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beta
텍스트 조절
arrow
arrow
부산지법 1992. 6. 17. 선고 91가합27276 제6민사판결 : 항소
[해고무효확인][하집1992(2),207]
판시사항

가. 취업규칙에 징계해고가 징계처분의 수단으로 명시되어 있지 아니한 경우에 한 징계해고의 효력(=무효)

나. 징계해고사유가 통상해고사유에 해당한다 하여 사후적으로 징계해고를 통상해고로 전환할 수 있는지 여부

판결요지

가. 사용자가 특별한 해재법인 징계해고 등의 징계처분을 실시하기 위하여는 엄격하게 취업규칙에 정한 바에 따라야 하므로, 징계의 사유와 수단 내지 종류를 취업규칙에 명시하여 근로계약의 내용으로 한 것에 의하여서만 징계처분을 할 수 있고, 또 취업규칙상의 그러한 규정은 한정열거로 해석하여야 하므로, 취업규칙에 징계처분의 수단으로 명시되어 있지 아니한 징계해고를 하였다면 취업규칙상 근거가 없는 위법 무효의 처분이다.

나. 징계해고는 기업질서위반에 대한 제재벌로서 통상해고와는 제도상 구별되고, 실제로도 통상해고에 비하여 단순히 금전적, 경제적인 불이익만을 주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징계"를 받아 해고되었다는 불명예스런 경력을 남기게 되어 재취업에 중대한 장해를 수반하는 특별한 불이익을 주므로, 사용자가 당초 징계해고를 하면서 동일한 비위사실이 통상해고사유에도 해당한다 하여 예비적으로 통상해고의 의사표시를 하였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징계해고의 의사표시는 어디까지나 징계해고로서 독자적으로 그 유효성이 검토되어야 하고 징계해고사유가 통상해고사유에 해당한다 하여 사후적으로 이른바 징계해고의 통상해고로의 전환을 허용하여서는 아니된다.

원고

원고

피고

배영현

주문

1. 피고가 원고에게 한 1991.2.7.자 징계해고는 무효임을 확인한다.

2. 피고는 원고에게 금 4,208,000원 및 1992.6.1.부터 원고가 복직할 때까지 매월 30.에 금 263,000원을 지급하라.

3.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4. 소송비용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5. 제2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청구취지

주문 제1항 및 피고는 원고에게 1991.2.부터 원고가 복직할 때까지 매월 30.에 금 400,000원씩을 지급하라.

이유

1. 기초사실

다음의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1호증, 을 3호증의 1 내지 7, 을 5호증의 2 내지 8의 각 기재와 변론의 전취지를 모아 보면 이를 인정할 수 있다.

가. 원고는 1990.6.12. 피고가 경영하는 동래현대자동차학원에 입사하여 그때로부터 위 학원의 실기강사로 근무하여 오는 한편, 위 학원 노동조합의 사무장으로 일하여 왔다.

나. 그러던 중 원고는 같은 해 11.16. 18:30경 위 학원 수강생대 기실에서 원고를 비롯한 노동조합원들이 그 곳에서 회의를 하려하는데 평소 노동조합활동에 비협조적이던 위 학원 실기관리주임인 소외 인이 그 곳에서 빨리 나가지 아니한다는 이유로 위 소외인을 폭행하여 동인에게 약 4주간의 치료를 요하는 우측 제9늑골 골절상 등의 상해를 가하였고, 이로 말미암아 원고는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죄로 구속기소되어 1991.1.23. 부산지방법원으로부터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의 판결을 선고받았고 그 판결은 같은 달 31.경 확정되었다.

다. 그러자 피고는 원고를 징계하기 위하여 1991.1.말경 위 학원의 원장 등으로 하여금 위 학원의 인사규정에 따른 인사위원회를 개최토록 하였고, 위 인사위원회는 1991.2.7. 원고의 위 행위가 종업원들에 대한 해고사유를 규정하고 있는 위 학원취업규칙 제64조 제9호의 "형사상 유죄판결을 받은 자" 및 제11조 후단의 "사업장 내 질서를 문란하게 한 자"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원고에 대하여 즉시 해고의 징계결정을 하였고 이에 따라 피고는 같은 날 원고를 징계해고하였다.

라. 원고는 해고될 때까지 피고로부터 급료로 매월 30.에 금 263,000원을 지급받아 왔다.

2. 판 단

가. 해고무효확인 청구부분

(1) 당사자의 주장

원고는 피고가 규정에도 없는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여 원고를 징계해고한 것은 그 징계의 절차에 있어 부당하고 징계사유에 있어서도 부당한 점이 있다고 주장하고, 이에 대하여 피고는 원고의 위와같은 행위는 위 학원취업규칙 소정의 해고사유에 해당할 뿐 아니라 부산직할시의 자동차학원운용규칙 소정의 강사결격사유에도 해당하므로 원고를 징계해고한 것은 정당하다고 다툰다.

(2) 징계해고의 적법성에 대한 판단

(가) 이른바 징계처분은 기업질서위반자에 대하여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행하는 근로관계상의 불이익한 조치로서, 해고나 전직 또는 손해배상청구 등과 같은 통상의 수단과는 별개의 특별한 제재벌이고, 특히 징계해고는 징계처분 가운데 가장 강력한 수단으로서 징계처분인 성격과 통상해고인 성격의 양면을 띠고 있으나, 징계해고는 보통 해고예고나 예고수당이 지불되지 않고, 퇴직금의 전부 또는 일부가 지불되지 않을 수도 있을 뿐만 아니라, 무엇보다도 "징계"라는 불명예스러운 이름이 붙여짐으로써 질서위반에 대한 제재로서의 해고를 당한 것이 명백하게 되어 장차 해고된 근로자가 재취업함에 있어 중대한 장해가 된다는 커다란 불이익을 주게 된다.

그런데 근로조건의 통일적, 획일적 결정의 요청에 기하여 당해사업의 근로자 전체에 적용될 계약내용을 정형적으로 정한 취업규칙은 그 내용이 합리적이고 근로자들에게 그 내용이 주지되어 사실상 통용되어 왔다면,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의 근로조건은 그 취업규칙에 의한다라는 사실인 관습이 성립하고 있다 할 것이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취업규칙에 규정된 근로조건은 근로계약의 내용이 됨으로써 사용자와 근로자에 대한 구속력을 갖게 된다고 할 것이고, 따라서 사용자가 특별한 제재벌인 징계해고 등의 징계처분을실시하기 위하여는 엄격하게 취업규칙에 정한 바에 따라야 할 것이고, 근로기준법 제94조 제10호가 상시 10인 이상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용자가 취업규칙을 작성하여 노동부장관에게 신고함에 있어서는 표창과 제재에 관한 사항을 취업규칙에 명기하여야 한다고 규정한 것도 같은 취지라 할 것이다.

(나) 그러므로 사용자는 징계의 사유와 수단 내지 종류를 취업규칙에 명시하여 근로계약의 내용으로 한 것에 의하여서만 징계처분을 할 수 있다 할 것이고, 또 취업규칙상의 그러한 규정은 한정열거로 해석하여야 할 것인바, 나아가 위와 같은 관점에서 피고의 이 사건 징계해고가 적법 유효한 것인가의 여부에 관하여 살피건대, 을 1호증의 2의 기재에 의하면 피고는 위 학원의 취업규칙 제10장에 상벌규정을 두고 있기는 하나 징계의 종류로서는 제87조에서 정직, 전직, 감봉 및 견책의 4종만 규정하고 있고, 징계사유로서 제88조에서 ①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인하여 사업장 내에서 사고를 발생케 하거나 시설물을 훼손 또는 기구를 분실한 자, ② 견책처분을 1개월에 3회 이상 받은 자, ③ 업무명령에 위 반하거나 직무를 게을리 한 자, ④ 무단결근을 1개월에 7일 이상 한 자로 한정열거하면서 그러한 자에게는 정직, 전직 또는 감봉에 처할 것을 규정하고 있고, 제99조에서는 회사는 종업원이 본 규칙에 위반된 행위를 하였을 때 그 정도가 경미하다고 인정되는 자는 견책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을 뿐 달리 징계해고에 관한 사항은 어디에도 규정하고 있지 아니하고 다만 이러한 상벌규정과는 별도로 피고는 취업규칙 제3장(복무규정) 제6절(휴직) 제64조 이하에서 해고사유(이른바 통상해고) 및 그 절차를 규정하고 있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피고가 원고의 행위를 취업규칙 제64조 제9호, 제11호 후단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징계해고한 사실은 앞서 인정한 바와 같은데, 이에 의하면 우선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한 이 사건 징계해고는 취업규칙에 징계처분의 수단으로 명시되어 있지도 아니한 징계처분을 한 것이어서 취업규칙상 근거가 없는 위법무효의 처분이라 하지 않을 수 없고, 비록 피고가 들고 있는 부산직할시 자동차운전학원운용규칙(을 4호증) 제7조 의2 제4호는 자동차학원강사의 결격사유로서 금고 이상의 형의 선고를 받고 그 집행이 종료되거나 그 집행을 받지 아니하기로 확정된 날로부터 2년을 경과하지 아니한 경우를 들고 있으나, 이 규정이 피고가 행한 이 사건 징계해고를 정당화할 수도 없다할 것이니 결국피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가사 피고의 징계해고가 위법하다 할 지라도 원고의 위와 같은 비위행위는 위 취업규칙 소정의 이른바 통상해고사유에는 해당되고, 피고가 원고를 위하여 위 취업규칙에 따른 해고수당을 변제공탁하였으므로 최소한 피고의 위 처분은 통상 해고로서는 유효하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무릇 징계제도가 실시되고 있는 기업에 있어서는 징계해고는 기업질서위반에 대한 제재벌로서 통상해고와는 제도상 구별되는 것이고, 실제로도 징계해고는 앞서 본 바와 같이 근로자에게통상해고에 비하여 단순히 금전적, 경제적인 불이익만을 주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징계"를 받아 해고되었다는 불명예스런 경력을 남기게 되어 재취업에 중대한 장해를 수반하는 특별한 불이익을 주는 것이므로, 사용자가 당초 징계해고를 하면서 동일한 비위사실이 통상해고사유에도 해당한다 하여 예비적으로 통상해고의 의사표시를 하였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징계해고의 의사표시는 어디까지나 징계해고로서 독자적으로 그 유효성이 검토되어야 하고 징계해고사유가 통상해고사유에 해당한다 하여 사후적으로 이른바 징계해고의 통상해고로의 전환을 허용하여서는 아니된다 할 것인바, 피고 기업에 있어서 징계제도가 실시되고 있음은 앞서 본 바와같고, 한편을 6호증의 1,2의 각 기재만으로는 피고가 애초 이 사건 징계해고를 하면서 원고에게 위 처분이 예비적으로 통상해고에 해당한다는 의사표시를 하였다는 점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이에 관한 아무런 주장, 입증이 없으므로, 이제와서 징계처분으로서 한 이 사건 해고를 통상해고라고 주장하는 피고의 위 주장은 나머지 점에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나. 임금지급 청구부분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에 대한 이 사건 징계해고가 무효인 이상 그 고용관계는 여전히 유효하게 존속한다 할 것이고, 갑 5호증의 기재와 변론의 전취지를 모아 보면, 피고는 원고를 징계를 위한 인사위원회에 회부하여 징계해고한 다음 원고에 대한 해고처분의 유효를 주장하면서 1991.1.25.이후 현재에 이르기까지 그 취업을 거절하고 있으므로 원고와 피고 사이의 고용관계에 따른 원고의 근로의무는 피고의 책임 있는 사유로 인하여 이행한 수 없게 되었다 할 것이니 원고로서는 피고에 대하여 반대급부인 임금의 지급을 구할 수 있다 할 것인바, 원고가 해고될 때까지 피고로부터 급료로 매월 30.에 금 263,000원을 지급받아 온 사실은 앞서 인정한 바이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피고의 귀책사유로 인하여 원고가 근로제공을 하지 못한 위 일시 이후로서 원고가 구하는 1991.2.1.부터 1992.5.31.까지의 임금 4,208,000원(=263,000원×16개월) 및 1992.6.1 부터 원고를 복직시킬 때까지 매월 30.에 금 263,000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원고는 매월 금 400,000원씩의 임금을 받고 있었다고 주장하나 이를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으므로 위 인정액을 초과한 부분의 임급지급 청구는 이유 없다).

3.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위 징계해고가 무효임의 확인을 구하는 부분 및 위 인정의 임금지급부분의 범위 내에서만 이유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태훈(재판장) 김범수 최동렬

arro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