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
2009노563 사기미수, 허위공문서작성, 허위작성공문서행사, 사문
서위조
피고인
1. Al (56년생, 남)
2. A2 (55년생, 남)
항소인
피고인들 및 검사
검사
이효진
변호인
변호사 이재호(피고인들을 위하여)
원심판결
부산지방법원 2009. 2. 4. 선고 2008고정6124 판결
판결선고
2009. 7. 9.
주문
피고인들 및 검사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피고인들(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사문서위조의 점과 관련하여 피고인들은 2008 금정구 사회단체 보조금 지원사업 신청서를 작성한 사실이 없을 뿐만 아니라 위 신청서는 날인도 하지 않은 문서로서 형법상 문서죄의 문서가 될 수 없는 점, 허위공문서 작성 및 동행사와 관련하여 피고인들은 '2008년도 사회단체보조금 신청서 및 정산관계서류 제출서'와 '금정구아파트부녀회 보조금지원 검토의견서'가 작성된 사실을 알지도 못하였던 점, 사기죄와 관련하여 기획예산실에 보조금 신청 이후 원심 공동 피고인 A2가 다시 보조금 지급 제외 신청을 하여 보조금지급심의위원회에는 지원금을 0원으로 한 기안이 올라갔으므로 사기죄의 실행의 착수가 없는 점 등을 감안하면, 원심이 이 사건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한 것은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을 저지른 것이다.
나. 검사(양형부당)
피고인들은 금정구청의 공무원들로서 일반인에 비해 법질서 준수 기대수준이 높은데도 허위의 공문서를 작성하여 보조금을 편취하려고 하였다는 점에 비추어 그 죄질이 좋지 않은 점, 피고인들의 기안, 결재가 없다면 보조금의 신청 자체가 이루어질 수 없으므로 피고인들의 이 사건 범행에의 가담 정도가 경미하다고 볼 수도 없는 점, 피고인들은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기 보다는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기 때문에 그 개전의 정을 인정하기도 어려운 점 등을 감안하면, 원심의 양형(피고인들 : 각 벌금 500만 원에 대한 선고유예)은 지나치게 가벼워서 부당하다.
2.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 A1은 2007. 4. 1.경부터 현재까지 금정구청 과에서 체육업무와 살기 좋은 부산 가꾸기 운동 등을 주된 내용으로 하는 구민지원 업무를 담당하는 지방행정주사로 일하며, 피고인 A2는 2006. 7. 26.경부터 현재까지 금정구청 ◇과에서 ①과 업무를 총괄하고 소속 직원들을 관리, 감독하는 업무를 담당하는 과장으로 일하는 각 공무원
이다.
피고인들은 금정구청 과에서 관변단체 지원 및 자연보호 등의 국민운동업무를 담당하는 실무자인 C1과 함께, 이미 금정구 관내에는 300세대 이상의 아파트 부녀회장들 이 자발적으로 구성한 '기존의 금정구아파트부녀회연합회'(이하 기존의 아파트부녀회라 한다) 명의로 봉사활동을 비롯한 자치활동을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활동이 미미하다는 이유로 금정구청 차원에서 원활한 행정수행과 2008년 가을경 부산에서 개최될 세계사회체육대회에 있어 거리청소 등을 담당하게 하기 위하여, 이를 대체할 '새로운 금정구아파트부녀회(이하 새로운 아파트부녀회라 한다)'를 결성할 것을 마음먹고, 2008. 1. 31. 금정구청 7층 회의실에서 관내 아파트부녀회 회장들을 초청하여 새로운 아파트 부녀회 설립을 제안하였으나, 대부분의 아파트부녀회 회장들의 반대로 무산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들 및 C1은 실재하지도 아니하는 위 새로운 아파트부녀회가 설립된 것처럼 가장한 후 위 부녀회 명의로 사회단체 보조금 신청서를 위조하는 방법 등으로 금정구청에서 매년 관내 사회단체에 지급하는 사회단체보조금을 받아낼 것을 마음먹었다.
가. 사문서위조
피고인들은 C1과 공모하여, 2008. 2월 초순경 금정구청 과 사무실에서, 컴퓨터를 이용하여 '2008 금정구사회단체보조금지원사업 신청서'라는 제목 아래 ‘단체명, 금정구 아파트부녀회’, ‘사업명, 살기좋은 아파트 만들기’, ‘사업비 6백만원, 보조금 3백만원, 자부담 3백만원’, ‘대표단체 연락처, 주소, 부산광역시 금정구 부곡동 ○ ☆아파트 X-607, 휴대폰, X-X-X, 실무자, 직위 회장, 성명 D, 휴대폰 X-X-X', '2008년 1월’, ‘신청 단체명 금정구아파트부녀회'라는 문서를 작성한 다음, 이를 출력하였다. 이로써 피고인들은 C1과 공모하여 행사할 목적으로 사실증명에 관한 사문서인 금정구아파트부녀회 명의의 '2008 금정구사회단체보조금지원사업 신청서 1장을 위조하였다. 나. 허위공문서 작성
피고인들은 C1과 공모하여, 2008. 2. 18.경 위 금정구청 과 사무실에서, 사실은 새로운 아파트부녀회가 기존의 아파트부녀회 회원들의 반대로 조직되지 않았고 조직될 가능성도 없었으며, 더구나 그 부녀회 명의로 위와 같은 보조금신청서를 작성, 제출한 사실이 전혀 없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제출된 것처럼 하여 위 신청서에 대한 '금정구아 파트부녀회 보조금지원 검토의견서'를 작성하면서 ‘검토의견'란에 '지원금액(사업비 및 운영비 등 금액산정의 적정성 여부판단, 적정 지원금액 산정), - 더불어 사는 공동체 조성에 이바지하고 있으나, 자체사업비만으로는 부족하므로 보조금의 지원이 필요함, 타 단체와 형평성을 고려하여 심의위원회에서 결정 요망’, ‘작성자' 란에 '구민지원담당 Al’, ‘확인자' 란에 '과장 A2'라고 각 기재하였다.
그리고 위와 같은 사실을 모르고 있는 과 기안담당 공무원인 C2, C3에게 위 검토 의견서를 제출하여, C2, C3이 새로운 아파트부녀회를 비롯한 기타 사회단체들에 대한 사회단체보조금 검토의견서를 취합, 첨부한 '2008년도 사회단체보조금 신청서 및 정산관계서류 제출’ 공문을 작성하여 피고인 A2의 결재를 받게 하였다. 이로써 피고인들은 C1과 공모하여, 행사할 목적으로 공문서인 금정구청 과장인 피고인 A2 명의의 '2008년도 사회단체보조금 신청서 및 정산관계서류 제출 1부와 공문서인 피고인 A1, A2 명의의 '금정구아파트부녀회 보조금지원 검토의견서 1부를 각 허위로 작성하였다.
다. 허위작성 공문서 행사
피고인들은 C1과 공모하여, 제2항과 같은 일시, 장소에서 그와 같은 사정을 모르는 금정구청 기획예산실 담당공무원에게 위와 같이 허위로 작성한 '2008년도 사회단체보 조금 신청서 및 정산관계서류 제출 1부와 '금정구아파트부녀회 보조금지원 검토의견 서' 1부를 마치 진정하게 작성된 것처럼 전송하여 이를 각 행사하였다.
라. 사기미수
피고인들은 C1과 공모하여, 제1항 내지 제3항 기재와 같이 사실은 새로운 아파트부 녀회가 실재하지 않고 더구나 위와 같은 보조금신청서가 작성, 제출된 사실이 전혀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음에도, 그와 같은 사실을 모르는 금정구청 기획예산실 담당공무원 및 금정구청 사회단체보조금 심의위원회 위원들을 속여 새로운 아파트부녀회 명의로 피해자 국가로부터 보조금 3,000,000원을 교부받으려고 하였다.
그러나 위와 같은 사실을 알고 있던 기존의 아파트부녀회 회원이자 금정구 구의회 의원인 C4가 보조금 심의위원회에서 위와 같은 사실을 공개하고 보조금 지급에 반대함으로써 보조금을 지급받지 못한 채 미수에 그쳤다.
3. 원심의 판단
원심은,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피고인들이 C1과 범행을 사전 공모한 바가 없고, 새로운 아파트부녀회 명의의 보조금지원사업 신청서는 아직 날인도 하지 않은 것으로 형법상 문서죄의 문서로 볼 수 없으며, 피고인들로서는 C1이 작성한 검토의견서를 실제 본 적도 없어 허위공문서작성 및 행사의 공범이 될 수 없고, 기획예산실에 보조금 신청 이후 피고인 A2가 다시 보조금 지급 제외 신청을 하여 보조금지급심의위원회에는 지원금을 0원으로 한 기안이 올라갔으므로 사기죄의 실행의 착수도 없다는 피고인들 및 변호인의 주장에 대하여, 우선 사문서위조의 점에 관하여는 새로운 아파트부녀회
명의의 보조금지원사업 신청서는 금정구청에 보조금지원사업을 신청한다는 의사내용을 보유하여 사문서위조죄의 객체가 되는 문서에 넉넉히 해당한다(새로운 아파트부녀회는 비록 허무 단체이지만 제3자가 보기에는 문서로서의 형식과 외관을 모두 갖추고 있고, 여기에 인장 날인이 없다 하여 달리 볼 것은 아니다)는 이유로 피고인들 및 변호인의 주장을 배척하였고, 허위공문서 작성 및 동행사, 사기미수의 점에 관하여는 C1의 검찰 및 원심 법정에서의 각 일부 진술 등 원심 법원이 적법하게 조사·채택한 증거들에 의하여, ① 2008. 1. 31.에 열린 아파트 부녀회장들 회의에서 새로운 아파트부녀회 설립이 결의된 바 없고 그 뒤에 아무런 후속 조치도 이루어지지 않은 사실, ② 그럼에도 담당직원 C1은 피고인들을 비롯한 금정구청의 상급 직원들의 방침에 따라 아직 설립되지 않은 새로운 아파트부녀회 명의로 보조금을 신청하기로 하고 그에 필요한 이 사건 문서들을 작성하였고, 피고인들에게 이러한 보조금지급 신청 사실을 구두로도 보고한 사실, ③ 보조금지급심의위원회가 열리기 며칠 전인 2008. 4. 17. 오전 구의회 의원 C4를 통해 이 사실이 알려지자 같은 날 오후 시급히 ◈과장인 피고인 A2가 예산실에 새로운 아파트부녀회에 대한 보조금 지급 제외를 요청한 사실을 인정한 다음, 위 인정 사실에 의하면 피고인들과 C1의 공모 및 사기죄의 실행의 착수를 인정함에 아무런 부족함이 없고, 전자결재의 관행상 실제 검토의견서를 읽어보지 않았다는 점은 결론을 달리할 만한 사정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하여 피고인들 및 변호인의 주장을 모두 배척하였다.
4. 당심의 판단
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대하여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조사한 증거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의 사정, 즉 ① 사문서위조의 점에 관하여 새로운 아파트부녀회인 금정구아파트부녀회 명의의 사문서인 '2008금정구사회단체보조금지원사업 신청서'는 진정하게 작성된 문서로서의 외관과 형식을 구비하고 있으므로 비록 날인이 되어 있지 않다거나 금정구아파트 부녀회가 허무 단체라고 하더라도 사문서위조죄의 객체가 된다고 봄이 상당하고, ② 허위공문서 작성 및 동행사, 사기의 점에 관하여 피고인 A2는 2008. 1. 31. 아파트부녀회장단 회의에 직접 참석하지는 않았지만, 위 회의에서 새로운 아파트부녀회의 설립이 결의된 바 없다.는 점을 위 아파트부녀회의 보조금 지급신청과 관련된 공문서를 직접 작성한 C1의 구두보고 등을 통해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③ 더욱이 사회단체 보조금을 지급하기 위해서는 해당 단체가 공익목적으로 최근 1년 이상 활동을 하도록 요구하고 있는 행정안전부의 지방자치단체 세출예산 집행기준에 의하면, 그와 같은 요건을 갖추지 못한 새로운 금정구아파트부녀회 명의로 신청된 보조금지급 여부에 관하여 긍정적인 검토의견서를 작성한 것은 관련 업무처리 규정에도 위반되는 점, ④ 예산실에서 보조금 지급심의위원회에 새로운 아파트부녀회에 대한 지원금을 0원으로 한 기안을 올렸다고 하더라도 이는 구의회 의원인 C4 등의 이의제기가 있자 피고인들이 서둘러 예산실에 지원금 지급제외를 요청한 데 따른 것에 불과하고, 피고인들이 새로운 아파트부녀회에 대한 지원금 지급여부를 보조금지급심의위원회의 심의 대상으로 기안하여 올린 이상 보조금 편취에 대한 실행의 착수도 있었던 것으로 봄이 상당한 점에다가 원심이 적절하게 판시하고 있는 앞서 본 바와 같은 사정 등을 더하여 보면, 원심이 피고인들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조치는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원심판결에 피고인들의 주장과 같이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나. 양형부당 주장에 대하여
살피건대, 비록 피고인들이 새로운 아파트 부녀회 명의의 신청서를 위조하거나 허위의 공문서를 작성하여 보조금의 지급을 신청하려 하였다는 점에서 그 죄질이 좋지 아니 하나, 피고인들은 초범으로 개인적인 금전적 이득을 노리고 이 사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이지 않고, 오히려 과욕으로 구정 업무를 조급히 처리하는 과정에서 이 사건 범행에 이른 것으로 보이는 점 등 그밖에 이 사건 범행에 이르게 된 경위, 범행 전후의 정황, 범행 가담 정도, 피고인들의 사회적 지위, 공범과의 형의 균형, 피고인들의 연령, 가정환경 등 이 사건 기록에 나타난 여러 양형조건들을 참작하여 보면, 검사가 항소이유로서 주장하는 사정을 고려한다고 하더라도 원심의 양형이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고 볼 수 없으므로, 검사의 주장은 이유 없다.
3. 결론
따라서 피고인들 및 검사의 항소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 에 의하여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재판장판사박연욱
판사정영호
판사김연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