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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08. 11. 27. 선고 2008두15404 판결
[해임처분취소][미간행]
판시사항

[1] 공무원에 대한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재량권을 남용한 위법한 것인지 여부의 판단 기준

[2] 연구비를 편취한 행위, 고가 구매계약의 대가로 금품을 수령한 행위 등을 이유로 국립대학교 교수에 대하여 한 해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을 정도로 지나치게 가혹하여 재량권의 범위를 일탈·남용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고 한 사례

원고, 피상고인

원고(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케이씨엘 담당변호사 유지담외 2인)

피고, 상고인

○○대학교총장(소송대리인 변호사 김시승)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부산고등법원으로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경과한 후에 제출된 상고이유보충서의 기재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본다.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그 채택 증거를 종합하여 판시 사실을 인정한 다음, 원고가 저지른 비위행위는 고도의 도덕성이 요구되는 교육자가 친지와 제자를 이용하거나 공문서를 허위로 작성하는 등의 방법으로 연구비를 편법으로 수령한 것으로서 그 비위행위의 내용이 결코 가볍지 아니하나, 원고가 국립인 ○○대학교 연구비지출 관련 규정을 위반하여 허위의 영수증 등을 ○○대학교에 제출하여 연구비를 지급받았다 하더라도 이로 인하여 ○○대학교의 예산을 낭비하거나 ○○대학교에 손실을 끼칠 가능성은 없는 점, 연구책임자인 원고가 실제 지출한 경비 이외의 인건비나 연구개발에 대한 공로금 등을 책정할 수 없을 뿐 아니라 연구를 수행하다 보면 영수증 처리가 곤란한 경비가 발생하는 사례가 많은 점, ○○대학교의 경우 이 사건 이외에 부당집행된 것으로 회수된 사례는 없고, 사용 잔액 반환 건도 그 사례 및 액수가 극히 미미하여 위탁연구계약시 체결된 연구용역비 전액을 연구책임자가 대부분 집행하고 있는 것이 현실인 점, 계약기간 내에 예산을 집행한 것으로 하여 연구비를 지급받기 위해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학생 명의로 인건비를 지급받거나 계약기간 후에도 소요되는 선박임차료를 사전에 집행하기 위해 원고의 형으로부터 선박임차료 명목의 허위의 영수증을 발급받는 등으로 책정된 연구비를 지급받은 사정이 인정되는 점, 원고가 편취한 것으로 공소제기 되어 유죄로 처벌받은 금액이 1억 8,000여만 원으로 결코 적지 아니하나 그 금액을 포함한 연구용역비는 발주자인 한국해양연구원이 과거의 연구용역 사례나 인근 외국의 연구용역 사례 등을 감안하여 사전에 결정한 연구비로서 일본의 유사 연구용역 사례에 비해 많은 비용절감을 하였고 그와 같은 연구용역비의 적정성과 타당성 및 연구용역결과에 대하여 발주자인 한국해양연구원으로부터 이의제기를 받은 적이 없고 오히려 연구용역 결과에 대하여는 한국해양연구원도 성공적으로 평가하고 있는 점, 원고는 이 사건 연구비 편취액으로 인정된 7,200여만 원 대부분을 대학원생 학비 보조금 또는 연구비나 연구실 운영비 등으로 사용한 것으로 보이고 감사원의 지적 이후 이를 전부 ○○대학교에 반환한 점, 원고가 주식회사 케이티엠의 대표이사인 정응구로부터 15,000,000원을 송금받은 것은 예산편성상 책정되지 아니한 애프터서비스 비용 충당을 위한 목적이었고 실제로 일부 금액을 음향급이기 1호, 2호의 애프터서비스 비용으로 사용한 점, 원고가 참여한 바다목장 조성 사업은 현재 그 효과가 나타나 국가경제에도 기여하고 있는 점, 2006년에는 원고가 고안한 ‘바다목장 음향급이장치의 제어시스템 및 그 제어방법’이라는 명칭의 발명을 ○○대학교 산학협력단 이름으로 출원한 점, 원고는 28년간 ○○대학교 교수로 재직하면서 국내 음향정보학계의 발전에 많은 공헌을 하였고 관련 논문을 저술하고 인재를 육성해 온 점 등 원고가 이 사건 비위행위에 이르게 된 경위, 비위행위 이후의 태도 및 정황, 연구용역의 실질적인 목적이 달성된 사정 등을 참작하여 보면, 피고가 원고를 파면에 버금가는 중징계인 해임에 처한 것은 원고에게 지나치게 가혹한 것으로서 재량권을 일탈, 남용한 위법이 있다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원심의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수긍할 수 없다.

공무원인 피징계자에게 징계사유가 있어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지는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진 것이고, 다만 징계권자가 재량권의 행사로서 한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그 처분을 위법한 것이라고 할 것이며, 공무원에 대한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었다고 하려면 구체적인 사례에 따라 징계의 원인이 된 비위사실의 내용과 성질, 징계에 의하여 달성하려고 하는 행정목적, 징계양정의 기준 등 여러 요소를 종합하여 판단할 때 그 징계내용이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할 수 있는 경우라야 하고, 수 개의 징계사유 중 일부가 인정되지 않더라도 인정되는 다른 일부 징계사유만으로도 당해 징계처분의 타당성을 인정하기 충분한 경우에는 그 징계처분을 유지하여도 위법하지 아니하다 할 것이다( 대법원 2002. 9. 24. 선고 2002두6620 판결 , 대법원 2004. 11. 12. 선고 2002두11813 판결 등 참조).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기록을 살펴보면, 원심이 인정한 연구비 합계 42,295,690원의 편취행위와 고가구매계약의 대가로 15,000,000원을 수령한 행위만으로도 국가공무원법 제56조 의 성실의무 및 같은 법 제61조 제1항 의 청렴의무에 위배되어 같은 법 제78조 제1항 제1호 , 제2호 의 징계사유에 해당한다고 볼 것인데, 국립대학교에서 연구와 학생지도를 수행하는 교수인 원고에게는 직무의 성질상 강한 도덕성, 사명감과 청렴성의 유지가 요구되는 점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이 사건 비위행위에 이르게 된 경위, 비위행위 이후의 태도 및 정황, 연구용역의 실질적인 목적이 달성된 사정 등 원심이 인정한 여러 가지 사정을 참작하더라도 원고에 대한 이 사건 해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을 정도로 원고에게 지나치게 가혹하여 그 재량권의 범위를 일탈·남용한 것이라고 할 수는 없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피고의 이 사건 해임처분이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으로서 위법하다고 판단하여 이를 취소한 원심판결에는 징계재량권의 범위와 한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고,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으로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일환(재판장) 양승태(주심) 박시환 김능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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