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고인을 징역 15년에 처한다.

압수된 과도 1자루(증 제1호)를 몰수한다.

가. 피고인 원심의 형량(징역 12년)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나. 검사 원심의 위 형량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2. 판단 원심에서 적절하게 판시한 바처럼, 이 사건의 경우 피고인에 대한 형벌의 범위에 관하여 양형기준은 징역 15년 이상 또는 무기징역 이상을 권고하고 있다.

원심이 피고인에게 선고한 양형의 당부는 법률에서 정한 형벌의 범위와 더불어 위와 같은 양형기준 또한 비중 있게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피고인의 살해 범행은 10여 년 동안 부부의 인연을 맺어 왔던 처를 상대로 한, 부부 사이 최소한의 신뢰와 윤리를 참혹하게 저버린 것이어서 그 자체만으로도 엄중한 죄책을 묻지 않을 수 없다.

더욱이 피해자의 머리, 목, 등, 어깨 등을 칼로 15차례나 찔러 살해하였던 잔인한 범행 과정을 생각하면, 자신의 존엄한 생명을 허망하게 빼앗긴 망인의 그 억울함은 가늠조차 쉽지 않을 뿐만 아니라, 범행 장면을 목격하였던 만 9세의 어린 아들에게도 평생 치유하기 어려운 상처를 주었을 것으로 보인다.

사람의 생명을 빼앗는 범행을 정당화할 동기라는 것을 일반적으로 상정하기도 어렵지만, 이 사건에서 피고인의 행위를 그나마 인간적인 측면에서 이해할 사정을 찾기도 어렵다.

피고인이 내세우는 동기는 피해자가 평소 직장 문제로 불만이 많았고 자신을 무시하는 태도를 보여왔으며 범행 당시 서로 언쟁이 있었다는 것인데, 그 진위 여부를 객관적으로 확인할 길도 없지만, 설령 그런 사정이 있다고 해서 그것이 이 사건 범행에 대한 비난가능성을 조금이라도 낮출 만한 동기로 참작될 수는 없다.

특히 망인의 형제 등 유족들은 이 사건 범행으로 인한 충격으로 깊은 슬픔과 고통에서 벗어나지 못하고...