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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06. 8. 24. 선고 2006도3039 판결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횡령)·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배임)·사문서위조·위조사문서행사·범죄수익은닉의규제및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공2006.9.15.(258),1639]

판시사항

[1]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 에 규정된 범죄수익 등의 은닉·가장죄의 객체가 되는 ‘범죄수익’의 의미 및 횡령범행이 기수에 이르지 아니한 상태에서도 그에 의하여 생긴 재산이 위 ‘범죄수익’이 될 수 있는지 여부(소극)

[2] 회사의 대표이사와 경리이사가 변칙회계처리로 법인자금을 인출하여 차명계좌에 입금·관리한 경우, 위 자금의 관리상태 등에 비추어 위 행위만으로 불법영득의사가 명백히 표현되었다고 볼 수 없으므로 위 인출한 법인자금이나 차명계좌에 입금한 자금은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에 정한 ‘범죄수익’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본 사례

[3] 피고인이 양형부당만을 항소이유로 삼았다가 항소심에서 사실오인이나 법리오해를 주장한 경우 항소심이 양형부당에 관하여만 판단하는 것이 정당한지 여부(한정 적극)

판결요지

[1]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 에 규정된 범죄수익 등의 은닉·가장죄의 객체가 되는 ‘범죄수익’은 같은 법 제2조 제2호 (가)목 의 “중대범죄의 범죄행위에 의하여 생긴 재산 또는 그 범죄행위의 보수로서 얻은 재산”을 의미하는 것으로서, 당해 중대범죄의 범죄행위가 기수에 이르러 ‘범죄행위에 의하여 생긴 재산’이라는 범죄의 객체가 특정 가능한 상태에 이르러야 비로소 위 법조 소정의 ‘범죄수익’이라 할 수 있으므로, 업무상 횡령죄가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 에 해당하여 중대범죄인 경우에 있어서는, 업무상 횡령죄가 기수에 이르러야만 비로소 그 횡령행위에 의하여 생긴 재산을 범죄수익이라고 할 수 있고, 아직 기수에 이르지 아니한 상태에서는 위 법조에 정한 ‘범죄수익’이라고 할 수 없다.

[2] 회사의 대표이사와 경리이사가 변칙회계처리로 법인자금을 인출하여 차명계좌에 입금·관리한 경우, 위 자금의 관리상태 등에 비추어 위 행위만으로 불법영득의사가 명백히 표현되었다고 볼 수 없으므로 위 인출한 법인자금이나 차명계좌에 입금한 자금은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에 정한 ‘범죄수익’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본 사례.

[3] 피고인이 양형부당을 항소이유로 삼았다가 항소심 공판정에서 사실오인이나 법리오해를 주장하였다 하더라도 그 주장이 이유 없어 판결에 영향을 미치지 아니한 경우라면, 항소심이 사실오인이나 법리오해의 점에 대하여 따로 판단하지 아니하고 양형부당의 점에 관하여만 판단한 것은 정당하다.

참조판례
피 고 인

피고인 1외 1인

상 고 인

피고인 및 검사

변 호 인

법무법인 세종 담당변호사 서성외 2인

주문

검사와 피고인 2의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각 상고이유를 본다.

1. 검사의 상고에 대하여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하 ‘범죄수익법’이라 한다) 제3조 에 규정된 범죄수익 등의 은닉·가장죄의 객체가 되는 ‘범죄수익’이라 함은 범죄수익법 제2조 제2호 (가)목 의 “중대범죄의 범죄행위에 의하여 생긴 재산 또는 그 범죄행위의 보수로서 얻은 재산”을 의미하는 것으로, 당해 중대범죄의 범죄행위가 기수에 이르러 ‘범죄행위에 의하여 생긴 재산’이라는 범죄의 객체가 특정 가능한 상태에 이르러야 비로소 위 법조 소정의 ‘범죄수익’이라 할 수 있을 것이므로,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 의 중대범죄의 경우에 있어서는, 업무상 횡령죄가 기수에 이르러야만 비로소 그 횡령행위에 의하여 생긴 재산을 범죄수익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고, 아직 기수에 이르지 아니한 상태에서는 위 법조 소정의 ‘범죄수익’이라고 할 수 없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리고 업무상 횡령죄에 있어서의 횡령행위란 불법영득의사를 실현하는 일체의 행위를 말하는 것으로서 불법영득의사가 외부에 인식될 수 있는 객관적 행위가 있을 때 횡령죄가 성립하는 것이며( 대법원 2004. 12. 9. 선고 2004도5904 판결 참조), 불법영득의사라 함은 자기 또는 제3자의 이익을 꾀할 목적으로 업무상의 임무에 위배하여 자신이 보관하는 타인의 재물을 자기의 소유인 것 같이 사실상 또는 법률상 처분하는 의사를 말하며, 불법영득의사를 실현하는 행위로서의 횡령행위가 있었다는 점은 검사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의 확신을 생기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엄격한 증거에 의하여 입증하여야 하고, 이와 같은 증거가 없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고 할 것이다( 대법원 1998. 2. 13. 선고 97도1962 판결 참조).

돌이켜 이 사건에서 기록을 검토하여 보건대, 만일 피고인 2가 피고인 1 등과 공모하여 공소외 1 주식회사(이하 ‘ 공소외 1 회사’이라 한다)의 계좌에서 변칙회계처리를 통하여 자금을 인출하여 차명계좌에 보관하는 등의 방법으로 비자금을 조성한 행위가 애초부터 공소외 1 회사를 위한 목적이 아니라 위 피고인들이 법인의 자금을 빼내어 개인적으로 착복할 목적으로 행하여졌음이 명백히 밝혀진 경우라면 그 조성행위 자체로써 불법영득의사를 실현한 것으로 인정할 수 있을 것이지만, 이 사건에서는 비자금 조성의 주재자가 공소외 1 회사의 대표이사인 피고인 1이고 위 피고인 1이 비자금의 집행을 최종적으로 관리 및 결재하였으므로 그 자금은 여전히 법인의 관리하에 있는 것으로 볼 여지가 충분하다고 보이는 점, 동일한 수법으로 조성된 비자금 중 상당 부분은 그 사용처를 알 수 없거나 피고인들이 개인적으로 사용하였다는 증거가 부족하여 결국, 위 부분은 공소제기된 횡령액에 포함되지 아니한 점 등 원심이 인정한 제반 사정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들이 공소외 1 회사의 자금을 인출하여 차명계좌에 보관한 행위가 그 인출금을 법인의 자금으로 별도 관리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불법영득의사의 실행으로 한 것이라고 인정할 수 있을 만큼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입증되었다고 보기는 부족하고, 공소제기된 바와 같은 용도로 그 일부를 개인적으로 사용함으로써 불법영득의사가 명백히 표현되었다고 볼 것이어서 그 구체적인 사용시에 비로소 횡령행위가 기수에 이르렀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하겠다.

그렇다면 원심이 같은 취지에서, 피고인들이 변칙회계처리를 거쳐 인출한 공소외 1 회사의 자금이나 이를 차명계좌에 입금하여 관리중인 자금은 아직 횡령의 범죄행위가 성립되기 이전 단계의 것으로서 범죄수익법에 정한 ‘범죄수익’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그 비자금 조성과정에서 피고인들이 현금을 수표로 교체발행하거나 차명계좌 사이에서 계좌이체를 한 행위를 범죄수익법 제3조 제1항 제2호 , 제3호 소정의 범죄수익의 가장·은닉죄로 의율한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라고 판단한 조치는 정당하고, 거기에 검사가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바와 같이 범죄수익법 또는 횡령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였거나 사실을 오인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나아가 원심의 조치는 이 사건 범죄수익법 위반죄의 공소사실 전체에 공통되는 전제로서 위와 같이 조성된 비자금이 ‘범죄수익’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는 판단을 통하여, 개개의 공소사실이 모두 범죄수익에 해당할 수 없어 무죄임을 법리적으로 판시한 것이므로, 원심이 개개의 공소사실에 대하여 별도의 판단을 하지 아니함으로써 판단유탈의 위법을 범하였다는 상고이유의 주장도 받아들일 수 없다.

2. 피고인 2의 상고에 대하여

항소법원은 판결에 영향을 미친 사유에 관하여는 항소이유서에 포함되지 아니한 경우에도 직권으로 심판할 수 있다고 할 것이지만, 이 사건에서처럼 피고인이 양형부당만을 항소이유로 삼았다가 항소심 공판정에서 사실오인이나 법리오해를 주장하였다 하더라도 그 주장이 이유 없어 판결에 영향을 미치지 아니한 경우라면, 항소심이 사실오인이나 법리오해의 점에 대하여 따로 판단하지 아니하고 양형부당의 점에 관하여만 판단한 것은 정당하다 할 것이다 ( 대법원 1996. 11. 8. 선고 96도2076 판결 참조).

이 사건에서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 2의 변호인은 원심 공판정에서 애초에 항소이유로 삼지 않았던 법리오해 및 사실오인 주장을 하면서 일부 무죄라는 취지의 변론을 하였고, 피고인 2는 상고이유로서 원심이 위 법리오해 및 사실오인 주장에 대한 판단을 유탈한 위법을 범하였다면서 원심에서의 변호인의 주장과 비슷한 법리오해 내지 사실오인 주장을 상고이유로 내세우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제1심과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을 토대로 위 각 상고이유의 주장을 검토하여 보건대, ① 회사의 업무를 위하여 사용한 것이라고 다투는 소위 리베이트(판촉비) 명목으로 사용하여 횡령하였다고 공소제기된 부분은, 그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공소외 1 회사의 법인자금이 현금으로 출금된 사실은 기록상 명백하고 피고인 2도 이를 자신이 사용하였음을 인정하면서도 그 사용처를 제대로 설명하지 못함은 물론 그 사용에 대한 증빙도 전혀 제시하지 못하고 있으므로, 그 돈을 리베이트로 사용하였다는 공소사실은 피고인의 변소대로 횡령액의 사용처를 기재한 데 불과할 뿐 결국, 피고인 2가 이를 불법영득의 의사로써 횡령한 것이라고 추단할 수 있고( 대법원 2002. 7. 26. 선고 2001도5459 판결 참조), ② 공소외 1 회사의 계열회사인 공소외 2 주식회사의 부도를 막기 위하여 위 회사에 대한 임차보증금채권을 매입하였으니 역시 회사의 업무를 위하여 사용한 것이라고 다투는 부분은, 피고인들 스스로 공소외 1 회사가 화의가 인가된 법인으로서 그 부채를 갚기 전에는 정식회계 처리를 통하여 계열사 지원을 할 수 없어 비자금을 조성하여 이를 매수하였음을 자인하고 있는 만큼, 그 목적이 회사를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자신들의 경영권 유지라는 개인적인 이해관계를 위한 것이라고 봄이 상당하므로 역시 횡령죄의 죄책을 면할 수 없다고 할 것이며, ③ 피고인 2가 관여한 바 없다고 다투는 공소외 3 명의로 공소외 2 주식회사의 주식을 취득하였다는 부분은, 피고인 2의 처 공소외 4의 통장에서 공소외 3의 계좌로 1억 원이 입금되었다가 그 돈이 주식취득자금으로 사용되는 등 그 자금조성에 피고인 2가 관여되어 있음이 기록상 명백할 뿐 아니라, 피고인 2도 수사기관에서 그 자금조성경위와 주식취득 경위에 대하여 자세히 진술하여 자백하였고, 공모공동정범으로 공소제기된 피고인 1도 이 부분 범행을 모두 자백하고 있고, ④ 외관상으로는 공소외 1 회사의 자금이 피고인 2나 그 가족에게 입금된 것으로 보이더라도 사실은 자금세탁을 위하여 피고인 2의 개인자금으로 먼저 법인의 용도에 사용하고 나중에 법인의 자금을 대위변제받은 것이지 개인적으로 유용한 것이 아니라고 다투는 부분은, 피고인 2의 주장과 같이 피고인 2의 개인자금이 법인을 위하여 사용되었다는 점이나 피고인 2나 가족들에게 이 사건 횡령행위 이전부터 수십억 원의 자력이 있었다는 점을 뒷받침할 객관적 자료가 전혀 없어 피고인 2의 변소를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으므로, 결국 피고인 2가 법리오해 내지 사실오인을 다투는 이 사건 각 횡령의 공소사실은 모두 법리적으로도 정당하고 그 유죄의 입증도 충분함을 넉넉히 인정할 수 있다.

그렇다면 원심이 같은 취지에서, 피고인 2의 판시 업무상 횡령으로 인한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죄의 범행을 모두 유죄로 인정한 제1심판결에 영향을 미친 법리오해나 사실오인의 위법이 없다고 보아 양형부당의 점에 대해서만 판단한 조치는 정당하고, 거기에 피고인 2가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바와 같은 판단유탈, 횡령죄의 법리오해, 채증법칙 위배로 인한 사실오인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3. 결 론

그러므로 검사와 피고인 2의 상고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전수안(재판장) 고현철 양승태(주심) 김지형

심급 사건
-서울중앙지방법원 2005.12.8.선고 2005고합8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