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
2020노3 업무방해
피고인
A
항소인
검사
검사
최용보(기소), 최하연(공판)
원심판결
청주지방법원 2019. 12. 13. 선고 2019고단2039 판결
판결선고
2020. 11. 20.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은 무죄.이 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피고인은 피해자 운전의 택시 안에서 피해자에게 욕설을 하면서 운전석 쪽으로 다리를 뻗어 흔들었는바, 이와 같은 행동은 택시 운전을 하는 피해자에게 사고 위험성을 야기한 것으로 업무방해죄의 '위력'을 행사한 경우에 해당한다. 그럼에도 원심은 피고인의 행위가 업무방해죄에서 정한 '위력'의 정도에 미치지 못한다며 무죄를 선고하였는바,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
2. 직권판단
가. 검사는 당심에 이르러 죄명과 적용법조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이 사건 공소사실을 다음과 같이 변경하는 내용의 공소장변경허가신청을 하였고, 이 법원은 이를 허가함으로써 심판대상이 변경되었으므로, 원심판결은 그대로 유지될 수 없게 되었다.
나. 1) 변경 전 공소사실
피고인은 택시 손님이다. 피고인은 2019. 6, 17, 22:00경부터 같은 날 22:15 경사이 청주시 흥덕구 소재 촌골사거리에서부터 청주시 흥덕구 소재 봉명지구대까지 피해자 B(50세, 남)이 운전하는 택시 내에서 콘솔박스에 다리를 쭉 뻗어 올려놓은 후 흔는 방법으로 택시운전을 방해하였다.
2) 변경 후 공소사실
피고인은 택시 손님이다. 피고인은 2019. 6. 17. 22:00경부터 같은 날 22:15 경사이 청주시 흥덕구 소재 촌골사거리에서부터 청주시 흥덕구 소재 봉명지구대까지 피해자 B(50세, 남)이 운전하는 택시 내에서 콘솔박스에 다리를 쭉 뻗어 올려놓은 후 혼드는 방법으로 택시운전을 방해하였으며, 피해자에게 "너 이새끼야, 내리면 죽어"라고 말하는 방법으로 위력으로써 피해자의 택시운전 업무를 방해하였다.
3. 결론
그렇다면 원심판결에는 위와 같은 직권파기사유가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2항에 의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다시 쓰는 판결]
1. 공소사실의 요지
위 2의 나,2)항 기재와 같다.
2. 판단
가. 관련법리
업무방해죄의 '위력'이란 사람의 자유의사를 제압 혼란하게 할 만한 일체의 세력으로, 유형적이든 무형적이는 묻지 아니하고, 현실적으로 피해자의 자유의사가 제압되 어야만 하는 것도 아니다. 그렇지만 범인의 위세, 사람 수, 주위의 상황 등에 비추어 피해자의 자유의사를 제압하기 족한 정도가 되어야 하는 것으로서, 그러한 위력에 해 당하는지는 범행의 일시·장소, 범행의 동기, 목적, 인원수, 세력의 태양, 업무의 종류, 피해자의 지위 등 제반 사정을 고려하여 객관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7. 11. 선고 2017도12541 판결 등)
나. 판단
검사가 제출한 증거에 의하면 피고인이 피해자 운전의 택시 뒷좌석에서 피해자와 말다툼을 하다가 화가 나 피해자에게 욕설을 하고, 앞좌석 쪽으로 다리를 뻗어 콘솔박스에 발을 올려놓고 흔든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피고인의 행위가 피해자에게 불쾌한 감정을 주는 무례한 행동으로 인식될 수는 있으나, 나아가 피해자가 운전업무를 함에 있어 자유의사를 제압할만한 위력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고 이는 다음과 같이 택시 블랙박스 영상(증거기록 제26쪽)에 드러난 피고인의 행동에 비추어 보더라도 그러하다.
① 피고인이 택시 앞좌석 쪽으로 다리를 뻗어 발을 내민 시점은 택시가 신호대기 중 정차한 때이다. ② 이 때 피고인은 발을 피해자 쪽으로 향하고 약간 높이 올려서 피해자의 얼굴 가까이에서 흔들었다. ③ 그러나 피고인은 택시가 다시 출발하자 발의 높이를 조금 내리고 발의 방향도 피해자의 반대편인 조수석 쪽으로 바꾸었다. ④ 발을 흔드는 행동은 계속되었지만 흔드는 폭을 작게 하여 조금씩 까딱거리는 정도에 그쳤고 달리 폭력적인 언행을 더 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3.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에 의하여 판결의 요지를 공시.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재판장판사이형걸
판사이지형
판사김환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