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
피고인은 무죄. 이 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1. 공소사실 피고인은 2016. 3. 17. 00:10경 광주 광산구 C 4층에 있는, 피해자 D 운영의 ‘E’ 주점에서, 마치 액면금 1,000,000원인 기업은행 F 자기앞수표 1매(이하 ‘이 사건 자기앞수표’라 한다)를 피해자에게 건네주어 주류 대금을 정상적으로 지급하려는 것처럼 하여 “잭 다니엘 양주 2병을 주고, 나머지 거스름돈을 달라”고 거짓말을 하였다.
그러나 사실은 위 수표는 도난된 것이었으므로, 피고인에게는 위와 같이 피해자에게 주류 대금을 정상적으로 지급하고 그 거스름돈을 받으려는 의사와 능력이 없었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위와 같이 거짓말하여 이에 속은 피해자로부터 즉석에서 시가 360,000원 상당의 주류 및 그 거스름돈 명목의 돈 640,000원을 교부받았다.
2. 판단 금융기관 발행의 자기앞수표는 그 액면금을 즉시 지급받을 수 있는 점에서 현금에 대신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어서 장물인 자기앞수표를 취득한 후 이를 현금 대신 교부한 행위는 장물취득에 대한 가벌적 평가에 당연히 포함되는 불가벌적 사후행위로서 별도의 범죄를 구성하지 아니하므로(대법원 1993. 11. 23. 선고 93도213 판결, 1987. 1. 20. 선고 86도1728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에 있어서 피고인에게 사기죄의 죄책을 지우기 위하여는 이 사건 자기앞수표에 대하여 제권판결이 선고되는 등으로 결제수단으로서의 기능을 상실하였다는 사정을 인식하면서도 물품, 용역의 제공 대가로서 이를 건네주었다는 점이 인정되어야 할 것이다.
그런데 G, H의 이 법원에서의 진술에 의하면, 이 사건 자기앞수표의 도난 이후에 피고인에게 제권판결이 내려졌던 사실 등에 관하여 전혀 알리지 않았다고 하고, 그 밖에 피고인이 위와 같은 점을 알았다고 인정할 만한 아무런 증거가 없다
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