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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2002. 12. 18. 선고 2002헌마262 결정문 [사법시험시험시간 등 위헌확인]
[결정문] [전원재판부]
사건

2002헌마262 사법시험 시험시간 등 위헌확인

청구인

김 ○ 훈

대리인 변호사 최 수 영

주문

이 사건 심판청구를 각하한다.

이유

1.사건의 개요와 심판의 대상

가. 사건의 개요

청구인은 사법시험을 준비하여 온 수험생으로서 2001년에 시행된 제43회 사법시험 제1차 시험에 합격하였으나 같은 해 제2차 시험에는 불합격하였다.

2001. 4. 28. 행정자치부장관은 행정자치부공고 제2001-66호로 제43회 사법시험 제2차 시험 시행계획을 공고하였는데, 시험일시는 2001. 6. 26.부터 6. 29.까지이며 시험시간은 과목당 각 2시간이라는 내용이다(제44회 사법시험부터 사법시험의 주관부서가 행정자치부장관으로부터 법무부장관으로 변경되었다).

이에 청구인은 위 공고 중사법시험 제2차 시험을 과목당 2시간으로 배정한 것 및 이와 같이 되풀이 되어온 공고관행에 의하면, 청구인과 같이 악필이거나 필기속도가 느린 경우에는 2시간 내에 과목당 2~3문제 출제된 문제를 이해하고 초안을 잡아 10장의 답안지에 답안을 작성하기에는 시험시간이 너무 부족하여 그 결과 청구인의 헌

법상 공무담임권, 직업선택의 자유, 평등권 등 기본권이 침해될 여지가 있다고 주장하면서 2002. 4. 17.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나. 심판의 대상

이 사건 심판의 대상은 ① 행정자치부장관이 2001. 4. 28. 행정자치부공고 제2001-66호로 공고한 「제43회 사법시험 및 제15회 군법무관임용시험 제1차시험 합격자 발표 안내 및 제2차시험 시험계획 공고」에서 과목별 시험일정에 관하여 시험시간을 “오전(10:00~12:00)·오후(14:00~16:00)”로 공고한 조치(이하 ‘이 사건 공고’라 한다) 및 ② 이와 같이 사법시험 제2차 시험의 과목별 시험시간을 오전 10:00~12:00·오후 14:00~16:00까지의 각 2시간으로 되풀이 해온 공고관행(이하 ‘이 사건 공고관행’이라 한다)이 청구인의 기본권을 침해하였는지 여부이다.

[참고법령]

제9조(시험의 시행 및 공고) ① 시험은 매년 1회 이상 실시하되, 연초에 그 실시계획을 공고한다.

② 행정자치부장관은 시험을 실시하고자 할 때에는 그 일시·장소·시험방법 및 과목·응시자격·선발예정인원과 출원절차 등을 모든 응시자가 알 수 있도록 시험기일 30일 전에 공고하여야 한다. 다만, 불가피한 사유로 공고내용을 변경할 경우에는 시험기일 10일 전까지 그 변경사항을 공고하여야 한다.

제3조(시험의 시행 및 공고) ① 법무부장관은 매년 1회 이상 시험을 실시하되, 그 실시계획을 공고하여야 한다.

② 제1항의 규정에 의한 공고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

제2조(시험의 공고) ① 법무부장관은 사법시험법(이하 “법”이라 한다) 제3조의 규정에 의하여 사법시험(이하 “시험”이라 한다)을 실시하고자 하는 때에는 그 시험일시·시험장소·시험방법·시험과목·응시자격·선발예정인원 및 출원절차 등을 매년 1월 31일까지 관보와 일간지에 공고하여야 한다.

2. 청구인의 주장 및 관계기관의 의견

가. 청구인의 주장

제43회 사법시험을 비롯한 현재까지의 사법시험 제2차 시험은 한 과목당 2~3문제의 논술식 문제에 대하여 일정한 시간 내에 이를 이해하고 초안을 잡은 후 10장이나 되는 많은 답안지에 답안을 작성하여 제출하는 시험인데, 2시간 내에 답안지를 작성할 경우 필기가 느리거나 악필인 청구인으로서는 그렇지 않은 다른 응시생들에 비하여 현저히 불리한 조건에서 시험을 치를 수밖에 없다. 그리고, 획일적으로 책정된 각 2시간의 시험시간으로 법조인을 선발하는 사법시험제도는 느린 글씨속도와 악필인 청구인의 경우 법적추론능력의 배양이 아니라 속기와 글씨체의 교정에 신경써야 하고 그로 인해 상대적으로 고도의 긴장감과 열등감을 안고 시험에 임해야함으로써 그 결과 청구인의 헌법상의 공무담임권, 직업선택의 자유,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할 여지가 있다.

나. 법무부장관의 의견

(1) 적법요건에 관하여

(가) 이 사건 공고는 2001. 4. 28. 이루어졌고 청구인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위 시경 이 사건 공고를 알았다 할 것인데,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은 청구인이 이 사건 공고의 내용을 안 날로부터 60일, 이 사건 공고가 있은 날로부터 180일 경과된 2002. 4. 17. 청구되었으므로 청구기간이 도과되었다.

(나) 제43회 사법시험 제2차 시험은 이미 2001. 6. 26.부터 같은 달 29.까지 시행,

종료되었으므로 이 사건 공고에 대한 헌법소원심판청구는 권리보호이익을 결여한 것으로서 부적법하다.

(다) 구체적 공고행위를 특정하지 아니하고 법령에 근거하여 행하여지거나 행하여질 수 있는 집행행위 일반에 대하여 추상적으로 위헌확인을 구할 수는 없으므로 이 사건 공고관행에 대한 헌법소원심판청구는 각하되어야 한다.

(2) 본안에 관하여

(가) 행정청은 일정한 전문분야에 관한 자격시험제도를 마련하고 시행함에 있어 관련 법령이 규정하는 범위 내에서 시험일시, 시험장소 등 그 세부사항을 자유롭게 정할 수 있는 광범위한 재량권을 가지며, 현저히 재량권을 일탈하지 않는 한 위법이라 할 수 없다.

(나) 사법시험은 판사·검사·변호사 등의 법률실무가로 종사하기 위한 실무적인 학식과 능력을 갖춘 자를 선발하는 시험이며, 이러한 실무가로서의 능력을 측정하기 위해서는 법률적 쟁점이 많은 문제를 제한된 시간 내에 작성토록 함으로써 ‘출제된 문제를 파악하여 문제되는 법률적 쟁점을 신속하게 도출할 수 있는 능력’을 평가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므로 시험시간의 제한은 필요하다.

논술형(또는 사례형) 2문제 또는 논술형(또는 사례형) 1문제와 약술형 2문제로 출제되고 있는 사법시험 제2차 시험에 있어서 2시간의 시험시간은 적정하며, 이는 행정고등고시, 기술고등고시, 외무고등고시, 지방고등고시 등 다른 국가고시에 있어서도 논술형 2문제 또는 논술형 1문제와 약술형 2문제로 출제되고 시험시간이 과목당 2시간이라는 점에서 사법시험 제2차 시험만 시험시간이 현저히 부당하다고 할 수 없다.

3. 판단

이 사건 심판청구의 적법여부에 대하여 본다.

가. 이 사건 공고에 대한 부분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에 의한 헌법소원의 심판은 그 사유가 있음을 안 날로부터 60일 이내에, 그 사유가 있은 날로부터 180일 이내에 청구하여야 한다(헌법재판소법 제69조 제1항 본문).

이 사건 공고가 있은 날은 2001. 4. 28.이고, 청구인은 이 사건 공고에 의해 시행된 제43회 사법시험 제2차 시험에 응시를 한 사실이 인정되므로 늦어도 제43회 사법시험 제2차 시험이 시행된 2001. 6. 26.에는 이 사건 공고가 있음을 알았다 할 것인데, 이 사건 심판청구는 그로부터 60일이 훨씬 경과하고, 또한 이 사건 공고가 있은 날로부터 180일이 경과한 2002. 4. 17. 제기되었으므로 청구기간이 경과되었다.

따라서 이 사건 공고에 대한 심판청구부분은 적법한 청구기간을 준수하지 못하여 부적법하다.

나. 이 사건 공고관행에 대한 부분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에 의하면 헌법소원심판은 공권력의 행사 또는 불행사로 인하여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을 침해당한 자만이 청구할 수 있는 제도이므로 헌법소원의 대상은 기본권을 침해하는 공권력의 행사 또는 불행사에 한정되며, 이러한 공권력의 행사 또는 불행사는 구체적으로 특정하여 제시되어야만 하고 그렇게 하지 않으면 원칙적으로 그 청구는 부적법하게 된다.

그런데 청구인이 위헌확인을 구하고 있는 이 사건 공고관행, 즉 매년 사법시험 제2차 시험의 시험시간을 과목당 2시간으로 공고해온 관행이라는 것은 이 사건 공고와 같이 구체적으로 특정된 사법시험의 공고가 아니라 구 사법시험령 또는 사법시험법시행령 조항들에 근거하여 행정자치부장관 또는 법무부장관이 매년 사법시험 시험시간을 공고하는 일반적·추상적 공고행위를 의미하는 것에 다름 아니라고 할 것이며, 이처럼 기본권을 침해하는 구체적인 공권력의 행사를 특정함이 없이 일반적·추상적인 공고행위에 대하여 심판을 청구하는 것은 부적법하다.

4. 결론

따라서 이 사건 심판청구는 부적법하므로 이를 각하하기로 하여 관여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2002. 12. 18.

재판관

재판장 재판관 윤영철

재판관 한대현

재판관 하경철

재판관 권성

재판관 김효종

재판관 김경일

재판관 송인준

주심재판관 주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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