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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지법 1999. 6. 8. 선고 98가합79650 판결 : 확정

[유족보상금 ][하집1999-1, 434]

판시사항

야근을 마치고 자가운전으로 퇴근 중 교통사고로 사망한 경우, 퇴근 후 귀가 도착시까지를 업무수행 중으로 규정하고 있는 취업규칙의 규정을 유추적용하거나 계속된 야근으로 누적된 피로에 의한 졸음운전으로 사고가 발생하였다는 점을 추인할 수 있다는 이유로 업무상 재해를 인정한 사례

판결요지

직원이 야근을 마치고 자신의 승용차를 운전하여 퇴근하다가 교통사고로 사망한 경우, 임원 및 직원이 업무수행 중 입은 부상 및 질병에 대한 치료비지급의무를 규정하면서 '출근시로부터 퇴근 후 귀가 도착시까지'를 '업무수행'으로 규정한 취업규칙상의 규정은 직원이 업무상 재해를 입은 경우 그에 대한 사용자의 보상의무를 정한 단체협약 규정상의 '업무상 재해'인지 여부를 정하는 기준으로 유추적용할 수 있으며, 또한 이와 같은 유추적용이 불가능하다 하더라도 계속된 야근으로 누적된 피로에 의한 졸음운전으로 사고가 발생하였다는 점을 추인할 수 있다는 이유로 업무상 재해를 인정한 사례.

원고

김혜숙 외 2인 (소송대리인 변호사 노현준)

피고

재단법인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소송대리인 한밭법무법인 담당변호사 김동환)

주문

1. 피고는 원고들에게 금 169,594,961원 및 이에 대한 1997. 3. 6.부터 1998. 10. 8.까지는 연 5푼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할 5푼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소송비용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3.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청구취지

주문과 같다.

이유

갑 1, 갑 2, 갑 11의 1 내지 10, 을 2, 을 3, 을 5의 각 기재와 증인 이성우, 오현우의 각 증언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소외 김용준은 대전 유성구 신성동 144의 9에 있는, 피고 부설기관인 생명공학연구소에서 근무하던 중, 1997. 3. 4. 23:19경 야근을 마치고 자신의 승용차를 운전하여 퇴근하다가 같은 날 23:30경 위 같은 구 전민동에 있는 엘지(LG)연구소 앞길에서 교통신호대를 들이받아, 뇌좌상 등의 상해를 입고 치료를 받던 중 그 다음날 06:15경 사망한 사실, 원고 김혜숙은 위 김용준의 처이고, 원고 김예린, 김남중은 각 김용준의 자녀들인 사실, 한편 위 김용준이 조합원으로 가입하였던 전국과학기술노동조합과 위 생명공학연구소 사이에 1995. 8. 9. 체결되어 위 사고 당시에도 유효하던 단체협약 제75조 제1항은 "사용자는 조합원이 업무상 재해를 입었을 경우 다음과 같이 보상한다."라고 규정하면서, 그 제1호로 "사용자는 조합원이 업무상 재해(부상이나 질병)를 입었을 경우 그 치료비의 전액은 물론 요양기간 동안 평균임금의 100%를 지급한다.", 제3호(퇴직보상)로 "사용자는 조합원이 업무상 재해로 인하여 퇴직할 경우, 부상 또는 질병으로 퇴직한 자는 기준지급액의 3할, 사망한 자는 10할을 가산한 금액을 지급한다.", 제4호(유족보상 및 장례비)로 "사용자는 조합원이 사망하였을 경우 그 유가족에 대하여 평균임금의 1300일분에 해당하는 유족보상을 하고, 평균임금의 120일분에 해당하는 장례비를 지급한다."라고 각 규정하고 있으며, 피고 직원의 취업에 관한 사항을 정할 목적으로 1989. 12. 12. 제정되고 1994. 11. 1. 개정되어 위 사고 당시에도 유효하던 피고 취업규칙의 제13장 '재해보상'이라는 장(장)에 포함되어 있는 위 취업규칙 제58조 제1항 본문은 "상근임원 및 직원의 임무수행으로 인한 상병의 경우에는 임직기간의 장단에도 불구하고 치료비의 전액 또는 그 일부를 보조 지급할 수 있다.", 그 제2항은 "제1항의 업무수행이라 함은 다음의 시간 중임을 말한다. 1. 출근시로부터 퇴근 후 귀가 도착시까지 2. 공용으로 출장중인 때에는 출장일 중 3. 공휴일이라 할지라도 소속부서장의 명에 의한 시간 외 근무로 확인되었을 때"라고 각 규정하고 있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위 단체협약과 취업규칙 규정을 종합하여 볼 때, 피고의 임원 및 직원이 업무수행 중에 부상을 입거나 질병을 얻은 경우 이에 대한 피고의 치료비 지급의무를 규정하면서 이 같은 부상을 입거나 질병을 얻은 시점이 업무수행 중인지 여부를 결정하는 기준을 정한 위 취업규칙 제58조 제2항은, 피고의 직원이 업무상 재해를 입은 경우 그에 대한 피고의 보상의무를 정한 위 단체협약규정상의 '업무상 재해'인지 여부를 정하는 기준으로 유추적용할 수 있다고 할 것이므로, 앞서 인정한 바와 같이 피고의 직원인 위 김용준이 야근을 마치고 자신의 승용차를 운전하여 퇴근하다가 이 사건 교통사고를 일으켜 사망하기에 이른 이상, 위 김용준은 피고의 업무수행 중에 재해로 인하여 사망하였다고 볼 것이니, 피고는 김용준의 유족인 원고들에게 위 단체협약에 따른 보상금을 지급할 의무를 부담한다고 할 것이다(가사 위와 같은 유추적용이 불가하다 할지라도, 갑 11의 6 내지 8, 갑 12의 각 기재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위 김용준은 성균관대학교와 위 생명공학연구소 사이에 체결된 '마우스체계에서 항-에이치 엘 에이(HLA) 단세포군 항체의 생산'이라는 협동연구계약에 따른 작업의 협동책임자로 선임되어, 위 연구작업건으로 1997. 2. 20.부터 이 사건 사고 당일까지 사이에 수시로 통상근무시간 이후까지 잔업에 종사하여 온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이에 비추어 볼 때 위 김용준은 계속되는 잔업으로 인한 피로가 누적되어 있었다고 봄이 상당하고, 이 사건 사고도 위와 같은 사정에 따라 위 김용준의 누적된 피로에 의한 졸음운전으로 인하여 발생하였다는 점을 추인할 수 있다 할 것이니, 따라서 김용준은 업무상의 재해로 사망에 이르게 되었다고 할 것이다).

나아가 피고가 원고들에게 지급하여야 할 보상금의 수액에 관하여 보건대, 갑 3의 1, 2의 각 기재에 의하면 위 김용준이 사망할 당시 그의 평균임금은 1일 금 94,163원이고 위 사망으로 인한 퇴직에 따른 퇴직금은 금 35,883,501원인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이를 고려하여 위 단체협약의 재해보상 규정에 따라 계산하여 보면, 퇴직보상금은 금 35,883,501원(금 35,883,501원×10할), 유족보상금은 금 122,411,900원(금 94,163원×1,300일), 장례비는 금 11,299,560원(금 94,163원×120일)이 된다.

그렇다면 피고는 원고들에게 위 보상금 합계 금 169,594,961원(금 35,883,501원+금 122,411,900원+금 11,299,560원) 및 이에 대하여 위 김용준의 퇴직일 다음날인 1997. 3. 6.부터 이 사건 소장부본이 피고에게 송달된 날인 1998. 10. 8.까지는 민법에 따른 연 5푼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등에관한특례법에 따른 연 2할 5푼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할 것이므로, 이를 구하는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다.

판사 손용근(재판장) 심태규 김춘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