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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동부지방법원 2020. 11. 27. 선고 2020노37 판결

[약사법위반][미간행]

피고인

피고인 1 외 8인

항소인

피고인 3을 제외한 나머지 피고인들 및 검사

검사

전계광(기소), 정효민(공판)

변호인

변호사 조형수(피고인 3을 제외한 나머지 피고인들을 위하여)

원심판결

서울동부지방법원 2019. 12. 17. 선고 2018고정1113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들은 각 무죄.

피고인 3을 제외한 나머지 피고인들에 대한 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피고인 3을 제외한 나머지 피고인들

피고인들은 일부 약국직원들의 과도한 호객행위로 인한 무질서를 방지하고 의약품 판매와 관련된 거래 질서 유지를 위하여 공동도우미 제도를 도입하였고, 공동도우미들은 피고인들과 체결한 용역계약에 정해진 바에 따라 서울○○병원 근처 약국 방문을 희망하는 환자들에 한하여 서울○○병원 근처 약국을 정해진 순번에 따라 안내하였을 뿐이다. 따라서 피고인들은 약사법에서 금지하는 호객행위를 공모한 사실이 없고, 설령 피고인들의 행위가 호객행위라고 하더라도 형법 제20조 의 정당행위에 해당한다. 그런데도 피고인들에 대한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원심은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

나. 검사

원심이 피고인들에 대하여 선고한 형(벌금 50만 원의 선고유예)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2. 피고인들에 대한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 1은 서울 송파구 (주소 2 생략)에 있는 ‘△△△△약국’의 약국 개설자, 피고인 2는 서울 송파구 (주소 3 생략)에 있는 ‘□□□□□약국’의 약국 개설자, 피고인 4는 서울 송파구 (주소 4 생략)에 있는 ‘◇◇◇◇◇◇◇◇◇◇약국’의 약국 개설자, 피고인 5는 서울 송파구 (주소 5 생략)에 있는 ‘☆☆☆☆약국’의 약국 개설자, 피고인 6은 서울 송파구 (주소 6 생략)에 있는 ‘▽▽▽약국’의 약국 개설자, 피고인 7은 서울 송파구 (주소 7 생략)에 있는 ‘◎◎약국’의 약국 개설자, 피고인 8은 서울 송파구 (주소 8 생략)에 있는 ‘◁◁◁◁◁약국’의 약국 개설자, 피고인 9는 서울 송파구 (주소 9 생략)에 있는 ‘▷▷약국’의 약국 개설자, 피고인 3은 서울 송파구 (주소 10 생략)에 있는 ‘♤♤♤♤약국’의 약국 개설자이고, 공소외인은 서울 송파구 (주소 11 생략)에 있는 ‘♡♡♡♡약국’의 약국 개설자, 공소외 2는 서울 송파구 (주소 12 생략)에 있는 ‘●●●●●●약국’의 약국 개설자, 공소외 3은 서울 송파구 (주소 13 생략)에 있는 ‘▲▲▲▲▲▲▲약국’의 약국 개설자, 공소외 4는 서울 송파구 (주소 10 생략)에 있는 ‘■■■약국’의 약국 개설자, 공소외 5는 서울 송파구 (주소 14 생략)에 있는 ‘◆◆◆약국’의 약국 개설자, 공소외 6은 서울 송파구 (주소 15 생략)에 있는 ‘★★★약국’의 약국 개설자, 공소외 7은 서울 송파구 (주소 16 생략)에 있는 ‘★★★약국’의 약국 개설자로 송파구약사회 산하 ○○반 약사회에 속한 사람들이다.

약국 개설자는 현상품, 사은품 등 경품류를 제공하거나 소비자·환자 등을 유치하기 위하여 호객행위를 하는 등의 부당한 방법이나 실제로 구입한 가격 미만으로 의약품을 판매하여 의약품 시장질서를 어지럽히거나 소비자를 유인하여서는 아니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들은 공소외인, 공소외 2, 공소외 3, 공소외 4, 공소외 5, 공소외 6, 공소외 7과 공모하여 2017. 7. 13.경 용역회사를 통해 안내도우미를 공동으로 고용하여 의사의 처방내용이 약국에 전송되지 않은 이른바 비지정 환자들에 대하여 미리 정해진 순번대로 안내하기로 약정하고, 2017. 8. 29.경 ◀◀◀◀협동조합과 서울○○병원 동관 후문에 도우미 8명(오전 4명, 오후 4명)을 배치하여 위 도우미들이 환자들에게 접근하여 비지정 환자와 지정 환자를 구별한 후, 비지정 환자들을 16개 회원 약국에 미리 정해진 순번대로 안내하기로 하는 용역위탁계약을 체결하였다.

이에 따라 위 ◀◀◀◀협동조합 도우미들이 2017. 9. 13.경부터 2017. 9. 14.경까지 서울 송파구 소재 서울○○병원 동관 후문에서 불특정 다수인(환자)에게 다가가 “약국 지정하셨습니까, 약국 안내해 드릴까요?”라는 등의 말을 걸며 이미 배정되어 있는 피고인들의 약국 순번에 따라 피고인들의 약국으로 안내하는 등 호객행위를 하였다.

이로써 피고인들은 공소외인, 공소외 2, 공소외 3, 공소외 4, 공소외 5, 공소외 6, 공소외 7과 공모하여 소비자·환자 등을 유치하기 위하여 호객행위를 하는 등의 부당한 방법을 사용하였다.

3. 피고인 3을 제외한 나머지 피고인들의 항소이유에 대한 판단

가. 기초사실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아래와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1) 서울○○병원에서 처방하는 고가의 항암제, 마약성분이 들어 있는 진통제 등을 취급하는 서울○○병원 근처에 위치한 약국은 그 위치와 행정구역을 기준으로 (주소 생략)에 있는 약국(이하 ‘문전약국’이라고 한다)들과 지하철 2호선 ▶▶▶▶역 부근에 있는 약국들로 크게 나누어 볼 수 있다.

2) 위 두 지역에 위치한 약국들은 서울○○병원 주변이 도로와 대학교, 병원관사 및 그 주차장 등으로 둘러싸여져 있는 탓에 서울○○병원 가까운 곳에 위치하지 못하여 환자들이 도보로 이용하기에는 다소 거리가 있는 편이다.

3) 서울○○병원의 병원셔틀버스는 서울○○병원과 지하철 2호선 ▶▶▶▶역 사이만을 운행하고 있는바, 문전약국들은 해당 약국을 이용하는 환자들에게 교통편의를 제공하기 위하여 약국 별로 서울○○병원 동관 후문과 약국을 오가는 차량을 운행하고 있다.

4) 서울○○병원 방문자들은 서울○○병원 동관 후문에 주차된 위와 같은 약국차량들로 인한 혼잡과 위 약국차량의 운행을 위하여 상주하는 약국직원 주1) 들에 의한 호객행위에 관하여 불편을 호소하기도 하였다.

5) 2016년 초 문전약국 중 한 곳이 폐업하자 위 약국의 기존 환자들을 유치하기 위하여 문전약국들 중 일부 약국(★★★약국, ■■■약국, ◆◆◆약국, ▼▼▼약국을 의미한다)의 직원들이 세력을 이루어 호객행위를 하였는데 그 과정에서 환자들에게 특정 약국을 강요하거나 다른 약국직원들에게 폭언을 하기도 하였다.

6) 서울○○병원 동관 후문에서의 약국직원들의 호객행위와 관련한 민원이 빈발함에 따라, 문전약국의 개설자들로 구성된 서울 송파구 약사회 산하 ○○반 약사회(이하 ‘○○반 약사회’라고 한다, 당시에는 총 17개의 문전약국이 있었는바, 17개 문전약국 개설자들이 모두 위 ○○반 약사회 소속이다) 소속 약국 개설자들은 2017. 7. 13. 회의를 개최하여 용역업체를 통해 도우미를 공동으로 고용하여 그 도우미를 통해 약국 안내를 하는 방안을 마련하기로 하고, 서울 송파구 약사회와 서울○○병원 원무팀 등에도 이러한 사실을 알렸다.

7) ○○반 약사회는 위와 같은 용역을 제공할 업체로 ◀◀◀◀협동조합을 선정하고 2017. 8. 29.경 ◀◀◀◀협동조합과 사이에 용역계약(이하 ‘이 사건 용역계약’이라고 한다)을 체결하였다. 이 사건 용역계약에 의하면, 공동도우미는 아산병원 동관 후문에서 ○○반 17개 문전약국으로 향하는 환자들 안내 업무를 담당하되(제2조 제1항), 환자들을 우선 동네약국 방문을 원하는 환자와 문전약국 방문을 원하는 환자로 분류하고 다시 문전약국 방문을 원하는 환자들 중 방문을 원하는 약국을 이미 지정한 환자와 지정하지 않은 비지정 환자로 분류한 후 비지정 환자를 17개 약국이 정한 순번으로 안내하고(제2조 제2항), 그 과정에서 ‘약국 가십니까?’, ‘약국 지정하셨습니까?’, ‘다니시던 약국 있으십니까?’, ‘근처 약국을 안내해 드릴까요?’ 등의 방법으로 환자들을 응대하여야 하며(제3조 제6항), ◀◀◀◀협동조합은 호객으로 의심 받지 않도록 공동도우미를 철저히 교육해야 하고(제4조 제3항), 공동도우미와 ◀◀◀◀협동조합은 호객으로 비춰지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되며(제7조 제7항), 만일 이를 위반할 경우 ○○반 약사회 소속 약국 개설자들이 용역계약을 해약할 수 있다(제8조 제1항 제1호).

8) ○○반 약사회 소속 약국 개설자들은 모두 이 사건 용역계약 체결에 동의하여 ‘아산병원 동관 후문 질서유지를 위한 안내도우미 도입 계약 동의서’에 서명하였는데, 위 서류에는 ‘약국직원들의 역할에 공정성 등의 문제가 계속 발생되어서, 용역회사를 통한 공동도우미를 고용하여 고용된 공동도우미가 순번 서는 위치에서 지정 환자 안내와 문전약국에서 조제를 희망하는 환자들에 대하여 안내를 중립적으로 하게 한다’, ‘지정 환자와 특정약국에 가고자 하는 환자를 각 약국에 친절히 안내하고, 약국을 정하지 않은 환자 중 인근 문전약국에서 조제를 희망하는 환자들은 ○○반 규칙에 따라 각 약국으로 안내한다’, ‘기존의 약국직원들은 순번 서는 업무를 하지 못한다’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다.

9) 이에 따라 2017. 9. 1.부터 ◀◀◀◀협동조합 소속 공동도우미들이 서울○○병원 동관 후문에서 이 사건 용역계약에 따라 환자들을 약국으로 안내하는 업무를 하였다.

10) 그런데 앞서 본 일부 약국의 직원들이 다시 공동도우미들의 업무를 방해하고 환자들을 특정 문전약국으로 유치하려 하였고, 그 과정에서 일부 직원들이 공동도우미들에게 위해를 가할 듯한 태도를 보여 협박죄로 약식명령을 발령받기도 하였다.

11) 한편 이 사건 수사는 위 일부 약국직원들이 2017. 9. 13.과 2017. 9. 14. 공동도우미들이 호객행위를 한다고 민원을 제기한 것이 발단이 된 것이다.

나. 구체적 판단

1) 구 약사법 (2017. 10. 24. 법률 제1492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약사법’이라 한다) 제47조 제1항 제4호 나목 은 의약품공급자, 약국 등의 개설자 및 그 밖에 이 법에 따라 의약품을 판매할 수 있는 자는 의약품 등의 유통 체계 확립과 판매 질서 유지를 위하여 ‘매점매석 등 시장 질서를 어지럽히는 행위, 약국의 명칭 등으로 소비자를 유인하는 행위나 의약품의 조제·판매 제한을 넘어서는 행위를 금지하는 등 의약품 유통관리 및 판매질서 유지와 관련한 사항으로서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는 사항’을 준수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이에 따라 구 약사법 시행규칙(2017. 12. 22. 보건복지부령 제54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약사법 시행규칙’이라 한다) 제44조 제1항 제2호 는 매점매석 등 시장질서를 어지럽히는 행위를 방지하기 위하여 ‘의약품 도매상 또는 약국 등의 개설자는 현상품·사은품 등 경품류를 제공하거나 소비자·환자 등을 유치하기 위하여 호객행위를 하는 등의 부당한 방법이나 실제로 구입한 가격(사후 할인이나 의약품의 일부를 무상으로 제공받는 등의 방법을 통하여 구입한 경우에는 이를 반영하여 환산한 가격을 말한다) 미만으로 의약품을 판매하여 의약품 시장질서를 어지럽히거나 소비자를 유인하지 아니할 것’을 준수사항을 규정하고 있는바, 이는 의약품 판매 질서를 유지하고 약국 개설자 사이의 불합리한 과다경쟁을 방지함으로써 환자의 자유로운 약국 선택권 등을 실질적으로 보장하여 국민건강에 이바지 하고자 하는 데에 그 입법취지가 있다고 할 것이다.

2) 이 사건에서 피고인들은 용역업체를 통해 안내도우미를 공동으로 고용하여 방문할 약국을 지정하지 않은 환자들을 상대로 정해진 순번에 따라 피고인들의 약국으로 안내하게 하였고 이에 따라 환자들이 피고인들의 약국을 이용하게 되었으므로, 피고인들의 위와 같은 행위로 인하여 불특정 다수인 환자들의 자유로운 약국 선택권이 침해되었고 이에 관하여 피고인들이 공모하였다고 볼 여지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3) 그러나 앞서 본 약국 개설자로 하여금 호객행위를 금지하고 있는 취지에 비추어 위 기초사실과 이 사건 공판절차에 제출된 자료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당시 피고인들에게 이러한 공동도우미 제도가 호객행위에 해당하고 이로 인하여 불특정 다수인 환자들의 자유로운 약국 선택권을 침해하거나 의약품 판매 질서를 어지럽게 한다는 인식이 있었음이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이 없을 정도로 증명이 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 서울○○병원 동관 후문에서 문전약국 직원들의 호객행위 등으로 민원이 빈발하고 약국 간에 분쟁이 생기는 등 여러 문제가 발생하였으나 관할 보건소나 서울○○병원에서 마땅한 해결책을 찾지 못하자, ○○반 약사회 소속 약국 개설자들인 피고인들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자정노력의 일환으로 공동도우미 제도를 도입한 것으로 보인다. 즉 피고인들은 약국직원들이 환자들을 직접 접촉하여 약국을 안내하는 상황에서는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경쟁적 호객행위와 이로 인하여 발생하는 무질서와 분쟁을 막을 수 없다고 판단하여, 환자들과 약국직원들의 직접 접촉을 차단하되, 환자들에 대한 약국 안내를 위해 환자유치에 이해관계가 없는 공동도우미를 고용하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이 사건 용역계약에서는 공동도우미들의 호객행위로 비춰지는 행위를 금지하고 이를 위반하는 경우 용역계약을 해지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환자들을 문전약국에 정해진 순서에 따라 공평하게 안내하도록 정하고 있다.

또한 당시 ○○반 약사회에는 모든 문전약국들이 가입되어 있었는데 ○○반 약사회 소속 약국 개설자들이 모두 공동도우미 제도에 동의하여 참여하였고, ○○반 약사회가 ○○반 약사회 소속이 아닌 약국의 개설자가 공동도우미 제도에 참여하기를 원하는데도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거나, 공동도우미 제도에 참여하지 않은 서울○○병원 근처의 다른 약국들이 공동도우미 제도에 관하여 반대의사를 밝혔다는 사정도 기록상 찾아볼 수 없다.

그렇다면 이 사건 공동도우미 제도는 오히려 피고인들이 서울○○병원 동관 후문에서의 의약품 판매질서를 확립하고 유지하기 위하여 불가피하게 선택한 것이라고 봄이 상당하다.

○ 피고인들이 이 사건 용역계약에서 정한 용역업무의 내용은 공동도우미들이 서울○○병원 동관 후문에 대기하고 있다가 동관 후문으로 나오는 환자들 중 문전약국을 방문하기를 원하면서도 방문할 특정한 문전약국을 지정하지 못한 환자들에 한하여 피고인들이 정한 문전약국 순번대로 문전약국을 안내하는 것이었는바, 피고인들은 문전약국 중 한 곳을 방문하기를 원하는 환자들을 문전약국으로 안내하는 행위는 환자를 유치하기 위하여 환자를 호객하는 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인식하였을 것으로 보인다(이러한 인식에서 피고인들은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용역계약에서 공동도우미들의 업무를 위와 같이 정하면서도 호객행위로 비춰지는 행위를 금지하는 규정을 둔 것으로 보인다).

○ 한편 서울○○병원에서는 상급종합병원의 특성상 고가의 항암제, 마약성분이 들어 있는 진통제 등 동네약국에서 취급하기 어려운 약품들이 많이 처방되므로, 환자들은 동네약국에서 처방약을 구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는 현실적인 이유로 문전약국을 비롯하여 서울○○병원 근처 약국에서 약을 조제하기를 희망하는 경우가 상당수 있다고 할 것이고, 그들 중 일부는 방문할 약국을 지정하지는 못하였더라도 병원 관계자 등을 통하여 동관 후문에 문전약국의 차량들이 대기하고 있다는 안내를 받고 문전약국을 이용하려는 의사로 동관 후문으로 나온다고 할 것이다.

그렇다면 실제로 방문할 약국을 지정하지 않은 채 동관 후문으로 나오는 환자들은 문전약국 중 한 곳을 방문할 의사가 있는 경우가 상당하다고 할 것이므로, 그들에게 앞서 본 공동도우미 제도를 통해 문전약국을 안내하는 것이 그 환자들의 약국 선택권을 본질적으로 침해하는 것이라고 보기 어려운 측면도 있다.

4) 따라서 피고인들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은 결국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하여야 함에도 이와 달리 유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따라서 원심판결 중 피고인들에 대한 부분은 파기되어야 한다.

4. 원심판결 중 피고인 3에 대한 부분에 관한 직권 판단

형사소송법 제364조의2 는 항소법원이 피고인을 위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는 경우에 파기의 이유가 항소한 공동피고인에게 공통되는 때에는 그 공동피고인에 대하여도 원심판결을 파기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때 ‘항소한 공동피고인’에는 검사만 항소하고 자신은 항소하지 아니한 공동피고인도 포함된다고 할 것이다.

이 사건에서 피고인 3과 그를 제외한 나머지 피고인들은 공범인 공동피고인이고, 앞서 본 피고인 3을 제외한 나머지 피고인들에 대한 원심판결의 파기이유는 피고인 3에게도 공통된다고 할 것인바, 비록 피고인 3은 항소하지 아니하였지만 검사가 항소를 제기하여 항소한 공동피고인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의2 에 따라 원심판결 중 피고인 3에 대한 부분도 위 제3항에서 본 바와 같은 이유로 파기하여야 한다.

5.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 3을 제외한 나머지 피고인들의 항소는 이유 있고, 피고인 3에 대한 직권파기사유도 있으므로, 피고인들에 대한 검사의 양형부당 주장에 관하여 나아가 판단할 필요 없이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 , 제2항 에 따라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아래와 같이 판결한다.

다시쓰는판결이유

피고인들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은 위 제2항 기재와 같은 바, 이는 위 제3항 및 제4항에서 본 바와 같이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피고인들에게 무죄를 선고하되, 형법 제58조 제2항 본문에 따라 피고인 3을 제외한 나머지 피고인들에 대한 무죄판결의 요지를 공시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 단서에 따라 피고인 3에 대한 무죄판결의 요지를 공시하지 않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춘호(재판장) 이지혜 강상효

주1) 서울○○병원에서 환자들을 특정 약국으로 유치하는 역할을 하거나 위 약국차량을 운전하는 사람들을 편의상 해당 약국의 직원으로 표현하기로 한다. 이하 같다.

본문참조조문

- 형법 제20조

- 약사법(구) 제47조 제1항 제4호

- 약사법 시행규칙(구) 제44조 제1항 제2호

- 형사소송법 제325조

- 형사소송법 제364조의2

- 형사소송법 제364조의2

-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

-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2항

- 형법 제58조 제2항

원심판결

- 서울동부지방법원 2019. 12. 17. 선고 2018고정1113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