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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동부지방법원 2017.4.21. 선고 2016가합109244 판결

해고무효확인

사건

2016가합109244 해고무효확인

원고

A

피고

주식회사 B

변론종결

2017. 3. 17.

판결선고

2017. 4. 21.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한 2016. 6. 27.자 해고는 무효임을 확인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17,696,070원을 지급하고, 2016. 6. 28.부터 원고가 복직하는 날까지 매월 말 5,898,690원 및 이에 대하여 각 채무발생일로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5%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이유

1. 기초사실

가. 원고는 1983. 2. 1. C에 합병되기 전의 D에 입사한 이래 C을 거쳐 2013. 9. 2.부터 피고의 경영지원본부장으로 근무하면서 주식회사 E(이하 'E'이라 한다)에 파견되어 피고와 E의 합병에 따른 IT통합 총괄업무를 담당하였다. 원고는 그 과정에서 주식회사 F(이하 'F'라고 한다)의 부탁을 받고, 2013. 10. 25, F가 피고의 IT통합시스템 구축사업을 담당하는 주식회사 G과 사이에 개발용역계약을 체결할 수 있도록 도와준 후, 2014. 1. 27. F로부터 그에 대한 사례비로 900만 원을 교부받았다(이하 '이 사건 비위행위'라고 한다). 피고는 2014. 10. 29. 원고에 대하여 이 사건 비위행위를 이유로 정직 6개월의 징계를 내렸다.

나. 원고는 2015. 10. 22. 이 사건 비위행위로 인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수재 등)으로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 및 벌금 1,000만 원의 판결을 선고받았고, 2016. 4. 1. 항소기각 판결이, 2016. 6. 23. 상고기각 판결이 각 선고됨으로써 위 유죄판결(이하 '이 사건 확정판결'이라 한다)이 확정되었다.

다. 피고는 2016. 6. 23. 인사위원회를 열어 원고에 대하여 '형사상의 범죄로 금고 이상의 유죄판결이 확정되었다'는 이유로 피고의 취업규칙 제38조, 인사규정 제32조 제1항 제3호에 따라 당연면직(이하 '이 사건 당연면직'이라 한다)을 의결하고, 2016. 6. 27. 원고에게 이를 통지하였다.

라. 피고의 취업규칙 제38조는 '직원의 면직은 의원퇴직, 정년면직, 당연면직 및 징계면직으로 구분하며, 면직관련 세부사항은 인사규정 등 별도로 정하는 바에 따른다'고 규정하고 있고, 인사규정 제32조 제1항은 '당연면직은 직원이 다음 각 호의 1에 해당하는 경우에 면직함을 말한다'고 하면서 제3호로 '형사상의 범죄로 금고 이상의 유죄판결이 확정되었을 때'를 규정하고 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1 내지 8호증의 각 기재(가지번호 있는 것은 이를 포함한다. 이하 같다),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법원의 판단

가. 원고의 주장

이 사건 당연면직은 아래와 같은 이유로 무효이므로, 피고를 상대로 그 무효확인을 구함과 아울러 당연면직일 다음날부터 복직일까지의 임금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한다.

1) 피고의 인사규정 제32조 제1항 제3호에서 당연면직사유로 규정하고 있는 '형사상의 범죄로 금고 이상의 유죄판결이 확정되었을 때'라 함은, 근로자가 현실적으로 장기간 근로를 제공하는 것이 불가능한 '실형의 유죄판결'만을 말하는 것이므로, 이 사건 확정판결은 위 당연면직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 따라서 이 사건 당연면직은 징계해고에 해당하므로 적법한 징계절차를 거쳐야 하나, 원고에 대하여 이러한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

2) 설령 징계해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당연퇴직사유가 징계사유로도 중복하여 규정되어 있는 경우에는 별도로 징계절차를 거쳐야 하는데, 위 당연면직사유는 피고의 인사운영지침 제121조 제1호 나목에서 징계사유로도 중복하여 규정되어 있음에도 원고에 대하여 적법한 징계절차를 거치지 않았다.

3) 또한,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이 사건 비위행위를 이유로 정직 6개월의 징계에 이어 이 사건 당연면직을 한 것은 이중징계에 해당한다.

나. 이 사건 확정판결이 당연면직 사유에 해당하는지 여부

1) 단체협약 등에서 해고사유로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되었을 때'라는 규정을 두고 있는 취지는, 통상 그러한 유죄판결로 인하여 근로자의 기본적인 의무인 근로제공의무를 이행할 수 없는 상태가 장기화되어 근로계약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게 되었기 때문일 뿐 아니라, 기업 내의 다른 종업원과의 신뢰관계나 인간관계가 손상되어 직장질서의 유지를 저해하거나, 당해 근로자의 지위나 범죄행위의 내용 여하에 따라서는 회사의 명예와 신용을 심히 훼손하거나 거래관계에까지 악영향을 미치게 되고, 또 사용자와 근로자 간의 신뢰관계가 상실됨으로써 근로관계의 유지가 기대될 수 없기 때문이므로, 여기서의 '금고 이상의 형'이 반드시 실형만을 의미한다고 단정하여서는 안 되며, 그 의미는 규정의 취지나 다른 면직사유의 내용 등에 비추어 합리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8. 9. 25. 선고 2006두18423 판결 등 참조),

2) 갑 6 내지 8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해 보면, 피고의 인사규정 제32조 제1항 제3호에서 말하는 '금고 이상의 유죄판결'에는 교통사고 범죄 이외에는 징역형의 집행유예 판결이 포함되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가) 피고의 인사규정 제32조 제1항은 당연면직사유로 '근로자의 사망, 신체의 장애 또는 정신질환' 등과 같이 성질상 근로자의 근로 제공이 불가능한 경우뿐만 아니라, '무단결근, 휴직 중 불미한 소행, 허가 없는 겸업 또는 영리법인의 임·직원 취임, 회사에 대한 변상의무 불이행' 등과 같이 직장질서 유지를 저해하거나 회사의 명예와 신용을 심히 훼손하는 경우 등도 함께 규정하고 있다.

나) 피고의 인사규정 제32조 제1항 제3호는 단서 조항에서 '교통사고로 인한 형사상의 범죄로 집행유예 이하의 판결을 받았을 때'를 당연면직사유에서 제외하도록 규정함으로써, 그 이외에는 집행유예판결도 포함됨을 당연한 전제로 하고 있다.

다) 피고의 인사운영지침 제8조 제4호는 채용결격사유 중 하나로 '금고 이상의 형을 받고 그 집행유예기간이 완료된 날로부터 2년을 경과하지 아니한 자'를 규정하고 있고, 인사규정 제32조 제1항 제5호는 당연면직사유 중 하나로 '수습기간 중 채용상의 결격사유가 발생하였을 때'를 규정하고 있다.

라) 피고의 직원이 재직 중 범죄행위로 인해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되었다는 사정 자체만으로도 피고 및 다른 근로자와의 신뢰 관계, 특히 금융회사로서 중시되는 대외적 이미지와 신용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고, 반면에 상대적으로 직장질서 또는 회사의 명예와 관련성이 적은 교통사고 범죄의 경우에는 인사규정 제32조 제1항 제3호 단서에서 당연면직사유의 예외로 규정하고 있다.

다. 당연면직사유가 징계사유로도 중복하여 규정되어 있는지 여부

1) 취업규칙 등에 면직처분과 징계처분이 따로 규정되어 있으면서도, 면직처분에 관하여는 일반의 징계처분과 달리 아무런 절차규정도 두고 있지 아니하고 그 면직사유가 동일하게 징계사유로 규정되어 있는 것도 아니라면, 사용자가 면직처분을 함에 있어 일반의 징계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할 수 없고, 이는 면직사유가 실질적으로 징계사유로 보여지는 경우에도 달리 해석할 것은 아니다(대법원 2000. 6. 23. 선고 99두4235 판결 등 참조).

2) 을 2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피고의 인사규정 제29조는 근로자의 면직을 '당연면직, 의원면직, 정년면직, 징계면직으로 구분하면서, 당연면직의 경우 제32조 제2항에서 인사위원회의 의결을 거치도록 하고 있을 뿐 징계절차를 준용하는 등의 규정을 두고 있지는 않다.

또한, 을 2, 3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이 사건 당연면직은 '형사상의 범죄로 금고 이상의 유죄판결이 확정되었을 때'를 이유로 한 것인 반면, 피고의 인사운영지침 제121조 제1호 나목에서 정하고 있는 징계사유는 '횡령, 배임, 절도, 업무와 관련한 금품수수 등 범죄행위를 한 경우'라고만 규정하고 있어 그 사유를 달리하므로, '당연퇴직사유가 징계사유로도 중복하여 규정되어 있는 경우'에 해당하지도 않는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일 수 없다.

라. 이중징계에 해당하는지 여부

판결에 의하여 집행유예 이상의 형이 확정되었음을 이유로 한 이 사건 당연면직은 이 사건 비위행위에 대하여 내린 징벌적 제재인 정직 6개월의 징계처분과 그 성질을 달리하는 것이므로, 이 사건 당연면직이 이중징계에 해당하여 이중처벌금지원칙을 위반한 것이라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05. 4. 15. 선고 2003두12639 판결 참조). 원고의 이 부분 주장 역시 받아들일 수 없다.

3. 결론

따라서 이 사건 당연면직은 유효하므로, 원고의 청구는 나아가 다른 점에 관하여 살펴볼 필요 없이 모두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한다.

판사

재판장 판사 송경근

판사 김재은

판사 민규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