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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20.12.30.선고 2020도9994 판결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위험운전치상)

사건

2020도9994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위험운전치상)

피고인

피고인

상고인

검사

변호인

법무법인 장강

담당변호사 김종화 외 2인

원심판결

서울서부지방법원 2020. 7. 13. 선고 2020노172 판결

판결선고

2020. 12. 30.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도로교통법 제2조 제26호는 '운전'이란 차마 또는 노면전차를 본래의 사용방법에 따라 사용하는 것을 말한다고 정하고 있다. 그중 자동차를 본래의 사용방법에 따라 사용했다고 하기 위해서는 엔진을 걸고 발진조작을 해야 한다(대법원 1999. 11. 12. 선고 98다30834 판결, 대법원 2009. 5. 28. 선고 2009다9294, 9300 판결 참조).

2. 원심은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위험운전 치상) 부분에 대하여 이를 유죄로 판단한 제1심 판결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하였다. 3. 원심판결 이유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에 따르면 다음과 같은 사정을 알 수 있다.

가. 이 사건 차량인 아우디 A7 차량(2013년 식)에는 이른바 STOP&GO 기능이 장착되어 있는데, 이 기능은 기본적으로 차량이 주행하다 정차해 운전자가 브레이크 페달을 계속 밟으면 엔진이 꺼지지만, 차량의 전원은 꺼지지 않은 상태로 유지되다가 이후 운전자가 브레이크 페달에서 발을 떼면 엔진이 다시 시동되는 기능이다. 다만 STOP&GO 기능의 재시동 조건을 만족시키지 못하는 경우에는 STOP&GO 기능이 해제되어 엔진이 재시동 되지 않는다.

나. 피고인은 제1심 판결 범죄사실 제1항과 같이 음주운전을 한 후 지인인 공소외인 (영문 이름 생략)에게 이 사건 차량의 운전을 맡기기 위해 이 사건 사고 지점에 차량을 정차시키고 운전석 문을 열고 내렸으며, 공소외인이 운전석에 탑승했다. 피고인이 이 사건 차량에서 내림으로써 STOP&GO 기능이 해제되어 차량의 시동이 완전히 꺼진 것으로 보인다. 공소외인은 이러한 사실을 인식하지 못한 상태에서 시동 버튼을 눌렀으나 시동이 걸리지 않았고, 제동장치를 조작하여 오히려 차량이 뒤로 밀렸다. 피고인이 운전석에 탑승하여 운전해 가려 했으나, 피고인도 시동을 걸지 못했고 차량이 후진하면서 이 사건 추돌 사고를 야기했다.

4. 위 사실관계를 위에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인이 이 사건 차량을 운전하려는 의도로 제동장치를 조작하여 차량이 뒤로 진행하게 되었다고 해도, 시동이 켜지지 않은 상태였던 이상 자동차를 본래의 사용방법에 따라 사용했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원심판결에 자동차의 '운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는 등의 잘못이 없다.

5.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재판장대법관이동원

주심대법관김재형

대법관민유숙

대법관노태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