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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9. 10. 31. 선고 2016다31831 판결

[부당이득금등][미간행]

판시사항

[1] 현실적으로 지급되었거나 이미 구체적으로 지급청구권이 발생한 임금에 대하여 근로자의 개별적인 동의나 수권 없이 노동조합이 사용자와 체결한 단체협약만으로 그 반환이나 포기 및 지급유예와 같은 처분행위를 할 수 있는지 여부(소극) 및 이러한 법리는 노동조합이 사용자와 향후 단체협약이 체결될 경우 그 효력을 특정 시점으로 소급하기로 하는 내용의 합의를 한 이후 임금에 관한 근로조건을 불리하게 변경하는 내용으로 단체협약을 체결함에 따라 현실적으로 이미 근로자에게 지급된 임금을 반환하는 결과가 초래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되는지 여부(적극)

[2] 일반택시여객운송사업을 영위하는 갑 주식회사가 소속 택시운전근로자로 조직된 노동조합과 ‘단체(임금)협약 체결 시 2007. 12. 27. 신설된 최저임금법 제6조 제5항 의 시행일부터 소급적용하되, 회사는 인상된 월 임금의 차액을 소급하여 근로자에게 지급하고, 근로자는 회사에 인상된 차액의 운송수입금을 소급하여 입금하여야 한다’는 내용의 합의를 하였고, 단체교섭이 장기화되자 갑 회사는 택시운전근로자인 을 등에게 종전 임금협정에 따라 계산한 임금을 지급하였는데, 그 후 갑 회사와 노동조합이 소정근로시간은 기존보다 단축되고 사납금은 인상하는 내용의 임금협정을 체결하였고, 이에 갑 회사가 을 등을 상대로 위 합의에 따른 사납금 인상분을 소급하여 반환할 것을 구한 사안에서, 개별 근로자의 동의나 수권을 받지 아니한 이상 갑 회사와 노동조합이 체결한 위 합의 및 임금협정에 따른 을 등의 사납금 인상분 지급의무가 소급하여 발생하지 않는다고 한 사례

원고, 피상고인

신진교통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홍요셉 외 1인)

피고, 상고인

피고 1 외 2인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광성)

주문

원심판결 중 피고들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전주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상고이유 제1, 3점에 대하여

이 사건은 소액사건심판법이 적용되는 소액사건이므로 그 법 제3조 에서 규정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 한하여 대법원에 상고할 수 있다.

상고이유 중 이 사건 소급적용 합의의 존재를 인정한 원심에 채증법칙을 위반한 잘못이 있다거나, 2011년 단체협약 내용의 해석에 관한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다는 주장은 위와 같은 사유 중 어느 것에도 해당하지 않으므로, 적법한 상고이유가 될 수 없다.

2. 상고이유 제2점에 대하여

가.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의하면 아래와 같은 사실을 알 수 있다.

(1) 원고는 전주시에서 일반택시여객운송사업을 하는 회사로서 소속 택시운전근로자로 하여금 1일 총운송수입금 중 일정액을 원고에게 납부하게 하고 이를 제외한 나머지 운송수입금(이하 ‘초과운송수입금’이라고 한다)은 택시운전근로자의 수입으로 하는 방식인 이른바 사납금 제도를 운영하여 왔다. 원고 소속 택시운전근로자로 조직된 ○○○○ 노동조합(이하 ‘이 사건 노동조합’이라고 한다)과 원고가 2008. 10. 24. 체결한 2008년도 임금협정에 의하면 소정근로시간은 ‘1일 6시간 40분, 주 40시간’, 1일 사납금은 ‘1일 2교대의 경우 73,000원 또는 77,000원, 1일 1차의 경우 95,000원 또는 97,000원’으로 정해져 있었다.

(2) 2007. 12. 27. 신설된 최저임금법 제6조 제5항 은 택시운전근로자의 최저임금에 산입되는 임금의 범위를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제외한’ 임금으로 한정함으로써 초과운송수입금을 최저임금에 산입할 수 없도록 규정하였는데, 그 시행 시기는 시 지역의 경우 2010. 7. 1.이었다. 이에 따라 전주시에서 사업을 하고 있는 원고는 2010. 7. 1.부터 소정근로시간에 대한 고정급만으로 최저임금 이상의 임금을 지급하여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

(3) 원고와 이 사건 노동조합은 2010. 6. 29.부터 2010년도 임금협정 체결을 위하여 교섭하던 중, 2010. 8.경 ‘노사 쌍방은 최저임금법 부칙에 의거 같은 법 제6조 제5항 의 사항이 2010. 7. 1.부터 적용을 받게 되어 근로조건(임금) 및 운송수입금 사항 등이 포함되는 단체(임금)협약 체결 시 체결시점을 2010. 7. 1.부터 소급적용하기로 한다.’, ‘단, 소급적용 시 회사는 인상된 월 임금의 차액을 소급하여 각 근로자에게 지급하고 각 근로자는 회사에 인상된 차액의 운송수입금을 소급하여 입금하여야 한다.’는 내용의 합의(이하 ‘이 사건 소급적용 합의’라고 한다)를 하였다.

(4) 그 후 단체교섭이 장기화되자, 원고는 피고들에게 2011. 7.분까지 2008년도 임금협정에 따라 계산한 임금(원심 별지 표 중 ‘2008년 기준 실지급액’에 기재된 각 해당 금액과 같다)을 지급하였다.

(5) 원고와 이 사건 노동조합은 2011. 7. 10. 임금협정을 체결하였다가, 다시 교섭을 거쳐 2011. 9. 9. 2011년도 임금협정(이하 ‘2011년 임금협정’이라고 한다)을 체결하였다. 2011년 임금협정의 내용을 보면, 소정근로시간은 기존보다 단축된 ‘1일 5시간(1년 미만 4시간 20분), 주 30시간’이고, 1일 사납금은 4,000원을 인상하였으며, 그 유효기간은 ‘2011. 8. 1.부터 2012. 7. 31.까지’로 되어 있다. 그런데 이 사건 노동조합은 2011년 임금협정을 체결하면서 피고들을 포함한 개별 근로자들의 동의나 수권을 받지 아니하였다.

(6) 피고들은 2010. 7.경부터 2011. 7.경까지 원고 소속 택시운전근로자로 근무하였다.

나. 원고는 2011년 임금협정에 의하여 피고들이 원고에게 납입하여야 할 사납금이 1일 4,000원씩 인상되었고, 이 사건 소급적용 합의 및 2011년 임금협정에 따라 2011년 임금협정이 2010. 7. 1.부터 소급하여 적용되므로, 피고들은 원고에게 2010. 7. 1.부터 2011. 7. 31.까지의 실제 근무일수에 사납금 인상분 1일 4,000원을 곱한 금액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하며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다.

다. 원심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원고의 사납금 인상분 청구를 받아들였다.

(1) 이 사건 노동조합이 이 사건 소급적용 합의를 체결한 것이 현저히 합리성을 결하여 노동조합의 목적을 벗어난 것이라고 보기 어렵고, 이미 구체적으로 지급청구권이 발생한 임금에 대한 처분행위라고 보기도 어려우므로, 근로자들의 개별적인 동의나 수권이 없다고 하더라도 그 효력을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2011년 임금협정에서 그 유효기간을 2011. 8. 1.부터로 정하였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소급적용 합의에 기하여 2011년도 임금협정의 내용을 2010. 7. 1.부터 소급하여 적용할 수 있다.

(2) 현실적으로 지급되었거나 이미 구체적으로 그 지급청구권이 발생한 임금은 근로자의 사적 재산영역으로 옮겨져 근로자의 처분에 맡겨진 것이기 때문에 노동조합이 근로자들로부터 개별적인 동의나 수권을 받지 않는 이상, 사용자와 사이의 단체협약만으로 이에 대한 포기나 지급유예와 같은 처분행위를 할 수 없으므로 단체협약으로 근로자에게 이미 지급한 임금을 반환하도록 하는 것은 그에 관하여 근로자들의 개별적인 동의나 수권이 없는 한 효력이 없다고 보아야 한다는 대법원 2010. 1. 28. 선고 2009다76317 판결 의 법리는, 이 사건과 같은 소급적용 합의가 있는 경우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라. 그러나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렵다.

(1) 현실적으로 지급되었거나 이미 구체적으로 그 지급청구권이 발생한 임금은 근로자의 사적 재산영역으로 옮겨져 근로자의 처분에 맡겨진 것이기 때문에 노동조합이 근로자들로부터 개별적인 동의나 수권을 받지 않는 이상, 사용자와 사이의 단체협약만으로 이에 대한 반환이나 포기 및 지급유예와 같은 처분행위를 할 수는 없다 ( 대법원 2000. 9. 29. 선고 99다67536 판결 , 대법원 2010. 1. 28. 선고 2009다76317 판결 참조). 이러한 법리는 노동조합이 사용자와 사이에 향후 단체협약이 체결될 경우 그 효력을 특정 시점으로 소급하기로 하는 내용의 합의를 한 이후 임금에 관한 근로조건을 불리하게 변경하는 내용으로 단체협약을 체결함에 따라 현실적으로 이미 근로자에게 지급된 임금을 반환하는 결과가 초래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 대법원 2019. 10. 18. 선고 2015다60207 판결 참조).

(2) 위 법리에 따라 앞서 본 사실관계를 살펴보면, 이 사건 노동조합이 이 사건 소급적용 합의를 한 상태에서 그 소급적용 합의 효력을 배제하지 아니한 채 임금에 관한 근로조건을 불리하게 변경하는 내용의 2011년 임금협정을 체결한 것은, 소급적용 부분의 임금에 대하여는 현실적으로 이미 근로자에게 지급된 임금을 반환하는 결과를 초래하는 처분행위에 해당하므로, 피고들을 포함한 개별 근로자의 동의나 수권을 받지 아니한 이상 소급적용의 효과는 발생하지 아니한다고 할 것이다.

(3) 결국 이 사건 노동조합과 원고 사이에 체결된 이 사건 소급적용 합의 및 2011년 임금협정에 의하여 피고들의 사납금 인상분 지급의무가 소급하여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고 보아야 함에도 원심은 이와 달리 판단하였으니,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협약자치 원칙의 적용 범위나 단체협약의 규범적 효력에 관하여 대법원 판례에 상반되는 판단을 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3.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피고들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민유숙(재판장) 조희대(주심) 김재형 이동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