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직처분취소청구사건][고집1968특,82]
의원면직처분이 행정소송의 대상이 되는지 여부
의원면직처분이 의사에 반하여 이루어진 위법한 것이라면 그 처분의 취소를 구할 수 있다.
원고
서울특별시장
피고가 1967.2.4.자로 원고에게 대하여 한 면직처분은 이를 취소한다.
소송비용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주문과 같다.
1. 먼저, 피고는 본안전항변으로서, 원고가 취소를 바라는 이 사건 면직처분은 원고의 의사에 따른 의원면직처분이고 의원면직처분에 대하여는 불복할 수 없는 것이므로 같은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이 소는 부적합하다고 항쟁함으로 이 점에 관하여 살피건대, 의원면직처분이라 할지라도 그것이 본인의 의사에 반하여 이루어진 것이라면 그 시정을 소구할 수 있다 할 것인 바, 이 사건에 있어서 원고가 청구원인으로 주장하는 바에 의하면 이 사건 면직처분은 형식상으로는 의원면직으로 되어 있지만 실제에 있어서는 원고의 의사에 반하여 이루어진 것이기 때문에 위법한 것으로서 그 시정을 바란다는 것이므로 이와 같은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이 소가 부적법하다고 할 수 없으니 피고인의 본안전항변은 이유없다 것이다.
2. 다음 본안에 들어가 판단한다.
피고가, 지방사세주사로서 영등포구청 징수과 제2계장으로 근무하고 있던 원고의 사직원을 받아들여 1967.2.4.자로 원고를 면직에 처한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
그런데 원고는 원고가 위 사직원을 작성하기는 하였으나 이는 원고의 의사에 반하여 작성제출된 것이기 때문에 이를 받아들여 행한 피고의 이사건 면직처분은 위법하다고 주장하므로 살피건대, 성립에 다툼이 없는 을 제2,3호증, 같은 제4호증(뒤에 믿지않는 부분제외)의 각 기재에 증인 소외 1, 2, 3, 4의 각 증언 및 원고 본인신문결과와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여보면, 원고는 1967.1.23. 오후 6시경 중앙정보부원 성명미상자에 의하여 시내 중구 충무로에 있는 중앙정보부분실(충무공사)에 연행당한 뒤 그곳에서 위 분실원들로부터 원고자신의 직무상 비행을 자백하는 진술서를 작성하도록 요구받고 아무런 비행사실이 없다고 이에 불응하다가, 위 분실원들로부터 옆구리를 맞고 발등을 밟히우는등 폭행을 당하고 자백하지 아니하면 더 구타하겠다는 위협을 받아 더 이상 버티다가는 더욱더 구타당하리라는 공포감에서 우선 이러한 신문에서 벗어나려는 생각으로, 원고가 1967.1.6. 시내 영등포구 영등포동에 있는 "성화"빠에서 징수한 세금 20,000원중 2,000원을 횡령착복하였고 또 1966.11. 초순경 같은동에 있는 인천상회 주인으로부터 잘봐달라는 청탁과 함께 5,000원을 수뢰한 사실이 있다고 하는 취지의 허위사실을 자백하는 진술서를 쓴 다음 다시 이어 사직원을 쓰도록 요구받고 진심으로는 지방공무원직을 사임할 의사가 없는데도 위 분실원의 강요에 못이겨 그들이 구술하는대로 일신상 사정에 의하여 사직코자 한다고 하는 취지의 사직원 2통을 작성하여 같은 분실원에게 제출하였다가 잠시후 도로 반환받아 돌아왔던 바, 그 다음날 다시 위 분실로부터 소환을 받고 출석하였더니 같은 분실장이 돌려준 사직원 2통을 다시 제출하라고 하므로 거절하였더니 또 다시 전일과 같이 폭행을 가할 기세일 뿐 아니라 이 사직원은 실제로 면직시키기 위한 것이 아니라 다만 공무원에 대하여 주의심을 환기시키기 위하여 받아 두는 것에 지나지 아니하다고 하는 분실장의 말에 진심으로 사임할 의사가 없는데도 위와 같은 강요를 모면하기 위하여 부득이 위 사직원 2통을 다시 제출하고 돌아왔던 사실 및 그 뒤 위 사직원은 총무처에 설치된 중앙관기확립대책위원회에 회부된 사실을 각 인정할 수 있고 이에 맞지 아니하는 을 제1호증, 같은 제4호증, 갑 제1호증의 2의 각 일부기재는 이를 믿기 어렵고 달리 위 인정을 달리할만한 자료가 없으며, 위의 사직원이 총무처에 설치된 중앙관기확립대책위원회로부터 피고에게 직접 이첩되었다 함은 피고에 있어서 이를 자인하고 있는 바이다.
그렇다면, 원고가 작성한 위의 사직원은 원고의 의사에 반하여 수사기관의 강요에 못이겨 작성된 것이라 할 것임에도 불구하고, 원고의 근무처의 장을 거침이 없이 수사기관으로부터 중앙관기확립대책위원회를 거쳐 이를 같은 위원회로부터 직접 이첩받은 피고는, 그 사직원이 원고의 진정한 의사에 따라 작성제출된 것으로 오인하여 이에 의하여 원고를 면직에 처한 것이라고 보겠는 바, 지방공무원법 제68조 에 의하면 공무원은 형의 선고, 징계 또는 이 법에 정하는 사유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그 의사에 반하여 면직되지 아니한다
( 제1항 ). 공무원은 그 의사에 반하여 강요에 의한 사직을 당하지 아니한다( 제2항 )고 규정하여 공무원의 신분을 법으로써 보장하고 있는 바이므로 공무원이 그 의사에 반하여 강요에 의하여 작성제출한 사직원을 받아들여 면직에 처함은 위 법조에 명백히 저촉되는 것으로서 위법된 처분이라 아니할 수 없으니 결국 피고의 이사건 면직처분은 위법한 것으로서 취소를 면치 못한다고 할 것이다.
그러므로 이사건 면직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원고의 청구는 이유있다 하여 이를 인용하고 소송비용은 패소자인 피고의 부담으로 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