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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3. 5. 25. 선고 92다49430 판결

[소유권이전등기][공1993.8.1.(949),1845]

판시사항

채권자가 기간을 명시하여 이행을 최고한 경우 이행지체를 이유로 하는 계약을 해제하기 위하여는 기간의 최종일에 변제의 장소에서 변제를 수령할 준비를 갖추어야 하는지 여부(적극)와 변제장소(=약정장소)

판결요지

채권자가 채무자의 이행지체를 이유로 계약을 해제함에 있어 전제요건으로서 일정한 기간을 명시하여 이행을 최고한 경우 최고기간 내에 채무자의 이행 또는 이행의 제공이 없어 해제권이 발생하였다고 하기 위하여는 채권자로서는 채무자로부터의 이행일시에 관한 통지 유무에 불구하고 적어도 그 기간의 최종일에는 변제의 장소에서 변제를 수령할 준비를 갖추어야 한다고 보는 것이 상당하고, 이때 변제의 장소는 당해 계약에서 약정된 장소가 있는 경우 그 약정장소라고 할 것이다.

원고, 상고인

원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윤전

피고, 피상고인

피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민병국 외 4인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원고소송대리인의 상고이유를 본다.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원고가 1991. 3. 8. 피고로부터 이 사건 부동산을 대금 315,000,000원에 매수함에 있어 계약금 50,000,000원을 계약당일, 중도금 50,000,000원을 같은 달 30. 각 지급하되, 잔대금 215,000,000원에 대하여는 원고가 피고의 부평농업협동조합에 대한 근저당권부채무금 30,000,000원과 이 사건 부동산의 임차인에 대한 임대보증금 108,000,000원의 반환채무를 인수함으로써 그 지급에 갈음하기로 하고 나머지 금 77,000,000원은 같은 해 4. 25. 위 부동산거래의 중개업소인 경인부동산 사무소에서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에 필요한 서류의 교부와 상환으로 지급하기로 약정한 다음 피고에게 위 계약금 및 중도금을 지급한 사실, 이에 따라 피고는 1991. 4. 25. 위 약정장소에서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에 필요한 서류 등을 원고에게 제공하였으나, 원고가 이 사건 부동산에 하자가 있다는 이유를 내세워 잔대금중 금 10,000,000원만을 지급하겠다고 하자 원고가 주장하는 위와 같은 하자는 매매계약체결 당시 이미 양해된 것으로 잔대금의 지급을 거절할 사유가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이를 받아들이지 아니한 사실, 피고는 그 다음날 원고에게 위 잔대금을 같은 달 30.까지 지급하되 만일 그때까지 이를 지급하지 아니하면 위 매매계약은 자동적으로 해제된다는 취지의 통고서를 발송되었으며, 그 통고서는 같은 달 27. 원고에게 도달한 사실, 원고는 피고로부터 위 통고를 받고 같은 달 30. 위 잔대금 전액을 가지고 위 경인부동산 사무소에서 오전 9시 무렵부터 오후 4시 무렵까지 기다렸으나 피고와 연락이 되지 아니하여 피고를 만나지 못하고 저녁 9시 무렵 피고의 집으로 찾아 갔으나 역시 피고를 만나지 못하여 이를 지급하지 못한 사실, 이에 피고가 같은 해 5. 1. 원고에게 재차 위 잔금지급의무의 불이행을 이유로 이 사건 매매계약을 해제한다는 의사표시를 통지하였으나, 원고는 같은 달 2. 위 잔대금 중 금 42,000,000원만을 제공하면서 나머지는 이 사건 부동산을 전매하여 금 10,000,000원을 추가해서 지급하겠다고 제의하였을 뿐, 위 5. 1.자 해제의 의사표시가 도달되기까지 달리 잔대금의 이행의 제공을 한 바 없는 사실, 이 사건 부동산에는 원고가 매매계약 당시 예상하지 아니한 것으로서 잔대금의 지급을 거절할 만한 새로운 하자가 없는 사실을 인정한 다음, 위와 같이 피고가 원고에게 1991. 4. 26.자로 같은 달 30.까지 위 잔대금채무의 이행을 최고함과 동시에 위 기간 내에 이행이 없을 경우 계약을 해제하겠다고 한 의사표시는 위 기간 내에 이행이 없는 것을 정지조건으로 하여 미리 해제의 의사표시를 한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인데 원고가 위 기간 내에 잔대금의 변제 또는 그 제공을 하지 아니한 이상 이 사건 매매계약은 적법하게 해제되었다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채권자가 채무자의 이행지체를 이유로 계약을 해제함에 있어 그 전제요건으로서 일정한 기간을 명시하여 이행을 최고한 경우 최고기간 내에 채무자의 이행 또는 이행의 제공이 없어 해제권이 발생하였다고 하기 위하여는 채권자로서는 채무자로부터의 이행일시에 관한 통지유무에 불구하고 적어도 그 기간의 최종일에는 변제의 장소에서 변제를 수령할 준비를 갖추어야 한다고 보는 것이 상당하고, 이 때 변제의 장소는 당해 계약에서 약정된 장소가 있는 경우 그 약정장소라고 할 것인바, 원심이 위에서 인정한 사실에 의하면 원고는 피고로부터 이행의 최고를 받고 그 최고기간의 최종일에 잔대금 전액을 가지고 이 사건 매매계약 당시 잔대금채무의 이행장소로 약정한 위 부동산 사무소에서 오전 9시 무렵부터 오후 4시 무렵까지 기다렸으나 피고를 만나지 못하고 다시 그날 저녁 9시 무렵 피고의 집까지 찾아 갔으나 역시 피고를 만나지 못하여 잔대금을 지급하지 못하였다는 것이니 원고는 위 최고기간 내에 적법한 이행의 제공을 하였다고 할 것이고 따라서 채권자인 원고에게 해제권이 발생하지 아니하였다고 할 것이다.

그렇다면 위와 달리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이유모순 내지 계약해제에 관한 법리오해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고 이 점을 지적하는 논지는 이유 있다.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하고 원심판결을 파기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주한(재판장) 윤관 김용준 천경송(주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