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집행방해·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야간·공동상해)·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위반] 상고[각공2005.2.10.(18),311]
관할경찰관서장 등이 피고인을 포함한 시위참가자들에게 직접 '3회 이상' 해산명령을 하였다고 보기 어려워 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위반의 점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 사례
시위현장에서 이루어진 첫 번째 해산명령은 피고인이 없는 상태에서 시위현장에 처음 도착한 일부 시위참가자들에게 행하여졌고, 두 번째 해산명령은 시위참가자들이 아닌 시위 주동자에게만 행하여졌으며, 세 번째 해산명령에 이르러 비로소 시위참가자들에게 해산명령을 내렸다면, 피고인이 현행범인으로 체포되기 이전에 관할경찰관서장 등이 피고인을 포함한 시위참가자들에게 직접 '3회 이상' 해산명령을 하였다고 보기 어려워 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위반의 점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 사례.
피고인
피고인
배성중
변호사 김치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벌금 1,500,000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40,000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다만, 단수금액은 1일로 환산한다.
원심 판결선고 전의 구금일수 2일을 위 벌금에 관한 노역장 유치기간에 산입한다.
위 벌금 상당액의 가납을 명한다.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위반의 점은 무죄.
1. 피고인의 항소이유 요지
피고인은 청계천 일대 및 서울 시내를 돌아다니며 장사를 하는 노점상인으로서, 이 사건 당시에도 오토바이를 타고 서울시청 앞을 지나다가 우연히 동료 노점상인들이 서울시청 앞에서 물건을 펼쳐 놓고 장사를 하고 있는 것을 보고 같이 장사를 하기 위하여 그 자리에 있었을 뿐, 원심판결 기재와 같이 서울 중구청 소속 공무원들이 불법노점행위를 단속하는 것에 반발하여 옆에서 위세를 보인 적도 없고, 나아가 일부 성명불상 노점상인들이 단속공무원에 대하여 공무집행방해와 상해를 가하고 집회 및 시위행위를 한 것이지 피고인이 이에 관여한 것이 없을 뿐만 아니라, 피고인이 당시 현장에서 구호를 외치는 등 시위를 했다거나 폭행을 하였음을 인정할 만한 아무런 증거가 없음에도, 피고인에게 유죄를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결국 채증법칙을 위배하여 사실을 오인함으로써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2. 항소이유에 대한 판단
가. 직권판단
피고인의 항소이유에 관하여 판단하기에 앞서 직권으로 살핀다.
당심에 이르러 검사는 적법한 절차를 거쳐 이 사건 공소사실 제2항 전체를 "피고인 1, 2, 3은 위 '청노투' 회원 200여 명과 공모공동하여, 2003. 7. 11. 12:20경 서울 중구 태평로 1가 31 소재 서울시청 앞 인도상에서 위 '청노투' 회원 200여 명과 함께 좌판 60여 개를 펼쳐 놓고 위 회원들끼리 의류 등 잡화를 사고파는 등 소위 "장사투쟁"을 전개하면서 "노점탄압 분쇄" 등의 구호를 제창하는 등으로 신고하지 않은 집회를 개최하던 중 같은 날 12:40경 서울 중구청 소속 공무원 등 120여 명이 위와 같은 불법노점행위를 단속하려 하자 이에 반발하면서 피고인들은 옆에서 위세를 보이고, 일부 성명불상 회원들은 위 단속공무원들을 향해 욕설을 하며 물건을 집어던지고, 다른 일부 성명불상 회원은 양손으로 중구청 건물관리과 소속 단속공무원 피해자의 멱살을 잡아 수회 흔들고, 발로 동인의 왼쪽 눈부분을 1회 걷어차는 등 폭행하여 위 단속공무원들의 불법노점상 단속에 관한 정당한 직무집행을 방해하고, 이로 인하여 피해자 (남, 38세)에게 약 1주간의 치료를 요하는 좌안각막찰과상 등을 가하고, 그 무렵 남대문경찰서장으로부터 미신고 불법집회 및 시위임을 이유로 3회 이상 자진해산의 요청과 즉시 해산하라는 해산명령을 받고도 지체없이 퇴거하지 아니함으로써 해산명령에 불응한 것이다."로 변경하는 것으로 공소장변경 신청을 하였고, 당심이 이를 허가함으로써 이 사건에 대한 심판의 대상이 달라졌으므로, 당초의 공소제기를 전제로 하는 원심판결은 더 이상 유지될 수 없게 되었다.
다만, 피고인은 위와 같이 변경된 공소사실에 대하여 여전히 다투고 있으므로, 아래에서는 이에 대하여 살핀다.
나. 원심판결 중 공무집행방해 및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의 점에 대하여
(1) 인정 사실
살피건대, 원심이 적법하게 조사하여 채택한 증거들(특히, 피고인의 일부 법정 진술, 증인 서동만의 법정 진술, 피고인, 이익범, 임금출, 한순례에 대한 각 검사, 경찰 작성의 피의자신문조서의 각 기재, 서동만, 최하용, 이상환, 문한경, 박성규에 대한 각 경찰 작성의 진술조서, 상해진단서의 각 기재, 각 현장사진의 영상)과 당심에서 제출된 정보상황서의 기재, 현장사진(수사기록 179쪽 하단 사진)의 영상을 종합하여 보면, 다음의 사실들이 인정된다.
(가) 청계천 노점생존권 사수투쟁위원회(이하 '청노투'라 한다) 소속 노점상인들 200여 명은 서울시에서 청계천 복원사업(사업기간 : 2003. 7. 1. - 2005. 12. 31.)을 시행하면서 청계천 주변에서 노점상을 하고 있는 자신들에게는 아무런 보상대책도 제시하지 아니한 채 일방적으로 공사만을 강행하고 있어 생존권을 위협받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2003. 7. 11. 10:00경부터 서울 청계천 한화빌딩 주변에 모여 시위를 하기 시작하다가, 시위장소를 서울시청 앞으로 옮긴다는 청노투 집행부의 지시에 따라 같은 날 12:00경 청노투 소속 회원들은 서울시청 앞으로 이동해 왔다.
(나) 같은 날 12:20경 서울시청 앞 인도에 청노투 소속 200여 명의 회원들이 집결하게 되자, 그 중 일부 회원들은 집회를 하면서 "노점상 생존권 보상하라.", "청계천복원 중단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면서 시위를 하였고, 다른 일부 회원들은 그 옆 인도에서 60여 개의 좌판과 물건 등을 진열해 놓고 장사를 하기 시작하였다.
(다) 그런데 이러한 장사를 하는 행위는 불특정 다수인을 상대로 실제로 장사를 하려고 했던 것이 아니라, 단순히 청노투 집행부의 지시 및 회원들간 시위방법에 대한 대책회의 결과에 따라 서울시에 항의하는 묵시적인 생존권 투쟁의 일환으로 행하여진 것이었고, 청노투 집행부는 사전에 관할경철서장에게 어떠한 집회신고서 등을 제출하지 아니한 채 위와 같이 서울시청 정문 앞 인도 등지에서 집회를 개최하고 시위를 주도하였다.
(라) 피고인 역시 같은 날 12:20경부터 다른 노점상인들과 마찬가지로 서울시청 정문 앞 인도에서 좌판과 물건 등을 진열해 놓고 장사를 하는 양 노점행위에 동참하였고, 더 나아가 위와 같이 단순히 노점행위를 하는 데 그치지 않고 스스로 청노투 회원들의 시위대열에 합류하여 구호를 외치는 등으로 시위에 참여하였다.
(마) 이에, 관할경찰서인 서울 남대문경찰서 소속 정보과장(남대문경찰서장으로부터 권한을 부여받은 것으로 보인다)은 공소외 이영한 청노투 위원장에게 위 장소에서 하는 노점상 장사행위를 포함하여 동인들이 벌이는 집회 및 시위가 미신고 집회로서 불법임을 알리면서 조속히 해산할 것을 촉구하고 불응시 전원 연행하겠다는 방침을 전달하기에 이르렀다.
(바) 그럼에도, 청노투 소속 회원들이 소위 "장사투쟁"을 계속 전개하면서 자진해산할 기미를 전혀 보이지 않게 되자, 같은 날 12:40경부터 서울 중구청 건설관리과 소속 공무원들 120여 명이 노점상인들의 노점행위를 단속하기 시작하였다.
(사) 그러자, 일부 노점상인들은 공무원들을 향해 욕설을 하고 자신들이 진열해 놓은 물건 등을 집어 던질 뿐 아니라 공무원들과 몸싸움을 하면서 그 단속행위를 방해하였고, 그러던 와중에 성명불상의 일부 노점상인들이 양손으로 단속공무원 이상환의 멱살을 잡아 수회 흔들고, 발로 동인의 왼쪽 눈 부분을 걷어차는 등 폭력을 행사하여 이상환에게 약 1주일 정도 치료를 요하는 상처(좌안각막찰과상 등)가 발생하였다.
(아) 한편, 같은 날 12:46경 중구청 소속 단속공무원들이 노점상 단속행위를 완료하자, 피고인을 포함한 일부 회원들은 이에 강력히 항의하면서 차도점거를 시도하는 등 대기중인 경찰관들과 몸싸움을 하기 시작하였고, 이에 곧바로 남대문경찰서장은 청노투 회원들에게 자진해산할 것을 명령하기에 이르렀다.
(자) 그럼에도, 피고인 등 청노투 회원들이 해산하지 아니한 채 경찰관들과 몸싸움을 하는 등 계속해서 차도점거를 시도하자, 경찰관들은 같은 날 12:55경 회원들 중 가담 정도가 중하다고 판단되는 9명(남자 8명, 여자 1명)을 연행하였는데, 그 연행자 중에 피고인이 포함되어 있었다.
(2) 판 단
(가) 위 인정 사실에 의하면, 피고인은 단순히 서울시청 앞에서 장사를 하기 위하여 그 곳에 있었던 것이 아니라 다른 청노투 회원들과 더불어 적극적으로 시위에 참가하기 위하여 그 곳에 간 것으로 보이고, 스스로 서울시청 앞에서 이루어진 청노투 회원들의 집회 및 시위에 참가한 점도 넉넉히 인정된다.
(나) 한편, 어느 범죄에 2인 이상이 공동가공하는 경우 공모는 법률상 어떠한 정형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고 2인 이상이 공모하여 범죄에 공동가공하여 범죄를 실현하려는 의사의 결합만 있으면 되는 것으로서, 비록 암묵적으로라도 수인 사이에 의사가 상통하여 의사의 결합이 이루어지면 공모관계가 성립하고, 이러한 공모가 이루어진 이상 실행행위에 직접 관여하지 아니한 자라도 다른 공모자의 행위에 대하여 공동정범으로서 형사책임을 진다 할 것이다( 대법원 1997. 10. 10. 선고 97도1720 판결 , 2002. 4. 12. 선고 2000도3485 판결 등 참조).
(다) 이 사건에 돌아와 살피건대, 위 인정 사실에서 보듯이 피고인은 청노투 집행부의 지시 또는 다른 청노투 회원들과 논의한 시위대책결과에 따라 다른 200여 명의 청노투 회원들과 함께 서울시청 앞에서 노점상 행위를 하는 등으로 집회 및 시위를 하였고, 위 집회 및 시위는 적법한 집회신고 없이 이루어진 것이었으며, 이에 따라 관할 경찰서인 남대문경찰서장 및 정보과장이 청노투 위원장과 시위 참가자들에게 서울시청 앞 인도에서 하는 노점행위가 불법임을 이유로 자진해산할 것을 요청하고, 해산하지 않을 경우 전원 연행하겠다는 방침을 전달하였으며, 다른 한편에서는 피고인 등 노점상인들이 소위 "장사투쟁"을 전개하면서 해산할 기미를 전혀 보이지 않게 되자, 급기야 서울 중구청 소속 노점상 단속공무원 120여 명은 이를 단속하기 시작하였고, 그 와중에 일부 성명불상의 회원들이 노점행위를 단속하는 공무원들에게 욕설을 하거나 물건 등을 던지고 주먹과 발로 폭행하는 등 공무원들의 정당한 직무집행을 방해하고 피해자 에게 상해를 가하였음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비록 피고인이 청노투의 간부는 아니어서 이 사건 집회 및 시위를 주최하는 지위에 있지는 않았고, 다른 노점상인들과 더불어 노점행위를 하거나 시위대열에 합류하여 구호를 제창하는 등의 행위만을 하였을 뿐이나, 한편, 위와 같은 집회 및 시위행위에 적극적으로 참가한 피고인으로서는 200여 명이나 되는 노점상인들이 30분 이상 서울시청 앞 인도를 불법점거한 채 구호를 외치고 노점행위를 하는 등으로 시위를 계속할 경우, 노점상 단속공무원들이 이를 제지하고자 단속하려 할 것이고, 그 과정에서 상당수의 노점상인들과 단속공무원들 사이에 몸싸움이 벌어지고 물건을 던지며, 더 나아가 주먹과 발을 휘두르며 단속공무원에게 폭력을 행사하여 상해를 입게 할 수 있으리라는 점은 이를 충분히 예견할 수 있었다 할 것이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남대문경찰서장 등의 해산명령에도 불구하고 자진해산하지 아니한 채 노점행위 등을 계속하고 단속행위가 이루어진 후에는 이에 항의하면서 재차 시위진압 경찰관들과 극렬하게 몸싸움을 벌이다가 결국 시위현장에서 체포되어 연행된 이상, 피고인과 다른 노점상인들 사이에는 순차적 또는 암묵적으로 사전에 공무원들의 단속행위에 대응하여 이 부분 공무집행방해 및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의 범행을 저지르기로 하는 공모관계가 있었다 할 것이고, 따라서 피고인은 다른 성명불상 회원들이 저지른 위와 같은 범행에 대하여도 공모공동정범으로서 동일한 책임을 부담한다 할 것이다. 그렇다면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결국 이유 없다.
다. 원심판결 중 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위반의 점에 대하여
(1)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청계천 노점생존권 사수 투쟁위원회(약칭 '청노투')" 회원으로서 노점상인바, 서울시에서 청계천을 도시생태공원으로 개발하고 서울을 환경친화적 도시공간으로 전환하기 위해, 2003. 7. 1.부터 2005. 12. 31.까지 "청계천 복원사업"을 진행하기로 한 것과 관련, 피고인을 비롯한 청계천 주변 노점상들은 서울시에서 자신들에게 아무런 보상대책을 제시하지 아니한 채 공사만을 강행하고 있어 생존권을 위협받고 있다고 주장하며, '청노투'라는 조직을 결성하여 각종 집회를 개최하는 등 서울시의 위 사업진행에 반발해 오던 중, 위 '청노투' 회원 200여 명과 공모하여, 2003. 7. 11. 12:20경 서울 중구 태평로 1가 31 소재 서울시청 앞 인도상에서 위 '청노투' 회원 200여 명과 함께 좌판 60여 개를 펼쳐 놓고 위 회원들끼리 의류 등 잡화를 사고 파는 등 소위 "장사투쟁"을 전개하면서 "노점탄압 분쇄" 등의 구호를 제창하는 등으로 신고하지 않은 집회를 개최하던 중, 그 무렵 남대문경찰서장으로부터 미신고 불법집회 및 시위임을 이유로 3회 이상 자진해상의 요청과 즉시 해산하라는 해산명령을 받고도 지체없이 퇴거하지 아니함으로써 해산명령에 불응한 것이다.
(2) 원심의 판단
이에 대하여, 원심은 그 거시 증거에 의하여 위 공소사실에 대하여 유죄를 선고하였다.
(3) 당심의 판단
그러나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다음과 같은 점에 비추어 수긍할 수 없다.
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 제6조 , 제18조 , 같은법시행령 제9조의2 의 각 규정에 의하면, 적법한 집회신고 없이 집회 또는 시위를 하는 경우에는 관할경찰관서장 또는 관할경찰관서장으로부터 권한을 부여받은 경찰관은 참가자들에 대하여 상당한 시간 이내에 자진 해산할 것을 요청한 다음, 그 자진해산요청에도 응하지 아니할 경우 3회 이상 자진해산할 것을 명령할 수 있다 할 것이며, 위와 같은 해산명령을 받고도 지체없이 퇴거하지 아니한 참가자들에 대하여는 같은 법 제21조 에 따라 형사처벌의 제재를 가할 수 있다 할 것이다.
그런데 이 사건에 돌아와, 이 부분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피고인이 관할경찰관서장 또는 관할경찰관서장으로부터 권한을 부여받은 경찰관으로부터 '3회 이상' 해산명령을 받고도 지체없이 퇴거하지 아니하였는지 여부에 관하여 살피건대, 먼저 피고인은 수사기관 이래 일관하여 3회 이상 해산명령을 받은 적이 없다고 부인하고 있고, 2003. 7. 11. 12:55경 피고인이 위 시위현장에서 현행범인으로 체포되기 이전에 피고인 등 시위참가자들에게 직접 3회 이상 해산명령을 하였다는 점에 부합하는 듯한 서동만, 최하용, 이상환, 박성규, 문한경에 대한 각 경찰 작성의 진술조서의 기재는 당심에서 제출된 정보상황서의 기재 내용(2003. 7. 11. 12:55경 피고인이 현행범인으로 체포되기 이전에 이루어진 해산명령에 관하여 보건대, 위 정보상황서의 기재에 의하면, 2003. 7. 11. 12:05경 남대문경찰서 소속 정보과장이 티코승용차편으로 서울시청 앞에 제일 먼저 도착한 청노투 회원 4명에게 해산을 명하였고, 이어 위 정보과장이 같은 날 12:20경 청노투 위원장 이영한에게 재차 해산명령을 하였고, 마지막으로 같은 날 12:40경부터 12:46경 사이에 남대문경찰서장이 직접 청노투 회원들에게 해산할 것을 명령한 사실이 인정되고, 한편, 피고인의 당심 법정 진술, 피고인에 대한 검사, 경찰 작성의 각 피의자신문조서의 각 기재에 의하면, 당시 피고인은 오토바이를 타고 서울시청 앞으로 이동한 사실이 인정되는바, 그렇다면 같은 날 12:05경에 이루어진 첫 번째 해산명령 당시 피고인이 현장에 없었음은 분명하고, 두 번째 해산명령 또한 청노투 위원장에 대한 해산명령일 뿐 시위참가자들에게 직접 해산명령을 한 것으로 볼 수는 없다 할 것이어서, 결국 피고인이 현행범인으로 체포되기 이전에 남대문경찰서장 등이 피고인을 포함한 시위참가자들에게 직접 '3회 이상' 해산명령을 하였음을 인정하기는 어렵다)에 비추어 선뜻 그대로 믿을 수 없고, 그 외 달리 이 부분 공소사실을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그렇다면 이 부분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여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하였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에게 유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에는 결국 사실을 오인함으로써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할 것이다.
3. 결 론
따라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2항 , 제6항 에 따라 원심판결을 직권으로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범죄사실과 증거의 요지
당심이 인정하는 피고인의 범죄사실과 증거의 요지는, 원심판결 범죄사실 제7행 이하 부분을 "2003. 7. 11. 12:20경 서울 중구 태평로 1가 31 소재 서울시청 앞 인도상에서 위 '청노투' 회원 200여 명과 함께 좌판 60여 개를 펼쳐 놓고 위 회원들끼리 의류 등 잡화를 사고파는 등 소위 "장사투쟁"을 전개하면서 "노점탄압 분쇄" 등의 구호를 제창하는 등으로 신고하지 않은 집회를 개최하던 중, 같은 날 12:40경 서울 중구청 소속 공무원 등 120여 명이 위와 같은 불법노점행위를 단속하려 하자 이에 반발하면서 피고인 등은 옆에서 위세를 보이고, 일부 성명불상 회원들은 위 단속공무원들을 향해 욕설을 하며 물건을 집어던지고, 다른 일부 성명불상 회원은 양손으로 중구청 건물관리과 소속 단속공무원 이상환의 멱살을 잡아 수회 흔들고, 발로 동인의 왼쪽 눈부분을 1회 걷어차는 등 폭행하여 위 단속공무원들의 불법노점상 단속에 관한 정당한 직무집행을 방해하고, 이로 인하여 피해자 (남, 38세)에게 약 1주간의 치료를 요하는 좌안각막찰과상 등을 가한 것이다."로 변경하고, 증거의 요지란에 "1. 피고인의 일부 당심 법정 진술, 1. 정보상황서, 1. 사진"을 추가하는 것 외에는 원심판결의 각 해당란 기재와 같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9조 에 의하여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법령의 적용
1.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공동상해의 점 :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 제2조 제2항 , 제1항 , 형법 제257조 제1항
공무집행방해의 점 : 형법 제136조 제1항 , 제30조
(각 벌금형 선택)
1. 경합범 가중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2호 , 제50조
1. 노역장 유치
1. 미결구금일수 산입
무죄 부분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는 "제2의 다. (1)항" 기재 내용과 같은바, 위 공소사실에 대하여는 "제2의 다. (3)항"에서 본 바와 같이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한다.
양형이유
살피건대, 피고인에게는 집행유예는 물론, 동종의 폭력전과가 수회 있음에도 다시 이 사건 범행에 이르게 된 점, 불법집회에 참가하였음이 분명함에도 불구하고, 이를 반성하지 아니하는 등 개전의 정이 없어 보이는 점, 피해자와 합의하거나 피해회복이 이루어지지 아니한 점 등을 비롯하여, 피고인이 이 사건 범행에 이르게 된 경위, 범행의 내용, 그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그 외 피고인의 연령과 성행, 지능, 환경 등 이 사건 기록에 나타난 양형의 요소가 되는 여러 사정을 참작하여 보면, 당심에서 피고인에게 일부 무죄를 선고함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피고인에게 벌금 150만 원을 선고한 형량은 적정하다고 판단되어, 피고인에게 원심과 같은 형을 선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