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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2003. 9. 25. 선고 2003헌마30 공보 [공무원임용및시험시행규칙 제12조의3 위헌확인]
[공보(제85호)]
판시사항

가.기본권에 관련된 차별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심사기준

나.국가공무원 7급 시험에서 기능사 자격증에는 가산점을 주지 않고 기사 등급 이상의 자격증에는 가산점을 주도록 한 공무원임용및시험시행규칙 제12조의3 중 별표 10 및 별표 11(이하 ‘이 사건 조항’이라 한다)이 청구인의 공무담임권 및 평등권을 침해한 여부(소극)

결정요지

가.입법자가 설정한 차별이 기본권에 관련된 차별을 가져온다면 헌법재판소는 그러한 차별에 대해서는 자의금지 내지 합리성 심사를 넘어서 목적과 수단 간의 엄격한 비례성이 준수되었는지를 심사하여야 한다. 이 경우 사람이나 사항에 대한 불평등대우가 기본권으로 보호된 자유의 행사에 불리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정도가 크면 클수록, 입법자의 형성의 여지에 대해서는 그만큼 더 좁은 한계가 설정되므로, 헌법재판소는 보다 엄격한 심사척도를 적용한다.

나.기능사 자격은 국가기술자격법령이 정하는 기술·기능 분야의 자격증 중 가장 낮은 단계의 것으로서 시험응시자격의 제한이 없고, 해당 종목에 관한 숙련기능을 가지고 관련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을 평가하는데 비하여, 산업기사 이상의 자격은 시험응시자격에 제한이 있고, 해당 종목에 관한 기술기초이론지식 또는 숙련기능을 바탕으로 복합적인 기능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능력 이상을 평가하고, 시험이 더 까다로운 등 차이점이 있다. 한편 이 사건 조항이 9급 공무원 시험에서는 기능사에게 가산점을 부여하고 7급 시험에서는 부여하지 않지만, 이는 7급 공무원 업무의 전문성을 감안한 공익적 판단에 의한 것이라 볼 수 있고, 통상 응시자들이 해당 직급을 결정한 후 가산점을 부여하는 자격증을 취득하는 것이 보통이고, 청구인은 산업기사시험의 응시자격을 갖추고 있고, 합격자 통계에 의하면 정보처리산업기사 자격을 취득하는 것이 심히 어렵다고 단정할 수도 없다. 또한 이 사건 조항은 7급 시험에서 기능사 자격증보다도 더 취득이 용이한 컴퓨터활용능력·워드프로세서 자격증의 경우 가산점을 주고 있지만, 그러한 사무관리 분야 자격증은 공통적으로 필요하고 넓게 활용되는 능력을 감안한 것이고 가산점 비율도 차이가 있으므로 서로 간에 제도적 특성이 다르다,

결론적으로 이 사건 조항은 공무원 업무의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한 입법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것으로서 7급 공무원 시험에 있어서 임용희망자의 능력·전문성·적성·품성을 기준으로하는 능력주의를 벗어난 것이 아니며 입법목적과 수단 간의 적정한 비례성을 벗어난 것이라 할 수 없다.

참조판례

헌재 1998. 9. 30. 98헌가7 , 판례집 10-2, 484

헌재 1999. 12. 23. 98헌마363 , 판례집 11-2, 770

헌재 1996. 6. 26. 96헌마200 , 판례집 8-1, 550

당사자

청 구 인 서○용

국선대리인 변호사 송태섭

주문

청구인의 심판청구를 기각한다.

이유

1. 사건의 개요와 심판의 대상

가. 사건의 개요

청구인은 2001. 4. 3. 정보처리기능사 자격증을 취득하고 2003. 9.에 예정된 2003년도 국가공무원 7급 시험에 응시하고자 하는데, 공무원임용및시험시행규칙 제12조의3은 국가공무원 7급 시험에서 정보관리기술사, 정보처리기사, 정보처리산업기사 등 자격 소지자에 대해서는 만점의 2~3%에 해당하는 가산점을 부여하면서, 정보처리기능사 자격의 경우에는 아무런 가산점을 부여하지 않고 있다.

청구인은 위 규칙 제12조의3이 청구인의 평등권, 직업의 자유, 공무담임권을 침해한다며 2003. 1. 13. 헌법소원을 청구하였다.

나. 심판의 대상

청구인은 공무원임용및시험시행규칙(이하 “시험시행규칙”이라고 한다.) 제12조의3 전체를 심판대상을 삼고 있으나, 청구인이 문제 삼은 가산점의 내용은 동 조항에서 정한 별표 10 및 별표 11에서 규정되고 있을 뿐이므로, 이 사건 심판대상은 시험시행규칙 제12조의3 중 별표 10 및 별표 11(이하 이들을 “이 사건 조항”이라 한다.)이 청구인의 기본권을 침해한 여부라고 봄이 상당하다. 관련 조항의 내용은 아래와 같다.

제12조의3(채용시험의 특전)①국가기술자격법에의한 통신·정보처리 및 사무관리분야 자격증 중 별표 10에 규정된 자격증 소지자가 6급 이하(연구사, 지도사를 포함한다.) 공무원채용시험(특별채용시험의 경우에는 필기시험을 과하는 경우에 한하며 전산직렬 채용시험을 제외한다.)에 응시하는 경우에는 필기시험의 각 과목별 득점에 그 시험과목 만점의 3% 이내를 최고점으로 별표 10의 비율에 의한 점수를 가산한다. 이 경우 2 이상의 자격증이 중복되는 경우에는 본인에게 유리한 것 하나만을 가산한다.

국가기술자격법 기타 법령에 의한 자격증 중 별표 12에서 정한 자격증 소지자가 6급 이하(연구사, 지도사를 포함한다.) 및 기능직 공무원채용시험(특별채용시험

의 경우에는 필기시험을 과하는 경우에 한하며 별표 3에서 정한 직류와 법 제28조 제2항 제2호의 규정에 의한 특별채용시험의 경우를 제외한다.)에 응시하는 경우에는 필기시험의 각 과목별 득점에 그 시험과목 만점의 5% 이내를 최고점으로 하는 별표 11의 비율에 의한 점수를 가산한다. 이 경우 2 이상의 자격증이 중복되는 경우에는 본인에게 유리한 것 하나만을 가산한다.

③하나의 자격증이 제1항과 제2항의 규정에 의하여 공통적으로 가산대상이 되는 경우 본인에게 유리한 것 하나만을 가산한다.

④ 제1항 및 제2항의 규정에 의한 가산을 매과목 4할 이상 득점자에게만 적용한다.

〔별표 10〕 통신·정보처리 및 사무관리분야 자격증 가산비율표(제12조의3 관련)

직무분야
채용계급
자 격 증 등 급 별 가 산 비 율
통신·정보
처리분야
일반직
6·7급,
연구사,
지도사
정보관리기술사, 전자계산조직응용기술사, 정보처리기사, 전자계산기조직응용기자
3%
사무자동화산업기사,
정보처리산업기사,
정보기술산업기사,
전자계산기조직응용산업기사
2%
일반직
8·9급
정보관리기술사, 전자계산조직응용기술사, 정보처리기사, 전자계산기조직응용기사, 사무자동화산업기사, 정보처리산업기사, 정보기술산업기사, 전자계산기조직응용산업기
3%
정보기기운용기능사,
정보처리기능사
2%
사무관리 분야
일반직
6급이하, 연구사, 지도사
컴퓨터활용능력1급
2%
워드프로세서1급,
컴퓨터활용능력 2급
1.5%
워드프로세서2급, 컴퓨터활용능력
3급
1%
워드프로세서3급
0.5%

〔별표 11〕 분야별 자격증 가산비율표(제12조의3 관련)

1. 행정·공안직 분야의 자격증 가산비율:생략

2.연구·기술직(지도직포함) 및 기능직 분야의 가산비율

구 분
6·7급, 연구사, 지도사, 기능직
기능7급 이상
8·9급, 기능직 기능8급 이하
기술사, 기능장, 기사
산업기사
기술사, 기능장, 기사, 산업기사
기능사
가산산율
5%
3%
5%
3%
 국가기술자격법이 아닌 기타 법령에서 정한 자격증에 대한 가산비율은 별표12의 기타 법령에 의한 자격증란에서 정한 가산비율을 적용한다.

〔별표 12〕 6급이하(연구직·지도직포함) 및 기능직채용시험 가산대상 자격증(제12조의3 관련)

직 렬
직 류
국가기술자격법에 의한 자격증
기타 법령에 의한
자 격 증
아래 부분 외 다른 분야는 생략
통 신 사
통 신 사
기술사:전자응용, 정보통신
기능장:전자기기, 통신설비
기사:전자, 정보통신, 전파통신, 전파전자, 무선통신
산업기사:전자, 정보통신, 통신선로, 사무자동화, 전파통신, 전파전자, 무선통신, 방송통신, 정보처리, 정보기술
기능사:전자기기, 통신기기, 통신선로, 정보기기운용, 전파통신, 전파전자, 무선통신, 방송통신, 정보처리
전화교환기능사(1997. 6. 1이전 취득)
통신기술
통신기술
전송기술
전송기술
전자통신
기 술
전자통신
기 술
기능직공무원의
각 직렬·직류
소속장관이 직렬·직류별로 가산대상 자격증의 종류 및 등급을 행정자치부장관과 협의하여 정함.

2. 청구인의 주장 및 관계기관의 의견

가. 청구인의 주장

시험시행규칙 제12조의3으로 인하여 기사·산업기사·컴퓨터활용능력·워드프로세서 자격증을 소지한 7급 공무원 채용시험 응시자에게는 가산점이 부여되고 청구인과 같이 기능사(정보처리기능사) 자격을 소지한 응시자에게는 가산점이 부여되지 않는 것은 평등권을 침해하는 것이고, 이러한 가산점 부여 방식은 시험에서 당락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이므로 직업선택의 자유 및 공무담임권을 침해하는 것이다.

행정자치부에서는 7급 공무원의 경우 채용시부터 전문행정업무 수행에 필요한 능력 지식이 요구되고 채용·전직에 필요한 자격증을 반영함에 있어서 산업기사 이상만 인정하고 있다고 하나, 그렇다 하더라도 7급 공무원 채용시험의 경우 기능사자격증 소지자에게는 가산점을 주지 않으면서 기능사 자격증보다 상대적으로 자격증 취득이 용이하고 시험수준이 낮은 컴퓨터활용능력 및 워드프로세서 자격증에 가산점을 주며, 한편 9급 공무원 채용시험의 경우에는 기능사 자격증 소지자에게 가산점을 주면서 7급 공무원 채용시험의 경우에는 가산점을 주지 않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2002년 공무원시험합격자 중 가산점을 받아 합격한 자격증 소지자가 합격자의 85.9%를 차지하는 등 시험에서 자격증에 의한 가산점이 당락을 좌우하는 실정인바, 청구인과 같은 기능사자격증 소지자에게 7급 공무원 채용시험에서 가산점을 주지 않는 것은 청구인의 평등권, 직업의 자유, 공무담임권을 침해하는 것이다.

나. 행정자치부장관의 의견

기술·기능 분야의 경우 23개의 직무 분야에 대하여기술사-기능장-기사-산업기사-기능사의 5단계의등급 체계로 되어 있으며, 기술사 쪽으로 갈수록 응시에

필요한 응시 자격 요건이 엄격하게 규정되어 있다.

공무원의 직급은 담당하는 직무의 난이도·책임도 등에 따라 구분되는데, 상위 직급일수록 하위 직급과는 달리 전문행정능력 또는 정책의 기획 및 관리 능력이 뒷받침되어야만 그 직무를 제대로 수행할 수 있다. 그 때문에 공무원을 채용할 때도 5·7·9급 등 직급별로 구분하여 채용 요건, 시험과목, 출제수준, 시험방식 등을 달리하고 있으며, 시험시행규칙에 반영하는 자격증은 공무원의 임용예정직렬 및 직급, 자격증의 직무분야 및 등급을 고려하여 정하고 있다.

7급 공무원 채용시험의 경우 산업기사 이상의 자격증에 대하여만 가산점을 부여하고, 청구인과 같이 기능사 자격을 가진 경우는 가산점 부여대상에서 제외되어 있으나, 등급 체제로 되어 있는 기술사-기능장-기사-산업기사-기능사 자격증을 공무원 직급 분류 체계를 고려하여 합리적인 범위 내에서 각기 차등을 두어 반영한 것이다. 아울러 자격증 취득 기회가 누구에게라도 주어져 있으므로 스스로의 노력으로 가산점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상황에서 공무담임권의 침해까지 거론할 사항은 아니다.

사무관리 분야 자격증은 가산점 반영 비율은 낮지만, 자격시험에서 검정하는 숙련도는 직급 구분 없이 공통적으로 필요하고 폭넓게 활용되는 능력으로서, 숙련도가 높을수록 직무를 효율적으로 추진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된다. 따라서 이에 대하여 6급 이하 전 직급에서 가산점을 인정하고 있는 것은 나름대로의 타당성을 가지는 것이다.

3. 판 단

가. 7·9급 공무원시험의 가산점 현황

(1) 7·9급 국가공무원 시험에서 자격증에 따른 가산점에 관해서는 시험시행규칙(공무원임용및시험시행규칙) 제12조의3 및 별표 10, 11, 12에서 정하고 있다.

이에 의하면 자격증에 따른 가산점은(전산직 제외), 직렬에 상관 없이 공통으로 적용되는 가산점과 직렬별로 적용되는 가산점이 있는데, 각 1개씩 인정된다(그러므로 최대 2개 인정).

공통적용 가산점은, 7급의 경우 기술사·기사는 만점의 3%, 산업기사는 2%이며, 9급의 경우 기술사·기사·산업기사가 3%, 기능사급이 2%이다(각 해당 분야는 별표 10). 한편 7·9급 공통으로 적용되는 자격증으로 컴퓨터 활용능력 1-3급, 워드프로세서 1-3급이 만점의 0.5~2% 범위에서 가산점을 부여받고 있다.

한편 직렬별로 적용되는 가산점은, 7급의 경우 기술사·기능장·기사가 5%, 산업기사가 3%이고, 9급의

경우 기술사·기능장·기사·산업기사가 5%, 기능사는 3%이다.

(2) 일반적으로 기술·기능 분야에서 자격증은 보통 5종류의 등급으로 나누어진다. 즉 기술사·기능장·기사·산업기사·기능사이다(국가기술자격법시행령 제2조 및 별표 1). 통상 기술사 쪽으로 갈수록 자격증 취득이 어렵다.

(3) 행정자치부가 제출한 자료 중의 합격자 통계를 보면, 2002년도 7급 공개채용 총합격인원 623명 중 가산점을 부여받은 자는, 자격증 가산점만 받은 사람이 346명(55.5%), 취업보호가산점만 받은 사람이 82명(13.2%), 취업보호와 자격증가산점을 동시에 받은 사람이 107명(17.2%)이며, 가산점 없이 합격한 사람은 88명(14.1%)이. 한편 각 직렬별로 인정되는 자격가산점을 추가로 부여받은 사람은 623명 중 81명으로서 13%이다.

나. 공무담임권 및 평등권의 침해 여부

(1) 청구인은 이 사건 조항으로 인하여 기사, 산업기사, 컴퓨터활용능력, 워드프로세서 등 자격증을 소지한 수험생에 비하여 기능사 자격증을 소지한 청구인과 같은 수험생들이 부당하게 차별받고 있어, 평등권, 직업선택의 자유, 공무담임권이 침해되고 있다고 주장한다.

즉 유사한 자격증을 취득한 사람들 간에 누구는 가산점을 주고 누구는 주지 않음으로써 공직취임의 기회를 차별하였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 사건에서 주된 쟁점은 공무담임권 행사에 있어서의 그러한 차별이 공무담임권 내지 평등권을 침해한 여부이다.

(2) 일반적인 평등원칙의 위반 내지 평등권의 침해 여부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통상의 심사기준은 입법과 법의 적용에 있어서 합리적인 근거가 없는 자의적 차별이 있는지 여부이다(헌재 1998. 9. 30. 98헌가7 , 판례집 10-2, 484, 503-504 참조).

그런데 입법자가 설정한 차별이 국민들 간에 단순한 이해관계의 차별을 넘어서서 기본권에 관련된 차별을 가져온다면 헌법재판소는 그러한 차별에 대해서는 자의금지 내지 합리성 심사를 넘어서 목적과 수단 간의 엄격한 비례성이 준수되었는지를 심사하여야 할 것이다. 나아가 사람이나 사항에 대한 불평등대우가 기본권으로 보호된 자유의 행사에 불리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정도가 크면 클수록, 입법자의 형성의 여지에 대해서는 그만큼 더 좁은 한계가 설정되므로, 헌법재판소는 보다 엄격한 심사척도를 적용함이 상당하다.

헌법재판소는 제대군인 가산점 사건에서 “차별적 취급으로 인하여 관련 기본권에 대한 중대한 제한을 초래하게 된다면 입법형성권은 축소되어 보다 엄격한 심

사척도가 적용되어야 할 것이다.”고 한 바 있는데(헌재 1999. 12. 23. 98헌마363 , 판례집 11-2, 770, 787), 이러한 판시는 차별적 취급으로 인하여 기본권에 중대한 제한을 초래할 수록 보다 엄격한 심사척도가 적용되어야 한다는 취지이며, 기본권에 대한 제한이기는 하나 중대하지 않은 경우에는 엄격한 심사척도가 적용되지 않는다는 취지는 아니라고 볼 것이다.

이 사건 조항의 경우, 7급 공무원 시험에서 정보관리기술사, 정보처리기사, 정보처리산업기사 자격 소지자에 대해서는 만점의 2~3%에 해당하는 가산점을 부여하면서, 정보처리기능사의 경우에는 아무런 가산점을 부여하지 않는바, 이는 같은 유사한 분야에 관한 자격증의 종류에 따라 가산점에 차이를 둠으로써 청구인과 같은 정보처리기능사 자격을 가진 응시자가 공무담임권을 행사하는데 있어 차별을 가져오는 것이므로, 이 사건에서는 그러한 차별을 정당화할 수 있을 정도로 목적과 수단 간의 비례성이 존재하는지를 검토하여야 할 것이다.

한편 기본권의 행사상의 차별 문제가 심사의 대상이 되는 경우, 통상 해당 기본권에 대한 심사내용은 평등원칙(평등권)의 심사내용과 혼합되게 되므로 서로 나누어 심사할 필요 없이 하나로 묶어 판단함이 상당하다.

(3) 헌법 제25조는 “모든 국민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공무담임권을 가진다.”고 규정하여 공무담임권을 보장하고 있는바, 공무담임권은 각종 선거에 입후보하여 당선될 수 있는 피선거권과 공직에 임명될 수 있는 공직취임권을 포괄하고 있다(헌재 1996. 6. 26. 96헌마200 , 판례집 8-1, 550, 557).

직업공무원으로의 공직취임권에 관하여 규율함에 있어서는 임용희망자의 능력·전문성·적성·품성을 기준으로 하는 이른바 능력주의 또는 성과주의를 바탕으로 하여야 한다. 헌법은 이 점을 명시적으로 밝히고 있지 아니하지만, 헌법 제7조에서 보장하는 직업공무원제도의 기본적 요소에 능력주의가 포함되는 점에 비추어 헌법 제25조의 공무담임권 조항은 모든 국민이 누구나 그 능력과 적성에 따라 공직에 취임할 수 있는 균등한 기회를 보장함을 내용으로 한다고 할 것이다(헌재 1999. 12. 23. 98헌마363 , 판례집 11-2, 770, 797-798).

이 사건 조항은 7급 공무원 시험 응시자 간에 소지한 기술·기능 분야의 자격증 종류에 따라 가산점 유무를 달리 함으로써, 그들의 공직에 취임할 수 있는 기회를 차별하고 있다. 행정자치부의 의견서에 나타난 통계에 의하면 2002년도 7급 공개채용 총 합격인원 623명 중 자격증 가산점을 받은 사람은 453명(72.7%)

이며, 가산점 없이 합격한 사람은 88명(14.1%)에 불과하다. 그러므로 가산점의 취득 여부는 합격 여부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가산점 제도는 승진, 봉급 등 공직내부에서의 차별이 아니라 공직에의 진입 자체를 어렵게 함으로써 공직선택의 균등한 기회를 박탈하는 것이 될 수 있다. 그러므로 이 사건에서 문제된 가산점상의 차별 취급에 대해서는 그 목적과 수단 간에 엄격한 비례성이 요구된다.

이 사건에서 차별의 문제는 청구인의 주장에 따르면 3가지 측면에서 살펴볼 수 있다. 즉 7급 시험에서 기술·기능 분야의 자격증 종류에 따른 차별 문제와, 7급과 9급 시험 간에 자격증 종류에 따른 차별 문제, 그리고 7급 시험에서 기능사 자격증과 컴퓨터활용능력·워드프로세서 자격증 간의 차별 문제이다. 이들에 관하여 각각 살펴본다.

(4) 7급 시험에서 직렬에 상관없이 적용되는 공통적용 가산점의 경우, 기술사(정보관리기술사 등)와 기사(정보처리기사 등)는 만점의 3%를, 산업기사(사무자동화산업기사 등)는 2%의 가산점을 부여받고, 기술직의 경우(해당 분야에 응시할 경우) 기술사, 기능장, 기사의 경우 5%, 산업기사의 경우 3%를 추가로 가산 받는다. 그러나 기능사의 경우는 아무런 가산점이 없다.

공무원의 직급은 담당하는 직무의 난이도·책임도 등에 따라 구분된다고 볼 수 있다. 일반적으로 하위 직급일수록 상위 직급에 비하여 업무의 곤란도와 책임 정도가 낮고 업무의 범위도 좁아 행정업무 수행에 필요한 기본적인 능력과 지식만으로도 직무를 감당할 수 있으며, 상위 직급일수록 하위 직급과는 달리 전문행정능력 또는 정책의 기획 및 관리 능력이 뒷받침되어야만 그 직무를 제대로 수행할 수 있다고 볼 수 있다. 그 때문에 공무원을 채용할 때도 5·7·9급 등 직급별로 구분하여 채용 요건, 시험과목, 출제수준, 시험방식을 달리하고 있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이 사건 조항과 같은 자격증에 따른 가산점 규정의 법률적 근거는 국가공무원법 제36조의2국가기술자격법 제10조 제1항이라고 볼 것인데, 이들 조항은 공무원 시험 응시자로 하여금 전문적인 기술자격의 취득을 장려하고 공무원의 업무상의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한 입법목적을 지니고 있다고 할 수 있는바, 이러한 입법목적은 헌법 제37조 제2항의 공공복리를 위한 것이라 할 수 있다.

한편 시험시행규칙에 반영하는 자격증은 공무원의 임용예정직렬 및 직급, 자격증의 직무분야 및 등급을 고려하여 정하여야 하며, 상위 직급일수록 보다 높은

등급의 자격증에 대하여 가산점을 부여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7급 공무원 시험에서 산업기사 이상의 등급에 대하여만 가산점을 주고 기능사의 경우는 가산점을 주지 않고 있는데, 일반적으로 기능사 자격은 국가기술자격법령이 정하는 기술·기능 분야의 자격증 중 가장 낮은 단계의 것으로서, 그 시험응시자격의 제한이 없으며, 통상 해당 종목에 관한 숙련기능을 가지고 관련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을 평가하는데 비하여, 산업기사 이상의 자격은 더 높은 단계의 것으로서 시험응시자격에 제한이 있으며, 통상 해당 종목에 관한 기술기초이론지식 또는 숙련기능을 바탕으로 복합적인 기능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능력 이상을 평가하는 것이다. 또한 시험에 있어서 기능사보다는 산업기사가 좀더 전문적인 과목으로 평가되며, 산업기사보다 등급이 높은 기사, 기능장, 기술사의 경우 자격 요건 및 시험이 더 까다롭다.

이러한 차이점이 있는 이상, 이 사건 조항이 7급 시험에 있어서 산업기사 이상의 자격증 소지자에 대하여 가산점을 주고 기능사 자격증 소지자는 가산점을 주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이는 공무원의 업무상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한 입법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것이며, 7급 공무원 시험에 있어서 임용희망자의 능력·전문성·적성·품성을 기준으로 하는 이른바 능력주의 또는 성과주의를 벗어난 것으로 보기 어렵다.

또한 이 사건 조항은 법령이 정한 자격증의 등급을 일률적으로 반영한 것으로서, 기능사 상호간 혹은 산업기사 상호간에 차별을 둔 것도 아니다.

그렇다면 결국 이 사건 조항이 7급 시험에서 기능사 이상의 등급에 대해서만 가산점을 주는 것은 그 입법목적을 달성하는데 있어서 수단의 적합성을 갖춘 것이라 볼 것이다.

한편 7급 시험에서 산업기사 이상의 등급에 대하여 가산점을 부여하는 것은 7급 공무원의 업무의 전문성을 감안한 공익적 판단에 의한 것이며, 통상 공무원 시험 응시자들은 자신이 응시하고자 하는 직급을 결정한 후에 해당 분야의 가산점을 부여하는 자격증을 취득하는 것이 보통이고(이 사건 조항은 1999년도에 이미 존재하였다), 청구인이 기능사의 자격을 가지고 있는 이상 다음 등급인 산업기사 시험의 응시자격을 갖추고 있어 (정보처리)산업기사 자격을 취득하는 것이 매우 어렵다고 단정할 수도 없는 것을 감안하면(한국산업인력공단의 통계에 의하면 2002년도에 정보처리산업기사 자격시험 응시자 중 28.4%가 합격하였다), 이 사건 조

항이 가져온 자격증 가산점 간의 차이점으로 인하여 달성하려는 공익이 침해되는 사익에 비하여 더 적은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결론적으로 7급 공무원시험에 있어서 산업기사 이상의 등급에 대해서만 가산점을 주고 기능사 등급에 대해서는 주지 않는 것은 그 차별취급의 목적과 수단 간에 비례관계를 벗어난 것이라 할 수 없다.

(5) 한편 기능사 자격증에 대하여 9급 시험에만 가산점을 주고 7급 시험에는 기능사보다 한 단계 위 등급의 자격증에서부터만 가산점을 주고 있다.

일반적으로 7급 공무원의 업무가 9급 공무원에 비하여 어느 정도 더 전문적인 기술·기능을 필요로 하는지는 단정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그러나 이 사건 조항은 자격증 등급을 공무원의 등급과 연계시켜, 산업기사 이상의 자격증과 기능사 자격증을 공무원 직급 분류 체계를 고려하여 반영하고 있는 것이며, 앞서 본 바와 같이 각 자격증의 성격 및 취득요건을 고려할 때, 이러한 차별이 불합리하거나 잘못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또한 7급 공무원 시험과 9급 공무원 시험이 별개의 시험으로서 응시자들과 과목을 달리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7급과 9급 시험 상호간의 가산점 제도를 단순비교하기는 어려운 측면이 있다.

결론적으로 이 사건 조항이 7급 시험에서는 기능사 자격에 대하여 가산점을 주지 아니하고 9급 시험에서는 주는 것은, 가산점 제도에 관한 입법형성의 범위를 초과한 것이라 할 수 없고, 그러한 가산점 제도에 있어서 입법목적과 수단 간의 비례성을 벗어난 것이라 볼 수 없다.

(6) 마지막으로 청구인은 7급 시험에서도, 상대적으로 기능사 자격증보다도 더 취득이 용이한 컴퓨터활용능력·워드프로세서 자격증의 경우는 가산점을 주고, 기능사 자격에 대해서는 가산점을 주지 않는 것이 잘못이라고 주장하므로 이에 대하여 살펴본다.

일반적으로 컴퓨터활용능력·워드프로세서 자격증에 대해서 7·9급 시험 공히 가산점을 부여하는 이유는, 사무관리 분야 자격증은 직급 구분 없이 공통적으로 필요하고 폭넓게 활용되는 능력으로서, 숙련도가 높을수록 직무를 효율적으로 추진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취지에서 비롯된 것이라 볼 수 있다.

한편 기능사, 산업기사 등 기술·기능 분야 자격증의 경우 이 사건 조항은 정보·통신 분야에 있어서 전문성을 고려하여 직급별로 가산점을 인정하는 것인데 비하여, 컴퓨터활용능력·워드프로세서 자격증의 경우

공무원의 일반적인 사무처리 능력의 효율성을 위하여 7·9급 공무원 시험 공히 가산점을 부여하는 것이며, 가산점의 비율에 있어서도 차이가 있는바, 이러한 사정을 종합하면 양자는 제도의 취지를 달리하는 것이라고 볼 것이다.

한편 이 사건 조항(별표 10)은 컴퓨터활용능력·워드프로세서 자격증의 가산점을 다른 기술·기능 분야 자격증 가산점과 나란히 규정하고 있지만, 어차피 이들 중 1개의 자격증에 대해서만 가산점을 주므로, 7급 시험에서 왜 기능사보다도 더 취득이 쉬운 컴퓨터활용능력·워드프로세서 자격증은 가산점을 주느냐고 따질 실익은 약한 것이다.

결국 7급 시험에서 기능사 자격증과 컴퓨터활용능력·워드프로세서 자격증 간의 가산점 문제는 서로 다른 제도적 차원의 문제이며, 평등권 심사에 있어서 같은 비교집단으로 구성되기도 어렵고, 위에서 본 상호간의 제도적 특성을 고려할 때 불합리 하거나 자의적인 차별이라 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그러한 차별이 입법목적과 수단 간에 비례성을 벗어난 것이라 할 수 없다.

(7) 소 결

이상의 이유에서 이 사건 조항이 7급 공무원 시험에서 기능사 자격증에 대하여 가산점을 부여하지 않고 있는 것은 그 입법목적과 수단 간에 비례성을 충족하고 있는 것이므로, 공무담임권 및 평등권을 침해한 것이라 할 수 없다.

다. 직업선택의 자유 침해 문제

이 사건에서 청구인은 직업선택의 자유 침해도 주장하나, 공무원직에 관한 한 공무담임권은 직업의 자유에 우선하여 적용되는 특별법적 규정이므로(헌재 1999. 12. 23. 99헌마135 , 판례집 11-2, 800, 811; 헌재 2000. 12. 14. 99헌마112 등, 판례집 12-2, 399, 409), 공직취임권과 관련된 이 사건에서는 직업선택의 자유 침해 여부에 대하여 따로 판단하지 아니한다.

4. 결 론

이상의 이유에서 이 사건 심판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재판관

재판관 윤영철(재판장) 하경철 김영일 권 성 김효종(주심) 김경일 송인준 주선회 전효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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