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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02. 4. 9. 선고 2001도6601 판결
[업무상과실치사][공2002.6.1.(155),1171]
판시사항

초등학교 6학년생이 파도수영장에서 물놀이 도중 사망한 사고에 있어서 수영장 안전요원과 수영장 관리책임자에게 그 업무상 주의의무를 게을리 한 과실이 있다고 인정한 원심판결을 법리오해 및 심리미진 등의 위법을 이유로 파기한 사례

판결요지

파도수영장에서 물놀이하던 초등학교 6학년생이 수영장 안에 엎어져 있는 것을 수영장 안전요원이 발견하여 인공호흡을 실시한 뒤 의료기관에 후송하였으나 후송 도중 사망한 사고에 있어서 그 사망원인이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아니한 상태에서 수영장 안전요원과 수영장 관리책임자에게 업무상 주의의무를 게을리 한 과실이 있고 그 주의의무 위반으로 인하여 피해자가 사망하였다고 인정한 원심판결을 업무상과실치사죄에 있어서의 과실 및 인과관계에 관한 법리오해 및 심리미진 등의 위법을 이유로 파기한 사례.

피고인

피고인 1 외 1인

상고인

피고인들

변호인

변호사 김희근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춘천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유

1. 공소사실의 요지

가. 피고인 1은 속초시 장사동 24-1 소재 설악워터피아의 파도수영장에서 안전요원으로 근무하는 사람으로서, 수영장의 안팎을 면밀히 살펴 익사사고의 발생을 예방하고, 사고가 발생한 경우 인공호흡을 계속 실시하여 소생가능성이 있는 사람을 구호하여야 하며, 사고를 당한 사람을 병원으로 이송함에 있어서도 구급차에 동승하여 지속적인 구호를 하여야 하는 등의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게을리 하여, 1999. 5. 13. 14:30경 위 수영장에서 장서영(여, 12세)이 질식하여 엎어져 있는 것을 빨리 발견하지 못하고 또 인공호흡을 실시하는 과정에서 그의 신체에서 소생의 기미가 나타났는데도 구급차가 왔다는 이유로 인공호흡을 중단하고 지속적인 구호조치를 하지 아니한 과실로 장서영으로 하여금 같은 날 15:16경 심폐정지로 사망에 이르게 하고,

나. 피고인 2는 설악워터피아의 시설 및 안전요원의 관리 등의 업무를 총괄하는 팀장으로서, 적정한 수의 안전요원을 배치하여 그들로 하여금 수영장을 면밀히 살펴 익사사고가 발생하지 아니하도록 하여야 하고, 간호사를 배치하여 사고가 발생한 경우 즉각적인 구호조치가 가능하게 하여야 하며, 사고를 당한 사람을 병원으로 이송하는 때에는 인명구조요원이나 간호사가 동승하여 구호조치를 계속하도록 지휘·감독하여 사고를 방지할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게을리 한 과실로 위와 같이 장서영으로 하여금 사망에 이르게 하였다.

2. 원심의 판단

가. 원심은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하였다.

(1) 이 사건 파도수영장은 조파장치로 파도를 인공적으로 일으켜 이를 즐기도록 만들어진 길이 43.2m, 폭 13m의 물놀이시설로서 한꺼번에 최대 약 500명을 수용할 수 있고, 그 입구지점으로부터 끝지점에 이르기까지 수심이 점차 깊어져 중간부분의 수심은 1m 이상이며, 조파장치는 매시 정각부터 25분간 작동되었다가 35분간 정지하는데 인공파도의 높이가 60㎝ 정도에 이르러 파도가 칠 때에는 물놀이를 하는 사람이 갑자기 물을 먹고 질식하거나 심장마비를 일으킬 위험이 있다.

(2) 장서영이 다니던 고양시 소재 정발초등학교의 6학년 학생 330여 명은 설악산에 수학여행을 왔다가 이 사건 사고 당일 14:00경 설악워터피아에 도착하였으며, 사고 당시 이 사건 파도수영장에는 장서영 등 70∼80명의 학생들을 포함하여 100여 명이 물놀이를 하고 있었다.

(3) 피고인 1은 그 날 14:30경 장서영이 5분 이상 물에 엎어진 상태로 있는 것을 뒤늦게 발견하고도 잠수놀이를 하는 것으로 생각하고 방치하고 있다가 주변에 있는 학생들이 그 주위로 몰려들어 이상한 태도를 보이자 그제서야 사고가 발생한 것을 알고 장서영을 수영장 밖으로 데리고 나와 인공호흡을 실시하였다.

(4) 피고인 1은 장서영이 인공호흡 도중 음식물을 토하였는데도 기도가 막히지 아니하도록 입안의 이물질을 제거하고 고개를 젖혀주는 등 기도를 유지시키는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고 그의 신체에서 소생의 기미가 나타났음에도 불구하고 구급차가 도착하였다는 이유만으로 인공호흡을 중단한 채 119구급대에게 장서영을 인계하였는데, 장서영은 속초의료원으로 후송되던 도중 사망하였다.

(5) 이 사건 사고 당시 수영장에는 피고인 1 1인만이 안전요원으로 근무하고 있었고, 간호사 김순예는 지하 1층에 위치한 수영장 입구 응급실에 대기하지 아니하고 지상 1층에 있는 방제실에서 컴퓨터 작업을 하고 있었던 바람에 장서영의 응급조치에 전혀 관여하지 못하였다.

나. 원심은 이와 같은 사실을 인정한 다음, ① 피고인 1로서는 이 사건 파도수영장 내에서의 상황을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 관찰함으로써 안전사고의 발생을 예방하고 또 사고가 발생한 경우에는 적절한 응급조치를 취하여야 할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게을리 한 과실이 있고, 피고인 2로서는 안전사고 예방 및 응급조치를 위하여 적정한 수의 안전요원을 배치하고, 그들로 하여금 위와 같은 주의의무를 잘 이행하도록 지휘·감독하여야 하며, 간호사를 배치하여 안전사고에 대응한 즉각적인 간호조치가 이루어지도록 하여야 할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게을리 한 과실이 있으며, ② 나아가 이 사건에서 장서영의 사체를 부검하지 아니한 관계로 그의 사인이 명백하지 아니하다고 하더라도 그에게 이 사건 사고 이외의 다른 사망의 원인이 없었다고 나타난 이상 장서영은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사망하였다고 보아야 할 것이므로 그의 사망과 피고인들의 위와 같은 업무상 과실 사이에는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판단하여 피고인들에 대한 업무상과실치사의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다.

3. 이 법원의 판단

그러나 피고인들의 업무상 주의의무 위반으로 장서영이 사망하였다는 원심의 판단은 수긍할 수 없다.

가. 먼저 이 사건 공소사실이 유죄로 인정되기 위해서는 우선 장서영의 사망원인이 밝혀져야 하고, 그 사인에 따라 그와 상당인과관계가 있는 피고인들의 과실이 있는지 여부가 심리·판단되어야 한다.

이 사건에서 보면, ① 장서영은 이 사건 사고 당일 14:00경 설악워터피아에 도착하여 교사들의 지도에 따라 수영복으로 갈아입고 샤워를 한 뒤 14:20경 이 사건 파도수영장에 들어가서 놀다가 14:50경 수영장 내 수심 80㎝ 지점에서 친구들에 의하여 엎어진 상태로 발견되었고, ② 피고인 1은 14:55경 장서영을 수영장 밖으로 데리고 나와 인공호흡을 실시하다가 약 10분 후 119구급대가 도착하자 그를 병원으로 후송하였으나 15:16경 속초의료원에 도착할 당시 장서영은 이미 사망한 상태였으며, ③ 장서영에 대한 사망진단서에 직접사인은 심폐정지로 되어 있으나 부검을 실시하지 아니한 관계로 그의 정확한 사인은 밝혀지지 아니하였고, 그의 사체를 검안한 의사는 익사하였을 가능성보다는 심장마비 또는 구토물에 의한 질식사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는 사실이 인정된다. 이와 같이 이 사건에서는 장서영이 수영장에서 물놀이 도중 심폐정지로 사망한 사실이 인정될 뿐이고, 그 사망원인이 명확하게 밝혀지지 아니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그 사인이 무엇인지에 관하여 아무런 판단을 하지 아니한 채 애매하고 불확실한 표현으로 장서영에게 이 사건 사고 이외에 다른 사망의 원인이 없다고 나타난 이상 그는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사망하였다고 보아야 한다고 판단한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나. 다음으로 원심이 인정한 피고인 1의 업무상 과실에 관하여 본다.

(1) 이 사건에서 보면, 이 사건 파도수영장에서는 매시 정각부터 25분간 조파장치가 가동되고 그 파도의 높이가 60㎝ 정도이므로 조파장치가 가동되는 동안에는 원심이 인정하고 있는 바와 같이 물놀이를 하던 사람이 갑자기 물을 먹고 질식하거나 심장마비를 일으킬 위험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조파장치가 가동되지 아니하는 나머지 35분간은 수심 1.1m 지점에 안전선이 설치되어 구명조끼를 입지 아니한 사람은 그보다 깊은 곳에 들어갈 수 없고 사고 지점의 수심이 80㎝에 불과하여 그와 같은 위험이 거의 없으며, 이 사건 사고는 조파장치가 가동되지 아니하는 시간에 발생하였고, 장서영은 당시 주변에 있던 학생들조차 알지 못하는 사이에 물에 엎어져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사정이 이러하다면 이 사건에서 나이 어린 학생 70∼80명을 포함한 100여 명이 이 사건 파도수영장에서 물놀이를 하고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피고인 1이 물에 엎어져 있는 장서영을 즉시 발견하지 못하였다고 하여 업무상 주의의무를 게을리 한 과실이 있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2) 나아가 피고인 1이 응급조치를 실시함에 있어 과실이 있었고 이로 인하여 장서영이 사망하였다는 원심의 판단에 관하여 보건대, 먼저 원심이, 피고인 1이 기도를 제대로 유지하지 아니한 채 인공호흡을 실시하였고 장서영의 신체에서 소생의 기미가 보였는데도 인공호흡을 중단하였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 그 인정의 자료로 삼은 장성호, 진은경, 안현정 등의 진술은 피해자의 가족 또는 인솔교사의 진술로서 그 내용이 명확하지 못하고 주관적인 추측에 불과하여 위와 같은 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다. 또한, 피고인 1에게 응급조치를 제대로 실시하지 아니한 과실이 있고 그로 인하여 장서영이 사망하였다고 인정하려면 적절한 응급조치가 취하여졌더라면 그가 사망하지 아니하였을 것임이 입증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장서영의 사망원인과 그 원인에 따라 당시의 상황에서 피고인 1이 취하여야 할 적절한 응급조치가 무엇인지 여부와 피고인 1이 기도를 유지하였거나 구급차가 도착한 이후에도 인공호흡을 계속하였더라면 장서영이 생명을 건질 수 있었다고 인정할 수 있는지의 여부 등에 관하여 심리·판단하지 아니한 채, 피고인 1에게 그 업무상 주의의무를 다하지 아니한 과실이 있고 이로 인하여 장서영이 사망하였다고 판단한 것도 납득하기 어렵다.

다. 이어서 피고인 2의 업무상 과실에 관한 원심의 판단을 본다.

(1) 먼저 수영장에 배치하여야 할 안전요원의 수에 대하여는 법규상의 규제가 없으므로 이 사건 파도수영장의 위험성이 어느 정도인가에 따라 그 적정한 수를 결정하여야 한다. 그런데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파도수영장에서는 구명조끼를 입지 아니한 사람은 안전선이 설치된 수심 1.1m 이상의 깊은 곳에 들어갈 수 없고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한 시간대인 조파장치가 가동되지 아니하는 35분간은 사고 지점의 수심이 80㎝에 불과한 점에 비추어, 그 위험성은 오히려 일반 수영장보다 낮아 보인다. 따라서 이 사건에서 조파장치가 가동되지 아니하는 시간대에 안전요원 1명만이 배치된 점을 들어 입장객 보호의무 위반의 과실이 있었다거나, 이 사건 사고 당시 주변에 있던 학생들조차도 인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피해자가 물에 엎어져 있었던 것을 안전요원이 즉시 발견하지 못하였다고 하여 안전요원의 수가 너무 적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2) 다음 수영장 시설에 근무하는 간호사라고 하여 항상 응급실에서 대기하고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고 긴급시 즉시 호출에 따를 수 있는 자리에 있기만 하면 충분하다. 원심의 사실인정에 따르면 장서영이 119구급대에 의하여 후송될 때까지인 10여 분간 간호사가 사고현장에 나타나지 아니하였음은 분명하나, 간호사가 컴퓨터 작업을 위하여 방제실에 있었던 사실만 인정될 뿐 간호사가 호출할 수 없는 장소에 있었던 것인지 아니면 간호사를 호출하지 아니한 것인지는 명백하지 아니하다. 오히려 이 사건에서 중요한 것은 간호사가 현장에 나타났는가 아닌가가 아니라 피고인 2가 통상 물놀이 시설을 관리·운영하는 사람에게 요구되는 안전사고 예방 및 응급조치를 위한 주의의무를 다하였는가 하는 점이다. 그런데 이 사건에서 보면, 피고인 1은 장서영에 대한 응급조치를 실시하였고, 당시 장서영이 물 속에서 실신한 상태로 발견되었으므로 물을 먹었을 것으로 판단하여 배를 눌러 물을 토하게 하고(물은 나오지 않고 음식물만 나왔다), 그의 혀가 자꾸 말려들므로 반복하여 혀를 펴고 인공호흡을 실시하였으며, 인공호흡을 시작한 10여 분 후 구급차가 도착하여 장서영을 119구급대에 인계하였다. 그렇다면 원심으로서는 마땅히 안전요원인 피고인 1이 응급조치에 대한 어떠한 교육을 받아 어느 정도의 능력을 갖추고 있었는지, 그 당시의 상황에서 피고인 1의 응급조치가 적절한 것이었는지, 그리고 장서영을 인수한 119구급대원이 그 당시 구호조치에 필요한 능력을 어느 정도 갖추고 있었는지 등을 심리·판단하였어야 하는 것이고, 간호사가 응급실을 지켰는지, 현장에 나타났는지 혹은 인명구조요원이나 간호사가 구급차에 동승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형식적으로 피고인 2의 과실 유무를 판단할 수는 없다.

라. 그렇다면 피고인들에게 그 업무상 주의의무를 다하지 아니한 과실이 있고 또 이로 인하여 장서영이 사망하였다고 인정한 원심의 판단에는 업무상 과실치사죄에 있어서의 과실 및 인과관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고 채증법칙을 위배하거나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따라서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는 모두 이유가 있다.

4. 결 론

그러므로 주문과 같이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판결한다.

대법관 배기원(재판장) 서성(주심) 이용우 박재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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