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
2015노1279 교통사고처리특례법위반
피고인
A
항소인
검사
검사
이혜은(기소), 최진혁(공판)
변호인
변호사 H(국선)
판결선고
2017. 1. 12.
주문
검사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법리오해)
중앙선 침범으로 인한 교통사고에 관한 대법원 판례(대법원 1990. 9. 25. 선고 90도536 판결)의 태도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피고인 역시 부득이한 사정없이 진입이 금지된 안전지대에 진입하였고, 1차로로 재진입하는 과정에서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였으며, 안전표지가 표시하는 지시를 위반하여 운전한 과실 외에 다른 운행 상의 과실이 개입되었다고 보이지 않으므로, 피고인의 안전지대 진행과 이 사건 교통사고 발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된다고 보아야 한다.
2. 판단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제4조 제1항 단서 제1호, 제3조 제2항 단서 제1호는 도로교통법 제5조에 따른 신호기가 표시하는 신호 또는 교통정리를 하는 경찰공무원 등의 신호를 위반하거나 통행금지 또는 일시정지를 내용으로 하는 안전표지가 표시하는 지시를 위반하여 운전함으로써 교통사고를 일으킨 경우 사고차량이 자동차종합보험에 가입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차의 운전자에 대한 공소를 제기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고, 도로교통법 제5조 제1항은 차마의 운전자는 교통안전시설이 표시하는 신호 또는 지시를 따라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제3조 제2항 단서 제1호에 해당하기 위해서는 차마의 운전자가 교통안전시설이 표시하는 신호 또는 지시를 위반하여 운전함으로 인하여 교통사고가 발생하여야 한다.
안전지대는 도로를 횡단하는 보행자나 통행하는 차마의 안전을 위하여 안전표지나 이와 비슷한 인공구조물로 표시한 도로의 부분이고(도로교통법 제2조 제14호), 차마의 운전자는 안전지대 등 안전표지에 의하여 진입이 금지된 장소에 들어가서는 아니 된다(도로교통법 제13조 제5항). 이와 같이 도로교통법이 안전지대에 차마의 진입을 금지하고 있는 이유는 안전을 위하여 안전지대 안에 위치하고 있는 보행자 또는 차마의 운전자가 갖는, 안전을 위한 목적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다른 차마가 안전지대를 통행하지 않으리라는 신뢰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다.
그런데 이 사건 사고는, 피고인이 착오에 의하여 좌회전 또는 유턴을 하기 위해 안전지대에 진입하였다가 이를 깨닫고 안전지대에서 벗어나기 위해 1차로로 다시 진입하는 과정에서 1차로를 주행하던 피해자 차량과 충돌한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 사고는 안전지대에서 벗어나는 과정에서 전후방 주시의무를 다하지 아니한 피고인의 과실에 인하여 발생한 것이라고 보아야 하고, 피고인의 안전지대 진입 행위가 그 직접적인 원인이 되었다고 볼 수 없다(안전지대 옆의 1차로를 주행하고 있던 피해자가 차량 왼쪽의 안전지대에서 1차로로 진입하는 차량이 있으리라고 예상하기는 어려울 것이나, 이는 피해자의 과실을 부정하는 근거가 될 수 있을 뿐 피고인의 안전지대 진입 과실과 이 사건 사고 발생 사이의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하는 근거가 될 수는 없다).
그렇다면 피고인의 안전지대 진입 행위가 '교통안전시설이 표시하는 지시를 위반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제3조 제2항 단서 제1호에 해당한다고 볼 수는 없고, 검사가 들고 있는 위 대법원 판례는 중앙선 침범이 교통사고 발생의 직접적인 원인이 된 사안에 관한 것으로서 이 사건에 원용하기에 적절하지 아니하다.
따라서 검사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재판장 판사 마성영
판사 이소진
판사 유재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