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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행정법원 2021.3.19. 선고 2020구합2790 판결

옥외집회금지통고처분취소

사건

2020구합2790 옥외집회금지통고처분취소

원고

A

피고

B

변론종결

2021. 2. 26.

판결선고

2021. 3. 19.

주문

1. 이 사건 소를 각하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피고가 2020. 6. 19. 원고에 대하여 한 옥외집회 금지통고 처분을 취소한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가. 원고는 ‘G 연합’이라는 단체의 회장으로, 2020. 6. 18. 피고에게 ‘2020. 7. 18. 09:00부터 21:00까지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149에 위치한 동화면세점 앞 인도 및 2개 차로에서 10명이 집회.행진을 하고자 한다’는 취지로 다음과 같은 내용의 집회(이하‘이 사건 집회’) 신고를 하였다.

○ 집회 명칭: (생략)

○ 개최장소: 동화면세점 앞

○ 개최목적: (생략)

○ 참가예정단체: G 연합, H, I, Y, Z 외 40개 단체

○ 참가예정인원: 약 10명

○ 시위 방법: 구호제창, 연사발언, 문화행사 등

○ 참고사항(준비물): 확성기, 북, 피켓, 현수막 등

나. 피고는 2020. 6. 19.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Coronavirus Disease 2019, 이하 ‘코로나19’로 약칭)의 높은 전파력을 감안할 때, 이 사건 집회로 인하여 코로나19 감염이 지역사회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고, 서울특별시에서도 고시로 이 사건 집회 장소를 포함한 도심에서의 집회를 금지하고 있으므로, 이 사건 집회를 개최하는 것은 공공의 안녕 질서에 직접적인 위협을 끼칠 것이 명백한 경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제8조 제1항, 제5조 제1항 제2호에 따라 이 사건 집회에 대한 금지통고(이하 ‘이 사건 처분’)를 하였다.

다. 원고는 2020. 7. 7. 이 사건 소를 제기하면서 이 법원 2020아609호로 이 사건 처분에 대한 집행정지를 신청하였으나 2020. 7. 16. 기각되었다.

라. 한편, 서울특별시장은 구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2020. 8. 11. 법률 제1747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9조 제1항 제2호에 근거하여 2020. 2. 26. ‘① 서울역광장에서 서울광장, 청계광장, 광화문광장, 효자동삼거리로 이어지는 광장, 도로 및 주변 인도, ② 신문로 및 주변 인도, ③ 종로1가 도로 및 주변 인도, ④ 광화문광장에서 국무총리공관까지의 도로 및 주변 인도, ⑤ 기타 서울시 홈페이지를 통해 공지하는 인근 장소’에서 집회를 금지하는 내용의 ‘서울시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도심 내 집회 제한 고시’(서울특별시시고시 제2020-85호)를 제정.공포하였다. 이 사건 집회의 개최장소는 위 고시가 집회를 제한하는 구역 내에 위치한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 을 제1 내지 4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소의 적법 여부

가. 당사자들의 주장

1) 피고의 본안전항변

이 사건 처분은 처분기간이 경과하여 그 효력이 소멸하였으므로, 취소하더라도 원상회복이 불가능한 경우에 해당한다. 따라서 이 사건 소는 소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다.

2) 원고의 주장

원고는 이전부터 같은 장소에서 정기적으로 집회를 개최하였고, 이 사건 처분 이후에도 유사한 내용의 집회신고를 하였다가 C로부터 집회금지 통보를 받았으며, 앞으로도 이 사건 집회와 동일한 장소에서 비정기적으로 집회를 계속 개최할 예정인데, 코로나19가 완전히 종식되지 않는 한 같은 내용의 처분이 반복될 가능성이 높으므로, 이 사건 처분의 취소를 구할 권리보호의 이익이 있다.

나. 관련 법리

위법한 행정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소는 그 처분에 의하여 발생한 위법상태를 배제하여 원상으로 회복시키고, 그 처분으로 침해되거나 방해받은 법률상 이익을 보호.구제하고자 하는 소송이므로, 그 위법한 처분을 취소한다고 하더라도 원상회복이 불가능한 경우에는 그 취소를 구할 이익이 없다. 다만 행정처분 자체의 효력기간 경과, 특정기일의 경과 등으로 인하여 그 처분을 취소하여도 원상회복이 불가능해 보이는 경우라도, 같은 소송 당사자 사이에서 그 행정처분과 같은 사유로 위법한 처분이 반복될 위험이 있어 행정처분의 위법성을 확인하거나 불분명한 법률문제를 해명할 필요가 있는 경우 등에는 행정의 적법성 확보와 그에 대한 사법통제, 국민의 권리구제 확대 등의 측면에서 여전히 그 처분의 취소를 구할 법률상 이익이 있다(대법원 2007. 7. 19. 선고 2006두19297 전원합의체 판결, 대법원 2018. 4. 12. 선고 2017두67834 판결 등 참조).

다. 구체적 판단

1)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이 사건 처분은 그 기간의 경과로 효력이 소멸하였으므로 이를 취소하더라도 원상회복이 불가능하다.

2) 나아가 앞서 본 증거들과 갑 제20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와 피고 사이에 이 사건 처분과 동일한 사유로 위법한 처분이 반복될 위험이 있어 그 위법성 확인 내지 불분명한 법률 문제를 해명할 필요가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가) 피고는 이 사건 처분을 하면서 처분사유인 ‘코로나19 감염 확산 위험으로 공공의 안녕 질서에 직접적인 위협을 끼칠 것이 명백함’에 대한 근거 중 하나로 이 사건 집회 장소에서의 집회를 제한한 서울특별시의 위 고시를 들기도 하였으나, 한편으로는 처분 당시의 코로나19 확산 상황, 집회의 위험성 등을 같이 고려하고 ‘코로나19의 확산 위험성 감소, 위기경보 단계 하향, 집회 금지구역의 해제 등 사정변경이 발생하면 집회가 가능할 것’이라고도 통보하였으므로, 처분 당시의 여러 가지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나) 원고가 대표를 맡고 있는 단체는 지난 2~3년간 매주 이 사건 집회 장소 또는 그 인근 지역에서 정부를 비판하는 집회나 시위를 개최하여 왔는데, 원고 측이 2020년에 매주 개최를 예정하였던 각 집회의 신고 규모는 10명 내외 또는 100명에서 1,500명 사이로 상황에 따라 각각 다르다. 이처럼 원고가 개최하려는 집회의 규모는 코로나19의 확산 정도 등 상황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다) 원고가 향후 이 사건 집회 신고와 유사한 집회.시위 신고를 하더라도 피고는 집회나 시위의 구체적인 일시와 장소, 목적, 규모와 방법, 주변 상황, 집회 신청 당시의 코로나19 전파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개별적으로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등 관계 규정에 따른 집회 금지.제한 여부를 결정하여야 할 것이므로, 원고가 이 사건 집회와 동일한 장소에서 유사한 목적의 집회를 개최할 수 있다는 추상적인 가능성만으로는 원고와 피고 사이에서 이 사건 처분과 동일한 내용의 처분이 반복될 위험성이 있다고 쉽게 단정하기 어렵다.

3) 따라서 원고는 더 이상 이 사건 처분의 취소를 구할 소의 이익이 없으므로 이 사건 소는 부적법하고, 피고의 본안전항변은 이유 있다.

3.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소는 부적법하므로 이를 각하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