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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9. 1. 10. 선고 2016두54039 판결
[폐기물처리시설설치비용부담금부과처분취소청구][미간행]
판시사항

[1] 법률의 위임 없이 주민의 권리제한 또는 의무부과에 관한 사항을 정한 조례의 효력(무효) 및 특정 사안과 관련하여 법령에서 조례에 위임을 한 경우, 조례가 위임의 한계를 준수하고 있는지 판단하는 기준

[2] 구 폐기물처리시설 설치촉진 및 주변지역지원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사업시행자가 설치하여야 하는 폐기물처리시설에 주민편익시설이 포함되는지 및 폐기물처리시설 설치비용 해당 금액에 주민편익시설 설치비용이 포함되는지 여부(소극)

[3] 구청장이 구 폐기물처리시설 설치촉진 및 주변지역지원 등에 관한 법률 제6조 에 따라 폐기물처리시설을 설치하거나 그 설치비용에 해당하는 금액을 납부할 의무를 부담하는 택지개발사업의 사업시행자에게 ‘서울특별시 송파구 택지개발에 따른 폐기물처리시설 설치비용 산정에 관한 조례’ 규정에 따라 폐기물처리시설 설치비용 산정의 기준이 되는 부지면적에 주민편익시설의 면적을 포함시켜 산정한 폐기물처리시설 부담금을 부과한 사안에서, 위 조례 규정은 상위법령의 가능한 해석범위를 넘어 이를 확장함으로써 위임의 한계를 벗어난 새로운 입법을 한 것과 다름없으므로 효력이 없다고 한 사례

참조조문
원고, 상고인

한국토지주택공사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민주 담당변호사 윤재식 외 3인)

피고, 피상고인

서울특별시 송파구청장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혜동 담당변호사 류상훈 외 2인)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지방자치법 제22조 , 행정규제기본법 제4조 제3항 에 의하면 지방자치단체가 조례를 제정할 때에 그 내용이 주민의 권리제한 또는 의무부과에 관한 사항이나 벌칙인 경우에는 법률의 위임이 있어야 하므로, 법률의 위임 없이 주민의 권리제한 또는 의무부과에 관한 사항을 정한 조례는 그 효력이 없다 ( 대법원 2012. 11. 22. 선고 2010두19270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특정 사안과 관련하여 법령에서 조례에 위임을 한 경우 조례가 위임의 한계를 준수하고 있는지 여부를 판단할 때는 당해 법령 규정의 입법 목적과 규정 내용, 규정의 체계, 다른 규정과의 관계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야 하고, 수권 규정에서 사용하고 있는 용어의 의미를 넘어 그 범위를 확장하거나 축소하여 위임 내용을 구체화하는 단계를 벗어나 새로운 입법을 하였는지 여부 등도 아울러 고려하여야 한다 ( 대법원 2018. 8. 30. 선고 2017두56193 판결 등 참조).

2. 구 「폐기물처리시설 설치촉진 및 주변지역지원 등에 관한 법률」(2015. 2. 3. 법률 제1317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폐기물시설촉진법’이라 한다) 제6조 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규모 이상인 공동주택단지 또는 택지를 개발하려는 자(이하 ‘사업시행자’라 한다)는 그 공동주택단지나 택지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을 처리하기 위하여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폐기물처리시설을 설치하거나 그 설치비용에 해당하는 금액(이하 ‘설치비용 해당 금액’이라 한다)을 해당 지역을 관할하는 시장 등에게 내야 하고( 제1항 ), 시장 등은 납부받은 설치비용 해당 금액을 해당 공동주택단지나 택지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을 처리하기 위한 폐기물처리시설을 설치하는 데에 사용하여야 하며( 제2항 ), 설치비용 해당 금액의 산정방법, 납부절차 등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제4항 ).

폐기물시설촉진법 제6조 의 위임에 따라 같은 법 시행령(이하 ‘시행령’이라 한다) 제4조 는, 폐기물시설촉진법 제6조 제1항 의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폐기물처리시설’이란 해당 지역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을 처리하기 위한 소각시설과 음식물류폐기물처리시설을 말하고, 그 설치비용 해당 금액은 시설부지의 매입에 드는 비용과 시설의 설치에 드는 비용으로 구분하여 산정하며( 제3항 ), 금액 산정에 관하여 그 밖에 필요한 사항은 그 지역을 관할하는 특별자치도·시·군 또는 구의 조례로 정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제4항 ).

시행령 제4조 제4항 의 위임에 따라 「서울특별시 송파구 택지개발에 따른 폐기물처리시설 설치비용 산정에 관한 조례」(이하 ‘이 사건 조례’라 한다) 제5조는 부지매입에 드는 비용을 부지매입단가와 부지면적을 곱한 금액으로 규정하고 있다(제1항). 그런데 같은 조 제3항, 제8조(이하 ‘이 사건 조례규정’이라 한다)는 부지면적을 시설 설치, 주민편익시설 설치 및 주변 녹지대 설치에 필요한 면적을 합하여 산출하도록 규정하고, 그 구체적 기준을 정한 [별표] 역시 총부지면적에 시설부지면적(폐기물처리시설, 관리동, 세차동 등 기타시설 면적)의 10%에 해당하는 주민편익시설 면적을 포함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사업시행자는 소각시설 또는 음식물류폐기물처리시설 설치 시 설치비용의 10%의 범위에서 인접 주민을 위한 주민편익시설을 설치한다고 규정함으로써, 결국 설치비용 해당 금액에 ‘주민편익시설 설치비용’을 포함시키고 있다.

3. 결국, 이 사건 폐기물처리시설 설치비용 부과처분의 근거가 된 이 사건 조례규정은 사업시행자에게 주민편익시설 설치비용에 상응하는 금액까지 납부할 의무를 부과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므로, 이러한 조례규정이 유효하기 위해서는 법률의 위임이 있어야 하고, 그러한 위임 없이 제정되었다면 그 효력이 없다고 보아야 한다.

그런데 폐기물시설촉진법령 규정의 문언 및 체제 등에 비추어 보면, 사업시행자가 설치하여야 하는 폐기물처리시설에는 주민편익시설이 포함되지 않고, 설치비용 해당 금액에도 주민편익시설 설치비용이 포함되지 않는다고 해석된다 .

폐기물시설촉진법은 제2조 에서 ‘폐기물처리시설’이란 폐기물관리법 제2조 에 따른 폐기물처리시설을 말한다고 규정하고, 제20조 에서 폐기물처리시설 설치기관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해당 폐기물처리시설의 부지나 그 인근에 지원협의체와 협의하여 체육시설 등 지역주민을 위한 편익시설을 설치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와 같이 폐기물처리시설과 주민편익시설은 법령상 명확히 구분되어 있고, 주민편익시설은 폐기물처리시설에 당연히 포함되거나 부대되는 시설이 아니다.

폐기물시설촉진법 제6조 시행령 제4조 에 따라 사업시행자가 부담하는 의무는 폐기물처리시설의 설치 또는 그 설치비용에 해당하는 금액의 납부일 뿐이다.

폐기물시설촉진법 제20조 는 ‘폐기물처리시설 설치기관’에 대하여 일정한 경우 체육시설 등 지역주민을 위한 편익시설을 설치하여야 할 의무를 부과하고 있는데, 폐기물시설촉진법 제2조 제2호 는 ‘폐기물처리시설 설치기관’을 ‘일정한 폐기물처리시설을 설치·운영하려는 환경부장관 또는 지방자치단체의 장,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의 장’으로 정의하고 있다. 이와 같이 주민편익시설을 설치할 의무는 지방자치단체의 장 등에게 있고 사업시행자에게는 그 의무가 없다.

폐기물시설촉진법은 폐기물처리시설 설치기관에 주민편익시설 설치의무를 부과하였으므로, 폐기물처리시설 설치기관이 그 설치비용을 부담하는 것이 원칙이고, 특별한 규정이 없는 한 그 비용을 사업시행자에게 전가할 수는 없다.

⑤ 사업시행자가 폐기물처리시설을 직접 설치하기로 선택한 경우에는 주민편익시설 설치의무가 없는데, 비용납부를 선택한 경우에는 주민편익시설 설치비용까지 부담해야 한다면, 직접 설치와 비용납부 사이에 부담이 달라지는 불합리한 결과가 발생한다.

⑥ 부담금은 조세에 대한 관계에서 어디까지나 예외적으로만 인정되어야 하고, 국가의 일반적 과제를 수행하는 데 부담금의 형식을 남용해서는 안 된다( 헌법재판소 2007. 12. 27. 선고 2006헌바25 전원재판부 결정 참조). 폐기물관리법은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에 대하여 폐기물이 적정하게 처리될 수 있도록 폐기물처리시설을 설치·운영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할 책무를 부담시키고 있는 점( 제4조 ), 폐기물처리시설 설치비용은 실질적으로 부담금의 성격을 가지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명문의 근거 없이 폐기물처리시설 설치비용의 범위를 확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그렇다면 이 사건 조례규정은 폐기물시설촉진법 및 시행령의 가능한 해석범위를 넘어 이를 확장함으로써 위임의 한계를 벗어난 새로운 입법을 한 것과 다름없으므로 그 효력이 없다고 보아야 한다. 사업시행자가 주민편익시설 설치비용을 부담하도록 할 필요성 또는 타당성이 있다는 사정만으로, 상위법령의 위임 범위 내에서 제정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그 법령 문언의 해석상 예측가능한 범위를 벗어나 사업시행자에게 새로운 비용부담의무를 부과하는 내용으로 제정된 조례규정에 대하여 효력을 인정할 수는 없다.

4. 그런데도 원심은, 사업시행자가 납부하여야 할 폐기물처리시설 설치비용에 주민편익시설의 설치를 위한 비용이 포함되지 않는다면 시장 등이 자신의 계산(주민들의 세금)으로 주민편익시설까지 설치해야 할 의무를 부담하는 결과가 되어 형평의 원칙에 반하는 결과가 초래된다는 등의 이유를 들어, 이 사건 조례규정이 무효라고 볼 수 없고 이 사건 조례규정에 따라 부지면적 산정 시 주민편익시설의 면적을 포함시킨 이 사건 처분이 적법하다고 판단하였다. 이러한 원심판결에는 조례에 관한 법률유보 원칙, 폐기물시설촉진법상 폐기물처리시설 설치비용 해당 금액 산정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5.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상옥(재판장) 조재연 노정희(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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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급 사건
-서울고등법원 2016.9.13.선고 2016누3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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