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징역 7년에 처한다.

항소이유의 요지(양형부당) 원심의 형(징역 9년)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2. 판단 이 사건 각 범행은 피고인이 배우자인 C과의 불화로 집 앞마당에 있던 배우자 소유인 오토바이에 불을 붙여 번지게 하고, 곧이어 친형인 피해자 E과도 다투던 중 격분하여 피해자와 피고인의 몸, 피고인의 집 등에 등유를 뿌리고 라이터로 불을 붙여 주거 등을 태우고 피해자를 사망에 이르게 한 사안이다.

방화 범행은 공공의 안전과 평온을 해치는 범죄로서 자칫하면 무고한 다수의 생명과 재산에 중대한 피해를 야기할 수 있어 사회적 해악이 매우 큰 위험한 범죄이다.

또한 인간의 생명과 존엄성은 어느 누구도 함부로 처분할 수 없는 절대성을 지닌 것으로서 어떠한 방법으로도 피해 회복이 불가능하므로 이를 침해하는 행위는 용서되기 어렵다.

피고인의 방화 범행으로 피해자 E은 고귀한 생명을 빼앗겼을 뿐만 아니라 사망에 이르는 과정에서 끔찍한 고통과 극심한 공포를 느꼈을 것이 분명하다.

피고인의 범행으로 인해 발생한 피해 결과가 참담하고, 범행의 경위 및 내용 등에 비추어 비난가능성도 매우 크다.

한편 피고인은 이 사건 각 범행을 모두 인정하며 반성하고 있다.

C은 피고인의 처벌을 바라지 않고 있고, 피해자 E의 자녀들도 피고인과 원만히 합의하여 피고인의 처벌을 바라지 않고 있다.

피고인은 친족을 부양하면서 겪어온 경제적 어려움과 피해자로 인하여 발생한 배우자와의 불화로 불행한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고 있었는데, 피해자가 술에 취하여 ‘배우자를 데려오라’는 등의 잔소리를 하자 피해자와 말다툼을 하게 되었고, 그 과정에서 스스로 감정을 통제하지 못하는 상태에 이르러 자포자기의 심정으로 자신과 피해자의 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