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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고등법원 2015. 4. 15. 선고 2013누22811 판결
[판매업무정지처분취소][미간행]
원고, 항소인

주식회사 프레제니우스메디칼케어코리아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충정 담당변호사 박경호)

피고, 피항소인

식품의약품안전처장 (소송대리인 정부법무공단 담당변호사 이산해)

변론종결

2015. 3. 4.

주문

1.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

제1심 판결을 취소한다. 피고가 2012. 7. 5. 원고에 대하여 한 1월(2012. 7. 23. ~ 2012. 8. 22.)의 해당품목[인공신장기용 여과기 7개 품목(허가번호 생략)] 판매업무정지 처분을 취소한다.

이유

1. 제1심 판결의 인용

이 법원이 이 사건에 관하여 설시할 이유는, 당심에서 제출된 증거로서 원고가 이 사건 공급계약 체결과정에서 이 사건 비품을 제공한 것이 의료기기 판매촉진을 위하여 의료기관 개설자 등에게 경제적 이익을 제공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인정함에 방해가 되지 아니하는 갑 제14호증의 34 내지 39, 갑 제16 내지 26호증, 갑 제28호증, 갑 제29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를 배척하고, 원고가 당심에서 주장하는 사항에 관하여 아래와 같은 판단을 추가하는 외에는, 제1심 판결의 이유와 같으므로, 행정소송법 제8조 제2항 ,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의하여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2. 추가판단사항

가. 원고의 주장

1) 피고는 이 사건 처분 당시 단지 “28개 의료기관”에게 “침대, 컴퓨터 등 병원사용 비품의 경제적 이익 등을 제공함”을 그 처분사유로 하였을 뿐 구체적으로 어떤 의료기관에 어떤 종류와 수량, 금액의 비품이 경제적 이익으로 제공되었는지 전혀 특정하지 아니하여 원고가 행정구제절차에서 방어권 행사를 함에 있어 심각하고 현저한 불이익을 받았으므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2) 원고가 의료기관과 체결한 이 사건 공급계약서 중에는 원고가 해당 병원에 제공하기로 한 비품의 내역이 명문으로 규정된 경우도 있고, 명문의 규정이 없는 경우에도 원고와 의료기관 사이에 사전에 원고가 공급하는 비품의 내역 및 그 가격조건 등에 관하여 합의가 있었다는 점에는 아무런 차이가 없으므로 이 사건 비품의 제공은 원고와 의료기관이 사전에 합의한 이 사건 공급계약에 따른 정당한 급부로서 부당한 경제적 이익의 제공으로 볼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나. 판단

1) 처분의 근거와 이유가 특정되지 않았는지 여부에 대하여

가) 행정절차법 제23조 제1항 은 행정청이 처분을 하는 때에는 당사자에게 그 근거와 이유를 제시하도록 규정하고 있고, 이는 행정청의 자의적 결정을 배제하고 당사자로 하여금 행정구제절차에서 적절히 대처할 수 있도록 하는 데 그 취지가 있다. 따라서 처분서에 기재된 내용과 관계 법령 및 당해 처분에 이르기까지의 전체적인 과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처분 당시 당사자가 어떠한 근거와 이유로 처분이 이루어진 것인지를 충분히 알 수 있어서 그에 불복하여 행정구제절차로 나아가는 데에 별다른 지장이 없었던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에는 처분서에 처분의 근거와 이유가 구체적으로 명시되어 있지 않았다 하더라도 그로 말미암아 그 처분이 위법한 것으로 된다고 할 수는 없다( 대법원 2013. 11. 14. 선고 2011두18571 판결 참조).

나) 살피건대, 갑 제7호증, 을 제2호증 내지 을 제11호증, 을 제14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① 피고가 이 사건 처분을 함에 있어서 원고에게 교부한 행정처분서에는 처분사유로 “2010. 12. 1.부터 2011. 8. 30.까지 의료기기법에서 허용 가능한 경제적 이익 등의 범위를 위반하여 의료기기 판매 촉진을 목적으로 28개 의료기관 등에 침대, 컴퓨터 등 병원사용 비품의 경제적 이익 등을 제공함”이, 근거법령으로 “ 의료기기법 제14조 , 제32조 , 같은 법 시행규칙 제15조의2 , 제35조 [별표7] 행정처분기준 Ⅱ.개별기준 제10호의2 의료기기법 〈2010. 5. 27. 법률 제10326호〉, 의료기기법 〈2011. 4. 7. 법률 제10564호〉, 부칙 제6조, 의료기기법 시행규칙 〈2011. 4. 7. 제50호〉, 의료기기법 시행규칙 〈2011. 11. 25. 제85호〉 제6조 ”가 각 기재되어 있다.

② 부산지방경찰청은 2011. 11.경 의료기기 리베이트 관련 수사결과, 원고가 2010. 12. 1.부터 2011. 8. 17.까지 전국 54개 의료기관에 인공신장기용 여과기와 혈액회로의 판매촉진을 위하여 환자관리시스템 서버, 인공신장실 침대, 모니터, TV, 컴퓨터, 체중계, 스탠드, 신장실 배관·배선 공사 등 약 6억 6천만 원 상당의 이익을 제공한 사실이 확인되었음을 보건복지부를 통하여 피고에게 통보하였다. 그 통보내용에는 각 의료기관의 명칭 및 의료기관별 제공된 비품의 내역과 가액이 포함되어 있었다.

③ 이에 서울지방식품의약품안전청이 2011. 12. 5.경 현장점검을 실시한 결과 원고가 2011. 4. 14.부터 2011. 10. 31.까지 전국 54개 의료기관에 인공신장기용 여과기 9개 품목과 인공신장기용 혈액회로 7개 품목을 판매한 사실을 확인하였다.

④ 피고는 위 수사결과 및 현장점검 결과를 토대로 원고의 위 16개 품목에 대한 판매업무정지 1월을 처분예정하고 2012. 2. 3.경 원고에 대하여 처분사전통지 및 청문실시통지를 하였다. 원고의 대표이사 소외인은 2012. 2. 16.경 대리인을 통하여 위 조사결과에 관한 문서 및 처분 관련 문서를 열람·복사한 후 2012. 2. 21. 청문절차에 출석하여 “검찰 기소의견에 따라 행정처분 대상품목이 축소 또는 경감처분될 소지가 있으므로 검찰 기소의견이 나오는 시점에 추가의견을 제출하겠으니 검토 후 행정처분을 요청한다”는 취지의 진술을 하였다.

⑤ 부산지방검찰청은 의약품 리베이트 사건을 계속 수사하여, 2012. 3. 22.경 “원고가 2010. 12. 1.부터 2011. 8. 17.까지 총 43개 의료기관(54개 중 무혐의, 기소유예 처분 받은 경우 제외)에 인공신장기용 여과필터와 인공신장기용 혈액회로를 판매하는 소모품공급계약을 체결함에 있어 위 의료기기 판매를 촉진하기 위해 침대, 컴퓨터, 모니터, 프린터, 헤드셋, TV, 침대용 스탠드, 체중계, 디지털복사기, 전기장판, 전자제품, 가구공사, 가습기, 냉난방기, 실내인테리어공사 등 합계 555,513,590원 상당의 병원 비품 등을 제공하였음”을 이유로 원고와 원고의 대표이사 소외인에 대하여 각 벌금 2천만 원의 약식명령을 청구하였고 2012. 4.경 이러한 사실을 보건복지부장관을 통하여 피고에게 통지하였다. 위 약식명령의 공소장에는 각 의료기관의 명칭 및 의료기관별 제공된 비품의 내역과 가액이 기재되어 있었다. 부산지방법원은 2012. 5. 9.경 위 검찰에서 청구한 대로 약식명령을 발부하였고 원고와 원고의 대표이사는 이에 대하여 정식재판을 청구하였다.

⑥ 서울지방식품의약품안전청은 위 검찰의 수사결과를 토대로 2012. 5. 14.경 원고에 대하여 2차 현장점검을 실시한 결과, 위 43개 의료기관 중 건국대학교 병원 등 총 28개 의료기관에 2010. 12. 1.부터 2011. 8. 8.까지 인공신장기용 여과기와 인공신장기용 혈액회로를 판매한 사실과 함께 원고와 위 의료기관들 사이에 작성된 인공신장기 임대 및 관련 소모품인 인공신장기용 여과기 및 혈액회로 공급계약서 등을 확인하였다.

당시 원고의 대표이사 소외인은 “인공신장기용 여과기 및 인공신장기용 혈액회로에 대하여 건국대학교 병원 등 총 28개 의료기관에 대하여 2010. 12. 1.부터 2011. 8. 30.까지 판매를 위하여 해당병원과 동 의료기기에 대한 공급계약서를 체결하면서 동 의료기기 판매금액에 ‘투석실 배관공사 또는 환자용 TV, 컴퓨터, 환자용 침대 등 병원 혈액투석실에 사용하는 비품’을 포함시켜 계약하고 병원 혈액투석실 비품을 제공한 사실이 있다”는 내용의 확인서에 서명, 날인하였다. 위 확인서에는 28개 의료기관과 계약내용이 구체적으로 기재된 거래처 공급내역이 첨부되어 있었다.

⑦ 피고는 위 2차 현장점검결과와 수사결과 등을 토대로 원고의 인공신장기용 여과기 7개 품목에 대한 판매업무정지 1월을 처분예정하고 사전통지 등을 거쳐 2012. 6. 27. 원고에 대하여 청문을 실시한 후 이 사건 처분을 하였다.

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① 피고가 이 사건 처분서에 행정처분의 기준이 되는 근거 법령을 분명히 제시하고 있고, ② 그 처분 사유를 ‘2010. 12. 1.부터 2011. 8. 30.까지 의료기기 판매 촉진을 목적으로 28개 의료기관 등에 침대, 컴퓨터 등 병원사용 비품의 경제적 이익 등을 제공함’이라고 밝혔으며, ③ 이 사건 처분에 이르는 과정에서 원고가 조사받은 내용 등을 종합하여 볼 때 이 사건 처분 당시 원고가 어떠한 근거와 이유로 처분이 이루어진 것인지를 충분히 알 수 있었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 처분에 행정절차법 제23조 제1항 의 규정을 위반한 절차상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으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2) 경제적 이익의 제공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대하여

살피건대, 갑 제9호증의 6, 7, 16, 25, 28, 31, 35, 갑 제14호증의 5, 6, 11, 18, 34, 35, 36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공급계약 중에는 계약서에 명시적으로 비품의 제공내역이 기재되어 있거나(인천적십자병원) 계약서에 첨부·간인된 견적서에 비품의 제공내역이 기재되어 있는 경우(건국대학교 의과대학 부속병원, 명지병원, 인하대학교 의과대학 부속병원), 계약서에 첨부된 소모품공급확인서에 비품의 내역 및 가격, 비품 제공으로 인하여 증가된 소모품 공급단가가 기재된 경우(윤혁진내과, 김해삼성병원)도 있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사건 공급계약서나 공급계약서에 첨부된 견적서, 소모품공급확인서에 비품 제공이 기재된 경우이든 당사자 사이에 구두로만 합의된 경우이든, 그 실질은 원고가 이 사건 소모품의 판매촉진을 위하여 의료기관에 약정 수량의 소모품을 독점적으로 공급하는 것을 조건으로 이 사건 소모품과 일체로서 제공될 필요가 없는 비품을 무상으로 제공하여 의료기관 개설자 등에게 경제적 이익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동일하고, 비품제공 여부에 따라 이 사건 소모품에 대한 가격조정의 여지가 있다는 것만으로 그 성격을 달리 볼 것은 아니므로 이는 의료기기법에서 금지하고 있는 경제적 이익의 제공에 해당한다 할 것이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할 것인데,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성백현(재판장) 왕정옥 채동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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