할 것이 허용된 동일한 물건으로 오인하고 가져온 경우에는 범죄사실에 대한 인식이 있다고 할 수 없으므로 범의가 조각되어 절도죄가 성립하지 아니한다.
피고인겸 피감호청구인
피고인겸 피감호청구인
변호사 김의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광주고등법원에 환송한다.
피고인 겸 피감호청구인(이하 피고인이라고 한다) 및 변호인의 상고이유를 본다.
1. 공갈죄부분에 대하여,
원심판결 및 원심이 유지한 제1심 판결 이유설시의 각 증거를 기록에 대조하여 살펴보면, 원심인정의 제1심 판시 피고인에 대한 범죄사실중 공갈죄 부분의 각 범죄사실을 인정하기에 충분하다 할 것이고 그 인정과정에 논지가 주장하는 바와 같은 채증법칙을 위반한 위법은 찾아볼 수 없으므로 이 부분에 관한 논지는 이유없다.
2.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상습절도) 및 보호감호부분에 대하여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피고인은 그 판시와 같은 상습절도 등의 전과가 여러차례 있는 자로서 다시 " 상습으로 1982.8.3. 23:45경 전북 진안읍 군장리 322 소재 피해자 김옥순 경영의 평원닭집앞 노상에서 그곳 평상위에 있던 동 피해자 소유의 고양이 1마리 싯가 7,000원 상당을 절취하였다는 공소사실을 거시증거에 의하여 유죄로 인정하고, 한편 피고인은 사회보호법 제2조 소정의 보호처분대상자로서 이건 범행을 저질렀으므로 사회보호법 제5조 제1항 제1호 에 해당한다 하여 10년의 보호감호에 처한 제1심 판결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원심이 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함에 취신한 증거들을 기록에 의하여 검토하여 보건대, 피고인은 경찰이래 원심공판정에 이르기까지 피고인이 이건 고양이를 들고 간 것은 사실이지만 절취할 의사로 가져간 것이 아니고 그날 피고인이 다른데서 빌려가지고 있다가 잃어버린 고양이인 줄로 잘못 알고 가져가다가 주인이 자기것이라고 하여 돌려주었을 뿐이라고 일관하여 범의를 부인하고 있고, 이건 피해자라고 하는 김옥순의 제1심 법정에서의 증언과 경찰 및 검찰에서의 증언에 의하면, 피고인이 평상 밑에 있는 고양이를 쓰다듬다가 런닝샤쓰안에 집어넣고 가기에 고양이를 왜 가지고 가느냐고 하니까 아무말도 하지 않고 골목으로 가기에 뒤따라가서 피고인으로부터 고양이를 찾아왔다는 것이고, 목격자라고 하는 김 남호(일명 강양)의 경찰에서의 진술에 의하면 낯모르는 사람이 고양이를 품속에 넣고 가는 것을 보았는데 5분 뒤에 평원닭집 주인들이 고양이를 찾기에 낯모르는 청년이 고양이를 품에 넣고 시장쪽으로 갔다고 알려줘 조금 있다가 주인이 고양이를 찾아왔다는 것이며, 또 다른 목격자인 김영희의 경찰에서의 진술은 피고인이 고양이를 가지고 가는데 평원닭집 주인 김옥순이 따라와서 피고인으로부터 고양이를 찾아가는 것을 보았다는 것인바, 위 김옥순의 진술과 김남호의 진술에는 서로 다른점이 없지 아니하나 어느 진술에 의하더라도 피고인은 이건 고양이를 몰래 가지고 도망하여 행방을 감춘 것은 아니고 다른 사람이 보는 데서 공공연히 가지고 가다가 주인이 나타나서 자기것이라고 하자 그대로 돌려준 사실을 알 수 있고, 한편 원심이 배척하지 아니한 제1심증인 천직세의 법정에서의 증언 및 검찰에서의 진술에 의하면, 동인은 이 사건이 일어나기 몇시간 전에 피고인에게 고양이 1마리를 빌려준 사실이 있었다고 진술하고 있어 피고인의 변소를 뒷받침하고 있는 등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에 피고인이 이건 고양이를 가져간 것은 위 김옥순의 고양이인 줄 알고 절취한 것이라기 보다는 피고인이 잃어버린 고양이로 잘못 알고 가져간 것이라는 피고인의 진술(두 고양이는 외형상 유사하다고 진술하고 있어 그 진부를 가려 사실이 그와 같다면)에 수긍이 가고 그밖에 기록을 정사하여도 피고인이 이건 고양이를 김옥순의 소유인 줄 알고 그 의사에 반한 것임을 알면서 취거한 것이라고 단정할 자료는 없다.
그렇다면 절도죄에 있어서 재물의 타인성을 오신하여 그 재물이 자기에게 취득(빌린 것)할 것이 허용된 동일한 물건으로 오인하고 가져온 경우에는 범죄사실에 대한 인식이 있다고 할 수 없으므로 범의를 조각하여 절도죄가 성립하지 아니한다 할 것이다.
그러함에도 원심이 두 고양이의 유사여부도 확정함이 없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음은 심리를 제대로 하지 아니하고 증거판단을 그르쳐 증거없이 범의를 인정하였거나 절도죄에 있어서 재물의 타인성에 관한 해석을 오해하여 판결결과에 영향을 미쳤다 할 것이니 이 점을 지적하는 논지는 이유있고, 위 이유있는 부분과 원심이 유죄로 인정한 공갈죄와는 실체적 경합범 관계에 있고, 또한 이 사건 보호감호처분은 이건 상습절도의 피고 사건이 유죄임을 전제로 하고 있는 것이므로 결국 원심판결은 모두 파기를 면할 수 없다.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다시 심리케 하고자 사건을 광주고등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