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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6.5.12.선고 2014다29643 판결

부당이득금

사건

2014다29643 부당이득금

원고상고인

1. A

2. B

3. C.

4. D

5. E

6. F

7. G

원고 6, 7은 각 미성년자이므로 법정대리인 친권자 부 D,

모E

피고피상고인

지에스건설 주식회사

원심판결

서울고등법원 2014. 4. 4. 선고 2013나56862 판결

판결선고

2016. 5. 12.

주문

원심판결 중 원고들 패소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원심은, '원고들이 피고에게 도로개설 및 학교신축을 위하여 사용승낙한 기간이 경과하였음에도 불구하고, 피고가 현재까지 아무런 보상도 하지 아니한 채 원고들 소유 토지를 점유하고 있다'는 원고들의 주장에 대하여, 그 판시와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원고들이 피고에게 작성해 준 이 사건 토지사용승낙서의 "준공시"라는 문언은 '공사 완료시'가 아닌 '준공검사를 받은 때'를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함이 타당하다는 이유로, 위 주장을 배척하였다.

2. 그러나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가. 계약당사자 사이에 어떠한 계약 내용을 처분문서인 서면으로 작성한 경우에 문언의 객관적인 의미가 명확하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문언대로의 의사표시의 존재와 내용을 인정하여야 하고, 그 문언의 객관적인 의미가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는 경우에는 그 문언의 내용과 계약이 이루어지게 된 동기 및 경위, 당사자가 계약에 의하여 달성하려고 하는 목적과 진정한 의사, 거래의 관행 등을 종합적으로 고찰하여 사회정의와 형평의 이념에 맞도록 논리와 경험의 법칙, 그리고 사회일반의 상식과 거래의 통념에 따라 계약 내용을 합리적으로 해석하여야 한다(대법원 2012. 11. 15. 선고 2010다20228 판결 참조).

나.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의하면, 아래와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1) 용인시장은 2008. 7. 10.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제30조의 규정에 따라 용인시 기흥구 M 일대에 초등학교와 도로를 신설하는 내용의 도시관리계획을 결정하고 그 내용을 고시하였다.

(2) 용인시장은 2008. 8. 25. 위 도시관리계획결정에 따라 이루어지는 N도시계획 시설사업(이하 '이 사건 사업'이라 한다)에 관하여 사업시행자를 피고로 지정하고 그 실시계획을 인가하여 그 내용을 고시하였는데, 위 고시에 의한 이 사건 사업의 준공예 정일은 2008. 12. 31.이다.

(3) 피고는 이 사건 사업의 사업시행자로서 위 도시관리계획결정에 따른 초등학교 및 도로를 설치하기 위하여 2008. 10.경 원고들로부터 "상기 토지는 본인의 토지로서 피고가 N도시계획시설(학교, 도로)에 관한 건설사업을 시행함에 있어 준공시까지 토지사용을 승낙합니다"라는 내용이 기재된 이 사건 토지사용승낙서를 교부받았다.

(4) 용인시장은 2008. 12. 2. 위 도시관리계획결정과 실시계획을 일부 변경하여 고시하였는데, 위 고시에 나타난 이 사건 사업의 준공예정일은 2009. 2. 28.이다. (5) 피고는 이 사건 토지사용승낙서를 교부받은 이후 초등학교 신축 및 도로개설공사를 진행하여 2009. 3. 1. 완료하였고, 원고들 소유의 원심판결 별지 1, 2 기재 각 토지는 피고가 완공한 도로(이하 '이 사건 도로'라 한다)의 부지로 편입되었다. (6) 이 사건 도로는 초등학교 진입로로 이용되고 있으나 피고는 아직까지 용인시장으로부터 준공검사를 받지 못하였고, 원고들 소유 토지에 대한 손실보상도 이루어지지 않았다.

다. 이러한 사실관계에서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원고들이 2008. 10.경 피고에게 이 사건 토지사용승낙서를 교부할 당시 이 사건 사업의 준공예정일은 2008. 12. 31. 이었고, 2008. 12. 2. 실시계획이 일부 변경되었을 때에도 이 사건 사업의 준공예정일은 2009. 2. 28.이었으며, 실제 초등학교 신축 및 도로개설공사가 2009. 3. 1.경 완료된 점에 미루어, 원고들과 피고는 이 사건 토지사용승낙서 작성 당시 2009. 2. 말까지는 위 공사가 완료되어 준공검사까지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였다고 보이는 점, ② 이 사건 토지사용승낙서는 사전 보상 없이 피고로 하여금 우선 공사를 시작할 수 있도록 허락하는 취지로 작성된 것일 뿐, 그 작성 당시 예정된 준공시점을 넘어서까지 피고로 하여금 토지를 무상으로 사용 · 점유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려는 의도로 작성된 것은 아니라고 보이는 점, ③ 준공검사는 사업시행자의 의사나 사정에 따라

좌우될 수 있으므로, 이 사건 토지사용승낙서의 "준공일"을 실제로 준공검사를 받은 때로 보게 되면, 이미 공사가 완료되었음에도 피고가 준공검사를 받지 않고 있는 한 원고들 소유 토지를 계속 사전 보상 없이 점유할 수 있게 되므로 당사자 사이의 형평에 반하는 점, ④ 기록상 피고가 준공검사를 받지 못하거나 원고들이 손실보상을 받지 못한 사정에 관하여 원고들의 귀책사유를 찾기 어려운 점 등을 앞에서 본 법리에 따라

살펴보면, 이 사건 토지사용승낙서의 "준공시"라는 문언은 피고가 실제로 준공검사를 받는 때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피고가 초등학교 신축 및 도로개설공사를 완료한 때를 의미하는 것으로 보는 것이, 위 문언의 내용이나 이 사건 토지사용승낙서가 교부된

경위 및 당사자의 진정한 의사나 거래관행 등에 부합하는 합리적인 해석이라고 할 것이다.

라. 그럼에도 원심은 이와 달리 그 판시와 같은 사정만으로 이 사건 토지사용승낙서 중 "준공시"라는 문언은 '준공검사를 받은 때'를 의미한다고 판단하였으니, 이러한 원심판결에는 처분문서의 해석에 관한 법리 등을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3.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 중 원고들 패소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재판장대법관이상훈

대법관김창석

주심대법관조희대

대법관박상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