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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2005. 6. 30. 선고 2004헌바33 판례집 [공직선거및선거부정방지법 제86조 제1항 제2호 등 위헌소원 (제255조 제1항 제10호)]
[판례집17권 1집 927~945] [전원재판부]
판시사항

1.공무원에 대하여 “선거운동의 기획에 참여하거나 그 기획의 실시에 관여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이를 위반하는 경우 형사처벌하는 공직선거및선거부정방지법 제86조 제1항 제2호제255조 제1항 제10호(이하 ‘이 사건 법률조항’이라 한다)가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에 위배되는지 여부(소극)

2.이 사건 법률조항이 비례의 원칙에 위배하여 청구인의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고 있는지 여부(소극)

3.이 사건 법률조항이 평등의 원칙에 위배되는지 여부(소극)

결정요지

1.이 사건 법률조항은 공무원이 선거운동의 효율적 수행을 위한 일체의 계획 수립에 참여하는 행위 또는 그 계획을 직접 실시하거나 실시에 관하여 지시·지도하는 행위를 함으로써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금지하며, 건전한 상식과 통상적인 법감정을 가진 사람이면 그 적용대상자가 누구이며 구체적으로 어떠한 행위가 금지되고 있는지를 충분히 알 수 있으므로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의 원칙에 위배된다고 할 수 없다.

2.이 사건 법률조항은 소위 관권선거나 공적 지위에 있는 자의 선거 개입의 여지를 철저히 불식시킴으로써 선거의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하여 공무원에 대하여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까지 금지하고 있는바 그 입법목적의 정당성과 수단의 적정성이 인정되며, 선거의 공정성과 형평성을 확보하고 업무전념성을 보장하기 위하여 선거운동이 금지되는 공무원에 대하여 선거운동의 기획에 참여하는 행위 등을 금지하는 것은 당연한 귀결이라고 볼 수 있다. 선거운동 참여

시 특히 폐해가 심할 것으로 명백히 예상되는 공무원에 대하여 선거운동의 기획에 참여하는 행위 등을 금지함으로써 정치적 표현의 자유 중 일부인 선거운동의 자유를 제한하였다고 하여 그로 인해 보호되는 공익과 제한되는 기본권 사이에 현저한 불균형이 있다고는 볼 수 없다.

3.국회의원과 지방의회의원은 선거에서의 정치적 중립의무가 요구되지 않으므로 선거운동이 금지되는 주체에서도 제외되나, 지방자치단체 장은 선거에서의 정치적 중립성이 엄격히 요구됨에 따라 선거운동이 금지된다. 이 사건 법률조항에서 국회의원과 지방의회의원을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가 금지되는 주체에서 제외하면서 지방자치단체 장을 제외하지 않은 것은 선거에서 정치적 중립의무가 요구되는 정도에 따른 것이므로 합리적인 근거 없는 차별로서 평등원칙에 위배된다고 볼 수 없다.

재판관 김효종, 재판관 송인준의 반대의견

1.일반인으로서는 공직선거및선거부정방지법 제58조 제1항에 의하여 허용되는 선거운동의 준비행위와 이 사건 법률조항에 의하여 금지되는 선거운동의 기획행위를 구별하기가 어려우므로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의 원칙에 위배된다.

2.선거에서의 공무원의 중립의무를 실현하고자 한다면 공무원이 ‘그 지위를 이용하여’ 선거운동의 기획에 참여하는 것 등을 막는 것으로 충분하며, 그 지위를 이용함이 없이 하는 선거운동의 준비행위를 허용한다고 해서 그것이 선거에 영향을 미친다고는 보이지 않을뿐더러, 공무원이라는 이유

만으로 일체의 선거운동의 준비행위까지 금지하는 것은 정치적 의사표현의 자유를 본질적으로 침해하는 반면 선거의 공정성이라는 공익의 확보에 기여하는 바는 매우 미미하다.

재판관 권 성의 반대의견

이 사건 법률조항은 선거에 입후보하지 않은 공무원 등에게 남의 선거에 끼어들지 말라고 명령하는 취지의 규정이다. 그러나 입후보예정자 본인이 자기를 위한 선거운동을 기획하고 그 기획을 실시하는 행위

는「자기를 위한 일」로서 이는 선거운동이 아닌 이상 당연히 허용된다고 보아야 하며, 입후보예정자가 공무원이든 아니든 마찬가지다. 선거운동의 기획을 스스로 직접 하는 경우는 물론이고 남을 시켜서 하는 경우에도「자기를 위한 일」에 해당하므로 마찬가지로 허용된다.

따라서 입후보예정자군(群)에 속하는 청구인에게 이 사건 법률조항을 적용할 수는 없고 만일 이를 적용한다면 이것은 자기의 행위가 아닌 타인의 행위에 대하여 책임을 물어 처벌을 하는 것이 되므로 헌법형법의 기본원리의 하나인 자기 책임의 원칙에 반하여 위헌이 된다고 할 것이다.

심판대상조문

공직선거및선거부정방지법(2004. 3. 12. 법률 제7189호로 개정된 것) 제86조(공무원 등의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금지) ① 공무원(국회의원과 그 보좌관·비서관·비서 및 지방의회의원을 제외한다), 제53조(공무원 등의 입후보)제1항 제4호 및 제6호에 규정된 기관 등의 상근 임·직원, 통·리·반의 장, 주민자치위원회위원과 향토예비군소대장급 이상의 간부, 특별법에 의하여 설립된 국민운동단체로서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의 출연 또는 보조를 받는 단체(바르게살기운동협의회·새마을운동협의회·한국자유총연맹을 말한다)의 상근 임·직원 및 이들 단체 등(시·도조직 및 구·시·군조직을 포함한다)의 대표자 또는 국민건강보험법에 의하여 설립된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상근 임·직원은 다음 각 호의 1에 해당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된다.

1. 생략

2. 선거운동의 기획에 참여하거나 그 기획의 실시에 관여하는 행위

3.~7. 생략

②~⑤ 생략

공직선거및선거부정방지법(2004. 3. 12. 법률 제7189호로 개정된 것) 제255조(부정선거운동죄) ① 다음 각 호의 1에 해당하는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6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1.~9. 생략

10.제86조(공무원 등의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금지) 제1항 제1호 내지 제4호·제2항 내지 제4항의 규정에 위반한 행위를 하거나 하게 한 자 또는 같은 조 제5항의 규정에 위반한 행위를 한 자

11.~19. 생략

②~④ 생략

공직선거및선거부정방지법 제9조(공무원의 중립의무 등) ① 공무원 기타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하는 자(기관·단체를 포함한다)는 선거에 대한 부당한 영향력의 행사 기타 선거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된다.

② 생략

공직선거및선거부정방지법 제58조(정의 등) ① 이 법에서 “선거운동”이라 함은 당선되거나 되게 하거나 되지 못하게 하기 위한 행위를 말한다. 다만, 다음 각 호의 1에 해당하는 행위는 선거운동으로 보지 아니한다.

1. 선거에 관한 단순한 의견개진 및 의사표시

2. 입후보와 선거운동을 위한 준비행위

3. 정당의 후보자 추천에 관한 단순한 지지·반대의 의견개진 및 의사표시

4. 통상적인 정당활동

② 누구든지 자유롭게 선거운동을 할 수 있다. 그러나 이 법 또는 다른 법률의 규정에 의하여 금지 또는 제한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공직선거및선거부정방지법 제60조(선거운동을 할 수 없는 자) ① 다음 각 호의 1에 해당하는 자는 선거운동을 할 수 없다. 다만, 제4호 내지 제9호에 해당하는 자가 후보자의 배우자인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1.~3. 생략

4.국가공무원법 제2조(공무원의 구분)에 규정된 국가공무원과 지방공무원법 제2조(공무원의 구분)에 규정된 지방공무원. 다만, 정당법 제6조(발기인 및 당원의 자격) 제1호 단서의 규정에 의하여 정당의 당원이 될 수 있는 공무원(국회의원과 지방의회의원외의 정무직공무원을 제외한다)은 그러하지 아니하다.

5.~9. 생략

② 생략

공직선거및선거부정방지법 제85조(지위를 이용한 선거운동금지) ① 공무원은 그 지위를 이용하여 선거운동을 할 수 없다. 이 경우 공무원이 그 소속직원이나 제53조(공무원 등의 입후보) 제1항 제4호 내지 제6호에 규정된 기관 등의 임·직원 또는 공직자윤리법 제17조(퇴직공직자의 유관사기업체 등에의 취업제한)의 규정에 의한 유관사기업체 및 협회의 임·직원을 대상으로 한 선거운동은 그 지위를 이용하여 하는 선거운동으로 본다.

② 생략

참조판례

1. 헌재 1995. 5. 25. 93헌바23 , 판례집 7-1, 638, 647-648

헌재 1994. 7. 29. 93헌가4 등, 판례집 6-2, 15, 33

헌재 2001. 8. 30. 2000헌마121 등, 판례집 13-2, 263, 274

2. 헌재 1995. 3. 23. 95헌마53 , 판례집 7-1, 463, 473

헌재 1995. 5. 25. 91헌마67 , 판례집 7-1, 722, 739

헌재 2001. 8. 30. 99헌바92 , 판례집 13-2, 174, 193

헌재 2004. 4. 29. 2002헌마467 , 판례집 16-1, 541, 554

3. 헌재 2004. 5. 14. 2004헌나1 , 판례집 16-1, 609, 635

당사자

청 구 인 김○기

대리인 변호사 신창언 외 2인

대리인 법무법인 화우

담당변호사 조대현

이유

1. 사건의 개요와 심판의 대상

가. 사건의 개요

청구인은 1998. 6. 24. 제2회 동시지방선거에서 ○○시장으로 당선되어 근무하던 중 2002. 6. 13. 제3회 동시지방선거에 출마하여 ○○시장으로 당선된 자이고, 청구외 이○성은 1998. 7. 6.부터 2002. 6. 13.까지 ○○시청 시민대화실장으로 근무한 자인바, 청구인 등은 공모하여 2002. 1. 19.부터 같은 해 3. 27.경까지 공무원으로서 제3회 동시지방선거에 출마한 청구인을 위하여 선거운동의 기획에 참여하거나 기획의 실시에 관여하였다는 이유로 공직선거및선거부정방지법(이하 ‘공선법’이라 한다) 제86조 제1항 제2호제255조 제1항 제10호 위반으로 수원지방법원 평택지원에서 유죄판결을 선고받았다[수원지방법원 평택지원 2002고합 74, 89(병합)]. 청구인 등은 서울고등법원에 항소하여 청구인은 벌금 150만 원, 청구외 이○성은 벌금 5백만 원을 선고받았다(서울고등법원 2003노372).

이에 청구인은 대법원에 상고(대법원 2003도2932)함과 아울러 위 공선법 조항들에 대하여 위헌제청신청을 하였으나 2004. 3. 25. 대법원이 상고를 기각

함과 동시에 위 위헌제청신청을 기각하자, 청구인은 2004. 4. 26.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청구를 하였다.

나. 심판의 대상

이 사건 심판의 대상은 공직선거및선거부정방지법(2004. 3. 12. 법률 제7189호로 개정된 것) 제86조 제1항 제2호제255조 제1항 제10호(이하 ‘이 사건 법률조항’이라 한다)의 위헌 여부이며, 이 사건 법률조항 및 관련 법률조항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1) 이 사건 법률조항

공선법 제86조(공무원 등의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금지) ① 공무원(국회의원과 그 보좌관·비서관·비서 및 지방의회의원을 제외한다), 제53조(공무원 등의 입후보) 제1항 제4호 및 제6호에 규정된 기관 등의 상근 임·직원, 통·리·반의 장, 주민자치위원회위원과 향토예비군소대장급 이상의 간부, 특별법에 의하여 설립된 국민운동단체로서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의 출연 또는 보조를 받는 단체(바르게살기운동협의회·새마을운동협의회·한국자유총연맹을 말한다)의 상근 임·직원 및 이들 단체 등(시·도조직 및 구·시·군조직을 포함한다)의 대표자 또는 국민건강보험법에 의하여 설립된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상근 임·직원은 다음 각 호의 1에 해당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된다.

2.선거운동의 기획에 참여하거나 그 기획의 실시에 관여하는 행위

공선법 제255조(부정선거운동죄) ① 다음 각 호의 1에 해당하는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6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10.제86조(공무원 등의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금지) 제1항 제1호 내지 제4호·제2항 내지 제4항의 규정에 위반한 행위를 하거나 하게 한 자 또는 같은 조 제5항의 규정에 위반한 행위를 한 자

(2) 관련 규정

공선법 제9조(공무원의 중립의무 등) ① 공무원 기타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하는 자(기관·단체를 포함한다)는 선거에 대한 부당한 영향력의 행사 기타 선거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된다.

공선법 제58조(정의 등) ① 이 법에서 “선거운동”이라 함은 당선되거나 되게 하거나 되지 못하게 하기 위한 행위를 말한다. 다만, 다음 각 호의 1에 해당하는 행위는 선거운동으로

보지 아니한다.

1. 선거에 관한 단순한 의견개진 및 의사표시

2. 입후보와 선거운동을 위한 준비행위

3.정당의 후보자 추천에 관한 단순 지지·반대의 의견개진 및 의사표시

4. 통상적인 정당활동

②누구든지 자유롭게 선거운동을 할 수 있다. 그러나 이 법 또는 다른 법률의 규정에 의하여 금지 또는 제한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공선법 제60조(선거운동을 할 수 없는 자) ① 다음 각 호의 1에 해당하는 자는 선거운동을 할 수 없다. 다만, 제4호 내지 제9호에 해당하는 자가 후보자의 배우자인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4.국가공무원법 제2조(공무원의 구분)에 규정된 국가공무원과 지방공무원법 제2조(공무원의 구분)에 규정된 지방공무원. 다만, 정당법 제6조(발기인 및 당원의 자격) 제1호 단서의 규정에 의하여 정당의 당원이 될 수 있는 공무원(국회의원과 지방의회의원외의 정무직공무원을 제외한다)은 그러하지 아니하다.

공선법 제85조(지위를 이용한 선거운동금지) ① 공무원은 그 지위를 이용하여 선거운동을 할 수 없다. … (후략)

2.청구인의 주장, 법원의 위헌제청신청 기각이유와 관계기관의 의견 요지

가. 청구인의 주장

(1)이 사건 법률조항은 그 내용이 다의적이고 적용범위가 광범위하여 그에 의하여 금지된 행위를 알 수 없다. 공선법 제58조에서는 입후보와 선거운동을 위한 준비행위는 선거운동으로 보지 아니한다고 규정하여 이를 허용하고 있는데, 이러한 입후보·선거운동을 위한 준비행위와 이 사건 법률조항이 금지하고 있는 ‘선거운동의 기획’이 어떻게 차이가 있는 것인지에 관하여 누구나 알 수 있는 상태라고 볼 수 없고, 따라서 ‘선거운동의 기획’의 개념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통상의 일반인들이 이해할 수 없으며, ‘참여 내지 관여’라는 개념도 모호하므로 죄형법정주의에 위배된다.

(2)이 사건 법률조항에 의한 규제는 선거운동기간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 선거운동기간 전후를 불문하여 적용된다. 이 사건 법률조항은 선거운동에 이르지 아니한 행위일지라도 공무원이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 전부를 제한하며, 공무원의 지위를 이용하는지 그리고 공무원이 선거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이 부당한지 여부를 불문하고, 선거운동이나 입후보를 위한 내부적·절차적 준비행위에 관여하거나 참여하는 것도 금지함으로써 공무원이라

는 이유만으로 특정 후보자가 행하는 선거운동은 물론 선거준비행위에 일절 관여할 수 없도록 하고 있는바, 그 결과 공무원은 선거운동의 자유 그 자체를 상실하게 되어 기본권의 본질적 내용을 침해받고 있으며, 이는 입법목적에 필요한 범위 내에서의 기본권 제한이라고 볼 수 없으므로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된다.

(3)이 사건 법률조항은 국회의원과 그 보좌관·비서관·비서 및 지방의회의원을 그 적용대상에서 제외하는 예외조항을 두고 있으면서 지방자치단체 장은 그러한 예외조항에서 빠져있다. 그러나 이는 합리적 이유 없이 지방자치단체 장을 다른 정치적 공무원인 국회의원·지방의회의원 등과 차별하고 있는 것으로서 평등원칙에 위반된다.

나. 법원의 위헌제청신청 기각이유

(1)공선법의 입법목적, 이 사건 법률조항의 입법취지, 다른 규제 조항들과의 전체적 구조, 조문의 내용, 합리적 해석가능성, 입법기술상의 한계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 법률조항의

범죄구성요건 중 “기획·참여·관여”라는 용어 자체가 건전한 상식과 통상적인 법감정을 가진 사람으로 하여금 구체적으로 어떠한 행위가 이에 해당하는지 의심을 가질 정도로 불명확한 개념이라고 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법률적용자에 대한 관계에서도 자의가 허용될 소지는 없으므로, 그 구성요건이 헌법 제12조 제1항이 요구하는 명확성을 결하여 죄형법정주의에 위배된다고 볼 수 없다.

(2)지방자치단체 장을 포함한 공무원의 선거에 있어서의 중립의무, 우리 나라에서의 선거의 태양, 현실적 규제의 필요성, 지방자치단체 장의 지위와 활동영역 및 선거개입의 위험성, 특히 정당의 추천이나 지원을 받아 당선된 지방자치단체 장의 경우 선거에 영향을 미칠 행위를 할 우려가 높다는 판단 아래 입법자가 이 사건 법률조항을 포함한 공선법 제86조 제1항 제1호 내지 제7호와는 별도로 공선법 제86조 제2항·제3항 및 제4항까지 두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지방자치단체 장에 대한 이 사건 법률규정에 따른 규제는 선거의 자유·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로서 필요하고도 합리적인 제한으로서 과잉금지의 원칙에 반하지 아니할 뿐만 아니라 참정권 및 선거제도의 본질적 내용을 침해한다고 볼 수 없고,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 및 행복추구권을 규정한 헌법 제10조에 위반된다고 할 수도 없다.

(3)국회의원은 전 국민을 대표하는 대의기관으로서 본질적으로 전문 정치인이나, 지방자치단체장은 본질적으로 집행기관으로서 그 지위와 성격 및 기

능에서 국회의원과 차이가 있으므로, 국회의원과 그 보좌관·비서관·비서를 이 사건 법률조항 중 금지규정의 주체에서 제외하면서 같은 선거직인 지방자치단체 장과 그가 임명하는 별정직 공무원에 대하여는 이러한 예외를 인정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이를 불합리한 차별이라고 할 수 없고, 따라서 평등의 원칙에 반하다고 보기 어렵다.

다. 수원지방검찰청 평택지청장의 의견

법원의 위헌제청신청 기각이유와 대체로 동일하다.

라.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의 의견

(1)이 사건 법률조항의 입법취지는 선거운동에까지는 이르지 않거나 선거운동에 직접 해당되지는 않지만 사실상 선거에 영향을 미쳐 선거운동을 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가져올 수 있는 공무원의 행위를 금지함으로써 공직선거에 있어서의 공정성을 지키려는 것이다.

(2)나머지 쟁점에 관하여는 대체로 법원의 위헌제청신청 기각이유와 같다.

3. 판 단

가. 공무원의 선거관련 행위 규제

(1)공무원의 정치활동은 원칙적으로 금지되어 있다. 헌법 제7조 제2항은 “공무원의 신분과 정치적 중립성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보장된다”고 규정하고 있고, 이와 같은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성을 보장하는 법률적 실현으로서 국가공무원법 제65조지방공무원법 제57조는 공무원의 정치활동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나아가 공선법 제9조 제1항은 “공무원은 선거에 대한 부당한 영향력 행사 기타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이는 ‘선거에서의 공무원의 중립의무’를 구체화하고 실현하는 법규정이다.

공선법 제9조의 ‘공무원’이란 원칙적으로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모든 공무원 즉, 좁은 의미의 직업공무원은 물론이고, 적극적인 정치활동을 통하여 국가에 봉사하는 정치적 공무원(예컨대, 대통령, 국무총리, 국무위원, 도지사, 시장, 군수, 구청장 등 지방자치단체의 장)을 포함한다.

특히 직무의 기능이나 영향력을 이용하여 선거에서 국민의 자유로운 의사형성과정에 영향을 미치고 정당간의 경쟁관계를 왜곡할 가능성은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의 집행기관에 있어서 더욱 크다고 판단되므로, 대통령, 지방자치단체의 장 등에게는 다른 공무원보다도 선거에서의 정치적 중립성이 특히 요구된다(헌재 2004. 5. 14. 2004헌나1 , 판례집 16-1, 609, 635 참조).

(2) 공무원은 선거운동이 금지된다(공선법 제60조 제1항 제4호). 공선법이 공무원 또는 공무원에 준하는 사람들의 선거운동을 금지하고 있는 이유는, 그들이 그 직을 그대로 유지한 채 선거운동을 할 수 있는 경우 자신들의 지위와 권한을 특정 개인을 위한 선거운동에 남용할 소지가 많게 되고, 직무를 통하여 얻은 여러 가지 정보를 선거에 활용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자신의 부하직원을 선거운동에 동원할 염려도 있으며, 자신의 선거운동에 유리한 방향으로 편파적으로 직무를 집행하거나 관련 법규를 적용할 가능성도 있는 등 그로 인한 부작용과 폐해가 선거결과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기 때문으로서, 선거의 형평성과 공정성을 보장하기 위하여 공무원이나 이에 준하는 공공단체의 구성원들로 하여금 선거운동에 관여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은 입법자의 불가피한 조치라고 할 것이다(헌재 1995. 3. 23. 95헌마53 , 판례집 7-1, 463, 473; 1995. 5. 25. 91헌마67 , 판례집 7-1, 722, 739 참조).

(3)나아가 공무원이 그 영향력을 이용하여 선거운동을 할 경우 일반인이 선거운동을 하는 경우보다 선거의 공정과 자유를 크게 저해하게 되므로 공선법 제85조 제1항에서는 공무원이 그 지위를 이용하여 선거운동을 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나. 이 사건 법률조항의 입법취지와 적용범위

(1) 공선법은 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공무원의 선거에서의 정치적 중립의무, 공무원의 선거운동제한, 공무원의 지위를 이용한 선거운동의 금지를 규정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제86조에서 소위 관권선거나 공적 지위에 있는 자의 선거 개입의 여지를 철저히 불식시키기 위하여 공무원이 선거운동의 기획에 참여하는 등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를 하는 것도 아울러 금지하고 있다. 이는 선거의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방안으로 공무원 등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특수한 지위에 있는 자가 선거 결과에 불공정한 영향을 미칠 우려가 큰 행위를 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공무원은 이 사건 법률조항에서 규정하는 선거운동의 기획에 참여하거나 그 기획의 실시에 관여하는 행위 외에도 소속직원 또는 선거구민에게 특정 정당이나 후보자의 업적을 홍보하는 행위, 정당 또는 후보자에 대한 선거권자의 지지도를 조사하거나 이를 발표하는 행위, 선거기간 중 소속직원 또는 선거구민에게 명목여하를 불문하고 법령이 정하는 외의 금품 기타 이익을 주거나 이를 약속하는 행위 등이 금지된다.

(2)이 사건 법률조항이 규정하는 공무원은 공선법 제60조에 의하여 선거

운동이 금지되는 공무원의 범위와 같으므로 국가공무원법 제2조에 의한 국가공무원과 지방공무원법 제2조에 의한 지방공무원이 이에 해당한다.

한편 공선법 제60조 제1항 제4호에서, 정당법 제6조 제1호 단서의 규정에 의하여 정당의 당원이 될 수 있는 공무원(국회의원과 지방의회의원 외의 정무직공무원을 제외)은 선거운동을 할 수 있다고 규정함에 따라 국회의원, 지방의회의원, 국회의원의 보좌관·비서관·비서 및 국회 교섭단체의 정책연구위원 등은 선거운동을 할 수 있으며, 다만 선거에 의하여 취임하는 지방자치단체장은 정무직공무원으로서 정당에는 가입할 수 있으나 선거운동을 할 수는 없다. 이처럼 선거운동이 허용되는 국회의원과 그 보좌관·비서관·비서 및 지방의회의

원은 이 사건 법률조항의 적용대상에서도 제외되고 있으나, 선거운동이 금지되는 지방자치단체 장은 이 사건 법률조항의 적용제외대상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이 사건 법률조항의 적용을 받는다.

다. 이 사건 법률조항의 위헌 여부

(1) 죄형법정주의 위반 여부

(가)죄형법정주의 원칙은 법률이 처벌하고자 하는 행위가 무엇이며 그에 대한 형벌이 어떠한 것인지를 누구나 예견할 수 있고, 그에 따라 자신의 행위를 결정할 수 있도록 구성요건을 명확하게 규정할 것을 요구한다. 그러나 처벌법규의 구성요건이 명확하여야 한다고 하여 모든 구성요건을 단순한 서술적인 개념에 의하여 규정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고, 다소 광범위하여 법관의 보충적인 해석을 필요로 하는 개념을 사용하였다고 하더라도 통상의 해석방법에 의하여 당해 처벌법규의 보호법익과 금지된 행위 및 처벌의 종류와 정도를 알 수 있도록 규정하면 되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며 처벌법규의 구성요건이 지나치게 정형적이 되어 부단히 변화하는 다양한 생활관계를 제대로 규율할 수 없게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처벌법규의 구성요건이 어느 정도 명확하여야 하는가를 일률적으로 정할 수 없고, 각 구성요건의 특수성과 그러한 법적 규제의 원인이 된 여건이나 처벌의 정도 등을 고려하여 종합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헌재 1995. 5. 25. 93헌바23 , 판례집 7-1, 638, 647-648).

(나)이 사건 법률조항이 규정하고 있는 “선거운동의 기획에 참여하거나 그 기획의 실시에 관여하는 행위”의 의미가 불명확하여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에 위배되는지에 관하여 살펴본다.

1)공선법 제58조 제1항은 선거운동을 “당선되거나 되게 하거나 되지 못하게 하기 위한 행위”라고 정의하며, 헌법재판소의 판례는 공선법 제58조 제1항

의 ‘선거운동’이란, 특정 후보자의 당선 내지 이를 위한 득표에 필요한 모든 행위 또는 특정 후보자의 낙선에 필요한 모든 행위중 당선 또는 낙선을 위한 것이라는 목적의사가 객관적으로 인정될 수 있는 능동적, 계획적 행위를 말하는 것(헌재 1994. 7. 29. 93헌가4 등, 판례집 6-2, 15, 33; 2001. 8. 30. 2000헌마121 등, 판례집 13-2, 263, 274)으로 본다.

그리고, “기획(企劃)”이란 일을 계획하는 것을 의미하고, “참여”란 참가하여 관계함을 뜻하며, “관여”은 관계하여 참여함이 그 사전적 의미이다.

한편 누구든지 자유롭게 선거운동을 할 수 있으나(공선법 제58조 제2항), 공무원은 국회의원과 지방의회의원 등 일정한 예외를 제외하고는 원칙적으로 선거운동이 금지된다(공선법 제60조 제1항 제4호).

공선법 제86조는 특정 정당이나 후보자의 득표나 당선을 목적으로 하는 행위가 아니기 때문에 위에서 말한 선거운동의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지만 공무원이 특정 정당이나 후보자에게 유리 또는 불리하게 영향력을 행사함으로써 선거의 공정성을 해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하여 공무원이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행위를 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그리고 이 사건 법률조항이 규정하고 있는 ‘선거운동의 기획에 참여하거나 그 기획의 실시에 관여하는 행위’는 공무원이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그러한 행위 중의 하나로 금지된다.

위와 같은 선거운동의 개념, 이 사건 법률조항의 입법취지, 다른 공선법조항과의 관계 등을 고려하면, 선거운동의 기획에 참여하거나 그 기획의 실시에 관여하는 행위란 특정 후보자의 당선 내지 득표, 또는 낙선을 목적으로 하는 선거운동에는 이르지 아니하는 것으로서 선거운동의 효율적 수행을 위한 일체의 계획 수립에 참여하는 행위 또는 그 계획을 직접 실시하거나 실시에 관하여 지시·지도하는 행위로 해석될 수 있다.

2)한편 공선법 제58조 제1항에서는 선거운동을 위한 준비행위를 선거운동이 아니라고 하여 허용하고 있는데, 선거운동을 위한 준비행위는 비록 선거를 위한 행위이기는 하나 특정 후보자의 당선을 목적으로 투표를 얻기 위한 행위가 아니라 단순히 장래의 선거운동을 위한 내부적·절차적 준비행위에 불과하므로 선거운동으로 보지 아니한다.

그런데 이 사건 법률조항은 관권선거나 공적 지위에 있는 자의 선거 개입의 여지를 철저히 불식시키기 위하여 공무원이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를 금지하는데 그 입법취지가 있으므로, 공무원이 선거운동의 기획에 참여하거나 그 기획의 실시에 관여하는 행위가 선거운동의 준비행위에 불과하더라도

이 사건 법률조항에 의하여 금지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3)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은 공무원이 선거운동의 효율적 수행을 위한 일체의 계획 수립에 참여하는 행위 또는 그 계획을 직접 실시하거나 실시에 관하여 지시·지도하는 행위를 함으로써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금지하며, 건전한 상식과 통상적인 법감정을 가진 사람이면 그 적용대상자가 누구이며 구체적으로 어떠한 행위가 금지되고 있는지를 충분히 알 수 있다고 할 것이다. 또한 이 사건 법률조항이 그 조문에 “선거운동”, “기획”, “참여”, “관여”라는 약간의 불명확성을 지닌 구성요건을 사용하여 법관의 보충적인 해석이 필요하다고 하더라도 그 점만으로 헌법이 요구하는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의 원칙에 위배된다고 할 수 없다.

(2) 정치적 표현의 자유 침해 여부

선거운동의 자유는 널리 선거과정에서 자유로이 의사를 표현할 자유의 일환으로 정치적 표현의 자유의 한 태양(헌재 2001. 8. 30. 99헌바92 , 판례집 13-2, 174, 193 참조)인바, 선거운동에는 이르지 아니하는 선거운동의 기획행위 등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것도 정치적 표현의 자유에 해당한다. 이 사건 법률조항은 공무원에 대하여 선거운동 계획의 수립에 참여하거나 그 실시에 관여하는 행위를 금지함으로써 공무원의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고 있다. 정치적 표현의 자유 또한 다른 기본권과 마찬가지로 헌법 제37조 제2항에 의하여 제한될 수 있으나,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는 법규정은 법치국가적 요청인 비례의 원칙을 준수해야 하므로 이 사건 법률조항이 비례의 원칙에 위배하여 청구인의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고 있는지를 살펴보기로 한다.

(가) 입법목적의 정당성과 수단의 적정성

선거의 형평성과 공정성을 보장하기 위하여 공선법제85조 제1항에서 공무원의 선거운동을 금지하고 있고, 더 나아가 이 사건 법률조항은 소위 관권선거나 공적 지위에 있는 자의 선거 개입의 여지를 철저히 불식시킴으로써 선거의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하여 공무원에 대하여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까지 금지하고 있는바, 그 입법목적의 정당성과 수단의 적정성이 인정된다.

(나) 피해의 최소성

공선법 제9조 제1항에서 규정하고 있는 ‘공무원의 중립의무’는 국가기관이 선거에서 특정 정당이나 후보자에게 유리하게 또는 불리하게 영향을 미치는 모든 행위를 포괄적으로 금지한다. 공무원은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를 함으로써 그에게 부과된 중립의무를 위반하게 되는데,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 중 가장 대표적인 행위가 바로 선거운동이다. 그러나 공무원의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는 단지 선거운동에 제한되는 것이 아니라, 선거운동에 이르지는 아니하더라도 선거에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는 행위도 이에 포함된다. 바로 공선법 제86조에서 국가기관이 편파적으로 특정 정당이나 후보자에게 유리 또는 불리하게 영향력을 행사함으로써 선거에서의 균등한 기회의 보장과 국민의 자유롭고 개방적인 의사형성과정을 저해할 수 있는 이러한 행위들을 언급하고 있다.

공무원이 선거운동의 기획에 참여하거나 그 기획의 실시에 관여하는 행위를 하는 경우 그것은 선거운동에 이를 정도는 아니라 하더라도 궁극적으로는 특정 후보자를 위한 선거운동을 효율적으로 수행하기 위한 것이므로 선거에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고 할 수 있고, 따라서 선거의 공정성과 형평성을 확보하고 업무전념성을 보장하기 위하여 선거운동이 금지되는 공무원에 대하여 선거운동의 기획에 참여하거나 그 기획의 실시에 관여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것은 당연한 귀결이라고 볼 수 있다.

한편 청구인은 공무원에 대하여 일체의 선거운동의 준비행위를 금지하기 보다는 ‘그 지위를 이용하여’ 선거운동의 기획에 관여하는 것을 금지함으로써 선거의 공정성 확보라는 입법목적이 충분히 달성된다고 주장하나, 앞서 본 바와 같이 공무원이 선거운동의 기획에 참여하는 등의 행위를 하게 되면 그것이 종국적으로는 선거에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으므로, 공무원의 선거 개입의 여지를 철저히 불식시킴으로써 선거의 공정성을 확보하고자 하는 이 사건 법률조항의 입법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공무원이 그 지위를 이용하였는지에 상관없이 선거운동의 기획에 관여하는 것을 모두 금지할 필요가 있다.

(다) 법익의 균형성

국가기관이 그의 공적 기능에 있어서 공공재정을 투입하여 편파적으로 특정 정당이나 특정후보에게 유리하게 또는 불리하게 선거운동에 영향을 행사하는 가운데 실시된 선거는 선거의 공정성과 기회균등을 보장할 수 없고, 이러한 선거는 선출된 자에게 민주적 정당성을 부여할 수 없다. 선거의 공정성을 확보하고 선거에서의 기회균등을 보장하는 것은 선거가 민주적 정당성과 주민대표성을 부여하는 기능을 이행하기 위한 근본조건이다. 따라서 선거의 공정성과 기회균등을 보장해야 할 공익은 매우 중대하다.

선거운동의 주체에 대하여 어느 범위에서 이를 허용하고 금지할 것인가는 각 나라가 처한 정치·사회·경제적 사정, 선거문화의 수준, 민주시민의식의

성숙 정도 등 제반 사정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다. 더구나 우리 나라의 경우는 과거 여러 차례 실시된 각종 선거에서 관권, 금권 등의 개입에 의한 부패 및 탈법과 그에 따른 민의의 왜곡을 반복적으로 경험한 바 있으므로 이를 시정하고자 하는 국민적 열망은 다른 나라에 비할 바가 아니라고 할 것이다(헌재 2004. 4. 29. 2002헌마467 , 판례집 16-1, 541, 554).

따라서 선거운동 참여시 특히 폐해가 심할 것으로 명백히 예상되는 공무원에 대하여 선거운동을 금지하는 것에서 나아가 선거운동의 기획에 참여하거나 그 기획의 실시에 관여하는 것을 금지함으로써 정치적 표현의 자유 중 일부인 선거운동의 자유를 제한하였다고 하여 그로 인하여 보호되는 공익과 제한되는 기본권 사이에 현저한 불균형이 있다고는 볼 수 없어 충돌하는 법익 상호간의 균형성도 구비되어 있다고 볼 것이다.

(3) 평등원칙 위반 여부

국회의원과 지방의회의원은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의무를 규정하고 있는 공선법 제9조의 ‘공무원’에 해당하지 않는다. 국가기관에게 선거에서의 중립의무가 부과되는 것은, 정당이 선거에서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는 ‘자유경쟁의 장’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며, 국가의 중립의무에 의하여 보장된 ‘정당간의 자유경쟁’에서 국회의원은 정당의 대표자로서 선거운동의 주역으로 활동하게 된다. 즉, 국가기관은 선거를 실시하고 공명선거를 보장해야 할 기관으로서 선거에 영향을 미쳐서는 안 되는 반면, 정당은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그 과제로 하고 있는 것이다. 국회의원과 지방의회의원은 정당의 대표자이자 선거운동의 주체로서의 지위로 말미암아 선거에서의 정치적 중립성이 요구될 수 없다. 반면 지방자치단체 장은 직

무의 기능이나 영향력을 이용하여 선거에서 국민의 자유로운 의사형성과정에 영향을 미치고 정당간의 경쟁관계를 왜곡할 가능성은 더욱 크다고 판단되어 다른 공무원보다도 선거에서의 정치적 중립성이 특히 요구된다(헌재 2004. 5. 14. 2004헌나1 , 판례집 16-1, 609, 635 참조).

이처럼 국회의원과 지방의회의원은 선거에서의 정치적 중립의무가 요구되지 않으므로 공선법 제60조 제1항이 규정하는 선거운동이 금지되는 주체에서 제외되어 있고, 이 사건 법률조항이 규정하는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가 금지되는 주체에서도 제외되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지방자치단체 장은 선거에서의 정치적 중립성이 엄격히 요구됨에 따라 선거운동이 금지되며 나아가 이 사건 법률조항에 의해 선거운동의 기획에 참여하거나 그 기획의

실시에 관여하는 것이 금지되고 있다.

그렇다면 이 사건 법률조항에서 국회의원과 지방의회의원을 그 적용대상에서 제외하는 예외조항을 두고 있으면서, 지방자치단체 장이 그러한 예외조항에서 빠져있는 것은 선거에서의 정치적 중립의무가 요구되는 정도에 따른 것이므로 합리적인 근거없는 차별로서 평등원칙에 위배된다고 볼 수 없다.

4. 결 론

그렇다면 이 사건 법률조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하므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이 결정은 재판관 김효종, 재판관 송인준의 아래 5.와 같은 반대의견과 재판관 권 성의 아래 6.과 같은 반대의견이 있는 외에는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에 의한 것이다.

5. 재판관 김효종, 재판관 송인준의 반대의견

우리는 이 사건 법률조항이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 원칙에 반할 뿐 아니라 비례의 원칙에 위배하여 청구인의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생각하므로 다음과 같이 반대의견을 밝힌다.

가.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 위배

다수의견과 같이 이 사건 법률조항이 규정하는 선거운동의 기획에 참여하거나 그 기획의 실시에 관여하는 행위를 선거운동의 효율적 수행을 위한 일체의 계획 수립에 참여하는 행위 또는 그 계획을 직접 실시하거나 실시에 관하여 지시·지도하는 행위를 뜻한다고 해석하더라도 어떤 행위가 이에 해당하는지 그 의미는 여전히 모호하다. 더욱이 공선법 제58조 제1항에서는 선거운동의 준비행위는 선거운동이 아니라고 하여 이를 허용하고 있는데 이러한 선거운동의 준비행위와 이 사건 법률조항에 의하여 금지되는 선거운동의 기획행위가 어떻게 다른 것인지 그 구별이 쉽지 않다.

선거운동의 준비행위는 선거운동의 기획행위보다 더 넓은 개념이어서 공무원이 행하는 어떠한 선거운동의 준비행위는 선거운동의 기획행위에 해당하지 않을 수도 있다. 결국 어떠한 선거운동의 준비행위가 선거운동의 기획행위에 해당하여 이 사건 법률조항에 의하여 금지될 것인지는 개개 사건별로 정해질 문제이므로 일반인으로서는 공선법에 의하여 허용되는 선거운동의 준비행위와 금지되는 선거운동의 기획행위를 구별하기가 어렵다.

그렇다면 이 사건 법률조항은 그 조문에 “선거운동”, “기획”, “참여”, “관여”라는 불명확성을 지닌 구성요건을 사용함으로써 건전한 상식과 통상적인 법감정을 가진 사람으로 하여금 구체적으로 어떠한 행위가 금지되고 있는지

를 충분히 알 수 없도록 하고 있으므로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의 원칙에 위배된다.

나. 비례의 원칙 위배

(1)공선법 제9조는 ‘공무원 기타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하는 자는 선거에 대한 부당한 영

향력의 행사 기타 선거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된다.’고 하여 선거에서의 공무원의 중립의무를 규정하고 있는바, ‘선거에 부당한 영향을 미치는 행위’는 크게 공무원의 중립의무를 가장 명백하게 위반하는 대표적인 행위인 ‘선거운동’과 그 외의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으로서 ‘간접적인 방법으로 사실상 선거운동을 하는 행위’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공선법 제60조 제1항은 공무원의 선거운동을 금지하고 있다. 그리고 공선법 제86조 제1항은 공무원의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는데, 그 내용을 자세히 살펴보면, 소속직원 또는 선거구민에게 교육 기타 명목여하를 불문하고 특정 정당이나 후보자의 업적을 홍보하는 행위, 정당 또는 후보자에 대한 선거권자의 지지도를 조사하거나 이를 발표하는 행위, 선거기간 중 소속직원 또는 선거구민에게 명목여하를 불문하고 법령이 정하는 외의 금품 기타 이익을 주거나 이를 약속하는 행위 등과 같이 간접적인 방법으로 사실상 선거운동을 하는 것과 다름없는 행위들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사건 법률조항이 금지하고 있는 선거운동의 기획에 참여하거나 기획의 실시에 관여하는 행위는 공선법 제86조 제1항의 각 호에서 규정하고 있는 다른 행위들과는 달리 간접적인 방법으로 사실상 선거운동을 하는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게다가 선거에 대한 부당한 영향력의 행사 기타 선거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를 금지하여 선거에서의 공무원의 중립의무를 실현하고자 한다면 공무원이 ‘그 지위를 이용하여’ 선거운동의 기획에 참여하는 것 등을 막는 것으로 충분하며, 그 지위를 이용함이 없이 하는 선거운동의 준비행위를 허용한다고 해서 그것이 선거에 영향을 미친다고는 보이지 않는다. 이러한 점에서 이 사건 법률조항은 수단의 적정성과 피해의 최소성원칙에 반한다.

(2) 한편 기본권의 하나인 정치적 의사표현의 자유는 정치적 의견을 단순히 외부에 표명하는 자유만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더 나아가 자신의 정치적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자신과 정치적인 견해를 같이하는 사람이 선거에서 당선될 수 있도록 활동할 수 있는 자유 즉, 선거운동의 자유까지를 포함하는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일체의 선거운동을 금지하는 것은 선거운동의 자유라

는 기본권의 본질적 내용을 침해하는 것으로 이는 사익에 대한 중대한 제한에 해당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무원에 대해서는 선거의 공정성을 위하여 입법자는 부득이하게 선거운동을 금지하는 조치를 취하고 있다(공선법 제60조 제1항).

그러나 공무원의 편향된 영향력 행사를 배제하여 선거의 공정성을 확보한다는 공익은, 그 지위를 이용한 선거운동 내지 영향력 행사만을 금지하면 대부분 확보될 수 있으므로 공무원에 대하여 선거운동을 금지하는 것에서 나아가 공무원이 그 지위를 이용하였는지 여부에 관계없이 선거운동에 이르지도 않는 단순한 선거운동의 준비행위를 일체 금지한다고 하여 이로써 추가적으로 확보되는 선거의 공정성이라는 것은 별로 생각해내기 어렵다.

그러므로 공무원이라는 이유만으로 그 지위를 이용함이 없이 하는 일체의 선거운동의 준비행위까지 금지하는 것은 그 금지에 의하여 정치적 의사표현의 자유라는 개인의 기본권이 본질적으로 침해됨에 비하여 한편 이러한 금지가 선거의 공정성이라는 공익의 확보에 기여하는 바는 매우 미미하다고 하다는 점에서 법익의 균형성을 충족하지 못한다.

6. 재판관 권 성의 반대의견

가.공선법 제86조 제1항 제2호가 금지하는 ‘기획에 참여’ 또는 ‘기획의 실시에 관여’ 한다는 행위(이하 ‘기획참여행위’라고 부르기도 한다)에 있어서의「참여」나「관여」라는 것은 개념적으로「타인의 일」, 즉 남의 일에 참여하거나 관여하는 것을 가리킨다. 그러므로 이 조항은 한마디로, 선거에 입후보하지 않은 공무원 등에게 남의 선거에 끼어들지 말라고

명령하는 취지의 규정인 것이다.

그러나 입후보예정자(후보자가 된 경우를 포함한다. 이하 같다) 본인이 자기를 위한 선거운동을 기획하고 그 기획을 실시하는 행위는「자기를 위한 일」, 즉 자기의 일로서 이는 선거운동이 아닌 이상 당연히 허용된다고 보아야 한다. 입후보예정자가 공무원이든 아니든 마찬가지다. 선거운동의 기획을 스스로 직접 하는 경우는 물론이고 남을 시켜서 하는 경우에도「자기를 위한 일」, 즉 자기의 일에 해당하므로 마찬가지로 허용된다.

그러므로 입후보예정자는 공선법 제86조 제1항 제2호가 금지하는 행위, 즉 선거운동의 기획참여행위의 행위주체(行爲主體)가 원칙으로는 될 수 없다고 보아야 한다.

나.다만 형법 총칙의 공범규정의 적용과 관련하여 예외적으로 행위주체가

될 경우는 있을 수 있다.

우선 입후보예정자가 공무원 등에게 기획참여를 교사하거나 방조한 경우에는 교사범 또는 방조범으로서 행위주체가 될 수 있음은 물론이다.

그러나 입후보예정자가 형법 제30조의 적용을 받아 과연 공동정범으로서 행위주체가 될 수 있을 것인지 여부는 검토를 요한다.

왜냐하면 기획참여행위는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개념상 남의 일에 끼어드는 것을 말하는데 이 사건에서 청구인은 남의 일에 끼어든 것이 아니고 자기를 위하여 자기의 선거운동에 관한 기획을 한 것뿐이기 때문이다. 만일 입후보예정자에게 형법 제30조를 적용하여 공동정범으로서의 행위주체성을 인정한다면 이것은, 남자를 출산행위의 주체라고 하는 것과 같은 자타혼합(自他混合)의 모순 내지 행위주체와 행위 사이의 모순을 일으킨다.

그러므로 입후보예정자에게는 공선법 제86조 제1항 제2호를 적용할 수 없고 이 범위 내에서는 형법 제30조도 적용될 수 없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다.이 문제는 통상적으로는 법원의 재판에서 법률의 해석을 통하여 판가름되어야 할 성질의 것이다. 그러나 공선법 제86조 제1항 제2호의 추상적인 적용대상자 중에는 입후보예정자가 포함될 수 있고, 이러한 입후보예정자군(群)을 이 조항의 적용대상자 중에서 제외하는 명문의 규정이 없는 이상, 이 입후보예정자군에 속하는 사람에게 이 조항을 적용하는 것에 위헌 여부의 문제가 있다면 이 유형의 적용대상자를 분리하여 이 부분에 관하여 위헌 여부를 가리는 헌법재판을 하여야 할 것이다.

라.이상의 논의를 종합하면 입후보예정자군에 속하는 청구인에게 공선법 제86조 제1항 제2호를 적용할 수는 없고(공선법 제255조 제1항 제10호도 같다) 만일 이를 적용한다면 이것은 자기의 행위가 아닌 타인의 행위에 대하여 책임을 물어 처벌을 하는 것에 귀착되므로 헌법형법의 기본원리의 하나인 자기 책임의 원칙에 반하여 위헌이 된다고 할 것이다.

재판관

재판관 윤영철(재판장) 권 성 김효종 김경일 송인준 주선회 전효숙(주심) 이상경(퇴임으로 서명날인 불능)이공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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