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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고등법원 2011. 5. 9. 선고 2009누6263 판결
[증여세부과처분취소][미간행]
원고, 항소인

원고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율촌 담당변호사 박해성 외 1인)

피고, 피항소인

역삼세무서장

변론종결

2011. 4. 19.

주문

1. 제1심 판결을 취소한다.

2. 피고가 2006. 5. 8. 원고에 대하여 한 2001년 귀속 증여세 합계 5,665,184,000원의 부과처분을 취소한다.

3. 소송총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

주문과 같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가. 주식회사 국제관광호텔(부산 동구 범일동 (지번 생략) 소재, 이하 ‘이 사건 회사’라 한다)의 총 발행주식 80,000주(이하 ‘이 사건 주식’이라 한다)는 2000. 12. 6.경 소외 1이 25,000주(31.25%), 소외 2가 25,000주(31.25%), 소외 3이 30,000주(37.50%)씩을 각 보유하고 있었다.

나. 원고는 2000. 12. 6. 이 사건 회사의 주주인 소외 1, 2, 3(이하 ‘소외 1 등’이라 한다)으로부터 이 사건 주식을 대금 10억 원에 양수하여 2001. 1. 30. 자신 명의로 15,700주, 처인 소외 4 명의로 25,000주, 2001. 2. 19. 소외 5 명의로 39,300주씩 각 명의개서를 하였고, 2001. 2. 21. 이 사건 회사의 대표이사로 법인등기부에 등재되었다.

다. 피고는 위와 같은 양도·양수 사실을 확인하고, 이 사건 주식의 양도자와 양수자를 상속세 및 증여세법 시행령(2000. 12. 29. 대통령령 제1703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법 시행령’이라 한다) 제26조 제4항 제1호 소정의 특수관계자로 보아, 이 사건 주식의 시가를 보충적 평가방법에 의하여 12,153,120,000원으로 평가한 후 위 시가에서 위 취득대금 10억 원을 차감한 11,153,120,000원을 상속세 및 증여세법(2003. 12. 30. 법률 제701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법’이라 한다) 제35조 제1항 제1호 에 따라 증여의제하여, 2006. 5. 8. 원고에게 이 사건 주식에 대한 증여세 합계 5,665,184,000원을 부과·고지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

라. 원고는 이에 불복하여 2006. 6. 26. 국세심판원에 심판청구를 하였으나, 국세심판원은 2007. 5. 28. 원고의 위 심판청구를 기각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3호증, 을 제1 내지 10호증의 각 기재

2. 처분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이 사건 처분은 다음과 같은 사유로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한다.

(1) 원고는 이 사건 주식 양수 당시 소외 1 등과 특수관계자의 관계에 있었다고 볼 수 없다. 즉 특수관계자에 포함되는 ‘출자에 의하여 지배하고 있는 법인의 임원’은 조세법률주의에서 파생되는 엄격해석의 원칙상 등기된 이사 및 감사에 한정되는데, 원고는 이 사건 주식 양수 당시 등기된 임원이 아니었고, 설령 ‘사실상의 임원’도 법인의 임원에 포함된다고 하더라도 원고는 그 당시 이 사건 회사의 관리사장으로서 직무에 종사한 사실이 없다.

(2) 이 사건 주식의 매매가격 10억 원은 소외 1 등과 원고가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결정한 금액으로서 2000. 12. 당시 이 사건 주식의 객관적 교환가치를 적정하게 반영하고 있는 금액이므로, 이를 이 사건 주식의 ‘시가’로 보아야 한다. 따라서 원고가 이 사건 주식을 시가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매수하였다고 볼 수 없다.

(3) 또한 거래 당사자 사이에 부(부)의 무상이전에 대한 인식 내지 의욕이 존재하지 않는 경우에는 저가양수 증여의제에 관한 법 제35조 제1항 제1호 를 적용할 수 없다고 할 것인데, 이 사건 주식 매매 당시 원고와 소외 1 등 사이에는 위와 같은 인식 내지 의욕이 없었고, 그러한 경우에도 증여세를 부과하는 것은 헌법에 위반된다.

(4) 원고가 소외 1 등으로부터 양수한 주식은 원고 명의로 명의개서된 15,700주에 불과함에도 불구하고, 피고는 원고가 소외 1 등으로부터 이 사건 주식 전부를 양수하였음을 전제로 원고에 대하여 이 사건 처분을 하였다.

(5) 피고는 이 사건 처분을 함에 있어서 2001. 1. 30.을 평가기준일로 하여 이 사건 주식의 순자산가치를 1주당 116,857원으로, 순손익가치를 0원으로 계산한 후 경영권 프리미엄을 포함하여 이 사건 주식의 1주당 가액을 151,914원으로 평가하였는데, 이 사건 주식의 평가기준일은 이 사건 주식의 매매당시인 2000. 12. 6. 또는 적어도 2000. 12. 말이 되어야 하고, 1주당 순자산가치 116,857원도 지나치게 과대평가된 것이다.

나.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다. 판단

(1) 조세법률주의의 원칙상 과세요건이나 조세감면요건을 막론하고 조세법규의 해석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법문대로 해석할 것이고 합리적 이유 없이 확장해석하거나 유추해석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 대법원 2002. 7. 26. 선고 2000두4378 판결 , 1983. 12. 27. 선고 83누213 판결 등 참조). 그런데 법은 법령이 정한 일정한 요건사실이 존재하기만 하면 본래의 의미의 ‘증여’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증여세의 과세요건인 ‘증여’가 있었던 것으로 의제하는 다수의 규정( 법 제33조 내지 제41조의5 , 제42조 )을 두고 있고, 이와 같은 증여의제 규정은 증여세의 과세대상인 본래의 의미의 ‘증여’ 개념을 민법상 ‘증여’와 같이 이해하는 데서 출발하여 민법상 ‘증여’가 아닌 것을 증여세와 관련된 범위 내에서 ‘증여’로 ‘의제’하기 위한 규정으로 이해되고 있는데, 이러한 증여의제 규정에 터잡은 증여세 부과는 증여의사 또는 증여세 회피목적이 있었는지를 불문한다( 대법원 2000. 2. 11. 선고 99두2505 판결 , 대법원 2006. 9. 22. 선고 2004두4727 판결 등 참조). 이와 같이 증여가 의제되는 경우에 있어서 납세자로서는 당해 거래가 법상 의제규정의 요건사실에 해당하기만 하면 그 실질에 관계 없이 ‘증여’로 의제되므로 과세요건이 되는 규정을 엄격하게 해석할 필요가 더욱더 요청된다고 할 것이다.

(2) 한편 법 제35조 제1항 제1호 는 ‘양수인이 특수관계자에 있는 자로부터 시가보다 낮은 가액으로 재산을 양수하는 경우 양수인이 그 대가와 시가와의 차액에 상당하는 금액으로서 대통령령이 정하는 이익에 상당하는 금액을 증여받은 것으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다. 법 시행령 제26조 제4항 제1호 는 ‘ 법 제35조 제1항 제1호 에서 특수관계에 있는 자는 양도자 또는 양수자와 제19조 제2항 제1호 · 제2호 · 제4호 내지 제8호 의 규정에 해당하는 자를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법 시행령 제19조 제2항 제2호 는 ’사용인‘을 그 하나로 들고 있으며, 법 시행령 제13조 제4항 제2호 에 의하면, 위 사용인의 범위에 ’출자에 의하여 지배하고 있는 법인의 임원‘을 포함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법 시행규칙(2001. 4. 3. 재정경제부령 제19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법 시행규칙‘이라 한다) 제4조 는 ’ 법 시행령 제19조 제2항 제2호 의 사용인은 임원·상업사용인 기타 고용계약관계에 있는 피용자‘를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3) 위와 같은 법리 및 규정들을 토대로 이 사건에 관하여 살펴본다.

피고는 법 제35조 제1항 제1호 , 법 시행령 제26조 제4항 제1호 , 제19조 제2항 제2호 를 적용하여 이 사건 처분에 이른 것인데, 원고가 이 사건 주식의 양도인인 소외 1 등의 사용인이 아니라는 점은 명백하므로, 원고와 소외 1 등 양도인들 사이에 특수관계가 인정되기 위하여는 이 사건 주식 매매 당시 ① 소외 1 등이 이 사건 회사를 출자에 의하여 지배하고 있었고, ② 원고가 이 사건 회사의 “임원”이었던 사실이 인정되어야 한다. 그런데 소외 1 등이 이 사건 주식 매매 당시 출자에 의하여 이 사건 회사를 지배하고 있었던 사실은 위에서 본 바와 같으므로, 결국 이 사건 주식 매매 당시 원고를 이 사건 회사의 임원으로 볼 수 있는지 여부가 이 사건에서의 쟁점이 된다.

살피건대,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상법 제37조 제1항 에 의하면, 상업등기가 법인의 등기할 사항에 관하여 대항요건으로 규정되어 있기는 하나, 위 법 시행령 또는 법 시행규칙에 규정된 “법인의 임원” 또는 “임원”의 의미는 조세법률주의 및 그에 따른 엄격해석의 원칙상 법률이 인정하고, 법인등기부를 통하여 공시되어 외부에서 객관적으로 인식할 수 있는 “법률상” 임원으로 해석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점, ② 피고는, 구 법인세법 시행령(2009. 2. 4. 대통령령 제2130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43조 제6항 에서 상여금 등의 손금불산입에 있어서 이익처분의 대상이 되는 임원을 “법인의 회장·사장·부사장·이사장·대표이사·전무이사·상무이사 등 이사회의 구성원 전원과 청산인, 감사, 기타 이에 준하는 직무에 종사하는 자”로 규정하고 있음에 비추어 사실상 임원도 위 법 시행령 또는 법 시행규칙에 규정된 임원에 포함되는 것으로 유추해석 하여야 한다고 주장하므로 보건대, 법인세법상 손금불산입 규정과 법상의 증여의제 규정은 그 적용 영역을 달리한다 할 것이고, 법인세법상 이익처분의 대상인 임원에 해당한다고 하여 반드시 증여 의제에 기한 증여세를 부과함에 있어서 특수관계자인 법인의 임원에 사실상 임원이 포함되는 것으로 보아야 할 논리필연적인 이유가 있다고 보기 어려운 이상 위에서 본 엄격해석의 원칙을 버리고 위 법인세법 시행령 규정의 유추적용을 통한 해석이 반드시 요구된다고 보기 어려우며, 오히려 뒤에서 보는 바와 같이 임원의 개념에 사실상 임원도 포함되는 경우에는 명시적으로 규정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위 법인세법 시행령도 위와 같이 명시적으로 규정하고 있음(기타 이에 준하는 직무에 종사하는 자)에 비추어 사실상 임원도 임원에 포함시키고자 한다면 법 시행령이나 법 시행규칙에서 마찬가지로 명시적으로 규정하였어야 마땅한 것으로 해석되어 피고의 위 주장을 받아들이기 어려운 점, ③ 한편 구 법인세법 시행령 제106조 제1호 단서는 ‘사외유출된 금액의 귀속이 불분명한 경우에는 대표자에게 귀속된 것으로 본다’고 하면서 괄호 안에 예외적으로 ‘소액주주가 아닌 주주 등인 임원 및 그와 특수관계에 있는 자가 소유하는 주식 등을 합하여 당해 법인의 발행주식총수 또는 출자총액의 100분의 30 이상을 소유하고 있는 경우의 그 임원이 법인의 경영을 사실상 지배하고 있는 경우에는 그 자를 대표자로 한다’고 규정하여 대표자가 아니면서 사실상 대표자로 간주할 수 있는 경우를 위 규정상의 괄호 안의 사유로 제한하고 있는 점에 비추어 볼 때, 위 규정상 상여처분이 의제되는 대표자는 법인등기부상 대표자로 등재되어 있는 자이거나, 위 괄호 안의 요건을 갖춘 주주 등 임원 중 법인의 경영을 사실상 지배하고 있는 자이어야 할 것이므로, 법인등기부상 대표자로 등재되어 있지 아니하고 괄호 안의 주주 등인 임원으로서의 요건도 갖추지 못한 경우에는 설령 그 자가 법인의 경영을 사실상 지배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위 규정에서 말하는 대표자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는데( 대법원 2010. 10. 28. 선고 2010두11108 판결 참조), 이러한 법인세법 규정의 해석에 비추어 보아도, 법 시행령에서 사실상 임원을 포함한다는 취지가 명시되어 있지 않은 이상 법률상 임원만을 의미한다고 봄이 상당한 점, ④ 또한 출자자의 제2차 납세의무에 관하여 규정하고 있는 국세기본법 제39조 제1항 제2호 나목 역시 과점주주 중 “명예회장·회장·사장·전무·상무·이사 기타 그 명칭에 불구하고 법인의 경영을 사실상 지배하는 자”를 제2차 납세의무자로 규정함으로써 과점주주로서 법인을 사실상 경영하는 임원인 경우에만 제2차 납세의무자에 포함되는 것임을 명정하고 있는 바, 이러한 명시적 규정 없이 법 시행령 또는 법 시행규칙상의 “법인의 임원” 또는 “임원”에 사실상 임원이 포함된다고 보기 어려운 점 등을 종합하여 볼 때, 법 시행령 제19조 제2항 제2호 소정의 특수관계자에 해당하는 임원은 법인등기부상 등재된 법률상 임원만을 의미하고, 사실상 임원으로 활동한 자는 포함되지 않는다고 해석하여야 한다.

(4) 따라서 원고가 이 사건 주식 매매 당시 이 사건 회사의 법인등기부상 임원으로 등재되어 있지 않은 이상, 원고는 양도인인 소외 1 등과 사이에 특수관계에 있지 않으므로, 특수관계에 있음을 전제로 한 이 사건 처분은 원고의 나머지 주장에 관하여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위법하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어 인용할 것인바,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이를 취소하고 이 사건 처분을 취소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별지 관계 법령 생략]

판사 김창석(재판장) 이종림 김정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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