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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1992. 4. 14. 선고 90헌마82 결정문 [국가보안법 제19조 에 대한 헌법소원]
[결정문]
청구인

: 최 ○ 석 외 10인

청구인들 대리인 변호사 강 명 준 외 5인

[심판대상조문]

국가보안법(國家保安法) 제19조(구속기간(拘束期間)의 연장(延長))

① 지방법원판사(地方法院判事)는 제3조 내지 제10조의 죄(罪)로서 사법경찰관 (司法警察官)이 검사(檢事)에게 신청(申請)하여 검사(檢事)의 청구(請求)가 있는 경우에 수사(搜査)를 계속(繼續)함에 상당한 이유(理由)가 있다고 인 정한 때에는 형사소송법(刑事訴訟法) 제202조의 구속기간(拘束期間)의 연장 (延長)을 1차(次)에 한하여 허가(許可)할 수 있다.

② 지방법원판사(地方法院判事)는 제1항의 죄(罪)로서 검사(檢事)의 청구(請求) 에 의하여 수사(搜査)를 계속함에 상당한 이유(理由)가 있다고 인정한 때에 는 형사소송법(刑事訴訟法) 제203조의 구속기간(拘束期間)의 연장(延長)을 2차(次)에 한하여 허가(許可)할 수 있다.

③ 제1항 및 제2항의 기간(期間)의 연장(延長)은 각 10일 이내로 한다.

[참조조문]

① 제68조 제1항의 규정(規定)에 의한 헌법소원(憲法訴願)의 심판(審判)은 그 사유가 있음을 안 날로부터 60일 이내에, 그 사유가 있은 날로부터 180일 이내에 청구(請求)하여야 한다. 다만, 다른 법률(法律)에 의한 구제절차(救 濟節次)를 거친 헌법소원(憲法訴願)의 심판(審判)은 그 최종결정(最終決定) 을 통지받은 날로부터 30일 이내에 청구(請求)하여야 한다.

② 생략

형사소송법(刑事訴訟法) 제202조(사법경찰관(司法警察官)의 구속기간(拘束期間))

사법경찰관(司法警察官)이 피의자(被疑者)를 구속(拘束)한 때에는 10일 이내 (以內)에 피의자(被疑者)를 검사(檢事)에게 인치(引致)하지 아니하면 석방(釋 放)하여야 한다.

형사소송법(刑事訴訟法) 제203조(검사(檢事)의 구속기간(拘束期間))

검사(檢事)가 피의자(被疑者)를 구속(拘束)한 때 또는 사법경찰관(司法警察官) 으로부터 피의자(被疑者)의 인치(引致)를 받은 때에는 10일 이내(以內)에 공소 (公訴)를 제기(提起)하지 아니하면 석방(釋放)하여야 한다.

형사소송법(刑事訴訟法) 제205조(구속기간(拘束期間)의 연장(延長))

① 지방법원판사(地方法院判事)는 검사(檢事)의 신청(申請)에 의(依)하여 수사 (搜査)를 계속(繼續)함에 상당(相當)한 이유(理由)가 있다고 인정(認定)한 때에는 10일을 초과(超過)하지 아니하는 한도(限度)에서 제203조의 구속기 간(拘束期間)의 연장(延長)을 1차(次)에 한(限)하여 허가(許可)할 수 있다.

② 생략

형사소송법(刑事訴訟法) 제214조의2(구속(拘束)의 적부심사(適否審査))

① 구속영장(拘束令狀)에 의하여 구속(拘束)된 피의자(被疑者) 또는 그 변호인 (辯護人), 법정대리인(法定代理人), 배우자(配偶者), 직계친족(直系親族), 형 제자매(兄弟姉妹), 호주(戶主), 가족(家族)이나 동거인(同居人) 또는 고용주 (雇用主)는 관할법원(管轄法院)에 구속(拘束)의 적부심사(適否審査)를 청구 (請求)할 수 있다.

② 청구(請求)가 다음 각 호의 1에 해당하는 때에는 법원(法院)은 3항의 심문 (審問)없이 결정(決定)으로 청구(請求)를 기각(棄却)할 수 있다.

1. 청구권자(請求權者) 아닌 자(者)가 청구(請求)하거나 동일(同一)한 구속영

장(拘束令狀)의 발부(發付)에 대하여 재청구(再請求)한 때

2. 공범(共犯) 또는 공동피의자(共同被疑者)의 순차청구(順次請求)가 수사방 해(搜査妨害)의 목적(目的)임이 명백(明白)한 때

③ 제1항의 청구(請求)를 받은 법원(法院)은 지체(遲滯)없이 구속(拘束)된 피의 자(被疑者)를 심문(審問)하고 수사관계서류(搜査關係書類)와 증거물(證據物) 을 조사(調査)하여 그 청구(請求)가 이유(理由)없다고 인정한 때에는 결정 (決定)으로 이를 기각(棄却)하고, 이유(理由)있다고 인정한 때에는 결정(決 定)으로 구속(拘束)된 피의자(被疑者)의 석방(釋放)을 명(命)하여야 한다.

④ 제2항과 제3항의 결정(決定)에 대하여는 항고(抗告)하지 못한다.

⑤ 검사(檢事)·변호인(辯護人)·청구인(請求人)은 3항의 심문기일(審問期日)에 출석하여 의견을 진술(陳述)할 수 있다.

⑥ 구속(拘束)된 피의자(被疑者)에게 변호인(辯護人)이 없는 때에는 제33조의 규정(規定)을 준용(準用)한다.

⑦ 제3항의 심문(審問)을 함에 있어 법원(法院)은 공범(共犯)의 분리심문(分離 審問) 기타 수사상(搜査上)의 비밀보호(秘密保護)를 위한 적절(適切)한 조 치(措置)를 취(取)하여야 한다.

⑧ 구속영장(拘束令狀)을 발부(發付)한 법관(法官)은 제3항의 심문(審問)·조사 (調査)·결정(決定)에 관여(關與)하지 못한다. 다만, 판사(判事)가 1인(人)인 지방법원지원(地方法院支院)인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⑨ 법원(法院)이 수사관계서류(搜査關係書類)와 증거물(證據物)을 접수(接收)한 날로부터 결정(決定)을 한 날까지의 기간(期間)은 제202조, 제203조 및 제 205조의 적용(適用)에 있어서는 그 구속기간(拘束期間)에 산입(算入)하지 아니한다.

형사소송법(刑事訴訟法) 제402조(항고(抗告)할 수 있는 재판(裁判))

법원(法院)의 결정(決定)에 대(對)하여 불복(不服)이 있으면 항고(抗告)를 할 수 있다. 단(但) 이 법률(法律)에 특별(特別)한 규정(規定)이 있는 경우(境遇)에 는 예외(例外)로 한다.

형사소송법(刑事訴訟法) 제403조(판결 전(判決前)의 결정(決定)에 대(對)한 항고(抗 告))

① 법원(法院)의 관할(管轄) 또는 판결 전(判決前)의 소송절차(訴訟節次)에 관 (關)한 결정(決定)에 대(對)하여는 특히 즉시항고(卽時抗告)를 할 수 있는 경우 외(境遇外)에는 항고(抗告)를 하지 못한다.

② 전항의 규정(規定)은 구금(拘禁), 보석(保釋), 압수(押收)나 압수물(押收物) 의 환부(還付)에 관(關)한 결정(決定) 또는 감정(鑑定)하기 위한 피고인(被 告人)의 유치(留置)에 관(關)한 결정(決定)에 적용(適用)하지 아니한다.

① 재판장(裁判長) 또는 수명법관(受命法官)이 다음 각 호의 1에 해당(該當)한

재판(裁判)을 고지(告知)한 경우(境遇)에 불복(不服)이 있으면 그 법관(法 官) 소속(所屬)의 법원(法院)에 재판(裁判)의 취소(取消) 또는 변경(變更)을 청구(請求)할 수 있다.

1. 기피신청(忌避申請)을 기각(棄却)한 재판(裁判)

2. 구금(拘禁), 보석(保釋), 압수(押收) 또는 압수물환부(押收物還付)에 관(關) 한 재판(裁判)

3. 감정(鑑定)하기 위(爲)하여 피고인(被告人)의 유치(幼稚)를 명(命)한 재판 (裁判)

4. 증인(證人), 감정인(鑑定人), 통역인(通譯人) 또는 번역인(飜譯人)에 대(對) 하여 과태료(過怠料) 또는 비용(費用)의 배상(賠償)을 명(命)한 재판

② 지방법원(地方法院)이 전항의 청구(請求)를 받은 때에는 합의부(合議部)에 서 결정(決定)을 하여야 한다.

③ 제1항의 청구(請求)는 재판(裁判)의 고지(告知)있는 날로부터 3일 이내(以 內)에 하여야 한다.

④ 제1항 제4호의 재판(裁判)은 전항 청구기간내(請求期間內)와 청구(請求)가 있는 때에는 그 재판(裁判)의 집행(執行)은 정지(停止)된다.

국가보안법(國家保安法) 제7조(찬양(讚揚)·고무(鼓舞) 등)

① 국가(國家)의 존립(存立)·안전(安全)이나 자유민주적(自由民主的) 기본질서 (基本秩序)를 위태(危殆)롭게 한다는 정(情)을 알면서 반국가단체(反國家團 體)나 그 구성원(構成員) 또는 그 지령(指令)을 받은 자(者)의 활동(活動)을 찬양(讚揚)·고무(鼓舞)·선전(宣傳) 또는 이에 동조(同調)하거나 국가변란 (國家變亂)을 선전(宣傳)·선동(煽動)한 자(者)는 7년 이하의 징역(懲役)에 처(處)한다.

② 삭제(削除)

③ 제1항의 행위(行爲)를 목적(目的)으로 하는 단체(團體)를 구성(構成)하거나 이에 가입(加入)한 자(者)는 1년 이상의 유기징역(有期懲役)에 처(處)한다.

④ 제3항에 규정(規定)된 단체(團體)의 구성원(構成員)으로서 사회질서(社會秩 序)의 혼란(混亂)을 조성(造成)할 우려가 있는 사항(事項)에 관하여 허위사 실을 날조(捏造)하거나 유포(流布)한 자(者)는 2년 이상의 유기징역(有期懲 役)에 처(處)한다.

⑤ 제1항·제3항 또는 제4항의 행위(行爲)를 할 목적(目的)으로 문서(文書)· 도화(圖畵) 기타의 표현물(表現物)을 제작(製作)·수입(輸入)·복사(複寫)· 소지(所持)·운반(運搬)·반포(頒布)·판매(販賣) 또는 취득(取得)한 자(者) 는 그 각 항에 정한 형(刑)에 처(處)한다.

⑥ 제1항 또는 제3항 내지 제5항의 미수범(未遂犯)은 처벌(處罰)한다.

⑦ 제3항의 죄(罪)를 범(犯)할 목적(目的)으로 예비(豫備) 또는 음모(陰謀)한 자(者)는 5년 이하의 징역(懲役)에 처(處)한다.

제3조, 제4조, 제5조 제1항·제3항(제1항의 미수범(未遂犯)에 한한다)·제4항의 죄(罪)를 범한 자(者)라는 정(情)을 알면서 수사기관(搜査機關) 또는 정보기관 (情報機關)에 고지(告知)하지 아니한 자(者)는 5년 이하의 징역(懲役) 또는 200 만(萬)원 이하의 벌금(罰金)에 처(處)한다. 다만, 본범(本犯)과 친족관계(親族關 係)가 있는 때에는 그 형(刑)을 감경(減輕) 또는 면제(免除)한다.

[참조판례]

1. 1989. 9. 4. 선고, 88헌마22 결정(판례집 1, 176)

1991. 7. 8. 선고, 89헌마181 결정(판례집 3, 356)

2. 1992. 1. 28. 선고, 91헌마111 결정(판례집 4, 51)

3. 1990. 6. 25. 선고, 89헌마220 결정(판례집 2, 200)

1990. 10. 8. 선고, 89헌마89 결정(판례집 2, 332)

1990. 10. 8. 선고, 90헌마18 결정(판례집 2, 357)

1990. 10. 26. 고지, 90헌마165 결정(판례집 2, 390)

1991. 3. 11. 선고, 91헌마21 결정(판례집 3, 91)

1992. 4. 14. 선고, 89헌마136 결정(판례집 4, 179)

1992. 6. 9. 고지, 92헌마105 결정(판례집 4, 290)

1992. 6. 26. 선고, 89헌마132 결정(판례집 4, 387)

1992. 6. 26. 선고, 91헌마25 결정(판례집 4, 444)

1992. 6. 30. 고지, 92헌마112 결정(판례집 4, 490)

1992. 7. 23. 선고, 91헌마211 결정(판례집 4, 549)

1992. 11. 12. 선고, 89헌마88 (판례집 4, 739)

[주 문]

[이 유]

1. 소원심판기록에 의하면 청구인들 중 청구인 박○재를 제외한 나머지 청구인들은 1990.2.16. 국가보안법위반 등 혐의로 구속되어 치안본부(지금의 경찰청) 대공분실에서 수사를 받으면서 국가보안법 제19조 제1항에 의하여 같은 달 26.부터 구속기간이 1차 연장되었고 청구인 박○재는 역시 국가보안법위반혐의로 1990.2.21. 구속되어 치안본부 대공분실에서 수사를 받으면서 같은 법률조항에 의하여 1990.3.2.부터 구속기간이 1차 연장되었으며, 청구인들 전원은 1990.3.6. 서울지방검찰청에 송치되어 수사를 받던중 1990.3.16.부터 구속기간이 1차 연장되고 국가보안법 제19조 제2항에 의하여 같은 달 26.부터 다시 구속기간이 2차 연장되었다가 1990.4.4. 전원이 국가보안법 제7조 위반으로 서울형사지방법원에 공소제기되었는데 청구인들은 법원에 사건이 계속중 서울 구치소에 수감되어 있으면서 1990.5.3. 이 사건 헌법소원의 심판청구를 하였음을 알 수 있다.

2. 심판청구 대상법률은 국가보안법 제19조(구속기간의 연장)인데 동조 제1항

은 "지방법원판사는 제3조 내지 제10조의 죄로서 사법경찰관이 검사에게 신청하여 검사의 청구가 있는 경우에 수사를 계속함에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인정한 때에는 형사소송법 제202조의 구속기간의 연장을 1차에 한하여 허가할 수 있다."라고 되어 있고 동조 제2항은 "지방법원판사는 제1항의 죄로서 검사의 청구에 의하여 수사를 계속함에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인정한 때에는 형사소송법 제203조의 구속기간의 연장을 2차에 한하여 허가할 수 있다."라고 되어 있으며 동조 제3항은 "제1항 및 제2항의 기간의 연장은 각 10일 이내로 한다."라고 되어 있다.

3. 청구인들이 주장하는 심판청구이유의 요지는 형사소송법 제202조는 "사법경찰관이 피의자를 구속한 때에는 10일 이내에 피의자를 검사에게 인치하지 아니하면 석방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같은 법 제203조는 "검사가 피의자를 구속한 때 또는 사법경찰관으로부터 피의자의 인치를 받은 때에는 10일 이내에 공소를 제기하지 아니하면 석방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으며 같은 법 제205조 제1항은 "지방법원 판사는 검사의 청구에 의하여 수사를 계속함에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인정한 때에는 10일을 초과하지 아니하는 한도에서 제203조의 구속기간의 연장을 1차에 한하여 허가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어 이 규정들에 의하면 사법경찰관은 구속기간연장을 할 수 없고 검사는 1차에 한하여 10일을 초과하지 아니하는 한도에서 구속기간을 연장할 수 있게 되어 있어 결국 경찰수사단계에서는 10일이내의 한도에서, 검찰수사단계에서는 20일이내의 한도에서 피의자를 구속할 수 있도록 되어 있는데 국가보안법 제19조가 위와 같은 원칙에 대한 예외를 설정하여 국가보안법 제3조 내지 제10조 위반피의자에 대한 구속기간을 사법경찰관과 검사에 대하여 각 10일씩을 더 연장할 수 있도록 허용한 것은 국가보안법위반 피의자를 일반 형사피의자와 합리적 이유없이 차별하여 수사기간에 대하여 과도한 장기구속을 허용하는 것이어서 이는 헌법 제11조 제1항의 평등권, 제12조 제1항의 신체의 자유 및 제27조 제4항의 신속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하는 위헌법률이고 청구인들은 이러한 위헌법률에 의하여 수사기관에서 부당하게 장기구속을 당하여 기본권을 침해당하였으므로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한다는 것이다.

4. 먼저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청구가 적법한 것인가에 대하여 본다.

(가) 헌법소원심판의 대상이 될 수 있는 법률은 그 법률에 기한 다른 집행행위를 기다리지 않고 직접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법률이라야 한다(직접성)는 것은 헌법재판소가 일찍이 확립한 원칙이다. 그런데 국가보안법 제19조는 그 규정자체에 의하여 직접 구속기간이 연장되는 것이 아니라 수사기관의 연장허가신청에 의한 지방법원판사의 연장허가라는 별도의 구체적 처분이 있어야 하기 때문에 법률자체에 대한 헌법소원심판청구요건으로서의 직접성이 결여된 것임에는 틀림없다. 그러나 구체적 집행행위가 존재한 경우라고 하여 언제나 반드시 법률자체에 대한 헌법소원심판청구의 적법성이 부정되는 것은 아니다. 구체적 집행행위가 존재한다면 대체로 그 집행행위를 대상으로 하여 구제절차를 밟을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그 과정에서 문제된 해당 법률의 적용 여부에 관련하여 전제된 사안의 사실적·법률적 관계를 심사하고 심판청구인의 권리보호이익, 해당 법률의 위헌여부심판의 필요성 등을 판단토록 하기 위하여, 집행행위의 근거가 되는 법률을 직접 헌법소원의 대상으로 삼아서는 안된다는 이유에서 구체적 집행행위가 존재하는 경우에는 직접성이

부정되고 적법한 헌법소원의 요건을 갖추지 못한 것이되어 각하되어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예외적으로 집행행위가 존재하는 경우라도 그 집행행위를 대상으로 하는 구제절차가 없거나 구제절차가 있다고 하더라도 권리구제의 기대가능성이 없고 다만 기본권침해를 당한 청구인에게 불필요한 우회절차를 강요하는 것밖에 되지 않는 경우 등으로서 당해 법률에 대한 전제관련성이 확실하다고 인정되는 때에는 당해 법률을 헌법소원의 직접 대상으로 삼을 수 있다 할 것이다. 이 사건의 경우를 보건대, 국가보안법 제19조에 따른 수사기관의 구속기간연장허가신청에 대한 지방법원판사의 허가결정에 대하여는 형사소송법상 항고, 준항고, 즉시항고 등의 불복방법이 마련되어 있지 아니하다. 즉 구속기간연장을 허가하는 지방법원판사는 "독립된 재판기관"(강학상 수임판사)으로서 "수소법원"에 해당되지 아니하여 형사소송법 제402조에 의한 항고의 대상도 되지 아니하고, "재판상 또는 수명법관"에도 해당되지 아니하여 형사소송법 제416조에 의한 준항고의 대상도 되지 아니하며, 또한 구속기간의 연장허가는 형사소송법 제403조 제2항이 정하는 "판결전의 소송절차"에 있어서의 구금에 관한 결정에도 해당되지 아니하여 위 규정에 의한 항고도 할 수 없다. 나아가서 형사소송법 제214조의2가 규정하고 있는 구속적부심사의 경우를 보더라도 구속적부심사의 대상에 여기에서 문제로 되고 있는 "수사를 계속함에 상당한 이유가 있는지의 여부"도 포함되는 것인지, 이론과 실무상의 관행이 확립되어 있지 아니한 상황아래서 사전적인 권리구제절차로서 구속적부심사를 반드시 거쳐 오는 것을 기대할 수 없으며, 더욱이 구속기간의 연장은 10일 이내라고 하는 단기간에 걸쳐서 행해지는 것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가보안법 제19조의 규정의 위헌성을 다투기 위하여는 먼저 구속적부심사의 청구를 하고 그 과정에서 위 법률조항의 위헌성 여부를 다투어 위헌여부심판의 제청신청을 하고 그 제청신청이 기각된 경우에는 다시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2항의 규정에 따라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도록 하는 것은, 이러한 절차가 10일이라고 하는 단기간내에 모두 이루어지리라고 예상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청구인들로 하여금 이러한 절차를 거친 후에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도록 하는 것은 권리구제의 기대가능성이 없는 불필요한 우회절차를 요구하는 것밖에 되지 아니한다. 따라서 국가보안법 제19조는 다른 구제절차를 거칠 것 없이 직접 헌법소원심판청구의 대상으로 삼을 수 있는 법률이라 할 것이다.

(나) 사법경찰관이나 검사가 국가보안법 제19조에 의하여 지방법원판사로부터 연장허가를 받은 청구인들에 대한 구속기간은 이미 끝났고 청구인들은 모두 1990.4.4. 법원에 공소제기되어 수사기관의 손을 이미 떠났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헌법소원의 심판청구를 유지할 만한 이익이 있는 것인가에 대하여 본다.

헌법소원의 본질은 주관적 권리구제 뿐 아니라 객관적인 헌법질서의 보장도 겸하고 있으므로 침해행위가 이미 종료하여서 이를 취소할 여지가 없기 때문에 헌법소원이 주관적 권리구제에는 별 도움이 안되는 경우라도 그러한 침해행위가 앞으로도 반복될 위험이 있거나 당해 분쟁의 해결이 헌법질서의 수호·유지를 위하여 긴요한 사항이어서 그 해명이 헌법적으로 중대한 의미를 지니고 있는 경우에는 헌법소원의 이익을 인정하여야 할 것이다(당 재판소 1992.1.28. 선고, 91헌마111 결정 참조). 이 사건의 경우 국가보안법 제19조에 의한 구속기간연장은 앞으로도 계속 반복될 것이고 수사기관에서의 구속기간연장은 피의자의 신체자유에 대한 중대한 제

약으로서 그에 대한 위헌 여부의 해명은 비록 청구인들의 권리구제에는 직접 도움을 주지 못한다 할지라도 인권보장을 최고이념으로 하고 있는 우리 헌법질서의 수호를 위하여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는 일이므로 국가보안법 제19조에 대한 이 사건 헌법소원은 심판청구의 이익이 있는 것이다. 더구나 수사단계에서의 인신구속이라는 것은 형사소송에서의 절차적 중간적인 처분이며 피의자가 장차 기소되었을 때 그 형사책임유무를 가리는 본안에서는 판단될 수 없는 사항이고 만약 이미 피구속자가 공소제기되었다는 이유로 헌법소원심판청구의 이익이 없다고 한다면 인신구속에 관한 중요한 사항에 대하여 적용될 법률의 위헌 여부를 판단받을 기회는 상실되고 만다는 점도 유의해야 할 필요가 있다.

(다) 법률에 대한 헌법소원은 법률의 공포시행과 동시에 기본권의 침해를 받은 자는 법률의 공포시행을 안 날로부터 60일 이내에, 법률의 공포시행일로부터 180일 이내에 청구하여야 하나, 법률의 공포시행후 그 법률에 해당되는 사유가 발생하여 기본권침해를 받게 된 자는 그 사유발생을 안 날로부터 60일 이내에, 그 사유가 발생한 날로부터 180일 이내에 청구하여야 한다. 그리고 사유가 발생한 날은 당해 법률이 청구인의 기본권을 명백히 구체적으로 현실침해하였거나 그 침해가 확실히 예상되는 등 실체적 제요건이 성숙하여 헌법판단에 적합하게 된 때를 말한다. 그런데 청구인들은 국가보안법 제19조에 의하여 사법경찰의 수사단계에서 한 번 구속기간 10일이 연장허가되었고 검사수사단계에서 두 번에 걸쳐 구속기간 10일씩 도합 20일의 구속기간연장이 허가되었다. 그리하여 보통 사건의 경우 사법경찰에서 10일, 검찰에서 20일 도합 30일 이상 구속될 수 없는 것인데, 청구인들은 피의사실이 국가보안법위반이라는 이유때문에 사법경찰에서 10일이 더 연장허가되고 검찰에서 다시 10일이 더 연장허가된 것인바 국가보안법 제19조에 의하여 청구인들에 대한 구속기간이 마지막으로 연장된 날은 검사에 의하여 2차로 연장된 1990.3.26.이고 청구인들은 늦어도 이 때에는 위 법률조항에 의한 기본권침해를 알았다고 보아야 하므로 그 날부터 60일 이내인 1990.5.3. 제기된 이사건 헌법소원은 적법한 기간내에 제기된 것이다.

5. 그러므로 심판청구의 내용에 대하여 판단한다.

가. 신체의 자유는 정신적 자유와 더불어 헌법이념의 핵심인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구현하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자유로서 모든 기본권 보장의 전제조건이다. 그러기에 헌법제12조에서 모든 국민의 신체자유보장을 선언하고 그 보장원리로서 적법절차·죄형법정주의·고문금지·사전영장의 원칙·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 등을 규정하였고 제13조에서는 거듭처벌금지, 연좌제의 금지 등을 규정하였으며 나아가서 제27조에서는 신속한 재판을 받을 권리와 함께 무죄추정의 원칙(헌법은 형사피고인에 대하여서만 규정하였으나 공소가 제기된 형사피고인에게 무죄추정이 적용되는 이상 아직 공소제기조차 되지 아니한 형사피의자에게 무죄추정이 적용되는 것은 당연하다)을 규정함으로써 신체의 자유보장을 위하여 세심한 배려를 하고 있다.

나. 신체의 자유를 최대한으로 보장하려는 헌법정신, 특히 무죄추정의 원칙으로 인하여 불구속수사·불구속재판을 원칙으로 하고 예외적으로 피의자 또는 피고인이 도피할 우려가 있거나 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있는 때에 한하여 구속수사 또는

구속재판이 인정될 따름이며 구속수사 또는 구속재판이 허용될 경우라도 인신의 구속은 신체의 자유에 대한 본질적인 제약임에 비추어 그 구속기간은 가능한 한 최소한에 그쳐야 하고 특히 수사기관에 의한 신체구속은 신체적·정신적 고통외에도 자백강요, 사술(詐術), 유도(誘導), 고문 등의 사전예방을 위하여서도 최소한에 그쳐야 할 뿐더러 구속기간의 제한은 수사를 촉진시켜 형사피의자의 신체구속이라는 고통을 감경시켜 주고 신속한 공소제기 및 그에 따른 신속한 재판을 가능케 한다는 점에서 헌법 제27조 제3항에서 보장된 신속한 재판을 받을 권리의 실현을 위하여서도 불가결한 조건이다. 또한 수사 단계에서의 장기구속은 상당한 증거도 없이 구속하고 나서야 증거를 찾아내려고 하는 폐단을 야기할 우려도 있다(구속하려면 죄를 범하였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인정될 만한 증거가 있어야 하고 그러한 증거를 조사한 끝에 발부된 법관의 영장이 있어야 하므로 구속당시 이미 상당한 증거가 수집된 상태에 있어야 한다. 그러한 증거도 없이 앞으로 구속할 만한 증거를 찾아내기 위한 구속은 허용될 수 없다). 그리하여 수사단계에서의 구속기간을 최소한에 그치게 하려는 헌법정신에 따라 형사소송법은 사법경찰관이 피의자를 구속한 때에는 10일 이내에 피의자를 검사에게 인치하지 아니하면 반드시 석방하여야 하고 더 이상 구속기간의 연장이 허용되지 아니하며(형사소송법 제202조) 검사가 피의자를 구속한 때 또는 사법경찰관으로부터 피의자의 인치를 받은 때에는 10일 이내에 공소를 제기하지 아니하면 석방하여야 하나(형사소송법 제203조) 다만 지방법원판사는 검사의 신청에 의하여 수사를 계속함에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인정한 때에는 10일을 초과하지 아니한 한도에서 구속기간의 연장을 1차에 한하여 허가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형사소송법 제205조 제1항). 즉 수사단계에서의 구속기간은 사법경찰관이 10일, 검사가 20일, 도합 30일을 초과할 수 없게 되어 있다. 그리고 위와 같은 구속기간은 오랜 수사경험에 비추어 그 정도의 기간이면 공소제기 여부의 판단에 지장이 없을 것으로 보아 책정된 것이라고 말할 수 있으며, 이 구속기간은 헌법상의 무죄추정의 원칙에서 파생되는 불구속수사원칙에 대한 예외로서 설정된 기간이다. 그러므로 이 구속기간을 더 연장하는 것은 예외에 대하여 또 다시 특례를 설정하여 주는 것이 되고 이처럼 기본권제한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그 예외의 범위를 확장하는 데에는 국가안전보장과 질서유지라는 공익과 국민의 기본권보장이라는 상충되는 긴장관계의 비례성 형량에 있어서 더욱 엄격한 기준이 요구되며 따라서 그 예외의 확장은 극히 최소한에 그쳐야 할 것이다. 그런데 국가보안법 제19조같은 법 제3조 내지 제10조 위반의 피의자에 대하여 구속기간의 한도를 넓혀서(예외를 확장하여) 지방법원판사로 하여금 사법경찰관에 대하여 10일간의 구속기간을 1차 연장허가할 수 있게 하고 검사에 대하여는 2차에 걸쳐 연장허가할 수 있게 함으로써 결국 국가보안법 제3조 내지 제10조 위반으로 구속된 피의자는 사법경찰관에 의하여 20일, 검사에 의하여 30일, 도합 50일을 구속당할 수 있게 되어 다른 범죄피의자에 대한 최대한의 구속기간 30일보다 20일을 더 구속당할 수 있게 되어 그만큼 수사기관에 의하여 신체의 자유, 그 보장원리로서의 무죄추정의 원칙과 신속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더 많이 제한당하게 되는 것이므로 이것이 과연 신체의 자유를 최대한으로 보장하려는 헌법이념에 합당한 것인지 문제되지 않을 수 없다.

다. 법무부장관은 당 재판소에 제출한 의견서에서 국가보안법 위반 범죄는 대

부분 지능적이고 그 형태가 조직적이어서 단기간의 수사로는 배후관계의 규명이나 증거포착이 어려우므로 충분한 수사기간을 보장해 주어 그 기간동안 철저히 조사하여 반국가사범을 처벌토록 하는 것이 국가의 안전과 국민의 생명 및 자유확보라는 국가보안법의 입법목적 달성에 필요한 일이고 따라서 국가보안법 위반 피의자에 대한 차별적 대우는 불가피한 일이며 국가보안법 제19조헌법 제37조 제2항의 기본권제한 한계에도 부합되는 합리적이고 정당한 법률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국가보안법 제3조 내지 제10조 위반의 죄라고 해서 모두가 반드시 다른 범죄보다 지능적이거나 조직적이라고는 말할 수 없고 형사소송법상의 최장구속기간 30일 이내에 공소제기 여부를 결정하기 어려우리만큼 사건이 복잡하거나 증거수집이 어려운 죄라고는 일률적으로 인정할 수 없으며 국가보안법과 같이 국가안전보장 내지 국가존립의 기초를 그 보호법익으로 하는 형법상의 내란죄·외환죄의 경우에도 수사기관에서의 구속기간은 30일을 초과할 수 없고 또 어느 면에서는 국가보안법위반범죄보다도 오히려 조직적이고 지능적이라 할 수 있는 마약사범이나 조직폭력사범의 경우에도 수사기관에서의 구속기간이 30일을 초과할 수 없게 되어 있는 점을 감안한다면 법무부장관의 의견은 국가보안법 제19조가 적용될 수 있게 되어 있는 동법 제3조 내지 제10조의 모든 범죄에 다 해당될 수 있는 견해는 될 수 없다. 위 법률조항 등을 자세히 검토해 보면, 수사에 착수하여 공소 제기여부의 결정을 하기까지 소요되는 시간과 노력의 정도는 구체적 사건에서의 사안의 경중 및 수사의 난이도 등에 따라 다르겠지만 위 법률조항 등에 나타난 구성요건의 내용으로 볼 때 일응 국가보안법 제3조(반국가단체의 구성 등), 제4조(목적수행), 제5조(자진 지원·금품수수), 제6조(잠입·탈출), 제8조(회합·통신 등), 제9조(편의 제공)의 각 죄에 있어서는 모든 사건이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사건에 따라서는 수사에 착수하여 공소제기 여부의 결정을 하기까지는 일반 형사사건에서보다는 비교적 시간과 노력이 더 필요할 수도 있다고 보여진다(이 경우에도 30일을 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러나 동법 제7조(찬양·고무 등) 및 제10조(불고지)의 죄는 구성요건이 특별히 복잡한 것도 아니고 사건의 성질상 증거수집이 더욱 어려운 것도 아니어서 굳이 수사기관에서 일반형사사건의 최장구속기간 30일보다 더 오래 피의자를 구속할 필요가 있다고 인정되지 아니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가보안법 제19조제7조제10조의 범죄에 대하여서까지 형사소송법상의 수사기관에 의한 피의자 구속기간 30일보다 20일이나 많은 50일을 인정한 것은 국가형벌권과 국민의 기본권과의 상충관계 형량을 잘못하여 불필요한 장기구속을 허용하는 것이어서 입법목적의 정당성만을 강조한 나머지 방법의 적정성 및 피해의 최소성의 원칙 등을 무시한 것이라고 아니할 수 없고 결국 헌법 제37조 제2항의 기본권제한입법의 원리로서 요구되는 과잉금지의 원칙을 현저하게 위배하여 피의자의 신체의 자유, 무죄추정의 원칙 및 신속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하는 것임이 명백하다.

6. 그렇다면 국가보안법 제19조(구속기간의 연장) 중 동 규정에 의한 구속기간연장을 동법 제7조 및 제10조 소정의 각 범죄에 대하여도 적용하도록 한 부분은 헌법에 위반된다 할 것이므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이 결정은 재판관 전원의 찬성에 의한 것이다.

1992. 4. 14.

재판관

재판장 재판관 조규광

재판관 변정수

재판관 김진우

재판관 한병채

재판관 이시윤

재판관 최광률

재판관 김양균

재판관 김문희

재판관 황도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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