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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1. 10. 7.자 2008스139,2009스26 결정

[등록부정정·창설][미간행]

판시사항

[1] 군사분계선 이북지역 재적자가 호주 사망 후 호주 지위를 승계할 직계비속 남자로서 적법하게 취적한 경우, 호주의 직계비속 여자가 신청하여 취적한 별도의 호적은 위법한 이중호적으로 말소 대상이 되는지 여부(적극) 및 위법한 이중호적에 기초하여 작성한 가족관계등록부도 위법한 것으로 폐쇄되어야 하는지 여부(적극)

[2] 군사분계선 이북지역 재적자인 갑이 자신은 을과 부모가 같은 남매 사이로서 적법하게 호주상속을 한 남동생 을의 호적에 편제되어야 함에도 착오로 아버지 이름을 실제와 달리 기재하여 별도로 취적을 하였으므로 자신의 호적은 말소되어야 하고, 이를 바탕으로 작성된 가족관계등록도 폐쇄한 다음 적법한 가족관계등록이 창설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가족관계등록 창설 등을 신청한 사안에서, 갑의 유일한 혈족으로서 위 신청의 이해관계인인 을이 허위사실을 주장할 만한 사정이 엿보이지 않음에도 을의 인우보증서 등 갑이 제출한 자료만으로는 갑의 주장 사실을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보아 위 신청을 배척한 제1심결정을 그대로 유지한 원심결정을 파기한 사례

참조조문
신청인 겸 사건본인, 재항고인

재항고인

주문

원심결정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가정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유

재항고이유를 살펴본다.

1. ‘가족관계의 등록 등에 관한 법률’이 시행되기 전에는 군사분계선 이북지역 재적자의 취적허가신청은 호주 또는 차순위자가 하여야 한다[ 구 호적법(1962. 12. 29. 법률 제1238호로 일부 개정된 것) 부칙 제4항 참조]. 따라서 군사분계선 이북지역 재적자가 호주의 사망 후에 새로 취적하는 경우에, 사망한 호주에게 호주의 지위를 승계할 직계비속 남자가 있다면 그의 취적허가신청에 좇아 이루어진 호적만이 적법하고, 사망한 호주의 직계비속 여자는 취적허가신청을 할 수 없다. 그리하여 사망한 호주의 호주승계인이 적법하게 취적하였음에도 그 호주의 직계비속 여자의 취적허가신청에 의하여 그 신청대로 그 여자가 취적하게 된 별도의 호적은 위법한 이중호적으로서 말소의 대상이 된다.

그리고 ‘가족관계의 등록 등에 관한 법률’이 시행되어 호적제도가 폐지된 후에도 위와 같은 위법한 이중호적에 기초한 가족관계등록부 또한 위법하므로 이는 폐쇄되어야 할 것이고, 이러한 경우 당사자는 적법한 신청절차를 거쳐 가족관계등록을 창설할 수도 있다고 할 것이다.

2. 이 사건에서 재항고인은, 재항고인과 신청외 1은 부모가 같은 남매 사이로서 재항고인은 신청외 1의 호적에 편제되어야 함에도 별도로 취적을 하였으므로 재항고인의 호적은 말소되어야 하고, 따라서 이와 같이 위법한 호적을 바탕으로 작성된 재항고인의 가족관계등록은 이를 폐쇄한 다음 적법한 가족관계등록이 창설되어야 한다고 주장하여 이 사건 신청을 하였다.

이에 대하여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사실을 인정한 다음, 재항고인이 제출한 소명자료만으로는 재항고인의 실제 아버지가 ‘ 신청외 2’임에도 취적과정에서 착오로 아버지를 ‘ 신청외 3’으로 기재한 것이라는 점을 인정하기에 부족하여 결국 재항고인과 신청외 1이 남매 사이임이 인정되지 아니한다는 이유로 재항고인의 주장을 배척하고, 이 사건 신청을 기각한 제1심결정을 유지하였다.

3. 그러나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그대로 수긍하기 어렵다.

원심결정 및 기록에 의하면, 재항고인은 군사분계선 이북지역 재적자로서 아버지를 신청외 3, 어머니를 신청외 4로 하여 1964. 1. 15. 취적허가를 받아 취적한 사실, 한편 신청외 1은 군사분계선 이북지역 재적자로서 1938. 6. 5. 평양시 신창리 (지번 생략)에서 출생하여 그곳에 원적을 두고 있었는데 아버지 신청외 2, 어머니 신청외 4의 아들인 사실, 신청외 1은 1957. 9. 4.에 호주이던 아버지 신청외 2가 1943. 2. 4. 사망함으로써 호주상속을 한 것으로 취적한 사실, 한편 유전자검사 결과 재항고인과 신청외 1은 동일 모계혈족인 것으로 판명되었고, 그들의 어머니는 신청외 4로 같은 사람인 사실, 신청외 1은 재항고인의 남동생으로서 작성한 인우보증서에서 재항고인의 가족관계, 이산가족이 된 경위 등을 밝히면서, 재항고인이 신청외 1의 원적인 평양시 신창리 (지번 생략)의 호적에 등재되었던 친누이가 맞고 신청외 3은 아버지 신청외 2의 통칭명이라는 취지로 재항고인의 주장에 부합하는 진술을 하고 있는 사실, 신청외 1의 고향친구 신청외 5도 인우보증인으로서 이를 뒷받침하는 진술을 하고 있는 사실, 재항고인과 신청외 1은 어릴 적부터 재항고인과 신청외 1 모두를 알고 있던 신청외 5가 우연히 재항고인을 알아보게 됨으로써 6·25전쟁의 혼란 중에 헤어진 지 수십 년 만에 이산가족 상봉을 하게 된 사실 등을 알 수 있다.

이상과 같은 여러 사정들에 비추어보면, 특히 재항고인의 유일한 혈족으로서 이 사건 신청의 이해관계인이라 할 수 있는 남동생 신청외 1이 허위의 사실을 주장할 만한 사정이 엿보이지 아니하는 이 사건에 있어서 위 신청외 1의 인우보증서 기재내용의 신빙성을 쉽사리 배척할 수는 없다고 할 것이고, 그 인우보증서 기재내용 등에 의하면, 재항고인의 아버지는 재항고인이 주장하는 바와 같이 신청외 1의 아버지이기도 한 신청외 2임에도 그의 취적과정에서 통칭명인 신청외 3으로 착오 기재한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 사안이 이러하다면,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재항고인의 취적으로 인한 호적은 위법하여 말소되어야 하고, 이에 기초한 재항고인의 가족관계등록부 역시 폐쇄되어야 하며, 나아가 재항고인이 적법한 가족관계등록을 창설하는 것도 적법한 신청절차를 거치는 경우에는 가능하다고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재항고인이 제출한 자료만으로는 재항고인이 주장하는 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다고 판단하여 재항고인의 신청을 모두 배척한 제1심을 그대로 유지한 것은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 사실을 잘못 인정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다.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취지는 이유 있다.

4. 그러므로 원심결정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대법관 김지형(재판장) 전수안 양창수(주심) 이상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