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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지법 1991. 3. 27. 선고 90가단34173 판결 : 항소

[소유권이전등기][하집1991(1),8]

판시사항

농지매매증명을 받을 수 없는 자가 농지를 매수하여 농민 앞으로 명의신탁을 하고 사용대차약정을 체결한 경우 명의신탁해지를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절차이행청구 또는 사용대차해지를 원인으로 한 농지인도청구를 할 수 있는지 여부

판결요지

농지매매증명은 이른바 공법상의 인가로서 농지매매의 효력발생 요건이므로 위 증명이 없는 농지매매는 농지개혁법의 입법취지에 반하는 범위 내에서는 효력을 발생할 수 없는 것이어서, 그 매수인은 위 증명을 얻지 못하는 한 매도인에게 농지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절차의 이행을 청구 할 수없고, 위 증명을 받을수 없는 매수인이 농민인 타인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하여 명의신탁한 경우에 같은 법의 입법취지에 반하는 범위 내에서는 위 명의신탁약정도 효력을 발생할 수 없는 것이어서, 신탁자는 위 농민을 매수인으로 한 농지매매증명과 별도로 자신을 매수인으로 한 농지매매증명을 얻지 못하는 한, 수탁자인 농민에게 명의신탁해지를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절차의 이행을 구할 수 없고, 위 농지에 관한 사용대차약정을 체결한 경우에도 비농가에 의한 농지의 매수는 물론 그에 의한 점유, 수익도 금지하고 있는 같은 법의 취지에 반하는 범위 내에서는 무효라고 아니할 수 없으므로, 농지를 경작할 의사도 능력도 없는 한 위 사용대차의 해지를 원인으로 하여 위 농지의 인도를 구할 수도 없다.

원고

원고

피고

피고

주문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의 부담으로 한다.

청구취지

피고는 원고에게 경기 이천군 신둔면 수광리 (지번 생략) 전 505평(이하 위 농지라 한다)에 관하여 이 사건 소장송달일자 명의신탁해지를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절차를 이행하고 위 농지를 인도하라.

이유

1. 소유권이전등기청구에 관한 판단

위 농지에 관하여 1970.4.4. 소외 박상균으로부터 피고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가 경료되어 있는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고, 갑 제3호증(매매계약서), 갑 제4호증(등기권리증)의 기재와 증인 이기은의 증언에 변론의 전취지(위 갑 제4호증을 원고가 소지하고 있는 점 등)를 종합하면, 원고와 위 박상균 사이에 1970.3.11. 위 농지에 관하여 위 박상균을 매도인, 원고를 매수인, 매매대금 110,000원으로 정하여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원고가 그 무렵 위 대금을 전액 지불한 사실, 그런데 원고는 서울에 거주하고 있고 직업도 양복점경영이라서 위 농지를 직접 경작할 수도 없고, 농지매매증명을 받을 수도 없으므로 위 농지 소재지에 거주하는 피고(원고의 남편의 조카) 앞으로 위 농지에 관하여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해 두기로 피고와 합의하여 피고명의의 위 등기를 경료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원고는 위 매매 및 등기에 의하여 원.피고 사이에 위 농지에 관한 명의신탁관계가 성립되었다고 주장하면서 이 사건 소장송달에 의하여 위 명의신탁을 해지하고 이를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절차의 이행을 구함에 대하여, 피고는 위 명의신탁의 약정사실도 다투고 원고가 농지매매증명을 받지 못하였음을 이유로 원고의 위 청구에 응할 수 없다고 주장하므로 살펴본다.

앞서 본 매매 및 등기 경위에 의하면 원.피고사이에 위 농지에 관하여 명의신탁의 약정을 맺은 것으로 해석함이 상당하기는 하나, 원고가 위 매매계약시 이래 지금까지 농지매매증명을 받지 못하였음을 자인하고 있는 이 사건에 있어 원고와 위 박상균 사이의 매매 및 원.피고사이의 위 명의신탁 약정이 유효한지에 관하여 살피건대, 농지는 소재지관서의 농지매매증명을 얻어야만 당사자가 직접 매매할 수 있고 위 증명은 농지개혁법의 입법취지인 경자유전의 이념을 실현하기 위하여 사인간의 농지매매를 소재지 관서가 심사하여 그 동의를 부여하는 이른바 공법상의 인가로서 농지매매의 효력발생요건이라고 할 것이므로( 대법원 1984.11.13.선고 84다75 판결 참조), 위 증명이 없는 농지매매는 농지개혁법의 입법취지에 반하는 범위 내에서는 효력을 발생할 수 없는 것이어서, 그 매수인은 위 증명을 얻지 못하는 한 매도인에게 농지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절차의 이행을 청구할 수 없다고 할 것이고(이와 다른 견해를 전제로 소송절차에서는 당사자가 법률행위만에 의하여 소재지관서의 증명이 없이도 농지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절차의 이행을 구할 수 있다고 한다면, 경락에 의하여 농지를 취득하는 경우에는 언제나 위 증명을 필요로 한다는 대법원판례와 일관성을 유지 할 수 없게 되어 부당하게 된다), 위 증명을 받을 수 없는 매수인이 농민인 타인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하여 명의신탁한 경우에 위 농지개혁법의 입법취지에 반하는 범위 내에서는 위 명의신탁 약정도 효력을 발생할 수 없는 것이어서, 신탁자는 위 농민을 매수인으로 한 농지매매증명과 별도로 자신을 매수인으로 한 농지매매증명을 얻지 못하는 한, 수탁자(농민)에게 농지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절차의 이행을 구할 수 없다고 할 것이다.

명의신탁해지를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청구의 경우에도 신탁자를 매수인으로 한 농지매매증명을 요한다고 해야 하는 것은 매도담보의 경우에 대외적으로는 채권자가 소유자가 되는 것이므로 농지개혁법상의 농지소유에 필요한 모든 요건을 구비해야 한다고 하는 대법원판례(대법원 1979.2.13. 선고 78다58 전원합의체판결등 참조)에 비추어서도 명백하다( 대법원 1966.4.6. 선고 66다183판결 은 이 사건과 사안을 달리한다. 그리고 등기가 효력발생요건은 아니던 구 민법 적용시기에 농지를 경작할 의사도 없고 사실상 경작 할 수도 없으면서 농지를 양도받아 타인에게 명의신탁하여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해 둔 자의 농지취득은 강행법규인 농지개혁법 제27조 제1호 , 본문, 제19조 제2항에 저촉되어 무효라고 한 서울 고등법원 1974.9.18. 선고 74나839 판결 참조). 따라서 원고는 위 증명을 받기 전에는 피고에게 위 농지의 소유권이전등기절차의 이행을 구할 수 없다고 할 것이다.

피고는 가사 원래 원고의 돈으로 위 농지를 매입한 것이라 하더라도 피고가 위 농지를 등기부시효취득하였으므로 원고의 등기청구에 응할 수 없다고 주장하는바, 위 매매와 명의신탁이 농지개혁법의 입법취지에 반하는 범위 내에서는 효력을 발생할 수 없다고 보는 이상 피고가 나아가 위 농지를 등기부시효취득하였는지의 여부는 살필 것도 없이 원고의 등기청구를 기각할 것이나, 피고의 위 주장은 뒤에서 볼 원고의 농지인도청구와도 관련이 있고 이에 대한 판단을 하는 것이 원.피고 사이의 법률관계를 밝히는 데 도움이 될 것이므로 살피건대, 시효취득을 하기 위하여는 자주점유를 해야 하는바 신탁관계에 있어서의 수탁자의 점유는 그 권원의 성질상 자주점유라 할 수 없으므로 수탁자인 피고는 위 농지를 점유 경작하더라도 이를 시효취득할 수 없다고 할 것이니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없다.

2. 농지인도청구에 관한 판단

원고는 위 농지를 위 박상균으로부터 매수하여 피고에게 명의신탁하면서 피고로 하여금 차임없이 위 농지를 경작하게 함으로써 원.피고 사이에 위 농지에 관하여 사용대차관계가 설정되었고 그때 원고는 언제라도 위 사용대차를 해지할 수 있기로 약정하였는데 이 사건 소장송달로 위 사용대차를 해지하고 사용대주라는 채권자의 지위에서 사용차주인 피고에게 위 농지의 인도를 구한다는 취지의 주장을 하므로 살피건대, 증인 이기은의 증언에 의하면 원.피고 사이에 명의신탁시에 원고주장의 사용대차약정을 맺은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원.피고 사이의 위 사용대차약정도 원고와 위 박상균 사이의 매매 및 원.피고 사이의 위 명의신탁약정의 유효를 전제로 하고 있다고 할 것인바, 비농가에 의한 농지의 매수는 물론 그에 의한 점유, 수익도 금지하고 있는 농지개혁법의 입법취지(농지개혁법 제17조)에 반하는 범위 내에서는 위 매매, 명의신탁약정, 사용대차약정이 모두 무효라고 아니할 수 없으므로 원고(앞서 본 사실관계와 원고가 노파인 점 및 변론의 전취지에 의하면 원고는 위 농지를 경작할 의사도 없고 능력도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는 피고에게 위 사용대차의 해지를 원인으로 하여 위 농지의 인도를 구할 수 없다고 할 것이다(명의신탁해지를 원인으로 하여서도 농지의 인도를 구할 수 없다).

만일 이와 달리 해석하면, 자경의 의사 및 능력이 없는 자가 명의신탁을 이용하여 수탁자에게 농지를 임대한 후 신탁자 자신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하지 않은 채로도 수탁자에게 차임인상을 요구하고 이에 불응하면 수탁자를 상대로 인도청구를 하여 다른 자에게 높은 차임으로 임대하는 등의 횡포를 부릴 수 있게 되고, 등기부상의 소유관계와 사용수익관계가 괴리되어 법률관계가 복잡하게 되므로 위와 같은 농지의 신탁관계에 있어서 농지의 현실적 사용수익은 농민인 수탁자에게 맡기고 (즉, 신탁자의 인도청구권은 부정하고) 신탁자와 수탁자 사이에 법률관계는 지료 상당의 부당이득반환으로 조절하는 것이 상당하다 할 것이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는 적법하게 농지매매증명을 얻지 못하는 한 위 농지에 관하여 소유권이전등기청구도 인도청구도 할 수 없다고 할 것이므로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모두 이유없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충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