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화등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에 대하여 형의 선고를 유예한다.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사실오인 (실화 부분) 피고인이 이 사건 화재 사고 당일 아침 하천제방의 잡풀을 태운 적은 있으나, 완전히 불을 끈 다음 약 30분 정도 그 자리를 지켜보기까지 하였으므로 더 이상 불씨가 남아있을 수 없어, 피고인의 행위와 이 사건 화재 사이에는 인과관계가 없다.
나. 양형부당 원심의 양형(벌금 200만 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2. 판단
가. 피고인의 사실오인 주장에 관하여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의 과실로 이 사건 화재 사고가 발생하였다고 판단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달리 사실오인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없다.
1) 피고인이 당일 아침 10:00경부터 피고인의 고구마 밭에서 잡풀을 태우는 작업을 하였는데, 피고인이 하천에 불을 놓았던 시간과 이 사건 화재 발생 사이에 시간적 간격이 적다. 2) 이 사건 화재의 목격자들은 화재 당시 피고인의 고구마 밭 아래쪽과 위쪽으로 불길이 번져 있었다고 진술하고 있는데, 당시 바람의 방향, 바람의 세기에 비추어 피고인의 고구마 밭이 발화점으로 보인다.
3) 피고인이 완전히 불을 끄지 않은 채 남아있는 불씨가 번졌을 가능성 외에는 다른 화재가능성이 보이지 않는다. 나. 양형부당 주장에 관하여 1) 피고인의 과실로 발생한 이 사건 화재로 피해자 D가 약 1,000만 원 상당의 손해를 입었고 그럼에도 피해회복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은 점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의 책임이 결코 가볍지 않다.
2 반면 이 사건은 고령인 피고인이 하천의 짧은 구간에서 고구마를 경작하며 생활하던 중 잡초를 태우기 위해 불을 놓게 되었고, 나름대로 소훼를 하려고 했으나 과실로 불길이 번진 사안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