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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8. 8. 21. 선고 97도2487 판결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공1998.9.15.(66),2365]
판시사항

[1] 공소사실이나 범죄사실의 동일성 여부의 판단 기준

[2] 사전분양으로 인한 주택건설촉진법위반죄의 공소사실과 아파트를 건축하여 분양할 의사와 능력 없이 분양계약자들로부터 분양대금을 상습적으로 편취하였다는 내용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죄의 공소사실 사이에 동일성이 없다고 본 사례

판결요지

[1] 공소사실이나 범죄사실의 동일성 여부는 사실의 동일성이 갖는 법률적 기능을 염두에 두고 피고인의 행위와 그 사회적인 사실관계를 기본으로 하되 그 규범적 요소도 고려에 넣어 판단하여야 한다.

[2] 사전분양으로 인한 주택건설촉진법위반죄의 공소사실과 아파트를 건축하여 분양할 의사와 능력 없이 분양계약자들로부터 분양대금을 상습적으로 편취하였다는 내용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죄의 공소사실 사이에 동일성이 없다고 본 사례.

피고인

피고인

상고인

검사

변호인

변호사 김용환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부산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검사의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공소사실이나 범죄사실의 동일성 여부는 사실의 동일성이 갖는 법률적 기능을 염두에 두고 피고인의 행위와 그 사회적인 사실관계를 기본으로 하되 그 규범적 요소도 고려에 넣어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 (대법원 1994. 3. 22. 선고 93도2080 전원합의체 판결, 1996. 6. 28. 선고 95도1270 판결 등 참조).

그런데 이 사건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은 1993. 5. 11. 부산고등법원에서 주택건설촉진법위반, 공문서위조, 향정신성의약품관리법위반, 절도, 부정수표단속법위반, 배임, 사문서위조, 동행사, 공정증서원본불실기재, 동행사죄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의 형을 선고받아 같은 달 19. 그 판결이 확정되었는데, 유죄로 확정된 주택건설촉진법위반죄의 범죄사실은, 피고인이 공소외 주식회사의 대표이사로서 부산 남구 광안동 182의 4 외 18필지상에 지상 12층 규모의 아파트 2동 181세대를 건축하기 위하여 1991. 3. 20.과 같은 해 7. 27. 부산 남구청장으로부터 공소외 주식회사명의로 주택건설사업계획 승인을 받았으므로 공개모집에 의하여 입주자를 모집하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위 아파트를 사전분양하여 사업자금 등으로 사용하기로 마음먹고, 1991. 5. 17. 14:00경 부산 동구 초량동 소재 광장호텔 커피숍에서 공소외 이은선에게 아파트 35평형 1세대를 평당 금 3,030,000원에 분양하고 그 자리에서 그녀로부터 계약금 명목으로 금 20,000,000원을 교부받아 아파트 1세대를 사전분양한 것을 비롯하여, 그 때부터 같은 해 11. 23.까지 사이에 아파트 133세대를 사전분양함으로써 부정한 방법으로 공동주택을 각 공급받게 하였다는 것이고, 이 사건 상습사기로 인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의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이 공소외 주식회사의 대표이사로서 1990. 12.경 부산 남구 광안2동 182의 4 외 19필지에 아파트 건설사업을 추진함에 있어 아파트를 완공하여 정상적으로 분양계약자들에게 입주케 할 의사나 능력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상습으로 1990. 12. 14.경 공소외 주식회사의 사무실에서 피해자 오세운에게 아파트 1세대를 분양해 주겠으니 미리 분양계약을 체결하고 분양금 및 프리미엄을 납입하면, 우선 차용증서를 작성하여 주고 분양계약서는 나중에 정식으로 작성하여 주겠다고 기망하여 이에 속은 오세운으로부터 그 자리에서 분양계약금 명목으로 금 15,000,000원, 프리미엄 명목으로 금 5,000,000원 등 합계 금 20,000,000원을 교부받아 이를 편취한 것을 비롯하여, 그 시경부터 1991. 11. 23.경까지 사이에 원심판결 별지 제1목록 기재의 이 사건 피해자 251명으로부터 같은 명목으로 합계 금 7,306,350,000원을 교부받아 이를 편취하였다는 것으로, 유죄로 확정된 주택건설촉진법위반죄의 범죄사실에 기재된 수분양자 133명 중 이은선과 천숙희를 제외한 나머지 131명(원심판결 별지 제2목록 기재와 같다)은 위 별지 제1목록 기재의 이 사건 공소사실의 피해자들 중에 포함되어 있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사정이 이러하다면 위 유죄로 확정된 주택건설촉진법위반죄의 범죄사실과 이 사건 공소사실은 사전분양행위의 점에서는 일부 중복되는 면이 있으나, 이 사건 공소사실은 단순히 피고인이 피해자들에게 사전분양행위를 하였다는 것만이 아니라 피고인이 이 사건 아파트를 건축하여 분양할 의사나 능력이 있는 것처럼 피해자들을 기망하여 금원을 편취하였다는 것인데 비하여 위 주택건설촉진법위반죄는 주택의 건설, 공급과 이를 위한 자금의 조달, 운용 등에 필요한 사항을 규정함을 그 입법취지로 하는 주택건설촉진법상의 행정목적을 달성하고자 사전분양행위를 처벌하는 데 불과하여 행위의 태양이나 피해법익 등에 있어 다를 뿐 아니라 죄질에도 현저한 차이가 있어, 위 주택건설촉진법위반의 범죄사실과 이 사건 공소사실 사이에는 동일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고, 또한 위 두 죄는 그 행위의 태양이나 보호법익에 비추어 보면 이를 1죄 내지 상상적 경합관계에 있다고 볼 수도 없으므로, 피고인이 위 주택건설촉진법위반죄 등으로 받은 판결이 위와 같은 경위로 확정되었다고 하여 이 사건 상습사기로 인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죄의 공소사실에 대하여 면소를 선고할 수는 없다 고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위와 달리, 위 주택건설촉진법위반의 공소사실과 이 사건 공소사실은 동일성이 있고 가사 그렇지 않다고 하더라도 두 죄는 상상적 경합관계에 있다는 이유로 위 확정된 주택건설촉진법위반 등의 확정판결의 기판력이 이 사건 공소사실 전부에 미친다고 하여 형사소송법 제326조 제1호에 의하여 면소를 선고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주택건설촉진법위반죄와 사기죄의 공소사실의 동일성, 죄수관계 및 확정판결의 기판력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고, 이러한 위법은 판결에 영향을 미쳤음이 분명하다.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관여 법관들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정귀호(재판장) 박준서 김형선(주심) 이용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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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급 사건
-부산고등법원 1997.9.11.선고 97노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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