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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09. 12. 24. 선고 2009다40738,40745 판결

[보증금부존재확인·보증금등][공2010상,217]

판시사항

[1] 임대차의 존속기간을 20년으로 제한한 민법 제651조 제1항 이 강행규정인지 여부(적극)

[2] ‘30년의 임대차기간 종료 전에 임차인이 계약기간을 단축시키기 위해 20년 이상의 임대차기간을 인정하지 않는 대법원판례를 근거로 해약을 요구할 경우 임대인이 일시불 임대료의 반환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취지의 약정은, 강행규정인 민법 제651조 제1항 의 적용을 배제하는 결과를 가져오므로 무효라고 한 사례

판결요지

[1] 민법 제651조 제1항 은 그 입법 취지가 너무 오랜 기간에 걸쳐 임차인에게 임차물의 이용을 맡겨 놓으면 임차물의 관리가 소홀하여지고 임차물의 개량이 잘 이루어지지 않아 발생할 수 있는 사회경제적인 손실을 방지하는 데 있는 점 및 약정기간이 20년을 넘을 때는 그 기간을 20년으로 단축한다는 규정 형식에 비추어 볼 때, 위 규정은 개인의 의사에 의하여 그 적용을 배제할 수 없는 강행규정이라고 봄이 상당하다.

[2] ‘임대차계약 후 30년의 임대차기간 종료 전에 임차인이 계약기간을 단축시키기 위해 20년 이상의 임대차기간을 인정하지 않는 대법원판례를 근거로 해약을 요구할 경우 임대인은 일시불 임대료의 반환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취지로 정한 임대료 반환책임 면제약정은, 강행규정인 민법 제651조 제1항 의 규정 취지에 반하는 임대차기간 약정의 무효를 주장할 수 없게 함으로써 위 조항의 적용을 배제하는 결과를 가져오므로 무효라고 한 사례.

참조판례
원고(반소피고), 상고인 겸 피상고인

원고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법무법인(유) 태평양외 1인)

피고(반소원고), 피상고인 겸 상고인

피고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지평지성 담당변호사 조용환외 2인)

주문

원심판결의 본소 청구 중 조건부 보증금에 관한 부분 및 반소청구 중 조건부 보증금에 관한 원고(반소피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으로 환송한다. 피고(반소원고)의 상고를 기각한다.

이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경과한 후에 제출된 상고이유보충서의 기재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판단한다.

1. 조건부 보증금에 관한 본소 청구 및 반소 청구에 관한 판단

가. 피고(반소원고)의 상고이유 제1점에 대하여

제1심판결이 인용한 금액의 일부가 항소심에서 취소되어 그에 대한 청구가 기각되었다면 특단의 사정이 없는 한 항소심에서의 금전채무의 존부나 범위에 관한 피고의 항쟁은 상당한 근거가 있다고 할 것이다( 대법원 1999. 3. 23. 선고 98다61951 판결 참조).

원심판결 및 제1심판결의 이유에 의하면, 제1심은 피고(반소원고, 이하 ‘피고’라고만 한다)의 반소청구를 일부 인용하여 “원고(반소피고, 이하 ‘원고’라고만 한다)는 피고에게 조건부 보증금 75억 원 및 이에 대한 원고의 상가 개점일인 2006. 9. 22.부터 제1심판결 선고일까지는 약정에 의한 연 17%, 그 다음날부터 완제일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하 ‘소촉법’이라 한다)이 정한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선고하였고, 원심은 원고의 항소를 일부 인용하여 제1심판결이 인용한 금액의 일부인 연 17%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 부분을 취소하면서 “원고는 피고에게 조건부 보증금 75억 원 및 이에 대한 2006. 9. 22.부터 원심판결 선고일까지는 상사법정이율인 연 6%, 그 다음날부터 완제일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선고하였다.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소촉법 제3조 제1항 의 지연손해금 기산일에 관한 법리오해나 이유모순의 위법이 없다.

나. 원고의 상고이유 제1점에 대하여

1)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그 채용 증거들을 종합하여, 그 판시와 같은 사실을 인정한 다음, 원고가 피고를 통하여 서대문구청에 20억 원의 기탁금을 납부할 당시 원·피고 사이에서 조건부 보증금 지급의무를 면제하기로 하는 약정이 이루어졌다고 볼 수 없고, 또한 피고의 대표이사 소외 1이 원고의 기탁금 납부를 조건으로 조건부 보증금 지급의무를 면제하여 주기로 확약하였다고 볼 수도 없다고 판단하였다.

제출된 증거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이 사건 건물 앞 광장조성 책임은 지방자치단체인 서대문구에 있을 뿐 피고에게 그 책임이 있다고 볼 수 없는 점, 광장조성사업의 신속한 진행을 위하여 원고가 먼저 기탁금 납부를 제안한 점, 2006. 4. 28.자 협약서(갑 제2호증)에 조건부 보증금에 관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지 않은 점, 소외 1은 개인 자격으로 각서를 작성하여 주겠다고 하였을 뿐이고 소외 2 등의 만류로 실제 각서가 원고에게 교부되지 않은 점, 2006. 4. 26.자 합의서(갑 제35호증)의 작성자인 소외 3은 피고를 대표할 자격이 없었던 점, 위 협약서 작성일 및 원고가 주장하는 소외 1의 확약일 이후 체결된 임대차변경계약서(을 제1호증)에 조건부 보증금에 관한 변경 내용이 포함되어 있지 않은 점, 원고 자신이 2006. 9. 12. 피고에게 조건부 보증금의 납부 대신 근저당권을 설정하는 방법을 제의하였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처분문서의 해석에 관한 법리오해나 채증법칙 위반 등의 위법이 없다.

2) 또한 당사자의 주장에 대한 판단유탈의 위법이 있다 하더라도 그 주장이 배척될 것임이 명백한 때에는 판결 결과에 영향이 없다고 할 것인데( 대법원 2002. 12. 26. 선고 2002다56116 판결 참조), 기록에 비추어 보면, 설령 원고가 피고에게 20억 원의 기탁금 납부를 조건으로 조건부 보증금을 면제하여 달라는 요청을 한 사실이 있더라도, 피고가 원고로부터 20억 원의 기탁금을 받아 서대문구청에 납부한 사실만으로는 쌍방의사실현에 의한 채무면제계약이 성립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 원심이 이와 같은 원고의 주장에 대하여 아무런 판단을 하지 아니하였더라도 그러한 판단유탈은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라 할 수 없다.

3) 나아가 관계 법리와 제출된 증거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고가 주장하는 사정들만으로는 피고의 조건부 보증금청구가 신의칙에 위반된다고 볼 수 없다고 본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신의칙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다.

다. 원고의 상고이유 제2점에 대하여

민법 제651조 제1항 은 그 입법 취지가 너무 오랜 기간에 걸쳐 임차인에게 임차물의 이용을 맡겨 놓으면 임차물의 관리가 소홀하여지고 임차물의 개량이 잘 이루어지지 않아 발생할 수 있는 사회경제적인 손실을 방지하는 데에 있는 점 및 약정기간이 20년을 넘을 때는 그 기간을 20년으로 단축한다는 규정 형식에 비추어 볼 때, 위 규정은 개인의 의사에 의하여 그 적용을 배제할 수 없는 강행규정이라고 봄이 상당하다 ( 대법원 2003. 8. 22. 선고 2003다19961 판결 참조).

제출된 증거에 의하면, 이 사건 임대차계약 제4조 제4항은 이 사건 임대차계약 후 30년 임대차기간 종료 전에 원고가 계약기간을 단축시키기 위하여 20년 이상의 임대차기간을 인정하지 않는 대법원판례를 근거로 삼아 해약을 요구할 경우에는 피고는 일시불 임대료의 반환을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취지로 규정하고 있음을 알 수 있는바, 이러한 임대료반환책임 면제약정은 강행규정인 민법 제651조 제1항 에서 정하고 있는 규정의 취지에 반하는 임대차기간 약정의 무효를 주장할 수 없게 함으로써 위 조항의 적용을 배제하는 결과를 가져오게 되므로 이를 무효라고 보아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민법 제651조 제1항 의 규정이 개인의 의사에 의하여 그 적용을 배제할 수 없는 강행규정이라고 전제하고도, 나아가 위 임대료반환책임 면제약정에 대해서는 민법 제651조 가 직접 적용되지 아니하고, 원·피고가 임대차기간을 30년으로 정한 약정이 무효임을 알면서 그에 대비하기 위하여 위와 같이 약정한 점 등을 들어 위 임대료반환책임 면제약정이 유효하다고 판단하고 말았으니,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에는 법률행위의 목적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 할 것이고, 이를 지적하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2. 부당이득반환에 관한 본소 청구에 관한 판단

가. 피고의 상고이유 제2점에 대하여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그 채용 증거들을 종합하여, 그 판시와 같은 사실을 인정한 다음 이 사건 건물의 신축공사는 당초에 정한 공사기간 만료일인 2006. 8. 31.의 다음날인 2006. 9. 1.부터 이 사건 건물에 대한 임시사용승인을 받은 2006. 9. 12.까지 12일간 지연되었다고 판단하였음을 알 수 있고, 이는 피고가 당초에 정한 공사기간 만료일까지 이 사건 건물에 대한 준공 또는 사용승인을 받아야 함을 전제로 한 것이다.

제출된 증거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이 사건 임대차계약은 장차 건축될 이 사건 건물을 그 목적물로 예정하고 있었던 점, 이 사건 임대차계약에서 정한 공사기간은 피고의 임대인으로서의 의무, 즉 임차인에게 목적물을 사용·수익할 수 있도록 제공하여야 할 의무와의 관계에서 파악하여야 하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이 사건 임대차계약 제5조 제8항의 해석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다.

나. 피고의 상고이유 제3점에 대하여

원심판결 이유 및 이 사건 기록에 의하면, 원고는 이 사건 연체료반환청구와 관련하여 소제기 시에는 614,008,951원 및 이에 대한 소장 부본 송달 익일부터 완제일까지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하다가, 2007. 3. 8. 청구취지 및 원인변경신청서로서 청구금액을 923,953,983원으로 확장하는 대신 지연손해금은 위 신청서 부본 송달 익일부터 구하는 것으로 감축하였고, 제1심판결이 선고된 후인 2008. 12. 10.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서로서 소제기 시와 같은 내용으로 청구취지를 변경하였으며, 원심은 “피고는 원고에게 304,602,737원 및 이에 대하여 소장 부본 송달 익일인 2006. 11. 9.부터 제1심판결 선고일까지는 연 6%, 그 다음날부터 완제일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선고하였음을 알 수 있다.

민사소송법 제267조 제2항 은 본안에 대한 종국판결이 있은 뒤에 소를 취하한 사람은 같은 소를 제기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이 사건은 원고가 제1심판결 선고 전에 지연손해금청구를 일부 취하하였다가 제1심판결 선고 후에 다시 같은 소를 제기한 경우로서 위 조항에 따라 재소가 금지되지 아니한다 할 것이므로,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처분권주의 위반의 위법이 없다.

3.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의 본소 청구 중 조건부 보증금에 관한 부분 및 반소 청구 중 조건부 보증금에 관한 원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으로 환송하며, 피고의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민일영(재판장) 김영란 이홍훈(주심) 김능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