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
검사의 항소를 기각한다.
1. 항소이유의 요지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시간 당 5톤 이상 용량의 증기가 생산되는 보일러를 설치하여 주겠다.”고 약속하고도 그에 훨씬 미달하는 시간 당 증기 생산량이 약 2톤에 불과한 보일러를 제작 및 납품하면서, 납품한 보일러(이하 ‘이 사건 보일러’)가 피해자에게 약속한 성능을 갖추었는지 여부에 관한 어떠한 확인조차 하지 아니한 채 아무런 근거 없이 만연히 이 사건 보일러가 약정된 성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점에 비추어 피고인에게는 적어도 이 사건 보일러가 피해자에게 약정한 성능에 현저히 미치지 못한다는 점에 관한 미필적 고의가 있다고 보아야 한다.
그럼에도 피고인에게 편취의 고의가 없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
2. 판단 형사재판에서 범죄사실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의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엄격한 증거에 의하여야 하는 것이므로, 검사의 입증이 위와 같은 확신을 가지게 하는 정도에 충분히 이르지 못한 경우에는 비록 피고인의 주장이나 변명이 모순되거나 석연치 않은 면이 있는 등 유죄의 의심이 간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대법원 2011. 4. 28. 선고 2010도14487 판결 등 참조). 또한 형사항소심은 속심이면서도 사후심으로서의 성격을 가지고 있는 점과 아울러 형사소송법에서 정한 실질적 직접심리주의의 정신 등에 비추어 볼 때, 제1심이 증인신문 등의 증거조사 절차를 거친 후에 합리적인 의심을 배제할 만한 증명이 부족하다고 보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경우에, 항소심의 심리 결과 일부 반대되는 사실에 관한 개연성 또는 의문이 제기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