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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24. 1. 4. 선고 2023다252162 판결

[약정금][공2024상,366]

판시사항

[1] 중개업자가 일방 당사자의 의뢰로 중개대상물의 매매 등을 알선하는 경우가 공인중개사법 제2조 제1호 에서 정한 ‘중개’에 포함되는지 여부(적극) 및 공인중개사가 중개업무를 의뢰하지 않은 거래당사자로부터 중개보수를 지급받을 수 있는지 여부(원칙적 소극)

[2] 공인중개사의 중개대상물에 관한 확인·설명의무의 대상(=중개의뢰인) 및 중개의뢰인이 아닌 거래당사자가 ‘중개대상물 확인·설명서’에 기명·날인을 한 경우, ‘중개보수 등에 관한 사항’란에 기재된 바와 같이 중개수수료를 지급하기로 하는 약정에 관한 의사표시라고 단정할 수 있는지 여부(소극)

판결요지

[1] 공인중개사법 제2조 제1호 는 ‘중개’에 관하여 “ 제3조 의 규정에 의한 중개대상물에 대하여 거래당사자 간의 매매·교환·임대차 기타 권리의 득실변경에 관한 행위를 알선하는 것”이라고 정하였다. 이러한 ‘중개’에는 중개업자가 거래의 쌍방 당사자로부터 중개의뢰를 받은 경우뿐만 아니라 일방 당사자의 의뢰로 중개대상물의 매매 등을 알선하는 경우도 포함된다.

공인중개사법 제32조 제1항 본문은 “개업공인중개사는 중개업무에 관하여 중개의뢰인으로부터 소정의 보수를 받는다.”라고 정하였으므로, 공인중개사가 중개대상물에 대하여 거래당사자 간의 매매·교환·임대차 기타 권리의 득실변경을 알선하는 행위를 하였더라도, 해당 중개업무를 의뢰하지 않은 거래당사자로부터는 별도의 지급 약정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칙적으로 중개보수를 지급받을 수 없다.

[2] 공인중개사법 제25조 제1항 에서 정한 공인중개사의 중개대상물에 관한 확인·설명의무는 해당 중개대상물에 관한 권리를 취득하고자 하는 중개의뢰인에 대하여 인정되는 것이므로, 공인중개사가 공인중개사법 제25조 공인중개사법 시행령 제21조 에 따라 작성한 ‘중개대상물 확인·설명서’의 직접적인 대상자 역시 해당 중개대상물에 관한 권리를 취득하고자 하는 중개의뢰인에 한정된다. 따라서 공인중개사법 시행령 제21조 제1항 제3호 에서 공인중개사가 공인중개사법 제25조 제1항 에 따라 확인·설명할 사항 중 ‘중개보수 및 산출내역’을 명시한 것도 중개의뢰인과의 관계에서만 의미를 가지고, 비록 공인중개사법 시행령 제21조 제3항 이 공인중개사로 하여금 중개의뢰인이 아닌 거래당사자에게도 위 서면을 교부할 의무를 부과하였지만, 이는 행정적 목적을 위해 공인중개사에게 부과한 의무일 뿐 공인중개사의 중개대상물에 관한 확인·설명의무의 대상을 중개의뢰인이 아닌 거래당사자에 대해서까지 확대하는 취지라고 볼 수는 없다. 그러므로 중개의뢰인이 아닌 거래당사자가 ‘중개대상물 확인·설명서’에 기명·날인을 하였더라도, 이는 공인중개사로부터 ‘중개대상물 확인·설명서’를 수령한 사실을 확인하는 의미에 불과할 뿐 ‘중개보수 등에 관한 사항’란에 기재된 바와 같이 중개수수료를 지급하기로 하는 약정에 관한 의사표시라고 단정할 수 없다.

원고,피상고인

원고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서휘 담당변호사 김익현 외 1인)

피고,상고인

피고 1 외 5인(피고 5, 6은 미성년자이므로 법정대리인 친권자 부 피고 3, 모 피고 4)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케이원챔버 담당변호사 김진국 외 1인)

원심판결

서울중앙지법 2023. 6. 15. 선고 2022나67014 판결

주문

원심판결 중 피고들 패소 부분을 모두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관련 법리

가. 공인중개사법 제2조 제1호 는 ‘중개’에 관하여 “ 제3조 의 규정에 의한 중개대상물에 대하여 거래당사자 간의 매매·교환·임대차 기타 권리의 득실변경에 관한 행위를 알선하는 것”이라고 정하였다. 이러한 ‘중개’에는 중개업자가 거래의 쌍방 당사자로부터 중개의뢰를 받은 경우뿐만 아니라 일방 당사자의 의뢰로 중개대상물의 매매 등을 알선하는 경우도 포함된다 ( 대법원 1995. 9. 29. 선고 94다47261 판결 , 대법원 2021. 7. 29. 선고 2017다243723 판결 등 참조).

공인중개사법 제32조 제1항 본문은 “개업공인중개사는 중개업무에 관하여 중개의뢰인으로부터 소정의 보수를 받는다.”라고 정하였으므로, 공인중개사가 중개대상물에 대하여 거래당사자 간의 매매·교환·임대차 기타 권리의 득실변경을 알선하는 행위를 하였더라도, 해당 중개업무를 의뢰하지 않은 거래당사자로부터는 별도의 지급 약정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칙적으로 중개보수를 지급받을 수 없다 .

나. 공인중개사법 제25조 제1항 에서 정한 공인중개사의 중개대상물에 관한 확인·설명의무는 해당 중개대상물에 관한 권리를 취득하고자 하는 중개의뢰인에 대하여 인정되는 것이므로, 공인중개사가 공인중개사법 제25조 공인중개사법 시행령 제21조 에 따라 작성한 ‘중개대상물 확인·설명서’의 직접적인 대상자 역시 해당 중개대상물에 관한 권리를 취득하고자 하는 중개의뢰인에 한정된다. 따라서 공인중개사법 시행령 제21조 제1항 제3호 에서 공인중개사가 공인중개사법 제25조 제1항 에 따라 확인·설명할 사항 중 ‘중개보수 및 산출내역’을 명시한 것도 중개의뢰인과의 관계에서만 의미를 가지고, 비록 공인중개사법 시행령 제21조 제3항 이 공인중개사로 하여금 중개의뢰인이 아닌 거래당사자에게도 위 서면을 교부할 의무를 부과하였지만, 이는 행정적 목적을 위해 공인중개사에게 부과한 의무일 뿐 공인중개사의 중개대상물에 관한 확인·설명의무의 대상을 중개의뢰인이 아닌 거래당사자에 대해서까지 확대하는 취지라고 볼 수는 없다. 그러므로 중개의뢰인이 아닌 거래당사자가 ‘중개대상물 확인·설명서’에 기명·날인을 하였더라도, 이는 공인중개사로부터 ‘중개대상물 확인·설명서’를 수령한 사실을 확인하는 의미에 불과할 뿐 ‘중개보수 등에 관한 사항’란에 기재된 바와 같이 중개수수료를 지급하기로 하는 약정에 관한 의사표시라고 단정할 수 없다 .

2. 원심 판단

가. 원고가 피고들로부터 이 사건 임대차계약의 중개를 의뢰받았다고 인정할 만한 직접적인 증거는 없다.

나. 중개를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목적물과 거래상대방을 소개하고 거래당사자 쌍방의 의사를 조정·전달하는 행위가 필요한데, 목적물과 거래상대방을 소개하는 단계에서는 일방만을 중개하면 충분하지만 그 단계가 지나면 필수적으로 쌍방 모두를 위하여 거래조건 등에 대한 의사를 전달하거나 조정하는 역할을 하는 사람이 필요하다. 중개인이 거래 쌍방에 각각 따로 존재할 경우에는 각 중개인은 중개의뢰를 받은 쪽 당사자만을 위하여 중개하면 충분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비록 한쪽으로부터만 명시적으로 중개의뢰를 받았다 하더라도 앞서 본 바와 같은 중개업무의 특성상 부분적으로는 명시적으로 중개의뢰를 받지 않은 쪽의 중개업무도 간접적으로 수행하여야 한다. 이 경우 중개수수료 지급 문제에 있어서는 중개를 명시적으로 의뢰하지 않은 거래당사자라 할지라도 중개수수료를 지급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명백히 표시하지 않는 한 중개수수료 지급의무를 부담한다.

다. 원고와 피고들 사이에는 중개대상물 확인·설명서의 ‘중개보수 등에 관한 사항’란에 기재된 바와 같이 중개수수료를 지급하기로 하는 약정이 성립하였으므로, 피고들은 원고에게 중개수수료를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대법원 판단

가. 원심판결 이유를 위 법리 및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들의 중개수수료 지급의무를 인정한 원심의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수긍할 수 없다.

1) 공인중개사인 원고의 중개행위는 이 사건 건물에 관한 임대차계약의 체결에 관한 알선 행위인데, 그 과정에서 임차인으로부터 중개의뢰를 받은 사실에 관하여는 다툼이 없다. 즉, 원고가 임차인으로부터 중개의뢰를 받아 이 사건 임대차계약의 체결에 관한 알선 행위를 하게 된 것으로, 그 과정에서 거래당사자 쌍방의 의사를 조정·전달하는 행위를 하였다고 하여 그것만으로 임대인인 피고들의 중개의뢰 또는 중개수수료 지급 약정의 성립을 당연히 긍정하여야 하는 사정에 해당하는 것은 아니다.

2) 원심도 원고가 피고들로부터 중개의뢰를 받지 않았거나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판단하였는바, 이러한 상황에서 피고들의 원고에 대한 중개수수료 지급의무가 인정되기 위해서는 피고들이 원고에 대하여 중개수수료를 지급하기로 하는 별도의 약정이 존재하였어야 한다. 그런데 이에 관하여는 원고에게 주장·증명책임이 있음에도 앞서 본 바와 같이 별다른 증거가 없다.

3) 이 사건 임대차계약 체결 과정에서 원고가 작성한 ‘중개대상물 확인·설명서’에 피고들의 기명·날인도 포함되어 있으나, 피고들의 원고에 대한 중개의뢰 사실 자체를 인정하기 어려운 상황에서는 그와 같은 기명·날인이 해당 서면을 영수하였다는 의미를 넘어 중개의뢰 또는 중개수수료 지급 약정의 성립에 관하여 특별한 의미를 가진다고 단정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4) 피고 3이 2021. 6. 7. 원고로부터 중개수수료 지급 요청을 받게 되었을 때 지급 거부의 의사를 고지하지 않은 채 원고에게 희망하는 금액을 알려 달라고 한 적은 있으나, 이는 이 사건 임대차계약 체결 여부 등 대부분의 의사결정을 피고 1이 행사하였던 상황에서 원고의 의사를 피고 1에게 전달하거나 피고 1과 상의해 보겠다는 취지에 불과하였던 것으로 보이고, 원고도 이 사건 임대차계약 체결 이후부터 위 시점까지 피고들에게 중개수수료 지급에 관하여 별다른 언급을 한 적이 없었던 점까지 더하여 보면, 피고 3의 위와 같은 단편적인 발언이 중개수수료 지급 약정의 성립을 뒷받침하는 간접사실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5) 원고는 이 사건 임대차계약이 체결되기 불과 5일 전인 2021. 5. 20. 피고들 중 1명을 처음으로 만났을 뿐 그 전까지는 피고들과 직접 의사교환을 한 적이 없고, 피고들은 이 사건 임대차계약 체결 과정에서 주로 이 사건 건물의 관리소장을 통하여 원고와 상호 간 의사를 나누었을 뿐인 데다가 앞서 본 것처럼 중개수수료 지급에 관한 별도의 언급이나 협상도 없었다는 것으로, 이러한 정황은 피고들과 원고 사이에 중개의뢰 및 중개수수료 지급 약정의 성립을 인정하기에는 상당히 이례적인 정황이다.

나. 그럼에도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만으로, 피고들이 원고에게 중개수수료를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하였는바,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중개계약의 성립에 관한 법리를 오해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4.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피고들 패소 부분을 모두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권영준(재판장) 이동원 천대엽(주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