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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88. 12. 13. 선고 85다카1358 판결
[손해배상][공1989.1.15.(840),86]
판시사항

화물수취증을 발행한 운송주선인의 주의의무

판결요지

수출자가 선하증권 대신 신용장발행은행을 화물수취인으로 한 운송주선업자 화물수취증을 첨부하여 환어음을 발행한 경우 신용장발행은행이 운송목적지에서 수출품의 반환청구권을 가지게 되고, 위 반환청구권이 수출대금을 담보로 하는 기능을 하게 되는 것이므로, 화물수취증을 발행한 운송주선인으로서는 선하증권 등 선적서류상의 화물의 처분에 관한 조건이 화물수취증에 의하여 부과된 의무와 상치되지 않도록 주의하여야 하며 위 화물수취증상의 운송물인도에 관한 조건에 위배하여 운송물을 처분하였을 경우에는 그에 대한 책임을 면할 수 없다.

참조조문
원고, 피상고인

원고

피고, 상고인

천우통운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이병호 외 4인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1.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소외 마노인터내쇼날주식회사(이하 마노회사라 한다)는 원고에게 1980.7.29.과 같은 해 11.10.에 가죽신발반제품을 주문한 뒤 체이스맨해턴은행을 통하여 취소불능신용장을 개설하였으나 원고는 당시 생산준비가 되지 아니하여 그 선적기일을 도과하였는데 그후 위 마노회사가 위 회사의 부산지점을 통하여 생산지시를 함으로써 원고는 위 생산지시에 따라 그 생산품을 1981.1.23., 1981.1.31. 및 1981.2.13.에 운송주선인인 피고에게 각 선적운송케 하면서 피고로부터 각 선적날짜에 화물수취증(F.C.R.)을 교부받은 사실, 위 신용장에 의하면, 위 화물수취증을 선하증권대용으로 할 수 있도록 되어 있었으므로 원고는 위 화물수취증과 위 각 신용장을 거래은행인 서울신탁은행에 할인하여 금 68,588,218원을 추심(내고)한 사실, 피고는 위 각 수출품을 운송인인 소외 동서해운주식회사 등으로 하여금 각 운송케 한 후 위 운송인들로부터 교부받은 각 선하증권의 수취인란을 위 체이스맨해턴은행이나 그 수취권을 양도받은 자로 하지 않고 백지로 하여 위 은행으로부터 위 수취권을 양도받은 바도 없는 위 마노회사에게 교부함으로써 위 마노회사는 수취인란에 자기이름을 기재한 후 위 수출품의 대금지급도 없이 위 수출품들을 인도받은 사실, 그후 위 마노회사는 1981.3.2. 원고가 위 각 신용장상의 각 선적기일을 도과하였고 또 이 사건 수출품 이전에 거래하였던 물품 등에 하자가 있었다는 구실로 위 각 신용장을 취소하여 위 신용장 개설은행인 위 체이스맨해턴은행이 위 서울신탁은행의 추심에 응하지 않으므로써 위 서울신탁은행은 위 할인금액을 원고로부터 회수한 사실(따라서 원고는 위 수출품에 대한 매매대금도 지급받지 못하고 수출한 물품도 찾지 못하게 되었다)을 인정하고 있는 바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 사실인정은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소론과 같은 채증법칙에 위반하여 심리를 다하지 아니한 위법이 있음을 찾아볼 수 없으므로 논지는 이유없다.

2. 기록과 원심판시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는 원고로부터 위 각 화물(수출품)을 인수하고 위 각 화물들을 모두 수하인을 미국 체이스맨해턴은행 또는 그가 지시하는 자로 하고 통지선을 위 마노회사로 하여 운송한다는 내용의 화물수취증(기록 129면 내지 139면)을 작성하여 원고에게 교부한 후 운송회사와 운송계약을 체결하고, 위 각 수출품을 선적하고 나서는 위 화물수취증에 기재된 물품인도조건과는 달리 운송회사들로부터 수하인을 송하인이 지시하는 자로하고, 통지인을 위 마노회사로 하는 각 선하증권(기록 186면 내지 193면)을 발급받은 다음 위 선하증권을 그대로 위 마노회사의 부산지점에 양도한 사실을 알 수 있다.

3. 수출자가 선하증권을 첨부한 하환어음을 발행하여 국내 거래은행으로부터 할인을 받거나 또는 추심위임을 하고, 그 국내은행이 신용장개설은행에 추심하는 방법에 의하여 수출대금이 결제되는 방식의 무역거래에 있어서는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수입자가 그 수출대금을 결제할 때까지는 선하증권에 의하여 표창된 운송중인 수출품이 위 하환어음의 담보가 되는 것이며, 수출자가 선하증권 대신 신용장발행은행을 화물수취인으로 한 운송주선업자 화물수취증을 첨부하여 환어음을 발행한 경우 역시 신용장 발행은행이 운송목적지에서의 수출품의 반환청구권을 가지게 되고, 위 반환청구권이 수출대금을 담보로 하는 기능을 하게 되는 것이므로, 화물수취증을 발행한 운송주선인으로서는 선적서류, 예컨대 선하증권이 화물수취증에 이어 발행될 때에는 그러한 선적서류상의 화물의 처분에 관한 조건이 화물수취증에 의하여 부과된 의무와 상치되지 않도록 주의하여야 하며 위 화물수취증상의 운송물인도에 관한 조건에 위배하여 운송물을 처분하였을 경우에는 그에 대한 책임을 면할 수 없다 할 것이다.

그렇다면 피고는 자신이 원고에게 발행한 화물수취증상 운송물의 수하인을 위 체이스맨해턴은행으로 하기로 한 운송물인도조건과는 달리 수하인을 단순지시식으로 하는 각 선하증권을 발급받아 이를 임의로 위 마노회사에 처분함으로써 원고가 위 선하증권에 대하여 가지는 담보이익을 침해하였음이 명백하므로 피고는 원고에 대하여 화물수취증을 발행한 운송주선인으로서 주의의무를 위반한 불법행위의 책임을 면할 수 없다 할 것이다.

같은 취지에서의 원심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소론과 같은 화물수취증이나 선하증권의 법리오해나 판단유탈등의 위법사유가 있는 것이라 할 수 없다.

다만 원심판결의 판시에 의하면, 원고가 운송주선인인 피고와의 사이에 이 사건 운송주선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인정하고 있으나 이 사건 신용장사본(기록 84면)의 기재 및 제1심의 기록검증결과의 일부(기록 198면부터 208면, 509면부터 519면까지)에 본건 매매계약이 본선인도조건(F.O.B.) 계약인 점, 운송형태가 수입업자 흔적운송인 점등을 감안하면 이 사건 운송주선계약은 위 마노회사와 일본 동경에 본사를 두고 있는 운송주선회사인 토프코(TOFCO)회사와의 사이에 이루어졌고 피고는 위 토프코회사의 한국내 대리인이라고 보여지므로 원심이 원·피고사이에 그 판시와 같은 내용의 운송주선계약이 체결된 것이라고 판단한 것은 잘못이라 하겠으나 이와 같은 잘못은 피고가 화물수취증을 발행한 운송주선인으로서의 주의의무를 다하지 못하여 이 사건 불법행위의 책임을 면할 수 없다는 원심판결의 결론에는 아무런 영향을 미친다 할 수 없을 것이므로 소론과 같은 본선인도조건(F.O.B.)계약과 신용장의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는 논지는 채용하지 않는다.

4. 피고는 피고가 배상하여야 할 손해는 원고가 화물수취증을 은행으로부터 돌려받을 당시 위 수출품을 타에 매도하여 얻을 수 있는 자격이지 계약상의 대금이 아니라고 주장하여 피고의 원고에 대한 책임은 일반적인 해상운송에서의 운송물의 멸실에 대한 책임과 동일한 것이라고 하는 전제 위에서 논거를 펴고 있으나 피고의 불법행위의 태양을 위에서 본바와 같이 원고의 담보이익을 침해한 것으로 파악하는 이상 원고가 입은 손해는 담보가 멸실됨으로 인하여 피담보채권을 변제받지 못하게 됨으로써 입은 손해라 하여야 할 것이므로 같은 취지에서 원고가 입은 손해를 그 매매대금으로 본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또 원고가 이 사건 수출품을 선적함에 있어 신용장상의 선적기한을 도과한 후 상품을 인도하였기 때문에 환어음의 부속서류인 이 사건 화물수취증이 신용장조건에 불일치하게 된 것은 소론이 지적하는 바와 같으나 원심이 확정하고 있는 바와 같이 원고가 각 선적기일을 도과하고서도 위 마노회사가 생산지시를 하므로 위 마노회사가 선적기일을 연장해 주는 것으로 믿고 원고는 이를 위 회사 부산지점과 협의한 후 위 수출품을 선적하게된 것이라면 신용장조건과 일치하지 않는 서류라 하더라도 그 개설의뢰인이 이의(클레임)를 제기하지 않고 환어음을 인수할 수 있는 것이므로 미리 신용장상의 조건이 변경되지 않은 것을 확인하지 않은 원고에게 어떤 과실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논지는 모두 이유없다.

5.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의 부담으로 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덕주(재판장) 배만운 안우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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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급 사건
-대구고등법원 1985.5.24.선고 84나1343
참조조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