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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05. 3. 24. 선고 2003다5535 판결

[손해배상(기)][공2005.5.1.(225),633]

판시사항

[1] 선하증권의 소지인이 운송물을 수령하지 않고 선하증권을 발행한 운송인에 대하여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지 여부(적극)

[2] 은행이 수출환어음과 함께 매입한 선하증권이 운송물을 수령하지 않고 발행된 것으로 무효인 경우, 은행이 선하증권의 소지인으로서 입은 손해의 발생 원인

판결요지

[1] 선하증권은 운송물의 인도청구권을 표창하는 유가증권인바, 이는 운송계약에 기하여 작성되는 유인증권으로 상법은 운송인이 송하인으로부터 실제로 운송물을 수령 또는 선적하고 있는 것을 유효한 선하증권 성립의 전제조건으로 삼고 있으므로 운송물을 수령 또는 선적하지 아니하였는데도 발행된 선하증권은 원인과 요건을 구비하지 못하여 목적물의 흠결이 있는 것으로서 무효라고 봄이 상당하고, 이러한 경우 선하증권의 소지인은 운송물을 수령하지 않고 선하증권을 발행한 운송인에 대하여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2] 은행이 비록 수출환어음과 함께 선하증권을 매입하였다고 하더라도 선하증권이 운송물을 수령하지 않고 발행된 선하증권으로 무효인 경우, 은행이 선하증권의 소지인으로서 입은 손해는 반드시 그 수출환어음의 지급거절로 인하여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경우에 따라서는 선하증권이 담보로서의 가치가 없는 것으로 됨으로써 발생할 수도 있다.

원고,상고인

한국수출보험공사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광장 담당변호사 윤용석 외 5인)

피고,피상고인

대일해운항공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김신앤드유 담당변호사 유록상 외 4인)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원심은 피고가 이 사건 선하증권을 발행한 데에 아무런 과실이 없고, 또 원고의 손해는 계약관계 부존재를 이유로 한 수출환어음의 지급거절로 인한 것이고, 그 손해는 이 사건 선하증권의 선적일자와 선박명이 실제와 달리 기재된 것과 인과관계가 없다는 이유로 원고의 이 사건 청구를 기각한 제1심을 유지하였다.

그러나 원심의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수긍하기 어렵다.

선하증권은 운송물의 인도청구권을 표창하는 유가증권인바, 이는 운송계약에 기하여 작성되는 유인증권으로 상법은 운송인이 송하인으로부터 실제로 운송물을 수령 또는 선적하고 있는 것을 유효한 선하증권 성립의 전제조건으로 삼고 있으므로 운송물을 수령 또는 선적하지 아니하였는데도 발행된 선하증권은 원인과 요건을 구비하지 못하여 목적물의 흠결이 있는 것으로서 무효라고 봄이 상당하고, 이러한 경우 선하증권의 소지인은 운송물을 수령하지 않고 선하증권을 발행한 운송인에 대하여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할 것이다.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 사건 선하증권이 2000. 6. 9. 발행되었으나, 실제 선적일은 2000. 6. 24.이라는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고, 원심이 인용한 제1심이 채택한 갑 제9호증의 1(확인서)에는 피고가 선적하였다고 주장하는 컨테이너(번호 생략)가 소외인의 공장에서 2000. 6. 14. 출고되었다고 기재되어 있어 이 사건 선하증권은 운송물을 수령하지 않고 발행된 것으로 볼 여지가 있으므로 원심으로서는 피고가 선하증권을 발행할 때에 운송물인 이 사건 컨테이너를 인도받았는지에 관하여 심리·판단하여야 함에도 이를 심리하지 아니한 채 피고가 이 사건 선하증권을 발행한 데에 아무런 과실이 없다고 판단하였는바, 원심은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였거나 채증법칙에 위배하여 사실을 오인함으로써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또, 소외 은행이 비록 수출환어음과 함께 이 사건 선하증권을 매입하였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선하증권이 운송물을 수령하지 않고 발행된 선하증권으로 무효인 경우 소외 은행이 선하증권의 소지인으로서 입은 손해는 반드시 그 수출환어음의 지급거절로 인하여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경우에 따라서는 선하증권이 담보로서의 가치가 없는 것으로 됨으로써 발생할 수도 있다 할 것이고, 원고도 이 사건 선하증권으로 인한 손해는 운송물을 수령하지 않고 발행된 선하증권이라면 소외 은행이 수출환어음과 함께 매입하지 않았을 것이어서 그 매입대금 상당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므로, 원심은 운송품을 수령하지 않고 발행된 선하증권을 취득한 소지인의 손해에 관해서도 더 심리·판단하여야 할 것인데도 소외 은행이 입은 손해는 수출환어음의 지급거절로 인한 손해라고 단정하고, 이 점에 관하여 심리·판단하지 아니한 채 이 사건 선하증권의 사실과 다른 선적일과 선박명의 기재는 소외 은행의 손해와 인과관계가 없다고 판단하였는바, 원심의 선하증권의 소지인의 손해에 관한 위와 같은 법리오해도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 할 것이다.

그러므로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의 주장을 받아들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이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관여 대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강신욱(재판장) 윤재식 고현철 김영란(주심)

심급 사건
-서울고등법원 2002.12.13.선고 2002나25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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