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ta
대법원 2002. 12. 24. 선고 2001다3917 판결

[매매대금][공2003.2.15.(172),437]

판시사항

[1] 기존 원인채무의 지급확보 또는 그 담보를 위하여 발행 또는 교부된 수표를 채권자가 타인에게 양도한 경우, 기존 원인채무가 소멸하기 위한 요건

[2] 부동산 양도인이 양수인으로부터 매매잔대금으로 교부받은 부동산 전득자 발행의 가계수표를 제3자에게 양도하였으나 그 가계수표가 지급거절되자 부동산 전득자가 부정수표단속법에 의한 처벌을 면하기 위하여 제3자에게 대가를 약속하고 이를 회수한 경우, 제3자는 더 이상 부동산 양도인에게 상환청구를 할 수 없게 되어 부동산 양도인은 수표상의 상환의무를 종국적으로 면하였다고 할 것이어서 그 매매잔대금 채권도 소멸하였다고 본 사례

판결요지

[1] 수표가 기존 원인채무의 지급확보를 위하여 또는 그 담보를 위하여 발행 또는 교부된 경우에, 채권자가 그 수표를 유상 또는 무상으로 타인에게 양도하였다고 하더라도 그에 의하여 바로 기존 원인채무가 소멸하는 것이 아니고, 수표를 양도한 채권자가 수표상의 상환의무를 종국적으로 면하게 될 때 비로소 기존 원인채무가 소멸한다고 보아야 한다.

[2] 부동산 양도인이 양수인으로부터 매매잔대금으로 교부받은 부동산 전득자 발행의 가계수표를 제3자에게 양도하였으나 그 가계수표가 지급거절되자 부동산 전득자가 부정수표단속법에 의한 처벌을 면하기 위하여 제3자에게 대가를 약속하고 이를 회수한 경우, 제3자는 더 이상 부동산 양도인에게 상환청구를 할 수 없게 되어 부동산 양도인은 수표상의 상환의무를 종국적으로 면하였다고 할 것이어서 그 매매잔대금 채권도 소멸하였다고 본 사례.

원고(탈퇴)

원고 1

원고(인수참가인),상고인

원고(인수참가인)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홍엽)

피고,피상고인

피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서희종)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원고(인수참가인)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1. 원심은 그 채용 증거에 의하여, 원고는 1997. 10. 29. 피고 등(피고와 소외 1을 말한다.)에게 이 사건 토지 및 건물을 3억 4,700만 원에 매도하고 1998. 4. 15.까지 매매대금으로 합계 292,830,130원을 수령한 다음, 1998. 6. 9. 피고 등과 사이에 매매잔대금 54,169,870원 중 5,400만 원만을 지급받기로 약정한 사실, 원고는 제1심판결 선고 후인 2000. 5. 8. 위 매매잔대금 5,400만 원의 채권을 인수참가인에게 양도하고, 곧이어 피고에게 그 양도통지를 한 사실을 인정한 다음, 피고에 대하여 위 양수금 5,400만 원의 지급을 구하는 인수참가인의 이 사건 청구에 대하여 그 거시 증거들을 종합하여 원고는 피고 등과 이들로부터 이 사건 토지 및 건물을 다시 매수한 소외 2의 요구에 따라 소외 2 앞으로 이 사건 토지 및 건물에 관한 소유권보존등기를 경료해 준 뒤, 피고 등이 원고에게 위 매매잔대금을 지급하지 못하자 1998. 2. 18. 매매잔대금 채권을 보전하기 위하여 피고 소유의 부동산을 가압류한 사실, 그러던 중 피고 등과 소외 2는 1998. 6. 9. 원고와 사이에 앞에서 본 바와 같이 위 매매잔대금을 5,400만 원으로 확정하고, 그 중 4,500만 원에 대하여는 원고가 이 사건 건물 중 지하 단란주점을 소외 2로부터 보증금 4,500만 원에 임차하되, 소외 2에게 위 보증금을 지급하는 대신 피고 등이 원고에게 지급하여야 할 매매대금으로 갈음한 다음, 위 임차기간이 만료된 후 소외 2가 위 보증금을 원고에게 지급하기로 약정하고, 나머지 900만 원에 대하여는 원고가 소외 2로부터 그가 발행한 액면 400만 원 및 500만 원의 가계수표 각 1장을 교부받은 다음, 이 사건 토지 및 건물의 매매잔대금 5,400만 원을 수령하였다는 취지의 영수증을 작성하여 피고에게 교부한 사실, 원고는 그 무렵 소외 2로부터 이 사건 건물 중 지하층을 인도받은 후 이를 소외 3 등에게 전대하여 이들로부터 매월 임료를 수령하면서 이를 점유·관리하여 오는 한편, 1998. 8. 28. 피고 소유 부동산에 대한 위 가압류를 해제해 준 사실, 소외 2는 소외 4, 소외 5가 기존채무 변제조로 원고로부터 양도받은 위 가계수표들이 위 각 발행일에 모두 지급거절되자, 1998. 10. 29. 그 수표금을 분할변제하기로 약정하고 그들로부터 위 가계수표들을 회수한 사실을 인정한 다음, 사실관계가 이와 같다면 적어도 원고의 피고 등에 대한 매매잔대금 중 4,500만 원의 채권은 소외 2에 대한 보증금반환채권으로 대체되어 소멸되었다고 봄이 상당하고, 또한 나머지 900만 원에 대하여는 그 지급을 위하여 원고에게 발행·교부된 위 가계수표들이 제3자에게 양도되었다가 발행인 소외 2에 의하여 회수된 바 있으므로 그 수표금이 지급되었는지 여부에 관계없이 인수참가인은 피고에 대하여 위 잔금 900만 원의 지급을 청구할 수 없다는 이유로 인수참가인의 이 사건 청구를 모두 기각하였다.

2. 기록과 관계 증거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고의 피고에 대한 매매잔대금채권 5,400만 원 중 4,500만 원 부분이 원고와 소외 2 사이에 체결된 임대차에 관한 임대차보증금으로 충당되어 소멸하였다고 한 원심의 인정과 판단은 수긍되고 상고이유가 들고 있는 사정들만으로는 달리 판단할 사유가 된다고 할 수 없으므로 이 부분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없다.

3. 한편, 수표가 기존 원인채무의 지급확보를 위하여 또는 그 담보를 위하여 발행 또는 교부된 경우에, 채권자가 그 수표를 유상 또는 무상으로 타인에게 양도하였다고 하더라도 그에 의하여 바로 기존 원인채무가 소멸하는 것이 아니고, 수표를 양도한 채권자가 수표상의 상환의무를 종국적으로 면하게 될 때 비로소 기존 원인채무가 소멸한다고 보아야 한다 .

기록에 의하면, 원고는 소외 2로부터 이 사건 매매잔대금 중 900만 원의 지급을 위하여 이 사건 수표들을 발행받은 다음 소외 4 등에게 기존채무의 변제를 위하여 이를 양도하게 되었는데, 소외 4 등이 위 수표를 지급기일에 지급장소에서 지급제시한 결과 모두 지급거절되었으나, 위 수표의 발행인인 소외 2는 부정수표단속법에 의한 처벌을 면하기 위하여 1998. 10. 29. 소외 4 등에게 위 부도된 수표금에 관하여 분할변제를 확약하는 채무변제(준소비대차)계약공정증서를 작성하여 준 다음 그들로부터 위 수표들을 모두 회수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사정이 이와 같다면 원고로부터 이 사건 수표를 양도받았던 소외 4 등으로서는 그 부도된 수표를 대가를 약속받고 수표발행인에게 반환함으로써 더 이상 그 전자에 해당하는 원고에게 소구권을 행사하는 등으로 상환청구를 할 수 없게 되었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할 것이므로, 원고는 수표상의 상환의무를 종국적으로 면하였다고 할 것이어서 원고의 피고에 대한 기존 원인채권도 소멸하였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원심이 같은 취지에서 인수참가인은 피고에 대하여 이 사건 매매잔대금 중 위 액면금 상당인 900만 원의 지급을 청구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인수참가인이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바와 같은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으므로 이 부분 상고이유의 주장도 이유 없다.

4.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의 부담으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용우(재판장) 서성 배기원 박재윤(주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